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internation Students makes good money RAW novel - Chapter 181
181화 다시 텍사스로
“다시 텍사스로 돌아가야죠.”
“가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바빠질 겁니다.”
최기명 변호사가 오랜만에 평소의 멀끔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 할 때까지는 밤낮없이 연습에, 준비에 바쁜 나날을 보내다 보니 주로 퀭한 모습이었는데, 오랜만에 보는 멀끔한 모습이라 조금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룹을 만든다는 거, 그거죠?”
“네, 준비는 이미 전부 마쳤습니다. 몇몇 문제들이 보이긴 하지만, 아마 다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문제라면?”
“김정연 대표의 사임 이후로 슝과 줌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김정연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고 전문 경영인을 둬서 경영을 이어 가고 있던 슝과 줌인.
그런데 최기명 변호사의 말로는 이 경영인들이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고 했다.
“그리고요?”
“연예 엔터테인먼트 쪽으로는 조금 약한 부분이 있습니다. 너튜버 한 명만으로 연예 사업을 시작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거죠. 믿을 만한 전문 경영인도 저희 쪽에서는 없는 형편이고.”
“그건 제가 해결하죠.”
“네?”
“생각난 사람이 하나 있어서요.”
“생각난 사람이요? 연예 쪽으로도 발이 넓으셨어요?”
“아, 그런 건 아닌데. 딱 적임자가 있어서요.”
“흐음, 알겠습니다. 그건 맡기도록 하죠.”
딱 맞는 회사가 있다.
JB 레코딩.
오스틴의 소속사이자 갱스터 같은 사장이 운영하는 연예 엔터테인먼트 회사.
물론 러프한 맛이 없지 않아 있겠지만, 실력 하나만큼은 확실하니까 잘만 다듬으면 좋은 연예 기업이 될 가능성은 충분할 거로 보였다.
“아마 힘든 싸움이 될 거예요. 대부분 호의적이라 괜찮겠지만…. 또 그룹을 만든다는 거에 반발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거니까.”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리고… 아마 많은 돈이 들겠죠.”
“그것도 알고 있어요.”
“자신 있으신가 봐요?”
“돈이야 제 장점이니까.”
“하긴.”
“그럼, 전 떠나기 전에 연예 쪽 일 마무리하고 가겠습니다.”
“그럼, 저는 먼저 텍사스로 돌아가서 시작하고 있겠습니다.”
* * *
“요, 씩!”
오스틴이 반갑게 나를 맞이했다.
허름하고 구석진 곳에 있던 JB 레코딩은 어느새 LA의 중심지에 있는 건물로 옮겨졌다.
아직 거대 기획사라고 부르기엔 부족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이제는 신인 가수나 연예인들도 문을 두드리고 싶어 할 정도의 인지도는 쌓인 셈이었다.
“오스틴, 잘 지냈어?”
“결승전 잘 봤어.”
“아, 덕분에 진짜 도움 많이 됐어.”
“에이~ 내가 한 게 뭐가 있다고. 요, 네가 전부 한 거야. 그리고 내가 아니라도 믿을 사람 차고 넘쳤어.”
“어쨌든 여기 사장님은?”
“아… 안에 계실걸?”
안 그래도 사장실 같아 보이는 방의 문틈 사이로 엄청난 굉음이 들리고 있었다.
스피커를 얼마나 크게 틀었으면 문틈 사이로 비트가 흘러나오는지.
예전이나 지금이나 남 시선 신경 쓰지 않는 저 성향은 어디 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런 점이 내가 마음에 드는 점이기도 했고.
“근데 갑자기 사장님은 왜?”
“아~ 사업 제안할 게 있어서.”
“사업?”
“지금은 그냥 작게 하시잖아. 확장 좀 하자고.”
“확장?”
“뭐, 자세한 건 나중에 사장님께 직접 들어.”
“오… 케이.”
나는 엄청난 비트가 흘러나오는 문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노크를 한다고 들릴까 싶은 정도로 시끄러운 음악.
그래서 젠틀한 노크보다 거의 쾅쾅― 두드리다시피 문을 노크했다.
그러자 음악이 멈췄다.
문이 슬며시 열리며 여전히 드레드 머리에 온갖 보석으로 치장한 흑형이 걸어 나왔다.
“요, 왓썹.”
“안녕하세요, 존슨 씨.”
“유! 마이 오스틴 프렌드!”
그는 반갑게 웃으며 나를 맞았다.
그리고 뭐라고 할 새도 없이 그는 나를 잡아끌고는 안으로 데려갔다.
메케한 담배 냄새와 알코올에 절은 냄새가 방 안에 가득했다.
그리고 불쾌한 정사의 흔적들도 보였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붉은 계열의 여자 속옷들.
여전히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이구나 싶었다.
그래도 이런 성향이 연예 쪽에서 일하기에는 더 유능할 수도 있으니까.
실제로 그걸 증명하기도 했고.
“무슨 일이지, 브로?”
“아, 사업 제안을 좀 하고 싶어서요.”
“사업 제안?”
“네. 지금 레코딩 쪽으로만 사업을 하고 계시죠?”
“그렇지. 와이?”
“이제 좀 더 확장하지 않으시겠어요? 레코딩이 아니라 JB 엔터테인먼트로.”
“흐음, 흥미롭지만 누가 투자라도 해 줘야 가능한 일이 아닌가?”
음악 쪽으로만 일하고 있던 회사를 다른 연예 쪽으로 확장하려면 돈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 부분은 내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혹시 얼마나 필요하신 거 같으세요?”
“흐음, 1,000만 달러.”
“1,000만 달러라….”
“하하핫! 브로, 그냥 해 본 말….”
“좋습니다.”
“왓?”
검은 선글라스를 벗어 던지고 나를 응시하는 빅 존슨.
지금 들은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은 건지 그는 나를 절실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아까 말한 1,000만 달러는 그냥 해 본 소리인 듯했다.
하지만 마냥 행복회로에 불과한 1,000만 달러라고 하는 금액을 나는 실현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이니까.
“좋다고요. 1,000만 달러, 투자하도록 하죠.”
“누가?”
“제가요.”
“유?”
“네, 여기 저 말고 누가 있다고요.”
“하하, 농담도. 투자자가 누군지 이름 좀 알려 줄래? 그래야….”
“차현식.”
“…….”
“?”
해맑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인상을 찡그리며 난감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음, 사업은 말이야. 진지하게 하는 편이라서.”
“저도 그래요. 1,000만 달러, 제가 투자한다고요. JB 엔터테인먼트에.”
“왜?”
“제 산하 기업이 되시면요.”
“산하… 기업?”
“그룹을 만들까 하거든요.”
“하!”
“불프를 중심으로 BF 그룹을 만들까 합니다.”
“노 웨이.”
“진짜라니까요.”
“그나저나 당신이 1,000만 달러를 투자할 수 있다고?”
“혹시 부족해서 그런가요?”
“그…. 뭐?”
부족하다면 더 투자할 수도 있었다.
나야 얼마나 필요한지 잘 모르니까.
회귀 전에도 포스트 멜론을 최정상 아티스트로 만들었던 JB 레코딩이다.
거기다 배신하거나 초심을 잃지 않은 빅 존슨의 행보에 나는 그를 꽤 신뢰하고 있었다.
부동산까지 갈 필요도 없었다.
내가 보유한 주식만 조금 처분하면 1,000만 달러 투자야 그리 어려운 게 아니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내가 투자한다고 소문만 나면 1,000만 달러가 아니라 5,000만 달러를 투자할 투자자를 찾기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내가 투자하는 사업마다 초대박을 쳤다는 걸 이미 투자계에서는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으니까.
돈을 벌고 싶고, 한탕으로 큰돈을 만지고 싶은 투자자들이 눈에 불을 켜고 내가 무엇에 투자하는지 지켜보고 있는 상황.
내가 조금만 소문을 흘려도 더 많은 투자금을 받아 낼 수도 있는 일이었다.
투자계에서는 나름 워렌 버핏 주니어란 소리를 듣는 나다.
“어차피 제가 투자한다고 하면 5,000만 달러까지도 투자 유치가 가능할 겁니다.”
“웨잇! 왓?”
“그러니까 아까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서….”
“퍽킹 예쓰!”
그는 나를 끌어안았다.
“브로! 넌 진짜 나의 배다른 형제와도 같아.”
“아, 하하. 그럼 수락한 걸로 알겠습니다?”
“당연하지!”
그는 신난 나머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그리고 술과 시가를 잔뜩 가져오더니 나한테 권했다.
“할 텐가?”
“아니요.”
“곧 여자들도 올 거야.”
“아, 전 유부남이라.”
“그래서?”
“…….”
“그게 뭐?”
역시 마인드가 남달라.
그를 따라가기에는 내가 너무 조신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요. 전 텍사스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나중에 정식 절차를 밟을 때 뵙죠.”
“아쉽군. 그럼 다음엔 진짜 화끈한 파티 한 번 하자고.”
“하하, 그러죠.”
지금도 뜨거워 화상 입을 거 같은데 이보다 더 화끈한 파티라니.
상상만 해도 낯 뜨거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줄행랑치듯 밖으로 빠져나오자 오스틴이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장님이랑은 얘기 잘했어?”
“아, 그래. 이제 한 식구가 되겠네.”
“식구?”
“난 최고의 아티스트를 얻었고.”
“그게 무슨 소리야?”
“넌 최고의 지원을 약속받은 거지.”
“엥?”
“JB 레코딩은 곧 JB 엔터테인먼트로 바뀔 거야. 우리 불프의 자회사가 되는 거지.”
“왓? 진짜?”
“그래. 친한 친구랑 비즈니스 하는 거 아니라던데 그거야 돈이 없는 사람들 얘기고, 네가 원하는 만큼 최대한 지원해 줄 테니까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해.”
* * *
바바고푸드 본사.
황제명 회장의 회장실.
똑똑.
노크 소리에 황제명 회장이 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러자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더니 이윽고 황인욱 대표가 들어왔다.
“인욱이 왔구나.”
“강녕하셨습니까, 할아버지.”
“오냐. 결승전은 잘 봤다.”
“아….”
최근 황제명 회장이 황인욱을 인정한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황 회장은 그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었다.
지는 걸 두 눈으로 보기 힘들어하는 사람 중 하나.
특히 가족 중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더더욱 그랬다.
그래선지 황인욱의 표정이 심하게 굳어 있었다.
곧 언성이 높아지고 그를 향한 비난이 이어질 거로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흥미롭더구나.”
“죄송합니다, 회장님.”
“그놈의 죄송은 무슨. 인욱아. 이제는 죄송해하지 않는 법을 익힐 때도 됐구나.”
“…….”
“불프의 차현식이라는 사람, 대단하더구나. 네가 인정한 사람이라지?”
“네….”
“지금이야 작은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일 뿐이지만… 분명 큰 사람이 될 게 분명하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바바고푸드와 더 붓을 위협할 기업으로 성장할 게다.”
“…….”
이제 분명 황 회장의 훈계 시간이 시작되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고개를 숙이고 숙연한 자세로 겸허히 그걸 받아들이려고 준비하던 찰나.
황인욱은 예상치 못한 말을 들었다.
“고생했다, 인욱아.”
“예?”
“다음에는 이겨야지?”
“아… 네.”
“그래. 그게 중요한 거다. 누구나 질 수 있어.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위에 있는 사람이 진정한 승리자다. 고작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 선두를 빼앗겼다고 슬퍼하는 건 범인이나 하는 짓이란다. 이 할애비가 그랬던 것처럼. 할애비도 젊은 시절에 숱하게 실패했었지. 하지만 봐라. 결국 정점에 선 사람이 모든 걸 지배하는 게야.”
“네, 회장님.”
회장의 위로에 황인욱은 큰 충격을 받았다.
항상 다그치고 훈계하기만 하던 회장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황인욱은 잘 흘리지 않던 눈물마저 나올 정도였다.
“이제 나도 나이가 많이 들었으니까. 이제 네가 바바고푸드를 받아서 이어 가야 하지 않겠느냐.”
“예?”
“차근차근 준비하거라. 후계 절차대로, 착실하게. 할애비도 이젠 좀 쉬어야지.”
“…….”
황제명 회장은 이미 황인욱을 다음 차기 회장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황인욱은 그저 장 비서를 내쫓기 위한 핑계였다고만 생각했을 뿐이라 지금 얘기가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설사 진짜 차기 회장으로 생각한다고 한들 적어도 지금은 아니리라 생각했다.
“저… 회장님.”
“그래.”
“저는 더 붓에서….”
“더 붓도 네가 하고, 바바고푸드도 네가 해라.”
“회장님!”
황제명 회장의 의지는 확고해 보였다.
그저 하는 말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황인욱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애들도 네 능력 잘 알고 있을 거다. 혹시라도 반발하면 내가 다 설득할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아닙니다. 그런 건 제 몫이죠.”
황인욱은 준비된 사람이었다.
갑작스럽긴 했지만, 바바고푸드를 이을 준비는 이미 되어 있었다.
이 순간을 기다렸던 건 아니지만, 재벌 3세로 태어나 어쩔 수 없는 운명을 하사받았을 때부터 그는 이 순간이 언젠가는 그에게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이때까지 차근차근 준비에 준비를 거듭했다.
혹 그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한들 크게 상관이 없었다.
그 준비가 곧 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되는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그는 바바고푸드의 정점에 설 기회를 하사받은 것이다.
그걸 그저 포기하고 도망치기에는 황인욱의 그릇이 너무 컸다.
“허허. 이놈이, 벌써 회장 행세냐?”
“만약 얻게 된다면, 스스로의 힘으로 얻을 생각입니다.”
“녀석. 이러니 이 할애비가 널 아끼지 않을 수가 없지.”
그렇게 지금 이 순간.
훗날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칠 두 그룹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아직은 미력한 걸음이나 곧 거인처럼 거대하고 강대해질 이름들.
바바고푸드의 황인욱.
그리고 불프의 차현식.
둘의 운명은 그저 이번 싸움에서 끝날 얕은 인연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