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56
제56화
56.
강림은 경고음을 듣고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뭔 일 터졌나?’
그냥 울린 것은 아닐 것이다.
소리가 너무나 위협적이었다.
스피커를 보던 강림은 고개를 돌려 한소영을 보았다.
“……?”
한소영을 본 강림의 의아함은 한층 더 커졌다.
그도 그럴 것이 한소영의 표정이 한없이 어두워져 있었다.
“죄, 죄송해요. 서연아, 네가 소장실로 안내 좀 해 줘. 먼저 가 있을게.”
이내 한소영이 강림에게 사과하며 연구소 안으로 뛰쳐 들어갔다.
강림은 황서연을 보았다.
황서연의 표정은 한소영과 달리 어둡지 않았다.
그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한소영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무슨 일입니까?”
강림은 황서연에게 물었다.
“글쎄요? 저도 모르겠어요.”
황서연은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일단 가시죠. 행정관님도 고생하셨어요.”
“넵, 그럼 전 이만.”
김석호가 떠났고 강림과 황서연은 연구실로 들어갔다.
-띠이이이이이이!
그리고 연구소에 발을 들이자마자 한 번 더 경고음이 터져 나왔다.
이번 경고음도 첫 경고음과 같았다.
무척이나 위협적이었다.
“이 정도면 무슨 큰일 난 거 아닙니까?”
“그러게요. 이런 적 없었는데…….”
말끝을 흐린 황서연이 속도를 올렸다.
강림 역시 따라 속도를 올렸고 둘은 곧 소장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소장실에는 먼저 들어갔던 한소영이 있었다.
한소영은 한층 더 어두워진 얼굴로 책상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강림은 따라 책상 위를 보았다.
‘수정구?’
책상 위에는 수정구가 하나 있었다.
스아아아.
그것도 아주 불길한 붉은 빛을 뿜어내는.
“소영아, 무슨 일이야?”
황서연이 한소영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그러자 한소영이 입을 열었다.
“대침공…….”
한소영의 입에서 나온 단어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대침공?”
황서연은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응, 몇 시간 내로 대침공이 시작될 거야.”
“그게 갑자기 무슨…….”
한소영이 반문에 재차 답했고 황서연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둘의 대화를 통해 경고음의 의미를 알게 된 강림은 생각했다.
‘대침공이 벌써?’
장제한에게 받은 정보에 따르면 아직 대침공이 시작될 시기가 아니었다.
한 달 정도는 지나야 했다.
“확실한 건가요?”
강림은 한소영에게 물었다.
대침공은 보통 일이 아니다.
한소영의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안전지대 곳곳에 탐지기를 설치해 놨어요. 일정 수치 이상이면…….”
강림의 물음에 한소영이 설명을 시작했다.
“……시기도 그렇고 대침공일 확률이 매우 높아요. 만약 이 정도 기운이 대침공이 아니라면 컬러 게이트가 생성된다는 거겠죠. 그것도 모든 안전지대에.”
이내 한소영의 설명이 끝났다.
한소영의 설명을 듣고 강림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대침공이 시작됐다는 것을.
바로 그때였다.
똑똑.
“긴급히 보고드릴 사항이 있습니다.”
노크와 함께 다급함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한소영이 말했고.
끼이익.
문이 열리며 한 사내가 들어왔다.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퀘스트가 생성됐다고 합니다.”
사내는 들어오자마자 보고했다.
“퀘스트명, 내용, 보상은 비공개이고 시간만 공개됐는데 2시 40분이라고 합니다.”
보고를 듣고 강림은 생각했다.
‘대침공 퀘스트구나.’
확실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생성될 만한 퀘스트는 대침공 관련 퀘스트뿐이었다.
“잠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강림은 양해를 구하며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장제한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도련님.
장제한은 바로 전화를 받았고 강림은 대침공의 시작을 전했다.
-바로 대침공 매뉴얼 실행하라고 하달하겠습니다.
“그리고 병원은 제가 직접 갈게요.”
권세연이 회복을 취하고 있는 병원은 보통 병원이 아니다.
당연히 대침공에 대한 매뉴얼도 확실했다.
그러나 확실하다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다.
대침공은 가장 큰 재앙이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래서 강림은 직접 병원을 보호할 생각이었다.
-예, 알겠습니다.
“이제 전화는 못 받을 수 있으니 안 받으면 문자 남겨 주세요.”
강림은 장제한과 통화를 마쳤다.
그리고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한소영과 황서연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가 봐야 할 것 같군요.”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왔다.
그러나 상황이 변했다.
길게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혹시 하시려던 이야기가 대침공과 관련된 이야기이셨을까요?”
그렇다고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고 갈 수는 없다.
짧게라도 한소영이 하려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듣고 싶었다.
“네, 맞아요. 대침공 시작 전에 협약을 하나 제안드리려 했어요. 서로에게 분명 이득이 될 수 있는.”
“서로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협약이라…….”
강림은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아주 잠깐 정적을 만든 뒤 이어 말했다.
“거두절미하고 본론만 나누죠. 뭘 원하시고 뭘 주실 수 있으십니까?”
길게 끌 필요 없고 끌어서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강림 님은 블루 등급 용족을 홀로 잡으실 정도로 강하시죠. 그러니 어떤 곳이든 강림 님은 방어할 수 있으실 거예요. 하지만 모든 곳을 방어하실 수는 없을 겁니다. 제 생각이 맞을까요?”
본론만 나누자고 했다.
그러나 한소영은 서론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
그래야만 강림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맞습니다.”
강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나쁘지 않은 제안이겠는데.’
한소영이 무슨 말을 할지 알 것 같았다.
“대한 그룹의 모든 곳을 저희 라숨교에서 함께하겠습니다. 대신…….”
“강한 녀석들을 처리해 달라는 이야기이시겠죠? 컬러 몬스터 같은.”
“예, 맞습니다.”
예상대로였다.
“당연히 모든 컬러 몬스터를 말하는 것은 아니…….”
“좋습니다.”
강림은 한소영이 말하는 도중에 흔쾌히 수락했다.
한소영의 말대로 강림은 어떤 곳이든 방어할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모든 곳을 방어할 수는 없었다.
방어하기에는 대한 그룹의 규모가 너무 컸다.
그런데 라숨교가 방어를 해 준다면?
그룹이 받게 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수락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근데 대침공 때에만 발동하는 협약일까요?”
이미 대침공은 시작됐다.
라숨교에서 지금 당장 대한 그룹이 자리하고 있는 모든 지역에 인원을 파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거기다 대침공 말고도 갑작스레 게이트가 생성되는 경우, 금지에서 몬스터들이 몰려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강림은 협약이 대침공뿐만 아니라 상시 유지되길 바랐다.
“……저는 상시 유지되길 바라긴 합니다.”
다행히도 한소영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강림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협약의 자세한 내용은 상황이 좀 안정화되면 이야기하죠.”
“네, 좋습니다.”
“아, 그리고 저와 함께 온 운전기사 보호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김시호와 함께 왔다.
그러나 강림은 병원에 차를 타고 갈 생각이 없었다.
대침공이 발생한 지금 차를 타고 가면 늦을 수 있다.
“물론이죠. 걱정 마시길.”
“감사합니다. 그럼 나중에 뵙죠.”
강림은 한소영의 답에 감사를 표하며 소장실에서 나왔다.
“조, 조심해요!”
황서연의 걱정 서린 목소리를 들으며.
* * *
이제 곧 대침공이 시작된다.
여섯 번째 대침공은 앞서 일어난 대침공과 다르다.
절망이 가득할 것이다.
대침공을 대비하라!
시작 시간 : 15분 23초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시작과 동시에 퀘스트 ‘대침공 기여도’가 생성됩니다.
퀘스트 시작과 동시에 퀘스트 ‘대침공 방어’가 생성됩니다.
퀘스트를 보며 김철수는 인상을 구겼다.
‘대체 왜…….’
대침공 시기가 앞당겨지다니?
적어도 대침공만큼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슨 이유로 대침공 시기가 앞당겨진 것일까?
‘이러면 그 녀석들이 나타나는 시기도…….’
솔직히 대침공이 문제가 아니다.
세 번째 유형의 초인들.
그들이 등장하는 시기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
만약 그들이 예정된 시기보다 빠르게 등장한다면?
‘……끙.’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지금 플레이어, 간택받은 자들의 수준으로는 결코 당해 낼 수 없다.
몇 년이 지나 지금보다 더 강해진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방법을 강구해야 해.’
대침공이 끝나는 대로 진지하게 방법을 찾기로 결심한 김철수는 퀘스트 창을 닫았다.
스윽.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늘 다섯 개, 지상 여섯 개.
총 열한 개의 포털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것들이 나와야 될 텐데.’
지금 김철수가 와 있는 곳은 주변에 아무도 없는 특별한 곳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이전의 삶에서는 특별한 곳이었다.
‘만약 안 나오면…….’
시기가 달라졌다.
포털은 생성됐으나 내용물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
‘아니야, 그것까지 안 나오면 답이 없어.’
이미 대자연의 잔을 놓친 상황이었다.
‘제발 오크, 하피, 그리핀!’
김철수는 부디 포털에서 세 몬스터가 나오길 바라고 또 바랐다.
* * *
“진짜 괜찮은 거니?”
권세연이 걱정 가득한 표정과 목소리로 물었다.
“네, 괜찮아요.”
강림은 싱긋 웃으며 답했다.
“혹시 위험하면 언제든 셸터로 오렴.”
“네네, 위험하다 생각 들면 바로 올게요. 너무 걱정 마세요.”
강림은 권세연과 대화를 마친 뒤 병원 지하에 만들어진 셸터에서 나왔다.
그리고 병원 옥상으로 올라가며 시간을 확인했다.
‘2분 남았네.’
2시 38분, 한소영이 말한 2시 40분까지 2분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 2분 뒤 대침공이 시작될 것이다.
끼이익.
옥상에 도착한 강림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하늘을 보았다.
‘1, 2…… 5.’
하늘에는 총 다섯 개의 포털이 서로 거리를 둔 채 자리 잡고 있었다.
스윽.
강림은 고개를 내려 지상을 확인했다.
‘1, 2…… 6.’
지상에도 포털이 여섯 개나 생성되어 있었다.
‘최소 열한 마리.’
포털에서 몬스터가 한 마리씩 나와도 열한 마리였다.
말 그대로 최소다.
두 마리, 세 마리씩 나온다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어떤 녀석들이 나오려나.’
몇 마리씩 나올지도 궁금했지만 종류도 궁금했다.
오크가 나올지 오우거가 나올지 아니면 짐승형 몬스터가 나올지.
띠띠!
이내 2시 40분이 됐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주변에 있던 열한 개의 포털에서 몬스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상은 전부 오크고.’
지상 포털에서 등장한 몬스터는 모두 오크였다.
스윽.
강림은 하늘을 보았다.
‘하피, 그리핀.’
하늘에 생성된 다섯 개의 포털에서는 두 종류의 몬스터가 등장했다.
바로 하피와 그리핀이었다.
세 개의 포털에서 하피가 속속 쏟아져 나왔고 두 개의 포털에서 그리핀이 등장했다.
‘일단 하늘부터.’
강림은 무신기에 의지를 담았다.
슉! 슉!
의지를 담자 첫 번째 무신기와 두 번째 무신기가 곧장 하늘로 날아갔다.
푝! 푝! 푝! 푝!
그리고 포털에서 나와 주변으로 퍼지는 하피, 그리핀을 관통했다.
무신기에 관통당한 하피와 그리핀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동력을 잃은 하피와 그리핀이 지상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