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internation Students makes good money RAW novel - Chapter 38
38화 이이제이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낸 뒤, 26일이 밝았다.
“끄아~ 드디어 돌아가네. 꿈만 같네. 모든 게.”
“형, 고생했어요. 형은 일등석 탈 자격을 획득하셨습니다. 인정. 쾅쾅.”
“고맙다, 현식아. 덕분에 나도 공짜로 여행도 하고 너무 좋았지. 우리 오래 가자.”
“그렇게 여유 부리고 있을 때가 아닐 텐데? 비행기 시간 늦겠어.”
김정연의 잔소리에 나와 한정수도 부랴부랴 준비를 서둘렀다.
막상 즐거웠던 여행을 뒤로 하고 집에 가자니 헛헛한 마음에 더 늦장을 부리고 싶은 거 같았다.
“다들 새해에 뭐 해?”
그때, 홍미나가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차려입고 모두에게 물었다.
“특별한 거 없으면··· 다 같이 모여서 새해 보내는 거 어때?”
그리고 이어진 홍미나의 제안.
한정수와 김정연은 좋은 생각이라며 반겼고, 나 또한 새해는 북적북적하게 보내야 덜 센치해지기에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했다.
“시아야. 혹시 시아 집에서 해도 될까? 우리 집은 좀 좁기도 하고··· 이제 룸메도 돌아올 거거든.”
“상관없어.”
“꺄아. 역시 시아 밖에 없어.”
시아에게 뛰어들며 시큰둥한 시아를 끌어안는 홍미나.
즐거운 표정의 홍미나와 상반되게 뚱한 표정의 시아는 얼른 이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듯했다.
“고마워, 시아야. 그럼 새해에도 우리 한국팸 다시 모이는 거다?”
“동식이랑 명수도 부를까? 다른 한인 애들도 좀 오면 좋지 않을까?”
“정수 오빠는 소소하게 말고 파티로 하고 싶은 거야?”
“아니, 그 정도는 아닌데··· 이왕 하는 거면 한인 학생회도 모이면 좋잖아.”
다시 말하지만, 새해는 북적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정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혼자 집에 박혀서 새해를 보내는 것만큼 쓸쓸한 건 없으니까.
아, 물론 나는 여러 번 경험해보았다.
주륵.
“그럼 일단 새해에 올 수 있는 사람들 좀 뽑아볼게.”
“정수 오빠는 요즘 노예처럼 일하는 거 같아.”
“아하하. 내가 현식이 노예가 되기로 한 거 몰라? 우리는 한 몸으로 이어져 있어.”
“형,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요.”
그렇게 새해 파티를 계획하며 비행기를 타고 댈러스 포트워스 공항으로 돌아왔다.
쨍쨍한 햇살이 내리쬐던 캘리포니아의 날씨에 살짝 적응되려던 참에 변덕스러운 텍사스 날씨와 마주하니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 있는 텍사스의 특징 때문인지 겨울에도 따뜻하기도, 혹은 엄청 춥기도 한 텍사스 날씨.
특히 댈러스 같은 경우는 겨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평균 기온 20도를 상회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영하로 떨어지기도 하는 무시무시한 기온변화가 특징이었다.
“내가 돌아왔다. 텍사스야!”
“야, 한정수. 쪽팔리게 공항에서 무슨 추태야.”
“뭐 어때? 한여름 밤의 꿈처럼 달콤했던 캘리포니아 여행이 끝났단 말이야. 아, 시리다. 너무 시려.”
그렇게 한정수와 김정연이 여행의 후유증을 겪기 시작할 무렵, 우리는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
새해가 밝기 전에 해야 할 미뤄둔 일을 정리하기 위해 나는 부지런히 움직였다.
가장 먼저 한 일이 사둔 집을 리모델링 하는 일을 확인하는 일이었는데, 괜찮은 업자를 찾아 내부를 내가 원하는 모던하고 아늑한 느낌이 나는 스타일로 뜯어고쳤다.
시공은 아무래도 학기가 시작하기 직전에 마무리될 수 있을 듯 보였다.
그리고 현재 내가 진행 중인 또 다른 프로젝트는 바로 신분 해결.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영주권을 얻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뭐니 뭐니 해도 투자 이민이었다.
대략 80만 불을 지역 경제에 공헌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투자하거나 미국인 10인 이상을 고용하는 사업을 차린다면 가능한 투자 이민.
그린 카드, 즉 영주권이 나오는 기간은 빠르면 대략 6개월에서 길면 2년까지 걸리긴 하지만, 한인 타운에서 알아주는 유능한 전문 변호사를 고용해 진행 중이기에 그 기간은 짧아질 거다.
전문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가장 좋은 건 10인 이상을 고용할 수 있는 규모의 사업을 차리는 게 가장 좋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는 여기 한인 타운 근처의 사업을 위한 투자를 선택했다.
다행스럽게도 주 정부에서 지정한 투자 항목에 여기 한인 타운도 존재했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지금 내가 한인 타운이라고 부르는 캐럴튼 지역은 공식적으로 ‘한인 타운’으로 명명되지 못했다.
시 당국에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지기만 했지만 내가 아는 미래 2023년에는 댈러스가 미국 남부 도시 중에서 최초로 ‘코리아타운’으로 명명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만큼 근 10년 안에 굉장히 눈부신 성과를 거두는 지역이 바로 댈러스 한인 타운인 것이다.
그러니 여기를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댈러스 한인 타운 지역은 그야말로 금광이나 다름 없었다.
근 10년간 엄청난 양의 금광이 쏟아질 지역.
이곳 캐럴튼 지역은 한인들이 정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퇴폐 업소가 득실거리고 우범 지역으로 선정될 정도로 치안이 취약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인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터전은 그럴싸한 한인 사회를 구축하게 되었고, 또 10년이 지나면 정식 코리아타운으로 지정될 정도로 그 위상이 높아질 것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남은 과제는 김정연의 스타트업을 투자하는 일.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김정연의 능력은 훨씬 대단했다.
심지어 여행하는 동안에도 호텔로 돌아오기만 하면 인맥을 이용해서 크루를 결성하고 이미 일을 진행 중이라고 했었다.
그리고 12월 31일.
시아 집에서 새해 파티를 계획했기에 이른 시간에 시아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자 이미 김정연과 홍미나가 시아 집을 파티장으로 꾸미기 위해 도착해 있었다.
“현식 오빠 왔네!”
“홍미나. 진짜 열심히네?”
“헤헤. 내가 제안한 거니까. 당연하지. 시아는 안에 있어.”
“고마워.”
홍미나를 지나 집 안에 들어서자 거실에 홀로 앉아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김정연을 발견했다.
“노예여. 죽을 둥 살 둥 열심히 일하고 있느냐?”
“이게 진짜 죽을래? 안 그래도 이게 맘대로 안 돼서 스트레스받아 죽겠구만.”
“어? 진짜 일하고 있었어요?”
“3개월 안에 만들라매!”
여행으로 충전을 완료한 김정연은 폭주 기관차처럼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진짜 이렇게까지 열심히 일하기를 바란 건 아니지만, 투자한 만큼 그 결과가 잘 나온다면 나로서는 땡큐지.
“그래서 어디까지 진행됐어요?”
“일단 만들고 있어.”
“그럼 예상 출시일은 언제쯤···?”
“야! 너 진짜. 앱 만드는 게 쉬운 일인 줄 알아? 그리고 이것도 엄연한 사업이라고! 사람 관리하고 프로그램 짜고. 무슨 도깨비 방망이로 두들기면 짠! 하고 나오는 그런 게 아니라고.”
“물론 알고 있죠. 근데 정연 누나 정도 실력이면 충분히 빨리 만들 수 있으니까요.”
“흥! 그, 그렇긴 하지. 학기 시작하고 중간고사 치기 전까지는··· 뭐 되겠지.”
역시.
김정연은 투덜대긴 하지만 자기 일은 확실히 하는 사람이었다.
계속 열심히 일하게 내버려 두고 이제는 주방으로 향했다.
정말 오랜만에 부엌에서 부지런히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는 시아.
“뭐 해?”
“케이터링 체크하고. 재료 챙기고.”
“그냥 대충해도 돼. 큰 파티도 아닌데.”
“즐.”
“그건 또 어디서 발굴했냐?”
요즘 시아가 고대 유물을 발굴하는 취미가 생겼다.
야타족 흉내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즐까지.
“뷁.”
“진짜 미치겠네.”
“근데 이거 무슨 뜻이야?”
“뜻이 없어.”
“없어?”
“그치. 어쩔티비랑 똑같은 거지.”
“어쩔··· 티비?”
아차.
어쩔티비는 지금이 아니라 한참 뒤에 나오는 건데.
시기를 착각했다.
어차피 시아는 둘 다 모르는 눈치라서 상관은 없겠지만.
“가불기야, 가불기.”
“가불기? 그건 또···.”
“가드 불가능한 기술.”
“변태 오타쿠 새끼.”
“윽. 그게 왜 오타쿠랑 연결되는 건데?”
그렇게 시아와 음식을 준비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한정수를 비롯한 한인 학생회 애들이 하나둘 도착하고 있었다.
다들 시아의 집의 넓음과 고급스러움에 감탄을 마지않았다.
새해 파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서로 안부를 묻고 방학 때 있었던 재밌는 일화를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눈치를 살피고 있던 엄동식이 기회를 보더니 내 쪽으로 슬금슬금 다가왔다.
“형! 여행은 잘 다녀오셨어요?”
“어, 동식아. 넌 가족 여행 잘 다녀왔고?”
“아하하. 네. 뭐···.”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자꾸만 입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하자 못 참고 내가 먼저 물었다.
저 습관은 회귀 전에도 지겹도록 봤던 패턴이니까.
뭔가 잘못되었을 때 나한테는 도저히 말하고 싶지 않은 무언가를 어쩔 수 없이 말해야 할 때 딱 저런 모습이었다.
가령 투자금으로 모아놨던 돈을 Penny Stock으로 전부 날려버렸다거나, 혹은 직원들 정산해줘야 할 돈을 홀랑 라스베가스에서 도박으로 탕진해버렸을 때라든지.
“뭔데?”
“아. 저··· 그게. 포르쉐 말이에요.”
“아~ 내 애마. 잘 지내지? 관리는 잘하고 있고?”
“저··· 그게. 문제가 좀···.”
역시.
이런 문제가 있으리라 생각은 했었다.
“무슨 문제? 고장이라도 났어?”
“아니··· 그··· 운전하다가 좀 긁혔거든요.”
“좀··· 긁혀?”
내 표정을 보더니 엄동식은 사색이 되어 버렸다.
분명 내가 차를 부탁했을 때는 잘 관리하라는 전제하에 빌려준 거니까.
긁으라는 지시는 내린 적이 없었는데.
“좀··· 많이.”
엄동식은 회귀 전에도 자주 그랬다.
미국에는 딱히 대리운전 시스템 자체가 없어서 식당에서 양껏 취한 채로 운전하지 않고 보통 집에서 술을 마시는 문화가 있다.
하지만 한국 문화와 미국 문화가 뒤섞인 엄동식으로서는 그걸 구분 짓지 못하고 종종 술 먹고 운전하다가 어디에 갖다 박곤 했었다.
그 뒤치다꺼리를 전생에선 내가 전부 했었지.
“어쩌다가?”
“그게··· 저···.”
“혹시. 술 마셨어?”
“예··· 그 부딪힌 차 깽값도 물어줘야 하는데···.”
“아. 그랬어? 동식아. 혹시 다치진 않았어?”
“혀엉··· 진짜. 죄송해요. 제가 일부러 그런 거 아닌데요.”
“아니. 다치진 않았냐고?”
“전 진짜 괜찮아요. 고마워요. 형.”
그래, 다치지 않은 걸로 다행이지.
“안 다쳤으면 됐다. 뭐 어차피 포르쉐도 로망이라서 사본 거지 차 바꾸려고 했어.”
“지, 진짜요? 형. 진짜··· 진짜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절대로 잊지 않을게요.”
“뭐 됐어. 그나저나 힘들겠다.”
“아. 저는 진짜 안 다쳤어요. 그리고 형 덕분에 깽값도 안 물어줘도 되고···.”
“그게 무슨 소리야?”
나는 세상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아주 순수하고.
인자나 성인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를 상상하며.
“이제 앞으로 돈 갚으려면 열심히 살아야지. 동식아.”
“예?”
“견적은 나왔어?”
“아. 저··· 그게. 제가 술에 취해서요. 상대방 운전자랑 합의해서 경찰에 신고 안 하는 대신에 2만 불··· 에 합의하기로 했어요.”
“어휴. 진짜 2만 불이면 진짜 큰돈일 텐데. 그래도 경찰에 신고 안 한다니까 다행이다. 역시 동식이는 감언이설에 능하다니까?”
“저··· 형이 대신 내주시는 거··· 아니었어요?”
동식이는 예나 지금이나 염치가 없다.
이런 식으로 사람 간의 정을 이용해서 대충 넘어가려는 상황도 똑같고.
그리고 이런 모습에 화를 내면 오히려 쪼잔하다면서 되레 화를 내면서 이상한 소문이나 내고 다니는 그런 녀석이었지.
“뭔 말 같지도 않은 헛소리를 하는 거야?”
“예?”
“2만 불은 네가 합의해야 하는 금액이고. 그걸 내가 왜 내줘?”
“아. 그쵸? 하하. 그럼 포르쉐 수리비라도···.”
“얼마나 나왔는데?”
“한··· 3만 불···.”
“어후~ 그러면 총 5만 불이나 갚아야 하네. 힘들겠다, 야.”
동식이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짜릿하네.
아마도 회귀 전에 내 모습도 딱 동식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빈털터리가 되어 버린 순간에.
동식이는 마음속으로 내가 비웃는 것처럼 비웃고 있었을까?
아니, 어쩌면 녀석은 애초에 나는 안중에도 없었던 건 아닐까?
솔직히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은 했었다.
엄동식 녀석이 진짜로 이렇게 사고를 칠 줄은 몰랐지만.
회귀 전에도 녀석은 종종 술에 취해서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그 버릇도 회귀했든 안 했든 어디 가지 않는 모양이었다.
굳이 자기 스스로 무덤을 파서 들어가겠다는데 고이 묻어줘야지.
“저··· 형. 돈이 진짜 없거든요? 학비도 내야 하고···.”
“그러니까. 내가 선처해 줄게. 걱정하지 마. 동식아.”
“아. 진짜 감사합니다. 와~ 씨발. 저 인생 망치는 줄 알았어요.”
“아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잖아. 차근차근 갚아나가면 돼. 형이 이자율 대출보다 싸게 쳐줄 테니까 천천히~ 갚아. 3만 불··· 한 1년이면 되지? 12개월에 나눠서 갚아. 서류는 변호사 통해서 줄 테니까 거기에 사인하고. 알겠지?”
동식의 표정은 밝아졌다가 다시금 어두워졌다.
“혀엉~ 저 진짜 돈이 없어요. 생활비도 빠듯한데···.”
“동식아. 아버지께서 한인 타운에서 분식집도 하시고··· 유통 쪽도 조금 하시잖아? 당장에 목돈은 못 만들어도 1년 정도 기한을 주면 충분히 만드실 수 있으실 거야.”
“그, 그게요. 형! 진짜 아빠가 아시면 진짜 큰일 나요. 저 차도 뺏기고 용돈도 끊겨요!”
“아~ 그렇구나. 힘들겠다.”
“그렇죠? 그러니까 제발··· 선처 좀··· 형 돈 많잖아요. 이건 그냥 껌값이잖아요!”
“그렇긴 해. 내가 요즘 투자한 곳이 잘 돼서 돈을 꽤 벌었거든. 근데··· 그거랑 무슨 상관인데?”
“예?”
“내가 돈이 많은 거랑 네가 돈을 안 갚아도 되는 거랑은 무슨 상관이냐고? 네가 잘못을 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지.”
억울하다는 듯이 울상이 된 엄동식은 고개를 푹 숙였다.
옛날이야 저리 불쌍한 척하고 동정심을 유발하며 인정에 호소하면 곧잘 넘어가곤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림도 없지.
그렇게 동식이와 대화를 마치고 한정수에게로 갔다.
“오, 현식아.”
“정수 형. 잘 지내셨죠?”
“아이~ 누구 덕분에. 진짜 잘 지냈지. 안 그래도 캘리포니아 썰풀고 있었어. 얘들이 부러워서~ 부러워서 아주 죽겠다더라. 으하하하.”
“이야~ 현식아. 다음엔 나도 좀 데려가 주라.”
“그래! 우리도 좀 챙겨줘.”
백명수가 부러운 눈으로 아쉽다는 듯이 말했다.
그리고 그 옆에 한정수와 동갑인 친구들 또한 비슷한 말로 나에게 알랑방귀를 뀌었다.
“형, 근데 잠시만요.”
“어? 어어. 야야. 놀고 있어. 나 현식이랑 긴히 할 말이 있어서.”
한정수를 따로 불러내서.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했다.
“형. 다음 학기 한인 학생회 후원금 말이에요.”
“오오, 그래그래. 이번에는 얼마 정도 생각하고 있어?”
“한~ 올해 동안은 3만 불 정도로 생각하고 있거든요?”
“허업. 와··· 클라쓰가 다르네. 우리 현식이는.”
3만 달러라는 말에 한정수의 눈이 반짝였다.
“근데··· 문제가 좀 생겼어요. 동식이가 그 3만 불을 가지고 있거든요.”
“어? 그래?”
“저한테 갚기로 한 돈이라서요. 근데 제가 현금 유동성이 요즘 힘들어서··· 그 돈이 아니면 후원하기가 너무 힘들 거 같은데···.”
“그래? 야야. 걱정 붙들어 매! 형이 그 3만 불. 동식이한테 책임지고 받아낼 테니까!”
이이제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굳이 내 수고와 손을 써서 처리할 필요가 있는가?
여기 훌륭한 오랑캐 한 마리와 또 다른 염치 없는 오랑캐랑 싸움을 붙이면 되는 것을.
오랑캐로 오랑캐를 물리친다.
역시 옛말 하나 틀린 거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