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S2 Chapter (96)
역대급 천재 랭커의 귀환 2부 96화(429/429)
제430화
2부 96화.
10층에서 본 것들을 알려 달라니 뭐?
뻐킹 크레이지 신도니, 카신을 숭배해야 하니, 카신교는 진짜니…….
요상한 소리만 내뱉으니, 유저들로선 답답한 노릇이었다.
결국 정보를 듣는 걸 깔끔하게 포기한 네티즌들은, 그저 영상이 올라오기만을 바라며 대화로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고.
-근데 두 명이서 오를 수가 있는 거였음?
-그러게. 10층부턴 거의 레이드나 몬스터 웨이브 같은 거잖아. 둘이서 막기엔 좀 빡셀 거 같은데.
-뭐, 카이전데 알아서 하겠지. 최초 네임드 보스도 둘이서 잡은 애들인데.
-ㅇㅈ 진짜로 이번 10층 주인이 네임드 레이드였으면 다음 층들도 둘이서 다 해 먹을 수 있어야 맞지.
-순위 경쟁은 안 해도 되겠네. 순위 못 들어서 탈락되는 게 제일 ㅈ같았는데.
-ㄹㅇ 솔직히 그거 때문에 어려운 거긴 함. 몬스터들이야 잡을 만한데 날고 기는 놈들 사이에서 순위 지키기가 어지간히 빡세야지.
대화 주제는 자연스레 하나로 몰렸다.
무려 갓오세 역사상 최초로 재앙의 탑을 두 명이서 오르게 된 상황.
이건 10층에서 생긴 이번 사건만큼이나 흥미로운 주제였던 것이다.
그렇게 얘기가 쭉 이어지던 그때였다.
-야, 그런데 그럼 지금 탑에 세 명밖에 없는 거임?
-10층부턴 도중 난입이 안 되니까…… 10층 이후론 그렇다고 봐야지?
-? 왜 세 명이야? 두 명 아님?
-그놈 있잖아. 탑에서 아예 사는 놈.
-아…… 설마 라온?
-셋밖에 없는 상황인데 진짜로 라온이랑 마주치는 거 아님? 지금 카이저가 기록도 다 갈아엎고 있잖아.
엘라니스의 패자, 군림하는 자, 검은 악몽, 재앙의 탑 고트…….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그를 상징하는 것 중 가장 무게감이 큰 걸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하나를 꼽을 수 있었다.
-군림하는 자.
지금의 무법지대를 만든 자들이자, 무법지대 1소속을 포함한 모두의 위에 군림하는 다섯 명의 플레이어.
그중 하나로서 엘라니스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 바로 라온, 그였으니까.
그런 그는 남들의 눈에 띄지 않고 움직이는 귀신같은 활동으로도 유명했는데, 그게 가능한 가장 큰 이유는 이것이었다.
-걘 대체 어떻게 탑에서 살고 있는 거야?
바로 그가 유일하게 재앙의 탑에 서식하고 있는 플레이어라는 것.
-난들 아냐. 고유 능력이란 말도 있고, 재앙의 탑에서 뭐 숨겨진 퀘스트를 진행했기 때문이란 말도 있고…… 소문만 무성하잖냐.
-생각해 보면 라온이 탑에서 죽치고 있기 시작하고부터 한동안 무법지대 애들 좀 잠잠하지 않았냐? 진짜 단체로 뭐 퀘스트라도 했던 건가?
-그렇긴 한데…… 뭐, 시기상 10대 길드들이 판치고 다닐 때라 조심한 거겠지. 그리고 요즘 다시 활동하기 시작했잖아.
-하기야 매번 카이저랑 시비 붙더라 ㅋㅋㅋㅋ
시스템상 불가능할 터인데 무슨 수를 써서 그곳에서 지낼 수 있는지, 또한 어디에 거처가 숨어 있는지 무엇하나 알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탑에선 그가 허락하지 않는 한, 결코 그와 접전할 수 없다는 것.
이는 반대로 말하면 상대가 거처에 들어오지 않는 한, 라온도 함부로 탑을 공략 중인 플레이어에게 간섭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뭐가 됐든 만날 일은 없을 듯.
-ㅇㅈ 라온도 요즘 계속 안 보이기도 하고, 탑 오를 땐 방해 못 하는 거 같던데 지금 상황으로선 마주칠 기회가 없지.
-에잉, 뭔가 아쉽네. 공략대 많으면 나름 기대해 볼 텐데 두 명이라…… 이건 기대할 건덕지도 없네.
-혹시 모르지. 라온이 숨어 있는 거처를 찾아내서 깽판이라도 치면 싸우게 될지도?
-되겠냐. 멸살을 포함한 10대 길드에 심지어 모험왕 바리온까지 찾으려고 용써도 절대 못 찾았는데.
-글긴해 ㅋ
검은 악몽, 라온.
그와 카이저 파티가 만날 일은 결코 없으리라고.
그리고 어느 한 어두운 숲의 낡은 신전.
“…….”
검은 왕좌에 앉아 있던 검은 실루엣이 흥미롭다는 듯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카이저와 무기고의 주인, 벌써 11층 격파? 최단 기록 경신 중!] [과연 그들은 어디까지 오를 것인가.] [탑에 남은 유일한 파티. 과연 검은 악몽의 기록을 모두 깰 수 있을지 관심…….] [카이저 파티 13층 돌입!]그가 보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카이저와 관련된 기사들.
“단둘이서라…….”
확실히 라온이 이곳 탑의 거처에 머물며 단 한 번도 본 적 없던 케이스였다.
하물며 자신이 세운 기록을 고작 둘이서 모조리 격파하고 있다라…….
‘아니, 오히려 둘이기에 더 빠른 건가.’
11층부터는 순위 경쟁이 치열할수록 오래 걸리는 구조였으니 말이다.
전부터 이름이 자주 언급되더니, 이제는 자신의 기록까지 깨고 있는 탓일까.
‘……거슬리는군.’
묘하게 심기가 불편해지던 라온이 이내 고개를 저었다.
카이저 파티와 마주칠 일이 없을 거라는, 무수한 채팅들의 말이 맞다.
‘마주치게 될 날을 기대했으나…… 상황이 변했다.’
기록이 깨지든 말든, 지금은 저까짓 놈에게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
지금 자신이 진행 중인 퀘스트에 비하면 하등 중요치 않았으니까.
그렇다, 퀘스트.
홀연히 나타난 어떤 집단의 눈에 띄게 되며 얻게 된 둘도 없는 기회이자, 그가 이곳에 거처를 짓고 머물게 된 이유.
‘우연한 기회였지. 설마하니 그런 루트가 있었을 줄은 몰랐건만.’
그리고,
‘그것을 손에 넣는 날, 우리 무법지대가 모두의 위에 서리라.’
무법지대를 갓오세의 주인으로 만들어 줄 유일한 길.
그 길을 걸을 날을 떠올리며 우중충한 하늘을 올려다본 라온이 서서히 고개를 내려 손에 쥔 하얀 무언가를 보았다.
그것은 옷자락이었다.
‘단서는 얻었다. 이제 곧 닿을 수 있을 터.’
그러며 씨익 웃은 라온이 씹어 먹듯 말을 내뱉었다.
‘실컷 올라와 봐라. 너희들의 발악은 어떠한 의미도 없을 테니.’
놈들은 자신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한 발견조차 못 할 터.
결국 아무런 대비도 못 하고, 허무하게 왕좌에서 내려와야 할 것이다.
그런 라온의 머릿속에 카이저나 무기고의 주인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저 빌런들이 갓오세를 지배할 검은 미래만이 펼쳐져 있을 뿐.
* * *
한편 그 시각, 재앙의 탑에서는…….
콰앙! 쾅!
크어어어!
[문을 지키는 수호자 ‘아라비드라’를 처치하였습니다.] [11층의 MVP를 달성하였습니다.] [모험의 서에 기록됩니다.] [역대 최단 기록을 달성하여 역대 기록을 경신합니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공략하였습니다.] [점수가 기록되며 이후에 받을 보상이 강화됩니다.]서걱- 푹!
콰아아앙!
[다섯 번의 몬스터 웨이브를 성공적으로 막아 내었습니다.] [역대 최단 기록을 달성하여 역대 기록을 경신합니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12층을 공략하였습니다. 점수가 기록되며 이후에 받을 보상이 강화됩니다.]…….
[13층을 압도적인 성적으로 공략하였습니다.]누군가 엄청난 속도로 탑을 공략하며 올라가고 있었다.
[탑의 14층에 입장하였습니다.] [이번 컨셉은 ‘난전’입니다. 죽음이 난무하는 전장 속에서 끝까지 살아남으십시오.] [총 세 개의 진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진영의 장군을 처치하면 해당 진영의 주인이 됩니다.]푹! 푸욱!
그어어-
-흠!
-따닥이 잘한다! 찰리도 잘한다!
-리자리자!
“얌마, 뒤! 흐읍!”
“스트라이크- 나이스 아재. 어, 쟤들 도망친다. 이쪽으로 몰아 줄래?”
“어휴, 이건 뭐 몹 몰이 기계도 아니고…….”
11층에서부터 13층까지 순식간에 돌파한 그들은 깽판 오브 깽판으로 불리는 마의 14층마저 파죽지세로 격파하고 있었다.
수없이 밀려오는 병사들을 상대로 물러서긴커녕, 오히려 아스트의 스매쉬를 이용하여 한곳에 몰아 한 번에 잡고 있는 모습.
양학도 이런 양학이 없었는데, 사실 이런 건 큰 의미가 없었다.
[1진영의 장군, ‘그라바하’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장군을 처단하여 승리를 쟁취하십시오.]14층의 메인은 다름 아닌 장군이었으니까.
병사들을 백날 잡아 봐야 성적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장군을 잡는 것에 기여하는 게 필수였고, 때문에 본디 이곳에서 유저들 사이에 엄청난 경쟁이 벌어진다.
15층에 올라가는 건 단 20명.
보편적으로 최소 100명이 참가하는 14층에서 20명만이 살아남으니 저들끼리 물고 뜯고 난리가 나는 것이다.
‘심지어 장군들 자체도 상당히 강한 편이니 뭐…….’
장군을 독차지하겠다고 저들끼리 싸우다 장군들 손에 파멸하는 경우도 수두룩했다.
하지만 그런 건 그들…… 도현 일행에겐 하등 관계없는 일이었다.
…….
‘두 명이서 올라서 좀 긴장했는데, 오히려 개꿀이잖아?’
단 두 명이서 기여도를 독차지할 수 있었으니까.
아니, 아재의 경우 이미 탑을 한 번 클리어했기에 거의 몹 몰이에만 집중하고 있었으니 사실상 도현 혼자 독식하고 있는 상황.
[1진영의 장군, ‘그라바하’를 단독으로 처치하였습니다.] [혼자서 장군을 처치하여 압도적인 기여도를 획득합니다.] [모험의 서에 기록됩니다.]푹!
“장군 어서 가고.”
경쟁할 필요도 없으니 장군 또한 하나씩 차분히 공략할 수 있었다.
“야, 뒤에 몰려온다. 흐읍!”
“서포트 좋고.”
심지어 병사들이 뒤를 노린다 싶으면, 어김없이 스매쉬를 날려 막아 주는 아재의 서포트와,
-주군, 이 미천한 검만 믿으십시오!
따닥! 따닥!
-나도 있다구!
-리자리자!
빛의 검을 흩뿌리는 찰리, 그리고 고통이를 비롯한 언데드 군단과 틈틈이 거미줄을 날려 주는 엘리자까지.
[2진영의 장군, ‘라바하드’를 단독으로 처치하였습니다.] [혼자서 장군을 처치하여 압도적인 기여도를 획득합니다.] [믿을 수 없는 점수에 탑이 경악합니다.]…….
[3진영의 엘리트 기사, ‘얀드리’를 단독으로 처치하였습니다.] [엘리트 기사를 처치하여 3진영의 장군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영웅급 타이틀, ‘전장의 화신’을 획득하였습니다.]‘오, 타이틀까지?’
그 결과 도현은 손쉽게 장군들과 엘리트 기사들을 격파하며 타이틀까지 얻을 수 있었다.
‘아, 달다…… 너무 달아.’
재앙의 탑은 오를수록 어렵다고, 특히 14층이 가장 어렵다고 누가 그러던가.
신과 한판 뜨고 나서인지, 아니면 본의 아니게 순위 경쟁 자체를 삭제시킨 꼼수 덕분인진 몰라도 쉬워도 이리 쉬울 수가 없었다.
[아비손의 액세서리의 세트 옵션이 발동됩니다.] [뇌룡강림을 발동 중입니다.] [소드 오러의 추가 부여 능력, ‘응집’을 발동 중입니다.]…….
‘그때랑 달리 스펙이 오른 덕분인가?’
그런 생각이 일순 들었으나 도현은 곧 어깨를 으쓱였다.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보상들 덕이라기엔 정작 이번에 새로 얻은 것들을 제대로 써먹을 상황이 한 번도 안 나왔던 탓이었다.
그야 당연했다.
그만큼 말도 안 되는 양학을 벌이고 있었으니까!
이렇게 쉬운데 공략 점수는 차곡차곡 탑처럼 쌓이고 있으니 개꿀도 이런 개꿀이 없었다.
무엇보다 기대가 됐다.
압도적인 성적을 이루는 게 시그니처 특성으로 가는 길의 첫 번째 조건.
‘그렇다면 이토록 압도적인 성적을 내면 어떻게 될까?’
아니, 그전에 이런 자신을 시스템은 어떻게 평가했을지.
과연 어떤 특성이 적합하다 여겼을지.
그것이 너무도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