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Commander RAW novel - Chapter 132
사령관이 돌아왔다 132화
132 침공(1)
캐서린은 박수철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취재 차량으로 돌아왔다.
그녀의 표정은 매우 상기되어 있었고 그것은 카메라맨 제임스도 마찬가지였다. 박수철이 누군가? 그는 인류의 수호자였다.
이미 이 세상은 박수철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제임스가 말했다.
“선배! 대박입니다!”
“설마 박수철이 단독 인터뷰를 수락할 줄이야. 이 정도면 특종이라고 할 수 있겠지?”
“물론이죠!”
박수철은 한 방에 10군단장을 정리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였다.
만약 그가 정말로 10군단장을 한 방에 정리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누구도 그가 인류의 수호자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어진다.
캐서린은 영상을 편집하느라 여념이 없다.
“저런 자신감, 그리고 그에 걸맞은 강함까지 겸비하고 있지.”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있네요.”
“어떤 문제?”
“저희 방송국이 취해야 할 입장 말입니다.”
“우리 방송국의 입장이라…….”
지금까지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지만, 그건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박수철은 인간의 삶을 저해하면서까지 무조건적인 안정을 택하고 있었다.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고 조금이라도 인류의 안전을 위협하면 민감하게 반응하였다.
그런 박수철의 태도는 많은 사람들의 반감을 사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CNN의 입장은?
그에 따라서 앞으로 캐서린 본인의 출세가 걸려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방송국 사정은 모르겠고, 우리들의 입장은 분명해.”
“어떻게 말인가요?”
“박수철 사령관을 지지하는 거지.”
“본사의 허락도 안 받고 말이지요?”
“그래. 일단 박수철에 대한 기사라면 무조건 내보내려고 할 테니까.”
“위험부담이 조금 커 보이기는 합니다.”
“내가 책임진다.”
캐서린의 얼굴은 진지해졌다.
제임스가 동참을 하게 되면 그들은 한배를 타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과연 이렇게 결정을 해도 되는 걸까.
제임스의 머리가 무겁게 흔들렸다.
“좋습니다. 박수철 사령관을 무조건 지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도록 하죠.”
그렇게 그들의 노선이 결정되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밤새도록 자연경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요즘은 수련을 하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일과 중에는 처리해야 할 일이 워낙에 많아서 어쩔 수가 없었지만, 모두가 자는 시간에는 수련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수련을 하는 것은 물론 깨달음을 추구하는 작업이다.
지금이야 손쉽게 군단장을 처리할 수 있지만, 이다음은 어찌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수련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벌컥!
문이 갑자기 열리고 이슬기가 쳐들어왔다.
그녀의 표정은 매우 상기되어 있었다.
“교주님! 드디어 구멍이 뚫렸어요!”
“구멍이라고?”
“적들이 내려올 준비를 하고 있어요!”
“이미 예상을 했던 일이지.”
나는 다시 눈을 감았다.
굳이 신경을 쓸 필요는 없었다.
원래 군단장이라는 녀석들은 겉멋만 잔뜩 들어서 요란하게 등장하곤 했다. 지금까지 겪어 본 바에 의하면 항상 그랬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전 인류를 끝장내 버릴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며 내려오지 않을까. 그래 봤자 단칼에 목이 잘려 나갈 것이지만 말이다.
“호들갑 떨지 마라.”
“홀이 연합 본부 위에 생겼어요!”
“본부 위에?”
연합을 지탱하고 있는 곳이 바로 본부다.
대통령이 상주하고 있으며 수많은 장, 차관들이 오간다. 그런 곳 위로 검은 홀이 뚫렸다는 것이다.
“정말로 인류의 중심을 박살 낼 생각이군.”
그놈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인류에 대한 침공을 수십 년 전부터 준비를 하였으니 대충 인간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도는 인지하고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나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정말 귀찮게 하네.”
“죄송해요. 사람들을 안심시켜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해서요.”
“잘 왔다.”
나는 호텔을 나서기로 했다.
연합 본부 앞.
하늘을 바라보니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고 검은 홀에서 끊임없이 전류를 방출하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보고 멀쩡할 수 있는 일반인은 없을 것이다.
시민들은 불안해했고 그건 군인들도 마찬가지였다.
10군단장이 강림하는 것이었으니 12군단장이 강림하는 것에 비하여 더 요란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사람들이 알 리 없다.
쿠릉! 쿠르르르릉!
전류가 번쩍인다.
사람들은 그 광경을 바라보며 몸을 떨었다.
“이러다가 인류가 망하는 건 아닐까?”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 같은데?”
“박수철 사령관이 충분히 막아 내겠지?”
“물론이지.”
나는 연합 본부 앞에 내려섰다.
“박수철이다!”
“와아아아!”
사람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내가 어제 그렇게까지 호언장담을 하였고 한 방에 목을 따 버린다고 하였으니 사람들의 기대치는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캐서린 기자도 보인다.
이슬기가 귀띔을 해 주었다.
“캐서린 기자는 사령관님의 편을 들었더라고요.”
“내 편을 들었다고?”
“네. CNN 내에서도 말들이 많은 모양이에요. 어떻게 이렇게까지 편파적으로 방송을 할 수 있냐고 말이에요.”
지금 캐서린의 행동은 전생에서도 이어져 왔던 일이다.
전생에서도 캐서린은 나에 대해 나쁜 기사는 내지 않았다. 인류가 멸망할 때가 되어서야 좋지 않은 기사를 냈을 정도니까.
지금 캐서린이 이렇게 기사를 내는 것은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살짝 목례를 했다.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는 말을 듣기 위하여 몰려들어 있었던 것이다.
“사령관님! 정말로 10군단장을 죽일 수 있을까요?”
“어제 말씀드렸습니다. 한 번에 목을 따겠다고요. 그러니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손쉽게 목을 따 버린다고 호언장담을 하시니 믿을 수가 없어서 말이죠.”
“반드시 그리됩니다. 그러니 가능하면 지금 대피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지금 말인가요?”
“기자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곧 큰 전투가 벌어질 겁니다. 그러니 지하로 대피할 것을 권고합니다.”
하지만 기자들은 요지부동이다.
전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내가 언론 인사들과 씨름을 하고 있을 때, 본부에서 임태수 사령관이 나왔다.
“임 사령관이다!”
“사령관님! 정말 오늘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걸까요?”
“그렇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한 방에 죽이지 못하면 한반도 사령관이 자신의 자리까지 내놓는다고 했습니다. 그 정도라면 믿어도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으음.”
“자리를 내놓는다니……. 농담이 아니었군.”
“허나 만약 한 방에 놈을 죽인다면 그에 걸맞은 승진이 응당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거야.”
사람들은 부정하지 못했다.
인류를 구해 낸 공로이니 진급을 하는 것이 당연했다.
지금 나는 대장 계급이다.
승진을 할 수는 없겠지만 보직의 변경은 이루어질 것이다. 같은 대장이라고 해도 어떤 보직을 맡느냐에 따라서 파워가 달랐다.
잘하면 아시아 부사령관 정도의 자리는 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돌아가십시오. 가서 안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임태수까지 그리 말하자 기자들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돌아갔다.
연합 사령관의 말대로 이곳에 있어 봤자 좋을 건 없었다. 목숨을 걸고 좋은 장면을 건지겠다는 것이었는데, 특종 기자로 승승장구하는 것도 살아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함께 들어가지.”
“그러시지요.”
나는 임태수와 함께 기자들을 뒤로하고 본부로 들어왔다.
이미 이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어제 회의를 했던 멤버 그대로다.
오늘 업무는 중지되었다.
잘못하면 본부 전체가 날아갈 수도 있는 판국이었기에 오늘은 업무를 중지하고 사태를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사람들이 인사를 했다.
“어서 오세요!”
“험험. 다 모여 계셨군요.”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러니 와 보는 것이 당연하지요.”
“분명히 원킬을 낸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런데 정말 원킬이 가능합니까?”
대통령이 물었다.
나는 내 자리까지 걸었다.
원킬을 내지 못한다면 보직을 내려놓고 한직으로 물러나겠다고 이야기하였으니 사람들이 걱정을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가능합니다. 다만, 목이 잘려도 놈이 죽지 않을 수도 있으니 심장 정도는 뽑아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허허허! 아주 자신감이 대단하시군요.”
“자신감이 아니라 저는 사실을 말하는 것뿐입니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10군단장조차 쉽게 처리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는 보나 마나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이번에는 매우 쉽게 처리를 해야 한다.
“사령관만 믿겠습니다.”
“다만 제가 가볍게 승리하면 보직을 이동했으면 합니다.”
“아시아 부사령관의 자리를 약속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자리에 앉아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고는 다시 호텔로 향하기로 하였다. 컨디션을 조절한다는 명분으로 말이다.
나와 이슬기, 샤렐은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이슬기의 얼굴에서 진한 아쉬움이 묻어난다.
“왜 그런 표정이냐?”
“아시아 부사령관이라니요?”
“그 정도면 됐지.”
“불공평해요. 그 정도 공로라면 사령관의 자리를 주어도 아깝지 않은 것 아닌가요?”
“후후. 나도 마음이야 그러고 싶지. 하지만 정치라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야.”
“쳇.”
이슬기는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충분히 그 위를 노려 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이상은 욕심이지.”
“이번까지 하면 도대체 인류를 몇 번이나 구하는 건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우 아시아 부사령관이라는 것이 말이 되나요?”
“보직도 자리가 있어야 이동하는 거니까.”
“아무튼 마음에 안 들어요.”
“후후후.”
나는 그저 웃어넘기고 말았다.
샤렐까지 아시아 사령관으로 내가 추대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나중의 일까지 생각하면 천천히 올라가는 것이 낫다. 지금만 해도 나는 과분한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앞으로 적들이 계속 쳐들어올 거야. 그러니까 진급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