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S2 Chapter (95)
역대급 천재 랭커의 귀환 2부 95화(428/429)
제429화
2부 95화.
도현이 본 것.
그것은 단서였다.
[메인 퀘스트와 관련된 아이템을 입수하였습니다.] [열쇠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남은 반쪽 열쇠의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는 흔적을 획득하였습니다.] [모험의 서에 기록됩니다.]운명의 조각의 남은 반쪽 열쇠를 찾아 줄 결정적 단서이자,
[엘라니스의 대재앙, ‘하늘을 집어삼킨 눈’과 관련된 단서를 발견하였습니다.] [모험의 서에 기록됩니다.]하늘을 집어삼킨 눈의 단서가 될 수 있는 아이템.
“……허.”
그에 도현이 헛웃음을 지었다.
두 단서를 모두 퉁칠 수 있는 사기적인 아이템이라서?
아니, 겨우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
애초에 퀘스트 보상이었으니, 저 두 보상을 한 아이템으로 퉁치는 거야 충분히 그럴 수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도현이 이토록 놀란 이유.
[그란델의 흔적]-등급 : ?
-설명 : 아크라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사, 르시아 그란델.
그녀의 것으로 추정되는 강한 기운이 무언가에 저항하여 오랜 세월 버티며 형체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그 기운의 일부입니다.
[아크라나 최강의 전사, ‘르시아 그란델’이 남긴 흔적을 획득하였습니다.] [모험의 서에 기록됩니다.]‘이 이름을 여기서 볼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그건 이 흔적의 주인이 도현이 탑에 오른 이유이자, 님프 여왕을 깨우기 위해 꼭 찾아야 하는 여인이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루팔로의 숲에 있었지 않았나?’
애당초 도현이 왜 대현자를 찾겠다고 탑을 올랐던가.
초월 때문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르시아 그란델을 마지막으로 보았던 루팔로의 숲으로 가는 지도를 얻기 위함이었다.
한데 여기서 그 단서를 얻게 되다니?
‘……설마 루팔로의 숲에 가기 전에 남긴 건가?’
알 수 없었다.
님프 여왕이 보여 준 장면은 무려 100년 전의 기억일 터.
이 단서가 그 전에 남긴 건지, 후에 남긴 건지 도현으로선 알 방도가 없었으니까.
하나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었다.
‘하늘을 집어삼킨 눈과 운명의 조각의 열쇠.’
지금 중요한 건 그 모든 것이 그녀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
그리고…….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퀘스트 아이템을 입수하여 돌발 퀘스트, ‘사라진 위대한 영웅’이 발생합니다.] [사라진 위대한 영웅]-등급 : 돌발 퀘스트
-설명 : 사라진 아크라나의 위대한 영웅, 르시아 그란델.
실질적으로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던 그녀가 살아 있던 것은 물론, 재앙의 탑에 있었다는 단서를 획득했다.
흔적으로 보아 무언가의 기운에 격렬히 저항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재앙의 탑에 그녀가 남긴 흔적이 더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탑의 최상층까지 조사해 보자.
단, 최상층에 도달하기 전 사망하여 1층으로 되돌아갈 시 실패한다.
-클리어 조건 : 재앙의 탑 조사 (0 / 1)
-퀘스트 성공 시 : 르시아 그란델이 남긴 두 번째 흔적, 연계 퀘스트 발생.
-퀘스트 실패 시 : 퀘스트 삭제 및 관련 퀘스트 삭제.
그녀의 흔적이 탑 어딘가에 더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씨익.
‘……그렇단 말이지?’
슬며시 입꼬리를 올린 도현이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눈을 번뜩였다.
‘이럼 거절할 이유가 없지.’
아무래도…….
생각했던 것보다 탑에서 얻을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다.
* * *
재앙의 탑, 10층의 주인이 있는 아비손의 영역으로 가는 문 앞.
현재 이곳은 난리였다.
다만, 재해가 닥칠 듯 위태로웠던 조금 전과는 다른 의미의 난리였다.
[도전 중인 플레이어가 살아남아 규격 외의 존재가 떠났습니다.] [재앙의 탑의 모든 시스템이 정상화됩니다.] [믿을 수 없는 업적을 달성하여 플레이어 ‘카이저’ 님과 ‘무기고의 주인, 아스트’ 님의 이름이 탑에 각인됩니다.] [예정되었던 이벤트 씬이 삭제됩니다.]“? 뭐? 클리어?”
“씨X 이게 뭐야? 얼마나 지났다고 이젠 또 클리어를 했대?”
“이상 현상이라더니 존X 이상하네.”
“아니, 이게 맞냐?”
“아씨, 궁금해 죽겠네. 저 안에선 대체 뭔 일이 일어났던 거야?”
문에서 기이한 기운이 새어 나오며 위압감을 잔뜩 준 게 불과 1분 전이다.
실패하면 재앙이 닥칠 것이니 뭐니 시스템에서도 온갖 경고를 퍼붓더니, 겨우 1분 만에 클리어가 됐다고?
황당하다 못해 맷돌 손잡이가 빠진 기분이었던 것이다.
“1분 만에 믿을 수 없는 업적을 달성하는 게 말이냐 방귀냐.”
“예정되었던 이벤트가 삭제된 건 뭐임? 뭐가 발생하려 했던 건가?”
“뭐야, 내 이벤트 돌려줘요.”
“주지도 않고 뺏어 버리는 클라스 보소.”
“탑에 각인된 거 보면 진짜인 거 같은데…… 허참.”
솔직히 누가 이런 소리를 하면 헛소리 말라고 넥 슬라이스라도 쳤을 텐데, 당사자들이라 믿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문에 서린 죽음의 기운이 사라집니다.]사아아-
정말로 메시지와 함께 다가가기도 힘들던 문의 기이한 기운이 사라졌으니까.
그뿐이랴.
탑에 각인되는 건 탑 내에서 말도 안 되는 업적을 내야만 한다.
그렇다는 건 정말로 안에서 뭔가 엄청난 일이 있긴 했다는 건데…….
“아씨, 영상으로 안 올려 주나? 무슨 일 있던 건지 겁나 궁금하네.”
“이게 뭐야. 결국 우린 아무것도 안 하고 공략된 거 아냐.”
“그럼 우린 어떻게 되는 거지?”
“모르겠네. 일단 카이저랑 무기고의 주인이 나와 봐야 알 거 같기도 하고.”
“이럴 거면 안 나대고 가만히 있을 걸…… 젠장, 100대 길드 애들 많이 죽인 거 같은데 괜히 찍혔겠네.”
“아…… 길드장님한테 온갖 호들갑 다 떨었는데…….”
“나도 기막힌 영상 찍어 가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시말서 쓰겠네.”
호기심, 허탈함, 불안, 후회…….
가지각색의 반응이 엉키며 장내는 점점 혼란스러워졌다.
그리고 유저들의 웅성거림이 제대로 알아듣기 힘들 만큼 커지던 그때.
띠링-
모두의 앞에 동일한 메시지가 떠올랐고.
“……?”
“?”
“엥?”
“응?”
순간, 짙은 침묵이 공간을 휘감았다.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얼빠진 표정을 지은 채 멍하니 눈만 끔뻑이는 모습.
몇몇은 턱이 빠질 듯 입을 벌리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11층에 올라갈 플레이어가 정해졌습니다.] [11층에 올라갈 플레이어는 ‘카이저’ 님과 ‘아스트’ 님 두 분입니다.] [믿을 수 없는 업적을 달성하여 재앙의 탑에 ‘카이저’ 님과 ‘무기고의 주인, 아스트’ 님의 이름이 각인됩니다.] [남은 플레이어는 120초 후 강제 퇴장되며 사망 처리됩니다.]그만큼 말도 안 되는 메시지였으니까.
하지만 이 고요함은 잠깐의 숨 고르기에 불과했다.
이내 전보다 몇 배는 더 격렬한 소란이 폭발하듯 터져 나와 장내를 집어삼킨 것이다.
“이런 씨X!!”
“뭐라는 거야 지금! 두 명만 올라간다고? 지금 천 명 넘게 다 떨어지란 소리야!?”
“이런 미친 게임을 봤나. 이게 게임이냐?”
“이게 맞냐? 니X 시XXXX……!”
“지금 우리보고 다 뒤지라는 거 아냐. 왜 뒤져야 하는데 우리가. 우린 아무것도 안 했다고!”
졸지에 닭 쫓던 개에서 도살장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소의 입장이 된 유저들로선 쉽사리 받아들일 리 만무.
그에 온갖 욕설이 난무하던 그때였다.
푹, 푸욱!
“……응?”
“푹?”
지금 상황에 너무도 걸맞지 않은 소름 끼치는 소리.
그에 유저들이 잘못 들은 건가 싶어 멈칫했지만, 소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들려왔다.
푸욱! 푹!
푸우욱!
심지어 전보다 더 빠르고 격렬해진 채로.
“뭐, 뭐야! 이 상황에 어떤 새끼가 PK를 해!”
“이런 젠장!”
“어차피 다 탈락해서 죽을 거 해 보자 이거지? 오냐, 그래. 어디 한번 덤벼 봐라…… 으잉?”
“……미친.”
화들짝 놀란 유저들이 황급히 주변을 두리번거렸고, 곧이어 소리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니, 파악이란 거창한 표현을 쓰기도 민망했다.
“아아…… 카신이시여. 뜻을 받들겠나이다.”
“카신의 앞길에 무한한 영광이 있기를…….”
“카멘…….”
각자 자신의 무기를 들고, 대놓고 스스로를 난도질하고 있는 미치광이들이 내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파악했다란 표현과 썩 걸맞지 않았으니까.
“이런 미친…… 저 새끼들 뭐 해?”
“아니, 어차피 뒤질 건데 저건 또 뭔 개또라이 짓이야?”
“와…….”
상식을 벗어난 미친 짓에 유저들이 얼이 나가 있거나 말거나, 카신교 신도들은 눈을 번뜩이며 자결을 이어 갈 따름이었다.
“카신의 뜻을 받들어 모두 자결하라! 조금의 시간도 지체하게 해선 안 된다!”
“예!!”
“모두 카신의 영광스러운 앞길의 거름이 되는 영광을 받들라!”
“아아, 카멘!”
푹!
영광을 부르짖으며 한 방.
“카신교에 광명이 있으라!”
“위대한 카신을 위하여!”
푸욱! 푹!
카신교와 카신을 울부짖으며 한 방. 그리고 기도를 올리며 다시 한 방.
수백 명의 가면을 쓴 이들이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동시에 할복하는 광경은, 그야말로 광기의 집합소 그 자체였다.
그런 그들은 진심으로 영광스럽다는 듯 기도를 올리며 자결하고 있었다.
졸지에 어디서 보기 힘든 하나뿐인 무대의 관객이 된 유저들은 소름이 끼치는 걸 느꼈다.
“저, 저 미친놈들…….”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
“왓더뻑!”
자고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공포는 상식을 초월한 무언가를 맞닥트렸을 때라던가.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느낀 적 없던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저런 미친 광경을 또 어디서 보겠는가!
“씨X, 저 새끼들은 진짜 미친놈이야.”
“홀리 쉣, 뻑킹 크레이지 도그! 왓더뻑!?”
“커얼신교, 데어 소얼 테러버얼!!”
“카이저가 뭐라고 저 X랄이야?”
그에 진심으로 감복한 유저들은 외국인, 한국인 할 것 없이 모두 욕설에 가까운 감탄사를 내뱉었고, 그게 실수였다.
이곳은 인공 지능으로 돌아가는 가상 현실 게임.
어떤 언어를 들어도 자동으로 말이 변역되기 마련이고,
“……끔찍? 엿? 지X?”
카이저 욕은 귀신같이 듣는 귀가 패시브로 장착되어 있던 카신교 신도들이 일동 자결을 멈추었다.
그러곤 일제히 고장 난 기계처럼 삐걱, 고개를 돌려 유저들을 바라보았고.
“……아.”
“미친…….”
순간 소름이 쫘악 돋은 유저들이 아차 싶었는지 입을 급히 다물었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신도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아아…… 그렇군요. 저희가 이곳에 남은 이유가 있었군요.”
“아니야. 그거 아니야. 넣어 둬.”
“뜻을 받들겠나이다, 카멘…….”
“씨X 모르겠다. 나 먼저 간다.”
“나, 나도 같이 가!”
푸욱! 푹!
결국 두려움을 이기지 못한 유저들이 참지 못하고 하나둘씩 자결을 이어 갔고.
“오늘도 알찬 교화였군요.”
“저희도 이만 신도들의 품으로 가도록 하지요.”
“좋습니다.”
“카멘…….”
그에 당장이라도 목을 벨 듯 눈을 부라리던 신도들 또한, 평화로운 미소를 머금으며 스스로의 배를 찔렀다.
오늘도 이교도들을 정리하고, 감화해야 하는 사명을 이룬 신도들이었다.
* * *
10층 역사상 최초로 2인 클리어가 탄생했다!
이 희대의 소식은 순식간에 퍼졌고,
[트롤러의 성지로 불리는 재앙의 탑! 10층의 주인이 처음으로 바뀌다?] [새로운 10층의 주인 아비손, 그는 어떤 보스인가.] [카이저와 무기고의 주인! 70명의 공략대를 학살한 최초 네임드 보스를 단둘이 격파하다!] [10층을 통과한 사람은 고작 두 명? 10층 역사상 최소 인원 합격자.] [재앙의 탑에 나타난 규격 외의 존재는 무엇인가.]…….
└? 네임드 보스? 규격 외 존재? 이게 다 뭔 소리임?
└10층 합격자가 2명이라고? 이게 말이 됨?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잖아. 못해도 100명은 올라가야 맞는데?
└이례적으로 새로운 주인 등장해서 2인 도전이 가능했다나 봄. 둘이서 격파해서 둘만 합격한 거 같은데?
└그 정도면 새로 나타났다는 네임드 보스가 사실 X밥인 거 아님?
└70명이 5분 컷 당했는데 두 명이서 격파했다는데 X밥은 무슨, 그냥 카이저가 신인 거지.
삽시간에 갓오세 홈페이지와 각종 플랫폼을 잠식했다.
└규격 외 존재는 1분 컷 당했다는데?
└ㄹㅇ 규격 외이긴 하네. 얼마나 X밥이면 1분 만에 컷 당하냐. 그것도 레이드한 직후라 상태 안 좋을 두 명한테.
└아ㅋㅋㅋㅋ 규격 외의 존재가 그 뜻이었냐고ㅋㅋㅋ
└근데 지인이 거기 있었다는데 규격 외 존재인지 뭔지 강림할 때 시스템 다 마비되고, 사람들 날아가고 난리였다나 봄. 문에 다가가기만 해도 소름 끼쳤다는데 뭔가 있긴 있었던 거 같음.
└ㄹㅇ 탑에 각인될 정도면 말 다 했지. 각인된 유저가 몇이나 된다고, 40명 정도밖에 안 되지 않냐?
└아 ㅈㄴ 궁금하네. 빨리 영상 올려 주면 좋겠는데…… 탑 오르고 있으니 시간 좀 걸리겠지?
└아니, 카이저는 왜 매번 정상적인 루트를 밟는 법이 없냐. 뭐 어디 갈 때마다 다 사건이 터지네.
당연히 반응은 뜨거웠고, 각종 플랫폼엔 온갖 댓글과 게시글로 난무했다.
하나 그중 무엇 하나 확신에 찬 글은 없었다.
대뜸 결과만 툭 튀어나왔을 뿐.
그 과정이 어땠는지, 정확히 뭐가 나타난 건지조차 무엇 하나 제대로 밝혀진 게 없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증인이자 목격자라 할 수 있는, 10층의 유저들은…….
-카신교를 조심해.
-그놈들은 진짜야.
-나는 오늘 진짜들을 보았다. 카, 카신을 숭배해야만 해…….
-홀리 뻑킹 크레이지 신도들…….
└이게 다 뭔 소리야? 외국인들까지 왜 난리 난 건데.
└씨X 묻지 마. 말하면 할복당하니까.
└? 할복을 어떻게 당해?
└나도 알고 싶지 않았어…….
└????
……약이라도 했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는 헛소리만 내뱉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