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Is No World For ■■ RAW novel - Chapter (816)
을 위한 세계는 없다-816화(816/817)
EP.816 숲의 사람들. (7)
***
서기장을 보고 빨갱이를 찾는 게 아니라, 세계수의 마나라고?
그건 다시 말해 녀석들이 세계수의 마나를 추적할 수단이 있다는 뜻.
세계수의 마나를 추적할 수 있는 용병이라면… 엘프 사냥꾼?
여명이 눈을 찌푸리기 무섭게, 창문으로 총격이 쏟아졌다. 여명은 얼음벽을 만들어 창문을 틀어막은 후, 뒤로 물러났다.
뒤편 침대에 앉아 있던 미리 또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재빨리 완드를 꺼내며 말했다.
“여명, 아무래도 엘프 사냥꾼들인 거 같아요. 칠레 차원문을 파괴한 뒤로 거의 찾아볼 수 없었는데….”
“정확한 건 잡아서 쥐어짜 보면 알 수 있겠지.”
여명은 곧장 마나를 끌어올린 뒤, 무장 혈청을 뽑아 들었다. 적들의 목적이나 강함은 알 수 없었지만, 붉은 별을 잡으러 왔다면 그만한 준비를 해온 게 분명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여명은 그 준비가 뭔지 알 수 있었다.
치이이익 – !!
여관 건물 전체를 뒤덮는 가스 소리.
여명을 발견하자마자 뿌린 건지, 벌써 닫힌 여관방 문틈으로 새하얀 가스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건물로 진입하기 위한 연막탄인가? 아니면 최루탄이나 독가스? 뭐가 됐든, 여명은 가만히 앉아서 당해줄 생각이 없었다.
그는 우선 인벤토리에서 방독면을 꺼내 미리에게 건넸다. 미리가 웬만한 군필들보다도 빠르게 방독면을 쓴 직후, 여명은 발을 들어 여관 벽을 찼다.
쿵! 쿵! 쿵!
연이은 발차기에 두꺼운 콘크리트 벽이 무너지며 철근을 드러냈다. 사람 한 명이 들락거리기에 충분한 구멍을 만든 여명은 벽 너머로 고개를 내밀었다.
“모두 괜찮아?”
“아, 안 괜찮습니다!”
옆 방에 있던 건 네티와 시리였는데, 두 사람은 배를 붙잡은 채 끅끅거리고 있었다.
이미 중독된 건가? 여명이 추가적인 중독을 막기 위해 방독면과 해독제를 꺼내는 사이, 네티가 구역질을 참는 표정으로 말했다.
“혀, 형부. 가스, 마시지 마세요. 아까 먹은 밥에 뭔가 섞여 있던 거 같아요.”
“밥에?”
그래서 독인 걸 못 알아챈 건가. 여명은 눈을 찌푸리며 처제들에게 해독제를 먹였다.
“역시 숲 인간은 믿을 게 못 된다니까요….”
바람 마법으로 가스를 몰아낸 미리가 이를 갈았다. 그사이 처제들에게 방독면을 씌운 여명은 다음 방으로 향하는 벽을 박살 내기 위해 발을 들었다. 들었는데….
쾅!!!!
저쪽에서 먼저 방을 부쉈다. 거대한 까마귀 발톱이 후두둑- 콘크리트 파편을 밀어내더니, 흑요석처럼 진한 눈동자가 여명을 마주했다.
“제자여, 무사하시오?”
“예, 스승님께서는?”
거대한 까마귀 수인으로 변신한 코르부스가 괜찮다는 뜻을 담아 부리를 딱! 소리 나게 다물었다. 곧이어 그녀의 날개 사이로 라쉬크가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나랑 딜라도 무사해! 야, 그리고 아까 먹은 밥이 맛 없는 게, 다 이유가 있었던 거였다? 향신료인 척 독을 섞어놨더라고.”
“…단순히 맛없던 게 아니었군요. 무슨 독입니까?”
“초인이 감지할 수 없게 특별히 만들어진 독 같아. 아마 가스랑 반응하는 잠복성 독인 거 같은데… 음식물이랑 섞여서 장기를 직접 타격하는 걸보면 아샤 스타일은 아니야. 내 생각에는 아마 남미 놈들이 만든 독 같….”
오랜만에 연금술 지식을 뽐내던 라쉬크의 말은 거기까지였다. 그때, 여관 계단을 타고 오는 무수한 발소리가 들려왔으니까.
-포위해!
-엘프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죽여도 된다!
적어도 스무 명 이상. 인원 파악을 끝낸 여명은 차가운 눈으로 스승님과 눈을 마주했다.
두 사람 사이에 대화는 필요 없었다. 코르부스와 여명은 동시에 똑같은 주문을 엮고, 각자 바닥과 벽을 짚은 직후.
환삼덩굴 여관 2층이 통째로 얼어붙었다.
***
-아아악! 내 다리, 다리가!!
-당황하지 마라! 얼음 마법은 치료할 수 있다!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당장 올라가!!
계단을 오르는 용병들의 용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그들이 2층에 올라오기 무섭게- 쾅!!!
벽을 박살 내고 튀어나온 까마귀 수인이 그들의 앞을 막았으므로.
“이곳은 아녀자들의 영역, 제자를 제외한 사내는 접근 금지라오.”
“쏴!!!”
반사적으로 총구를 든 용병들을 향해 부리와 발톱, 그리고 얼음 마법이 쏟아졌다.
“딱 한 번만 권고하겠소. 죽기 싫으면 모두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시오!”
그렇게 코르부스가 용병들을 계단 아래로 밀어내는 가운데, 여명은 스승을 따라가지 않았다.
스승님은 미국-수인 전쟁의 최전방에서 싸운 강자. 여관 내부의 싸움은 스승님과 일행만으로도 충분했다.
판단을 끝낸 여명은 곧장 창문 바깥으로 몸을 날렸다.
!!!
깨진 유리 사이로 달빛이 반짝이고, 날아오른 여명의 눈으로 마을을 불태우는 불꽃이 비췄다.
-엘프가 빠져나왔다! 쏴!
직후, 여관을 포위한 용병들이 그를 향해 총구 겨눴다. 소총, 유탄 발사기, 대전차로켓 등 용병보다는 정규군에 가까운 무기들이 정확히 여명을 향했다.
한데, 정작 그를 향해 발사되는 건 소총뿐이었다.
-야 이 새끼들아!! 급소는 피하라니까!! 생포해야 한다!!
용병들 뒤편에서 버럭버럭 고함을 지르는 남자의 명령 덕분이었다.
그는 어딘가 낯이 익은 중년인이었다. 가슴에 주렁주렁 훈장을 달고 있는 걸 보아하니, 이 용병 부대의 지휘관인 듯싶었다.
저놈만 잡으면 되겠네. 여명은 보호막으로 가볍게 소총을 막아내며, 용병들 사이로 뛰어내렸다.
직후, 중년 남자 옆에 서 있던 초인 세 명이 그에게 반응했다.
가장 앞에 있는 남자는 검, 중간에 있는 놈은 커다란 대구경 권총을, 마지막 놈은 그물을 들고 있었다.
“당장 생포해! 내일 아침 만찬으로 삼겠다!!”
남자의 외침과 동시에, 세 초인이 한 몸처럼 움직였다.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합공.
터엉 !!
시작은 대구경 권총이었다. 일반인은 반동 조절은 상상도 못할 못할 커다란 총알이 여명을 향해 날아왔다. 녀석의 총구를 주시하고 있던 여명은 가볍게 상체를 기울여 총알을 피했으나, 녀석들은 예상했다는 듯 그물을 던져왔다.
촤악!
여명이 무장 혈청을 휘둘러 그물을 끊었다.
하지만 반으로 갈라진 그물은 오히려 식충 식물의 주둥이처럼 다물어지며 꽈악! 여명을 붙잡았다. 애초에 잘리는 걸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그물형 마도구가 틀림없었다.
마지막은 검을 든 초인이었다. 그는 그물에 잡힌 여명을 향해 정확한 자세로 검을 찔러 넣었다.
총으로 회피를 강제하고, 그물로 포박한 뒤, 검으로 마무리.
자신들보다 강한 초인을 상대하기 위한, 완벽한 합공이었다. 자세에 군더더기가 없는 걸 보면, 실전으로 다져진 합공이 분명했다.
여명의 상대가 아니었다면, 오늘 그들의 합공은 새로운 전적을 세웠으리라.
하지만 그들의 앞에 있는 건 붉은 별이었다. 핵무기의 열기를 견뎌낸 초인. 고작 그물 따위로는 그를 잡아둘 수 없었으니, 여명은 그물에 붙잡힌 자세 그대로 인민의 망치를 휘둘렀다.
!!!!
망치와 충돌한 검이 산산이 조각났다. 놀란 표정을 짓는 초인의 몸이 균형을 잃고, 복부가 드러났다. 여명은 일말의 자비도 없이 그의 복부를 걷어찼다.
!
가죽 북 터지는 소리와 함께 초인의 몸이 저편으로 날아갔다. 자신이 어떤 공격에 당하는지 알고 당한 그는 어떤 면에서 행운아였다. 나머지 둘은 반응할 시간도 없었으니까.
여명은 염동력으로 총을 든 녀석의 목을 꺾고, 다급하게 새 그물을 뽑아 드는 녀석의 턱을 후려 찼다.
한 놈에 한 번씩.
단 세 번의 공격으로 초인 셋을 정리한 여명은, 그대로 중년 남자에게 다가갔다. 바로 몇 초 전까지 여명을 보며 입맛을 다시던 녀석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듯, 눈을 깜빡였다.
“이, 이리아트 삼인이 이렇게 쉽게? 정말 붉은 별이라고?”
그럼 가짜 붉은 별이겠냐?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여명은 남자의 목을 콱! 붙잡았다.
“넌 누구냐. 왜 우릴 습격했지?”
대답할 수 있게 목을 느슨히 잡은 탓일까? 목을 잡힌 남자는 대답 대신 비명을 질렀다. 도살장에 끌려온 돼지처럼 처절하게.
“뭐, 뭣들 하고 있어!! 당장 날 구해라!! 이놈을 죽여!!!”
그러나 뒤에 있던 용병 중 누구도 방아쇠를 당기지 못했다. 자칫하면 중년 남자를 맞출 게 분명했으므로.
곧이어 여명이 중년 남자를 방패처럼 들고 녀석들에게 내밀자, 용병들은 이도 저도 하지 못한 채 애꿎은 방아쇠만 만지작거렸다.
“이 새끼, 내가 누군지 알아? 이거 놔! 놓으란 말이다!!”
중년 남자는 한 번 더 바둥거렸다. 여명은 한 번 더 그의 목을 콱 조이며 물었다.
“내 질문에 대답이나 해라.”
“이 치노 새끼가, 널 죽여서 돼지 밥으로… 커헉!”
여명은 무장 혈청을 휘둘러 녀석의 어깨를 찔렀다. 말이 안 통할 때는 폭력이 최고의 대화인 법.
고통에 몸을 팔딱거리던 남자는 그제야 공손히 말했다.
“사, 살려주십쇼.”
“그건 니가 지껄이는 말에 달려있는 거고.”
“뭐, 뭘 알려드리면 되겠습니까?”
“내가 세계수의 마나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았지?”
“세, 세계수의 마나를 추적하는 추, 추적기가 있습니다.”
남자는 찔리지 않은 팔을 파들파들 떨면 품에서 뭔가를 꺼냈다. 그건 나뭇잎 모양의 펜던트였는데, 금으로 만들어진 나뭇잎 정중앙에는 새끼손톱보다 작은 세계수의 결정이 박혀있었다.
용을 추적하는 나침반처럼 세계수의 마나를 추적하는 마도구인가?
여명은 펜던트를 낚아챈 뒤 물었다.
“이런 걸 가지고 있다니… 너희는 엘프 사냥꾼이냐?”
“아, 아닙니다…! 저, 저희는 그냥 평범한 약초 채취 전문 용병단입….”
그때, 중년 남자의 허리춤에 꽂혀있던 무전기에서 무전이 들려왔다.
-대령님, 마을 중앙은 정리 끝났습니다. 붉은 별의 아이들은 전원 항복했고, 초인이나 엘프는 보이지 않습니다.
“….”
-한데, 이놈들 수준이 너무 낮습니다. 제대로 총을 쏠 줄 아는 놈도 없고… 괜히 독만 낭비한 것 같습니다. 자칭 붉은 별은 어떻습니까?
여명은 차가운 눈으로 대령이라 불린 남자를 노려봤다. 당황한 남자는 시선을 맞추지 못한 채 눈을 빙글빙글 돌리다가, 갑자기 버럭 소리 질렀다.
“네, 네가 정말 붉은 별이라면, 당장 이걸 놓는 게 좋을 거다! 우리 뒤에 있는 게 누구인지 아느냐?”
“뭐, 초대 용사라도 있나?”
“에, 엘랑 비탈! 프랑스군이 우리 뒤에 있다! 당장 이걸 놓지 않으면, 외교적 분쟁이 될 거다!”
“….”
여기서 프랑스군이 튀어나온다고?
‘엘프 사냥꾼과 프랑스 군이라….’
여명은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생각보다 빨리 프랑스군의 꼬리를 밟게 됐으니, 이대로 녀석들을 잡아 정보를 캐내면 되리라.
빠르게 판단을 내린 여명은 무장 혈청을 휘둘러 대령의 팔을 자르는 대신, 녀석의 무전기를 빼앗았다.
“이 무전을 듣는 자들에게 전한다. 나, 붉은 별은 너희의 지휘관인 대령의 신병을 확보했다.”
무전기 너머는 물론이고, 마을 전체에서 당혹감이 느껴졌다. 여명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딱 한 번만 권고하겠다. 죽기 싫으면 모두 무기를 버리고 항복해라.”
스승의 경고를 응용했지만, 붉은 별의 아이들이 너무 쉽게 제압된 탓일까? 효과는 시원찮았다.
-너야말로 죽기 싫으면 항복해라.
무전기 너머에서 돌아온 거친 대답. 여명에게 붙잡힌 대령은 자기가 설득할 수 있다고 소리쳤으나, 여명은 그를 붙잡고 다시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사람을 무는 개에게 필요한 건 대화가 아니라 폭력인 법.
“으어억! 사, 살려줘!”
손에 붙잡힌 대령이 바둥거리고, 그걸 본 용병들이 여명에게 총을 겨눈 찰나.
여명은 빈손을 들어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용병들을 ‘조준’했다.
주가시빌리의 아지랑이를 따라 퍼진 공간 감지와 일렁거리는 마나, 그리고 주가시빌리의 마나를 따라 주문이 증폭되며 마을 전체를 뒤덮었다.
-이런 씹, 전원 사격!
-대령님이 잡혀 계십니다!
-닥쳐! 책임은 내가 지겠다! 당장 쏴!!
여명이 무슨 짓을 벌이려는지 눈치챈 용병이 소리쳤지만,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 여명은 그대로- 콱! 주먹을 쥐었다.
다음 순간, 거의 백 명에 달하는 용병들의 몸이 위로 떠 올랐다.
커헉, 컥-!
보이지 않는 힘에 목을 붙잡힌 용병들은 무기조차 내버려 둔 채 발버둥 치며 자기 목을 부여잡았다.
그러나 사람은 해부학적으로 목의 경동맥을 압박받을 경우 짧게는 몇 초안에, 길어도 수십 초 안에 기절할 수밖에 없었다.
여명은 몸소 그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그가 주먹을 쥐고 고작 30초도 지나지 않아, 마을을 점령한 모든 용병들이 기절했으므로.
“이, 이런 미친….”
여명에게 붙잡혀 있던 대령은 그 꼴을 내려다보며 기겁했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단 한 명에게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용병들이 무슨 벌레처럼 쓸려나가다니.
그가 벌벌 떨건 말건, 여명은 조용해진 마을을 훑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적어도 두 손가락으로 세야 할 만한 숫자의 초인들이 염동력을 끊어내고 도망친 게 느껴졌다.
염동력을 끊는 판단력과 실력, 감각에서 벗어나는 속도까지. 이 정도면 웬만한 한국군보다 수준이 높았다.
‘단순한 엘프 사냥꾼이 아니야.’
그의 머릿속으로 칠레라는 두 글자가 떠올랐다. 설마… 여명은 불길한 확신 속에서 마나를 끌어모았다.
이대로 마을을 얼려버린 다음, 용병과 숲 주민들을 통째로 생포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의 주문이 거의 다 완성되기 직전.
숨어 있던 용병 초인 중 하나가 건물 사이에서 튀어나왔다. 녀석은 주문을 준비한 것도, 총을 들고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작은 신호기를 들고 있었다.
무슨 신호기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녀석을 본 여명의 감각이 위험 신호를 보냈다.
‘차원이… 얇아진다?’
여명이 본능적으로 고개를 든 순간.
촤아악 – ! 마을 위 밤하늘이 갈라졌다.
***
1층에서 항복한 용병의 팔을 묶고 있던 미리는 보았다.
창문 바깥, 밤하늘을 가르고 나타난 차원문을.
시카고 차원문보다는 작고, 개성 차원문보다는 커다란 그것은 일반적인 차원문과 달리 땅을 바라보고 있었고, 무엇보다… 불안정했다.
벌어진 차원문 전체가 일렁거리다 못해 출렁거리는 게, 차원문 전문가가 아닌 미리가 보기에도 몇 분을 버티지 못하고 붕괴할 것처럼 보였다.
대체 누가 이런 차원문을?
의문은 길지 않았다. 차원문 너머에서, 정체불명의 마법사들이 튀어나왔으므로.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군복을 입은 마법사들.
하지만 그들의 군복에는 부대 마크는커녕, 위장패턴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미리는 그들이 외교적인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활동하는 종류의 특수군, 속칭 블랙 옵스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어느 나라의 블랙 옵스지?
미리가 눈을 가늘게 뜨는 사이, 잠시 마을을 내려다보던 마법사들은 동시에 똑같은 자세를 취했다. 마치 검을 쥐듯, 빈손을 꽉 붙잡는 자세.
그걸 본 미리는 자신도 모르게 귀를 쫑긋 세웠다. 엘프의 본능이 말하고 있었다. 이건 위험하다고.
그리고 그런 본능을 느낀 건 미리뿐만이 아니었다.
“방어 주문! 보호막 주문이건, 바람 벽이건 상관없으니! 최대한 크게 주문을 펼치시오!!”
그렇게 소리친 코르부스가 얼음벽을 만들어낸 바로 다음 순간.
화르르륵!! 블랙 옵스들의 손에서 불길이 터져 나왔다. 마치 화염으로 만들어진 검처럼 기다란 불길, 그건 쇠미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마법이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불길…
“…프레시외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