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278
00278 부패왕국腐敗王國 =========================
운성이 마개조한 총기로 기생곤충형 괴물을 쏴갈겨 3마리를 격살하자 그들도 대응하는 방식이 변했다.
본격적으로 가세하던 이전과는 달리 운성의 행동을 신경쓰며 조심스레 마구 뿌려지는 괴물들 뒤에 숨어서 한번씩 일격을 가하는 방식으로.
신체 부위가 부서지는 거야 신경도 안쓰고 오히려 그것을 이용하던 그들이었으나, 한방에 코어를 때려맞추는 상대는 주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에 따라 운성의 활약도 자연스레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당연한 일, 지금껏 운성의 예측샷은 상대가 자신을 신경쓰지 않는 것과 상대가 부하인지 동료인지 모를 괴물들을 밀어넣고 마음껏 공격하던 방심의 틈새를 노린 것이었으니까.
그 2개가 완전히 틀어져 버린 지금에서는 운성 역시 차분히 조준할 수 밖에 없었다.
한편 그간 운성의 활약을 지켜본 한 명이 슬쩍 다가가서 마개조한 총기 하나를 집어들었다.
원래도 중화기류를 개인무장으로 다루었기에 자신또한 있었다.
양 손에 쥔 파동포의 외형변화는 크게 없었다.
고도로 발달한 문물은 눈에 띄는 변화가 아닌 미세한 마력회로를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극적인 변동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다행히 사용법에는 크게 차이가 없었기에 그는 저 멀리서 사방팔방 날뛰는 괴물을 향해 조준했다.
아직까지 괴물들의 의식은 운성이란 남자에게 쏠려있으니 자신도 최초의 그가 한 것 처럼 의식의 사각을 노릴 수 있다는 충분한 계산하였다.
그런데,
‘이런?!’
포를 갈기려는 순간 막대한 힘의 폭주가 일어났다.
“크..아악!”
그나마 수 없는 경험을 거친 백전노장이었기에 최악은 피할 수 있었다.
마지막 순간 간신히 몸을 던지듯이 총구를 위로 들었고 미쳐날뛰는 거대한 힘을 저 머리위 천장으로 향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후하..”
순간의 판단으로 최악을 모면한 그가 거친 숨을 토해냈다.
조금 전의 행동이 아니었다면 강화된 파동의 일격이 동료 여명의 단원의 배후를 꿰뚫었을 것이다.
여럿이 모여 강해지는 여명의 특성상 단 한 번의 실수가 겉잡을 수 없는 피해를 일으켰을 것이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의 내분은 그게 실수라 할 지라도 파멸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뱁새가 황새따라 하다가 가랑이 찢어지는 법이지.”
“..당신…”
거친 숨을 내쉬는 그의 앞에 운성이 걸어나왔다.
그의 손끝엔 허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는데, 그 장면을 보니 마지막 순간 슬쩍 본 장면이 허상이 아니었음을 직감한다.
‘완전히 틀지는 못했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무언가가 스쳐서 궤도를 꺽었어.’
비현실적인 일이라 설마설마했던 것인데 저 장면을 보니 진짜 인 것 같았다.
그리 낄낄대며 웃은 운성은 거친 숨을 몰아내쉬는 남자를 뒤로하고 황제에게 다가갔다.
“이건 내가 할 일이니까. 할 수 있는 것을 지시해.”
“알겠다.”
아이오닐 역시 좀 전의 장면을 지켜봤기에 운성이 하는 행위가 쉽게 따라할 것이 못 된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을 찾을 뿐.
“탱고 플랜에 따라 3개의 팀으로 나눈다. A팀은 견제 B팀은 상황을 보아 집중 포화 C팀은 다른 고기방패로 쏟아지는 것들을 처리하는 한편 예비부대로 편성해서 즉각적인 상황에 따른 지시에 대비한다.”
‘나쁘지 않네.’
아이오닐의 오더를 보며 운성은 낮게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훌륭한 판단.
첫번째 그룹이 파동포를 날리며 기생곤충 괴물들의 접근에 견제를 날리는 틈을 타 두번째 그룹이 아예 작정하고 한 곳에다가 포화를 갈긴다.
마지막 그룹은 예비로 돌리며 즉각적인 상황변동에 대응한다.
원래라면 전체가 모여도 힘든 견제를 3분의 1로 할 수 있는 것은 운성이 3마리를 쏴맞추며 적에게 경계심을 각인시킨 덕분.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고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전부 이용한다. 정말 나쁘지 않아.’***운성이 활약하고 있는 외에도 에덴의 일행들은 저마다 한 건 씩 하고 있었다.
텐타 핸즈.
병기제작에 특화된 이 기관은 굉장히 직관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그들의 이름은 한 가지 스킬에서 탄생했다고 보면 된다.
그들의 리더인 아이데론 토르고가 발견한 스킬 텐타 핸즈-10개의 손에서 말이다.
아직 텐타 핸즈의 이름이 내걸리기 전, 아이데론 토르고는 동료들과 함께 유적을 탐험하다 텐타 핸즈라는 스킬을 발견하게 된다.
입문과 동시에 1개의 손을 추가로 더 다루게 해주고 경지에 이르면 8개를 더해 총 10개의 손을 쓸 수 있게 되는 스킬.
이것을 몇 번 다뤄본 아이데론 토르고는 이것이 정말 혁명적인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는 자신이 아는, 휘하의 제작 쪽의 계열을 파고드는 인물들에게 이 스킬을 뿌렸다.
‘비전을 아껴서는 무슨 소용인가. 고인 것은 썪기 마련. 쓰지 못하고 꽁꽁 아껴두는 금은 밭에다 뿌리는 한낱 비료만도 못한 것. 이것으로 누군가 내가 밟지 못한 경지를 밟는다면 그것으로 나는 족하다.’
그야말로 어지간한 사람은, 아니 날고 긴다는 사람들조차도 따라가지 못할 거대한 그릇.
그 시간 동안 자신이 익힌 어떤 제작스킬보다도 뛰어났던 것을, 스스로가 완전히 익히지 못한다 싶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뿌려버렸다.
물론 부랑자들(자유연합이 생기기전)이 가져갈 수 있으니 최소한의 검사는 한 후 였다.
혹시나 부랑자들이 휘하의 제작 스킬을 익힌 사람들을 죽이고 가져갈 수 도 있으나 그것 까지 걱정해서는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구랴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을 때도 아이데론 토르고는 계속 해서 그 방면의 정점이었다.
그러나 그 역시 텐타 핸즈를 완벽히 다루지는 못했다.
팀장급이 6개의 손을, 총팀장이 7개의 손을, 그 자신이 8개의 손-옥타 핸즈를 다루는게 고작이었다.
그런데 그의 눈 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이건 이게 더 좋겠군.”
10개의 손.
추가로 8개의 손을 뽑아내 총 10개의 손을 이리저리 휘둘러 보급형 파동포를 만지는 남자가 있었다.
“당신..대체..”
스테인을 바라보는 토르고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가 없었다.
손이 10개가 된다는 것은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손가락 50개를 다룬다는 의미가 아니다.
높은 문명의 문물일 수록 눈에 띄는 것이 아닌 눈에 띄지도 않는 미세한 것을 다루게 된다.
그럼 당연스럽게 세밀한 장비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진정한 장인은 손바닥에 느껴지는 감각세포 단위로 다르게 반응하는 수 없이 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짐승같은 육감과 냉철한 이성으로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그게 무려 8개가 추가되는 것이다.
팔의 관절을 꺽음에 따른 힘과, 물체를 쥔 위상, 모든 것의 감각이 새로울 수 밖에 없다.
“당신, 정말 대단하군.”
토르고는 전투 중인 것도 순간적으로 잊을 정도로 경탄을 숨기지 않으며 스테인에게 다가갔다.
“응? 당연하지.”
그에 스테인은 조금도 과감없이 당당하게 고개를 젖히고 손을 뻗어 앞 머리를 뒤로 넘기며 웃는다.
“이 몸은 광기의 매-드 사이언티스트니까.큭큭.”
‘미친 놈’
지켜보던 누군가들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지만,
정작 마주한 토르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오, 대단해!”
“후후, 당신 뭘 좀 알아보는 군!”
스테인은 더욱 크게 웃으며 자신이 개조한 총기를 들어 한 쪽을 겨뤘다.
마찬가지로 이 쪽에도 기생곤충형 괴물이 날 뛰고 있었는데 그 중 한 개체를 스테인은 정확히 겨루고 저격해서 맞춰떨어트렸다.
슈우웅.
놀랍게도 스테인이 쏜 총은 운성의 것과는 달리 어떠한 힘의 폭주와 반발도 일어나지 않았다.
무구 자체야 수명이 다해 회로가 잔뜩 꼬이고 엉망이 되어 고철이 되었으나 그 결과는 놀랍다.
“세상에! 어떻게 한 것인가?!”
과정의 자세함이야 알아차리지 못했으나 그가 행한 것이 무엇이었음을 눈치챈 토르고가 다가와서 물었다.
“탄환 수급의 효율을 극대화시킨 메르제 파동포의 마력회로를 개선해서 일발에 화력을 집중시켰군. 하지만 파동포가 가진 힘의 폭주성 성질을 생각한다면 분명 좀전의 일격을 쏘며 탄환의 방향이 폭주를 일으켰어야 했을텐데? 어떻게 이렇게 깔끔하게 한 것이지?!”
멱살이라도 잡을 듯이 흥분한 그가 콧김을 뿜으며 다가왔다.
“크크, 간단하지. 폭주자체야 어떻게 할 수 없지만 폭주의 방향성은 한 방향으로 맞춘 것이오.”
“뭐요?! 그 무슨 말도 안되는. 폭주의 방향성을 맞춰봐야 원뿔처럼 깨끗한 형태는 나올 수 없소. 그것은 앞과 뒤를 나누었을 때 처럼 전면이냐 후면의 차이일 뿐이었을 텐데?!”
“그 후로는 뭐 외부적인 마력컨트롤 아니겠소.”
“오오! 그렇군. 단순히 장인일 뿐이 아니란 소리었나?”
“그렇소. 나는 만능 매드 사이언티스트인지라 다른 것도 가능하오.”
스테인의 말은 결국 총기를 조작해 방향성을 지정한 뒤 외부에서 마력을 운용해 그것을 세밀하게 조정했다는 것이다.
“대단하군. 마치 브레이커와 같아.”
“브레이커?”
“그렇소. 그 또한 단순한 장인이 아니지.”
들은 기억이 난다.
인류제국에서 활동하는 십존의 일인.
사회성이 극단적으로 적은 인물.
원래라면 운성의 포섭계획에 있었으나 모종의 이유로 제외된 인물이다.
========== 작품 후기 ==========
혹시나 붙이는 글이지만 10이면 데카인 것은 알지만, 일부로 텐타라고 지은 것이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