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ond Coming of Shinken RAW novel - Chapter 332
양자택일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속도는, 신고 있는 신발 광풍라젠트를 만신전으로 강화하면서 얻었다.
풍신강림. 쿨타임 300초에, 200초 동안 250의 민첩 스탯을 추가로 부여하는 특수 스킬이다.
라덴은 환룡 드루고라 공작의 유산을 받게 되면서 막대한 양의 스탯을 얻었다.
거기에 오딘의 성기사 타이틀의 부여 효과로 전체 스탯이 1.5배나 상승했다.
그렇게 되면서 라덴의 아바타 스펙은, 장비의 추가스탯까지 합산한다면 레벨의 4배는 될 정도로 껑충 뛰어 올랐다.
루카스가 다인슬라이프의 폭주 스킬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여도 라덴의 속도를 쫓지 못하는 것은 그런 이유다.
어마어마한 스탯 수치가 루카스를 압도하는 속도를 만들었다.
속도 뿐만이 아니다.
만신전의 중복강화로서 무르시엘라고가 강화된다. 시커먼 어둠이 라덴의 주먹을 휘감았다.
본래 무르시엘라고는 네브람의 신력의 사용자에게는 그리 큰 위력을 보일 수 없다.
무르시엘라고를 구성하는 다크 크리쳐가 신력에 너무나도 취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약점은 오딘의 성기사 타이틀을 얻게되면서 해결되었다.
오딘의 성기사 타이틀이 갖는 패시브 스킬, 성군단은 네브람의 신력에 대해 면역력을 획득하게 만든다.
만신전으로 강화된 다크 크리쳐의 어둠이 라덴의 주먹을 휘감았다. 얼마나 단단한가 볼까.
라덴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루카스의 가슴팍에 주먹을 내질러 꽂았다.
“커읍!”
루카스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이번 타격은- 확실히 닿았다. 아벨라스크의 견고한 방어력이 관통되었다. 루카스의 발이 뒤로 밀려나면서 놈의 입에서 피가 튀었다.
일격으로는 부족하다. 라덴은 루카스가 유적지에서 보여주었던, 그 말도 안되던 재생력을 상기했다.
라덴의 주먹을 휘감고 있던 어둠이 크게 부푼다. 어둠은 곧 강기였다. 그리고 부푼 강기는,
발경으로 이어진다. 백호류 발경, 백아. 무르시엘라고의 어둠의 영향을 받아 시커먼 빛이 폭발했다.
의식이 날아갔다.
실이 끊어진 연 마냥 루카스의 몸이 허공으로 붕 떠올랐다. 그 거구가 공중에서 너풀거릴 정도로 라덴의 타격은 거셌다. 따라가기가 귀찮다.
그러니까 네가 와라. 라덴의 등뒤에서 어둠이 활짝 펼쳐졌다. 길게 뻗어진 어둠이 루카스의 허리를 휘감았다.
“…헉!”
끊어졌던 의식이 이어진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루카스는 이미 하늘을 날고 있었고, 허리를 휘감은 어둠이 당겨지면서 루카스의 몸을 라덴에게 돌려 보내고 있었다.
꽈아앙! 크게 휘두른 주먹이 루카스의 뺨을 갈겼다. 루카스의 몸이 그대로 땅에 처박혔다. 라덴은 주먹을 툭툭 털면서 땅속 깊숙이 박힌 루카스를 내려 보았다.
루카스는 몸을 바르르 떨더니 땅에 처박힌 몸을 뽑아냈다.
“이… 새끼… 뭐야? 대체 무슨…”
루카스가 숨을 헐떡거리면서 물었다. 라덴은 그런 루카스의 반응이 즐거웠다.
마치,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는 조금도 상상하지 못했다는 것 같은 반응이.
“상위호환 어쩌고, 그런 말 하지 않았냐?”
라덴은 활짝 웃으면서 그렇게 되물었다. 그 말에 루카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래. 분명히, 유적지에서는 그런 말을 했었다. 라덴을 도발하기 위해 했던 말이었다.
놈을 도발하면서 심리적으로 우위에 서기 위해 했던 말.
“아닌 것 같은데, 네 생각은 어때?”
루카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도발은 상대를 흥분하게 만든다. 흥분은 실수를 유도한다. 루카스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유적지에서 싸웠을 적에 루카스는 여러가지의 연출을 사용하여 라덴을 도발했었다. 그리고 그것으로 괜찮은 재미를 보았다.
입장이 반전되었다. 싸움을 멈춘 불칸의 길드원들은 루카스와 라덴의 싸움을 멍하니 구경하고 있었고, 그들은 자신의 길드장이 형편없이 얻어 맞는 것을 보면서 제들끼리 수군댔다.
최악이군. 루카스는 빠득 이를 갈았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라덴의 강함은 루카스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라덴이 가진 유혈 특성을 무의미하게 만들기 위하여 화력 위주로 혈청 특성을 세팅하고 왔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밸런스를 우선할 것을 그랬다.
‘아니, 아직 난 제대로 공격하지도 않았어. 흐름을… 흐름을 가져와야해.’
아벨라스크는 훌륭한 방어구다. 대부분의 공격을 방어하고 체력을 회복시키며, 물리 공격뿐만이 아닌 마법공격까지 방어한다.
그런데 라덴의 공격은 완전히 막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물리 타격…
아니, 이 경우에는 복합 타격인가? 아벨라스크의 방어 능력으로는 충분히 막을 수 있을 텐데. 위력이 너무 과해. 방어력을 관통하고서 그대로 들어와 버린다.
‘뭔 놈의 데미지가 이 모양이야?’
데미지도 데미지인데 문제는 속도다. 체력 회복 속도와 방어력을 믿고 버텨보려고 해도, 속도가 실린 연타가 무겁기까지 하니 도저히 대처가 안된다.
“우쭐대지마, 새끼야…!”
루카스가 얼굴을 일그러트리면서 그렇게 내뱉었다. 라덴은 루카스의 그런 반응을 보면서 피식 웃었다.
저런식의 거친 반응을 기대했다.
루카스는 웃어대는 라덴을 노려 보면서 인벤토리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물약이었다.
“너도 그거 마시냐?”
루카스가 꺼낸 물약을 보고서 라덴은 적잖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것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 황혼 처형대의 NPC들이 사용하던 일종의 도핑 물약이다.
루카스는 물약의 마개를 열었다.
라덴은 그런 루카스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았다. 마시고 싶다면 마셔도 좋다. 라덴은 양손을 활짝 펼쳐 보이면서 그런 뜻을 담은 제스쳐를 취했다.
‘얕잡아 보는군.’
그래 준다면 나야 고맙지. 루카스는 물약을 입안에 들이 부었다. 루카스는 교주나 다른 황혼의 교도들처럼 네브람에 귀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비약은 사용할 수 있다. 그것은 루카스가 입고있는 아벨라스크가 다른 도시의 신들에게서 뽑아낸 모조 신기가 아닌, 네브람에게서 비롯된 진짜 신기다.
루카스의 몸을 감싸고 있던 아벨라스크가 끈적한 빛을 흘려냈다. 약발이 도는군. 라덴은 머리를 좌우로 꺾으면서 기다려 주었다.
그래, 고대했던 순간이니까. 너무 쉽게 꺾어버리는 것도 재미없지.
확실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사용한 놈을 꺾어버리고 싶다.
“크아아!”
루카스가 커다란 고함을 질렀다. 네브람의 신력이 전신을 가득 채우면서 루카스의 몸이 바르르 떨렸다.
NPC와는 다르게 플레이어는 고통에 둔감하다. 그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루카스에게 크나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
비약의 강화로 인한 반동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으니까.
‘됐어.’
그런 생각과 함께,
-꽈아앙!
루카스의 몸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여태까지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폭발적인 가속, 그 안에서 루카스는 다인슬라이프를 휘둘렀다. 비약의 효과와 다인슬라이프의 폭주가 중첩된다.
끈적한 어둠이 검의 궤적을 따르며 라덴을 덮쳤다.
콰드득! 라덴은 양팔을 들어 루카스의 공격을 받아냈다. 혈청 특성으로 강화한 덕에 루카스의 공격은 무식하기 짝이 없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라덴의 몸이 붕떠올랐다.
맞았다. 루카스가 그런 생각을 한순간, 공중에 떠오른 라덴의 몸이 빙글 돌았다. 라덴의 양 발이 허공을 딛는다. 허공답보! 루카스가 흠칫 놀라 휘둘렀던 검을 다시 당겼다.
공중에 생겨난 발판을 밟은 라덴은, 발판을 그대로 박차고서 루카스를 향해 튀어나갔다.
무르시엘라고의 어둠이 라덴의 손 전체를 휘감았다. 베헤모스를 쓴 것도 아닌데 라덴의 손이 크게 부풀었다. 어둠으로 만들어진 손톱이 루카스를 향해 내리 찍혔다.
이전이라면 라덴의 이 속도에 대응하지 못했겠지만, 루카스는 이번에는 대응하는 것에 성공했다.
그는 급히 다인슬라이프를 위로 들어 올리면서 라덴의 손톱을 막아냈다.
꽈아아앙! 커다란 소리와 함께 루카스의 무릎이 굽혀졌다. 위력이 늘었어? 꽉 물고 있는 이빨 사이로 신음이 새어나온다.
위력이 늘은 것은 당연했다. 이번에는 양자택일을 사용했으니까.
어마어마한 수치의 민첩 스탯이 그대로 힘 스탯으로 이동되었다.
타악! 땅 위에 내려 온 라덴은 곧바로 가속했다. 타격으로 갑옷을 뚫을 수 없다면 노선을 바꾼다.
라덴의 양손이 쭉 펼쳐졌다. 손끝에서 호령환의 손톱이 튀어나오고 그 위를 무르시엘라고의 어둠이 덮는다.
그것으로 라덴의 양손은 예리한 칼날이 되었다. 여기서 호흡을 멈춘다.
이것을 연타라고 해야 할까. 루카스가 보기에는 라덴의 주먹이 몇십, 아니, 몇 백개로 보였다.
타격이 아니다. 찌르면서 베어낸다. 루카스는 기겁하면서 다인슬라이프를 들어 라덴의 공격을 막으려고 들었으나, 라덴의 공격은 직선이 아니었다.
공격 궤도는 무수히 바뀐다. 살짝의 떨림을 주는 것만으로도 그것이 번져 궤적을 파악할 수 없게 만든다.
정면으로 찌르지 않는다. 옆으로 돌려 스쳐 베어낸다. 그러기에 공격은 막히지 않는다.
퓨퓨퓻! 공기가 찢어지고 갑옷과 라덴의 손톱이 스치는 소리가 루카스에게는 불쾌한 연속음이 되었다.
‘데미지는… 적어. 거의 없어. 이 정도면 회복 속도가…’
아니, 쫓아오지 못한다. 체력이 회복되는 속도보다 라덴의 공격이 루카스의 체력을 줄이는 속도가 더 빠르다.
물론 체력이 줄어드는 속도는 굉장히 더디다. 정면으로 타격하는 것이 아닌 스치는 정도, 그것이 반복되고는 있지만 루카스 본인의 체력 회복 속도와 체력의 총량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버틴다. 버티면 돼. 놈이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지치기 마련이야. 틈만 보이면…’
안일한 생각이었다. 멈췄던 호흡이 터진 순간, 라덴의 손이 루카스의 목을 스쳤다. 그 즉시 손바닥이 펼쳐진다. 라덴은 뻗었던 팔을 당기면서 루카스의 머리를 잡았다.
홱하고 당기는 힘에 루카스의 상체가 아래로 숙여졌다.
빠아악! 올려 친 무릎이 루카스의 안면을 때린다. 루카스의 몸이 크게 움찔거렸다. 라덴은 발을 살짝 뒤로 밀어내면서 조금의 거리를 벌렸다.
타격이 제대로 뻗어지기 위한 거리였다.
루카스가 숙여진 몸을 제대로 펼치기도 전이었다. 무차별적인 난타가 루카스의 몸을 두드렸다.
이번에는 수도가 아닌 주먹이다. 타격이 거듭될수록 멸혼폭염타의 폭발이 터진다. 루카스는 몸을 숙인 상태로 라덴의 공격을 그대로 받아냈다.
버텨야 한다. 언제까지? 아니, 버티지 못해. 루카스의 생각이 빠르게 이동했다. 그 시점에서는 이미 늦었다.
연타는 멎을 줄을 몰랐고, 루카스는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아벨라스크의 방어력이 아무리 뛰어나고 체력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하여도.
황혼의 비약을 먹으면서 육체를 강화하고 다인슬라이프의 폭주 보정까지 받아도.
안된다. 늦었다. 체력은 이미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그 쉼없는 초고속의 연타 속에서도 양자택일을 계속해서 사용되고 있었다.
연타의 하나하나에 양자택일로 스탯의 반전이 적용된다. 말도 안되는 반응속도, 이미 인간의 영역은 아득하게 초월했다.
백호류 전사경, 백렬. 힘껏 내지른 주먹이 루카스의 가슴에 때려 박힌다. 아벨라스크의 가슴팍에 커다란 균열이 만들어졌다.
루카스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그리고 한번더 뻗어진 주먹은 발경, 백아였다.
콰드드득! 가슴을 감싸고 있던 갑옷이 박살났다.
“자, 잠깐…”
루카스가 당황하여 말을 내뱉었다.
물론, 라덴은 들어줄 생각이 없었다.
한번더 내지른 백아가 뻥 뚫린 구멍을 꿰뚫었다. 등갑옷이 터져나가면서 루카스가 피를 뿜었다. 한번더. 이번에는 백아가 아닌 백렬이었다.
회전력을 담은 주먹이 구멍에 처박혔다. 견고하기 짝이 없는 갑옷 안에서 루카스의 몸뚱이가 파괴되었다.
“아, 으으으…!”
“넌 여기서 아웃이야.”
라덴은 일그러진 루카스의 얼굴에 대고 그렇게 내뱉었다.
라덴의 주먹이 루카스의 머리를 땅에 처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