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256)
매검투의 진행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예상대로 홍련은 손쉽게 타 제자들을 꺾고 올라갔으며, 남궁미향 또한 여유롭게 비무에서 승리했다.
그리고 마침내, 두 사람의 결승이 다가왔다.
“올해 매검투는 정말 기대되는군요.”
“이거 조금 긴장되기도 합니다. 꼭 남궁세가와 본문의 경쟁을 보는 것 같지 않습니까? 허허.”
도사들 중 하나가 우스갯소리로 말했지만 누구도 가볍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의 말처럼 오대세가 최강의 검가인 남궁세가와 구파일방 최강의 검파인 화산파. 이 두 집단의 검을 겨누는 자리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실제로 도사들 중 일부는 화산파의 자존심을 걸고 홍련이 이기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럼, 이제 남궁세가의 남궁미향 여협(女俠)과 홍련의 비무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심판이 결승을 알리고 남궁미향과 홍련이 비무대로 올라왔다.
확실히 두 사람이 올라온 것만으로도 비무대에는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남궁미향은 홍련을 마주하자 즉시 전력을 다해야 할 상대임을 직감했다. 홍련 역시 마찬가지였다.
검을 뽑아들고 자세를 취한 두 여검사는 천천히 상대방을 응시했다.
“비무, 시작!”
심판이 손을 올린 순간!
채챙!
“오오!”
두 검사가 동시에 서로에게 달려들며 검을 부딪혔다.
지켜보던 도사들과 제자들이 일제히 탄성을 내질렀다.
남궁미향과 홍련은 미간을 찌푸리며 서로의 동작을 파악. 동시에 검을 비틀며 매섭게 휘둘렀다.
채채채채채채채채챙!
폭풍같이 쏟아지는 공방에 제자들이 입을 쩍 벌렸다.
검을 피하고 휘두르는 동작이 마치 잘 짜여진 경극처럼 이어진다.
검을 휘두르는 두 사람의 포정 또한 일말의 변화가 없어 비무장은 격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요했다.
“어, 엄청난 격전이다······처음부터 전력을 내고 있어.”
멍하니 지켜보던 한 제자가 중얼거렸다.
그러나 어느 정도 검술에 조예가 있는 이들은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결코 전력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간을 보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서로의 움직임, 반응속도, 근력과 검술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서로를 파악하자, 본 실력으로 들어갔다.
후웅!
남궁미향은 무릎을 굽히며 미끄러지듯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검기가 마치 파도처럼 넘실거리며 홍련의 허리와 허벅지, 그리고 가슴을 동시에 베어갔다.
창궁무애검, 유어유수(猶魚有水) 초식이었다.
카가강!
그에 맞서 홍련은 바닥을 박차고 날아오름과 동시에 검을 빙글 돌리며 날아드는 검기를 요격했다. 기의 파동으로 인해 두 사람이 멀찍이 물러났다.
“후우.”
“하아.”
한 차례 호흡을 다스린 두 검사가 또 다시 격돌했다.
채채채챙!
순식간에 십여 합이 지나가고 남궁미향이 재차 움직였다.
쇄애애액!
그녀의 검이 파도처럼 이리저리 움직이며 홍련을 베어갔다.
눈으로 보고 검로를 예측할 수 없으니 홍련은 당황했다.
‘맙소사. 대체 검이 어디를 노리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
이것이 바로 남궁세가의 창궁무애검. 변화무쌍(變化無雙)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최상승의 검술이었다.
‘그렇다면. 검기 자체를 빗겨낸다.’
홍련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검을 휘두르며 방어 초식을 발했다. 연분홍빛 검기가 아지랑이처럼 홍련의 몸 주위를 맴돌며 날아드는 검기를 튕겨냈다.
매화설향검, 경화수월(鏡花水月) 초식이었다.
‘그런 다음, 곧바로 반격!’
후웅!
홍련이 검을 끌어당기며 화살처럼 내질렀다. 그러자 검기가 마치 하나의 창이 되어 남궁미향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매화설향검, 근화일일(槿花一日) 초식이었다.
‘제법이군. 정면으로 받아내주지.’
남궁미향 또한 검을 세워 똑같이 내질렀다. 푸른 검기가 파도처럼 소용돌이치며 검끝으로 밀려들어 회전력이 더해졌다.
창궁무애검, 일의대수(一衣帶水) 초식이었다.
쩌어엉!
검끝이 부딪히며 커다란 충격파가 일어났다.
두 검사의 옷깃과 머리카락이 미친듯이 펄럭였다.
“한쪽은 거센 파도, 그리고 한쪽은 부드러운 바람······.”
천운자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흥미어린 눈으로 중얼거렸다.
“파도가 바람을 집어삼킬지, 아니면 바람이 파도를 갈라버릴지, 참으로 예측하기 어렵구나.”
“오오오!”
좌중이 한 차례 술렁였다. 충격에서 벗어나며 물러난 남궁미향이 보법을 펼치며 단숨에 홍련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남의 남편에게 연정을 품지 마라!’
쇄액! 쇄애액!
남궁미향은 동시에 홍련의 좌측과 우측 어깨를 베어갔다. 검기가 반월을 그리며 단숨에 홍련을 노렸다.
창궁무애검, 봉래약수(蓬萊弱手) 초식이었다.
후웅!
그러나 직후, 홍련의 신형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 탓에 남궁미향의 검기는 허공만을 갈랐다.
남궁미향이 깜짝 놀라는 그때, 홍련이 그녀의 뒤편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마찬가지로 보법을 펼쳐 남궁미향의 뒤로 이동한 것이다.
‘젠장, 방심을······!’
원래대로라면 이런 바보같은 실수 따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검술이 상대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을 알고 난 뒤에 온 자만심. 그리고 상대방에게 품은 분노의 감정.
이것들이 한 순간의 방심을 만들어냈고, 홍련은 그걸 놓치지 않았다.
후웅!
홍련이 남궁미향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남궁미향은 피할 수 없음을 직감하고 눈을 감았다.
‘바보같이. 빈을 볼 낮이 없어.’
그때 돌연, 홍련이 휘두르던 검의 속도를 늦췄다.
그 덕에 남궁미향은 간신히 검을 피해 물러설 수 있었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홍련을 향해 전음을 보냈다.
-무슨 짓이죠? 왜 검의 속도를 늦춘 건가요.
남궁미향의 표정은 매우 좋지 않았다. 홍련이 자신을 능멸한다고 여긴 것이다. 상대의 배려 따위를 구걸하는 건 그녀에게 수치였다.
그러나 홍련은 어디까지나 진지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자세를 잡으며 남궁미향에게 전음을 보냈다.
-방금은 부인께서 진짜 실력을 내지 못하셨어요. 전 부인의 실력을 존경하고, 제대로 된 승부를 내고 싶어요. 한 사람의 검사로서요. 그러니 제대로 상대해주세요.
-!
그 순간, 남궁미향은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그렇다. 이곳은 어디까지나 비무대고 지금은 서로의 검을 겨누는 자리다. 무인으로서는 중요한 자리인 것이다.
그런 자리에 불편함과 시기심을 가지고 올라온 것으로도 바보같은 짓이었는데, 방금 전에는 말도 안 돼는 실수까지 했다. 이건 수치를 떠나 상대방에 대한 모욕과도 같았다. 남궁미향은 진심으로 부끄러웠다.
‘홍련은 진정한 무인이구나.’
남궁미향은 호흡을 다스리며 머리를 흔들었다.
잡념을 털어내고, 온전히 대련에만 집중한다.
그녀는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며 자세를 잡았다.
날카로운 눈빛에는 더 이상 어떤 흔들림이나 잡념은 없었다.
‘간다.’
파파팟!
남궁미향이 바닥을 박참과 동시에 홍련이 그녀에게 쇄도했다.
***
이날 매검투의 우승은 없었다. 남궁미향과 홍련은 해가 지는 순간까지 엄청난 격전을 보여주었고, 결국 심판은 무승부로 처리했다.
대회가 끝나고 혼자 매화나무 아래 앉아있던 남궁미향이 허공을 응시했다.
이번 대련으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경험 뿐 아니라 검술의 격 또한 한층 향상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건 다 홍련이 진지하고 전심으로 대련에 임해준 덕분이었다.
그때, 그녀의 곁으로 홍련이 다가왔다.
“아가씨!”
홍련의 해맑은 부름에 남궁미향이 움찔했다.
“아가씨······요?”
“네. 스승님이 그렇게 부르라던데요?”
남궁미향은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나이야 동년배이지만 엄밀히 말해 스승의 부인이다. 격을 높여 부르는 것이야 당연했다.
하지만 남궁미향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굳이 그렇게 부르지 않아도 돼요.”
“그, 그럼 뭐라고 불러야 하나요? 예전처럼 부인이라고?”
“으음······.”
잠깐 고민하던 남궁미향이 홍련을 향해 물었다.
“그 전에, 잠깐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요.”
“네.”
“홍련. 혹시 제갈빈을, 내 남편을 연모하나요?”
홍련은 깜짝 놀라며 그대로 굳어버렸다. 숨기고 있던 마음이 절대 들켜서는 안 되는 사람에게 알려지고 만 것이다.
그렇다. 자신은 제갈빈을, 스승을 연모하게 되었다.
물론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을 안다. 강호의 법도에도 스승과의 관계에 연심이 들어가서는 안 되며, 심지어 그 스승은 아내가 있는 몸이다.
사실 이 마음을 알게 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잊으려 했는데 들켜버렸다.
홍련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아가씨. 용서해주세요.”
“일어나요. 그대는 잘못한 게 없어요.”
남궁미향은 홍련을 일으키며 말했다.
“사실 그대의 마음을 짐작했을때는 불안함과 분노도 있었어요. 그래서 매검투에 도전한 거고요. 하지만 그대와 검을 섞은 뒤 알게 되었어요. 그대는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요. 내가 걱정할 일도 없을 거라는 것도요.”
“저도 아가씨를 무인으로서 존경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더 아가씨를 볼 낮이 없어요. 하지만 이것만큼은 알아주세요. 절대 아가씨가를 힘들게 만드는 일은 없을 거에요. 제 목을 걸고요.”
“알아요. 그대의 눈빛이 말해주고 있어요.”
남궁미향은 홍련의 손을 꼭 쥐며 웃어보였다.
“그리고, 호칭은 편하게 언니라고 불러도 돼요.”
“그, 그래도 될까요?”
“물론이지요. 저 또한 그대같은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했는걸요? 무공 실력도 출중하고 밝고 예쁘기까지 한 동생이요.”
“아······.”
홍련은 감격해 마지않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고마워요. 언니.”
“뭘요. 다음에도 같이 대련해줄 거죠?”
“당연하죠! 저야말로 꼭 다시 대련하고 싶어요!”
“후후.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두 여인은 그날 무공과 검술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한참이나 수다를 떨었다.
이날은 훗날 홍련이 남궁미향의 호위무사로서 활약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
지강백은 다음 날, 화산파로 찾아온 남궁세가의 가주, 남궁운을 맞이했다.
그가 찾아온 것은 다름아닌 오대세가와 구파일방의 주축들이 모이는 무림회의(武林回議)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제갈 가주님.”
남궁운은 민망할 정도로 상관 대하듯 지강백에게 예를 갖추었다. 비록 남궁세가가 제갈세가의 밑으로 들어왔지만, 한때 오대세가의 정점이었던 남궁세가로서는 매우 굴욕적인 모습이었다.
지강백은 그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말했다.
“회의장에서는 그리 예의를 차릴 필요 없소.”
“알겠습니다. 안 그래도 회의의 안건 중, 본가를 오대세가에서 제외시키는 안건이 올라왔더군요.”
남궁천과 삼검성이 죽으며 세가 몰락했으니 당연히 그런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남궁운은 씁쓸히 웃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기색이었다.
“이번 무림회의는 어디서 열리는 거요?”
“사천. 사천 성도의 사천당가(四川唐家)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당가라······. 독과 모략으로 유명한 그 집안이군.”
지강백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당가. 정파 중에서도 사파와 비견될 정도로 속을 모르는 비밀스러운 가문이었다. 독을 다루고 성정이 잔혹하다는 점에서 사파보다 더한 면도 있었다.
‘정마대전 때에도 꽤나 우릴 괴롭히던 가문이었지. 가주놈은 잘 지내려나 모르겠군.’
지강백은 그렇게 남궁운과 함께 사천 성도로 향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