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fe of an actor of a former idol RAW novel - chapter 105
“혹시, 혹시 말이에요. 청화각에서 일을 해 보는 건 어때요?”
“예? 제가 말입니까?”
[첨부 파일] 아이코_술시중_드는걸_보면서_분노_하는_이자한.jpg⁞
[첨부 파일] 죽은_아이코를_안고_오열하는_이자한.jpg“대신 많이 봐 줘요. 조선의 독립을.”
“같이, 같이 봐요. 같이 볼 수 있어요. 이러지 말아요. 제발.”
“불러 줘요. 아리랑.”
“아리랑 스리랑 아라리요. 광복군 아리랑 불러 보세.”
++ 피범벅 오열 변태들을 위한 서비스 짤
[첨부 파일] 피범벅이_되어_아이코를_안고_오열하는_이자한.gif∟ 여기 레알 서사 맛집 ㅅㅂ아는 맛인데 존맛인 그거 ㅠㅠㅠㅠㅠ
∟∟ ㄹㅇ 진짜 미추어버린느거짘ㅋㅋㅋㅋ
∟ 호동왕자―평강공주 서사는 존맛 (。•︿•。)
∟∟ ○―<―< 이거 나만 조아하는거 아니었구나 ㅠㅠㅠㅠㅠㅠ 여기에 눕는다
∟∟∟ 정연진 초반에 망충미 넘치는 거 너무 조타고 ㅋㅋㅋ
∟∟ 결말 알아서 사약인 줄알면서도 또 들이키고 본다 ㅠㅠㅠ
∟ 이자하이 진짜 눈에서 꿀떨어져
∟∟ 눈물도 떨어져 ㅋㅋㅋ
∟ 연진 오빠 얼굴 천재 연기 전채 ( ;ლ;)
∟∟ …오빠요? 오빠라고? 와 미자도 드게 오는구나
∟∟∟ 1댓 ㄱㅆ) 닥쵸 잘생기면 다 오빠야
∟∟∟∟ 2222이거 마따마따 잘생기면 다 오빠다
∟∟∟∟ 333333 목놓아 불러본다 연진오뽜아아아아!!!!!!
∟∟∟∟ 4444 어빠 연진 어빠!!! 잘생기면 다 오빠 ㅇㅇ 천재네
∟∟∟∟ 오빠야 하고 불렀다 ༼;´༎ຶ ༎ຶ༽
∟ 모로가도 결혼만 하면 된다 결혼해 짝 결혼해 짝 결혼해 짝
∟∟ 망붕 붙었네 ㅅㅂ 정연진 미자라고! 나이차이 마니 난다고
∟∟∟ 몇 살차이인데?
∟∟∟∟ 다섯? 여섯? 어쨌든 망붕 꺼져
∟∟∟ 근데 둘이 케미가 넘 좋았어…ㅠㅠㅠ 망붕도 이해는 됨 나이차이나는 거 알고 스킨십 하나도 없는데 조내 설레는 그런거
∟ 연진오빠 우는 거 너무 조으네요 감독님 배우신분
∟∟ 피범벅 오열엔딩 넘나 조타고 ㅠㅠㅠㅠㅠㅠㅠ
∟ ㅅㅂ 엔딩 진짜로 미쳤다고 꼭 죽였어야 하는거냐고
∟∟ 근데 비극이라서 더 울컥하지 아늠? 아 나만 좋아한느 거냐고 ㅠㅠㅠ
* * *
정연진 주연의 독립 영화 의 조감독이었던 김선아는 정연진이 출연한 방송 클립 영상을 보고 있었다.
김선아는 졸업을 앞두고 영화사에 입사했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제작 일을 배우고 있었다. 영화가 좋았고,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 자신에게 감독의 재능은 없다는 걸 깨달은 다음에 선택한 것이 영화사의 제작 PD였다.
으레 신입 사원이 그렇듯 배워야 하는 것들은 많았고, 시간은 늘 부족했다. 퇴근하면 TV를 볼 시간도 없었고 자고 일어나 출근하기에 바빴다. 그래도 짬을 내서 정연진의 기사 같은 것들은 읽었고, 본방송은 놓쳤지만, 클립 영상을 찾아서 보고 있었다.
“와, 얘는 그새 연기가 더 늘었네. 그때도 잘했는데, 지금은 더 잘하네. 이게 말이 되나?”
정연진의 연기를 보면서 김선아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뭐가?”
“아이, 깜짝이야. 선배님, 기척 좀 하시지.”
곁이 다가온 김선아의 사수이자 영화사 ‘한새’의 제작 PD인 전경택이 다가와 물었다.
“뭘 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놀라?”
“아, 영상 좀 보고 있었어요. 예전에 저희 졸작에 출연했던 친구가 드라마에 나와서요.”
“누구였지?”
“정연진이라고 아세요? 걔가 단막극에 나와서….”
“정연진? 요즘 핫한 그 정연진?”
“네? 핫해요?”
정연진이 핫했던가? 김선아 자신이 제대로 하는 일도 없는 것 같으면서도 일에 치여 사는 사이에 정연진이 핫해진 걸까?
“어. 하원영 나오는 드라마에 나오는 애 맞지? 핫하잖아, 요즘.”
“아. 하원영 드라마에 나온 건 맞아요. 하원영 아역으로.”
“잠깐만. 맞다. 기억난다. 너희 졸업 작품. 맞다, 그 수영 선수로 나왔던 애. 혹시 걔랑 연락되냐?”
“왜요?”
“우리 영화에 나오면 어떨까?”
“네?”
“주인공 아역 말이야. 회상으로 들어갈 장면 있잖아. 새내기 시절에.”
“아, 어울릴 거 같긴 하네요.”
현재 한새 영화사에서 프리 프로덕션 진행 중인 영화 캐릭터와 정말 잘 어울리기는 했다. 정연진이 오케이했을 때의 이야기지만 말이다.
“그 배역, 캐스팅 디렉터랑은 아이돌로 찾아보자고 했었거든. 특별 출연으로 돌려서. 그런데 정연진이랑 딱 어울리는데? 선아 씨랑 인연 있으면 연락해 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고. 잠시만, 감독님이랑 통화 좀 해 보자.”
그렇게 말한 전경택 PD는 전화기를 들었고, 잠깐 통화하더니 말했다.
“감독님도 정연진 아시더라. 좋다고 하시는데? 단역이라 그냥 소속사로 책 넣으면 비중 적어서 까일 거 같긴 한데, 특별 출연으로 배우 쪽으로 컨텍하면 혹시 모르니까. 안 되면 어쩔 수 없고.”
“아, 네. 연락을 해 보긴 할게요. 그런데 될지는 모르겠어요.”
인연이 조금 있다고 해서 캐스팅을 이렇게 밀어붙여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러나 곧 지금까지 캐스팅했던 배우들도 거의 감독과 영화사 대표의 인맥으로 모아 왔던 사람들이라는 걸 떠올렸다.
“우리가 언제 될 일만 했어? 그냥 있는 연줄 없는 연줄 다 동원해서 해 보는 거지. 아직 상업 영화 출연한 적은 없으니까, 경험 삼아서 한번 해 보자고 이야기해 봐.”
“네. 그렇게 할게요.”
이쪽 일이 다 그렇지 않았던가, 그래 안 되면 마는 거고. 그런 마음으로 전경택에게 대답하고는 정연진의 소속사 바다 엔터의 주소를 찾았다. 그러면서 김선아는 피식 웃었다. 프리를 시작했을 때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 꽤 많이 들어왔던 프로필 중에서 유일하게 경력란이 비어 있었던 신인 배우. 그러나 너무 잘생겨서, 당시 촬영 감독이었던 박정민의 말에 따르면 지나치게 잘생겨서 눈에 들어왔던 정연진이었다.
감독이었던 이세진은 탐탁지 않아 했지만, 김선아가 강력히 주장했었더랬다. 이렇게 잘생긴 애는 나중에 어떻게든 뜬다, 그러니 얼굴이라도 미리 한번 봐 두자고 그들을 설득해서 오디션에 넣었었다. 그리고 정연진이 자신들의 졸업 작품의 주인공이 되었고, 지금은 벌써 핫하다는 말을 듣고 있었다.
영화를 촬영했던 것이 여름이었으니,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연진아, 드라마 잘 봤어연기 더 좋아져서 놀랐잖아
혹시 통화 가능하니?
너한테 부탁할 게 있는데, 시간 날 때 연락해 줘]
김선아는 그렇게 문자를 보내고, 이세진에게도 연락했다. 이세진은 현재 한새 영화사에서 제작 중인 또 다른 영화의 조감독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매일같이 현장을 굴러다니면서도 힘들다는 말도 없이 잘하고 있는 걸 보면 역시 이세진은 감독이 체질이었다.
재능이 다르고, 할 수 있는 일이 다르다. 치열한 고민 끝에 인정했던 사실. 그래도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참 요상해서 정리를 다 했으면서도 조금은 질투가 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할 때가 있는 것도 어쩔 수 없기는 했다.
그래도 김선아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좋았다. 일을 배우는 것이 즐거웠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의 연속이지만 자신도 영화를 만들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스마트폰의 벨이 울렸다. 발신자는 정연진이었다.
“어, 그래, 연진아. 통화는 오랜만이지?”
김선아는 반가운 마음에 활짝 웃으며 정연진과 통화했다.
* * *
“그런데 단막극 시청률 5%가 진짜로 마의 시청률이에요?”
스케줄을 위해서 이동하는 밴 안에서 운전 중이던 선민 형이 공 실장님을 향해서 질문했다.
“응. 예전에는 단막극도 시청률 잘 나오고 그랬었는데, 요즘은 5%가 뭐야, 2~3% 찍어. 애국가보다 낮아. 시간대가 그런 것도 있지만, 사람들이 잘 안 봐.”
“와, 그럼 연진이 단막극 6% 넘은 게 진짜로 대단한 거네요?”
“진짜로 잘 나온 거지. 완전 대박. 아까 소 PD가 전화해서 고맙다고 계속 그런 게 빈말이 아니라니까. 진짜로 대박 난 거야.”
나는 공 실장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손에 들고 있었던 콘티로 시선을 고정했다. 오늘부터 나는 공식적으로 ‘고3’이 되었다. 과거의 나는 2학년이 되고 학기 초에 학교를 그만두었기 때문에 고3을 경험해 보는 건 처음이었다. 대학 진학보다는 일단은 연기를 계속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는데도, 고3이 되었다는 건 이상한 기분이었다.
그냥 고3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달랐다는 말이다. 등교 첫날 아침 교실에 들어서자, 반의 분위기부터가 달랐다. 어수선했던 작년과는 달리, 반 애들 얼굴이 다 시커멓게 죽어 있었던 느낌?
올해도 같은 반이 된 최태선의 얼굴은 정말로 심각했다. 원래 그런 녀석이 아니었는데. 공부도 열심히 하고 성적에도 신경을 꽤 쓰는 편이었지만,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아이는 아니었다. 그런 태선이의 얼굴을 보자, 고3을 현실로 체감했던 것.
그런 얼굴을 보니 오늘 스케줄 때문에 조퇴하고 나오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나중에 집으로 가 보든가 해야지, 어쩐지 콘티를 보고 있으면서도 마음이 좀 술렁거렸다.
스마트폰이 지잉, 울렸다. 메시지를 확인하니 김선아 PD였다. 팀과는 가끔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는데, 예상했던 대로 모두 영화 쪽 일을 하고 있다. 다들 바쁜 듯싶었는데, 내가 출연했던 작품을 보면 꼭 이렇게 연락을 줬다.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네, 누나. 연진이에요.”
[어, 그래, 연진아. 통화는 오랜만이지? 지금 통화 가능한 거야?]“네. 지금 스케줄이 있어서 이동 중이에요. 잘 지내셨죠?”
[그래, 나야 뭐 늘 그렇지. 네가 바쁜 거 같더라.]“저도 뭐, 늘 그래요.”
내가 김선아의 대답을 따라 하면서 말하자 수화기 너머의 김선아가 웃었고, 나도 따라 웃었다.
“그런데 부탁하실 게 뭐예요?”
[아, 다른 게 아니고, 너희 회사로 책 하나 보냈거든.]“책이요?”
[어. 지금 회사에서 프리 시작한 작품이 있는데, 거기 주인공 아역이 있거든. 너랑 이미지가 맞을 거 같아서.]“아, 그래요?”
영화. 상업 영화 출연이라….
“네에.”
[회사로 그냥 보내면 걸러질까 봐, 지인 찬스 좀 쓰려고 했지.]“좋네요. 지인 찬스. 읽어 보고 회사랑 이야기하고 말씀드릴게요.”
지인이라는 단어가 입안에서 굴러가는 느낌이 좋았다.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계속해서 이어 나간다는 것. 과거에는 하지 못했고, 현재의 나는 나름으로 열심히 하려고 하는 것이 이렇게 계속해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었다. 지인, 그래 우리는 지인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