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rd-rate journalist becomes a tycoon RAW novel - Chapter 172
174화
재환의 뉴스에서는 중국 내의 약소민족들의 독립 성명서를 발표했다.
굳이 TBS의 입을 빌린 건 그게 현재로서는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사이기 때문이다.
독립 성명서가 매스컴을 타자 그걸 신호로 모든 이가 움직였다.
“자유를 쟁취하라!”
“더 이상 중국에게 지배받지 않겠다!”
“우린 중국의 노예가 아니다!”
홍콩, 대만, 위그루 족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독립 운동을 전개했고, 이 사실은 중국에 파견된 특파원들에 의해 대서특필 되었다.
이로 인해 전 세계가 중국의 상황을 인지하게 되었고, 한 마음 한 뜻으로 그들을 지지했다.
이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제스쳐는 하나였다.
“빨리 군대를 움직입시다. 초기 진압에 실패하면 다 끝입니다.”
“하지만 대의명분이 없습니다.”
“왜 없습니까! 반란군이란 명분이 있는데! 국가 내란죄로 전부 잡아넣으면 됩니다!”
그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중국이란 거대한 국가 차원에서 보자면 진압 못할 수준은 아니었다.
탱크를 앞세워 그들을 전부 짓밟아버리면 된다.
하지만 그들의 뒤에는 다른 나라들도 있는 게 문제다.
“국제 정세상 잘못하면 중국은 고립될 수 있습니다.”
“이미 고립되어 있는데, 여기서 뭘 더 고민한단 말입니까! 가만히 있으면 중국은 사라질 뿐입니다!”
“이로 인해 동요할 국민들은 어떻게 합니까. 이번 위기를 넘긴다고 해도 그 파장은 국민들 모두에게 미칠 겁니다.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 것도 한계에 달하는 순간이 온단 말입니다!”
여기가 시장 바닥인지 정책을 논하는 곳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저마다 목소리를 높여서 의견을 뱉어냈다.
제법 오래 위원장 자리에 앉아있던 한 이는 이 참담한 상황에 눈가를 문질렀다.
몇 개월 전의 정부였다면 이 상황에서 이렇게 흔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반란군 토벌을 외치며 군부대를 움직였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신인들이 자신의 입김을 내세울 수 있는 좋은 기회지.’
정치란 끈을 잡는 것이지만, 지금 대부분의 끈은 떨어져 나갔다. 그렇기에 제가 새로운 끈이 되겠다며 앞 다투어 나서는 상황이다.
이 꼴을 더 볼 수가 없어 자리에서 일어나며 비서에게 물었다.
“주석께선 아직이냐. 국방부 장관도 이 자리에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뭐야!”
“지금 알아보는 중입니다만, 연락이 닿지 않고 있습니다.”
“하아….”
그는 결국 참지 못하고 돌아섰다.
“내가 직접 주석을 만나 뵈러 가야겠다.”
“지금 여길 나가시면 더 혼란이 가중될 텐데요.”
“내 힘으로 해결 될 수 있는 상황이었으면 진작 해결 됐어!”
사실상 정리하길 포기한 그는 회의장을 빠져나와 곧바로 주석이 있을 사무실로 향했다.
문 앞에 선 그는 옷을 한 번 정리하고 노크했다.
“주석님, 계십니까.”
답이 들려오지 않았기에 그는 숨을 한 번 내쉬고 안으로 들어갔다.
“주석님, 급히 논의드릴….”
그는 말을 마저 하지 못하고 딱 얼어붙었다.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던 주석의 사무실은 폭풍이 왔다 간 것 마냥 엉망이 되어있다.
물건은 죄다 바닥을 구르고 재떨이도 깨져있었다.
그는 당황해서 급히 사무실 앞에 있던 보좌관을 찾았다.
“사무실 내부가 왜 저 모양이야.”
“그게…. 일이 조금 있었습니다.”
지금 보좌관이 말한 일이 이 긴급한 위기 상황에도 주석이 모습을 안 보이는 것과 관련이 있단 예감이 들었다.
“무슨 일!”
“저도 자세한 건 알지 못합니다. 오늘 오시자마자 전화 한 통을 받으시고는 급히 나가셨습니다. 나가시고 사무실 정리를 하러 들어가 보니 이미 저런 상태였습니다.”
“왜 정리를 안 해 놨지?”
“주석님께서 가만히 두라는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대체 왜? 사무실을 저 꼴로 해두고 나갈 이유가 어디 있다고….
‘아니다. 만약 주석께서 저렇게 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저런 상태였다면?’
누군가가 주석 사무실에 침입했다. 그 이유는?
곧바로 머릿속에 떠오른 물건이 하나 있다. 말도 안 되지만, 정말로 그걸 노린 거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야간에 주석 사무실에 들린 사람이 있나?”
“있긴 합니다만, 출입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누구!”
“해외 감시팀의 루 왕 입니다.”
루 왕!
안 그래도 그가 견제하고 있던 인물 중 하나였다.
주석의 지시를 따르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그가 교묘하게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 일로 확실해 졌다.
‘내분을 일으킨 건 그 자였어!’
강재환도 그가 감시하고 있었으니 모든 정황이 맞아 떨어진다.
그는 이를 갈면서 사무실로 다시 들어갔다. 어질러진 사무실 곳곳을 살피며 있어야 할 물건이 있는 지 확인했다.
하지만, 불길한 예감대로 핵 미사일 발사 장치는 존재하지 않았다.
‘열쇠는 주석과 국방부 장관이 하나씩 들고 있는데…. 잠깐, 국방부 장관도 오늘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사무실을 벗어나며 보좌관에게 명령했다.
“당장 주석이 어디로 가셨는지 알아봐.”
“그건 저희도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습니다만….”
“무슨 일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니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알아내!”
으름장에 보좌관은 안색이 하얗게 질려서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를 떴다.
그는 마른세수를 하며 아까 시장바닥에서 오고가던 말 중 하나를 떠올려 봤다.
“어쩌면 중국 종말의 날이 오늘이 될 지도 모른다.”
* * * * *
방송을 마친 재환은 대표 사무실에서 국제 전화를 받고 있었다.
다만, 재환의 표정은 영 좋지 못했다.
“잘 생각해 보세요. 그건 지금까지 해온 모든 일을 말아먹는 겁니다. 좀 더 냉정하게 생각하세요, 루 왕.”
“아뇨. 이 걸로 모든 걸 끝날 겁니다.”
“잘못하면 전쟁이 발발 될 겁니다!”
재환이 언성을 높이는 이유는 하나였다.
루 왕이 원래 계획과는 다르게 움직였다.
본래 계획은 루 왕이 주석을 암살하고, 중요 인사들을 급습해 군 지휘권을 잃어버리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군의 발목만 잡아도 이번 통일 전쟁은 제대로 진행이 될 테니까.
그리고 대부분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단, 하나 루 왕이 핵 미사일 발사 장치를 발견했다는 점이 문제였다.
“전쟁이 발발할 일은 없습니다. 어차피 미사일은 중국 본토에 떨어질 거니까요.”
“중국 본토에 떨어진다 하더라도 발사된다는 게 중요한 겁니다! 다른 나라들은 그에 대응해 똑같이 핵을 쏠 준비를 할 겁니다!”
핵 미사일 발사 장치를 발견한 루 왕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주석을 납치하고, 국방부 장관을 납치한 뒤 미사일 발사 장치의 열쇠를 습득한 것이다.
지금 루 왕이 손을 까딱하면 중국에서 개발한 핵 미사일이 아시아와 유럽을 노리고 날아갈 수 있게 됐다.
“잘 생각해주세요. 이건 아닙니다. 몇 사람만 죽으면 될 일을 전부 죽일 생각이십니까!”
“중국이란 나라는 지도상에서 완전히 없어져야 합니다. 2번째 중국이 나오지 않도록 죽음의 땅을 만들면 되겠죠.”
“루 왕!”
“강재환 회장님, 그 동안 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럼.”
루 왕은 그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재환은 수화기를 던지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얘기가 잘 안 된 모양이군요.”
“그렇게 됐습니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물 건너갔군요.”
사람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라지만 이건 너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것 아닌가 싶다.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다른 정상들에게 미리 경고를 해야겠죠.”
“하지만 그들도 가만있지는 못할 겁니다. 핵이 터졌다는 건 사실 상 3차 세계 대전이 시작됐다는 말과 같을 테니까요.”
국제 정세가 험악하게 흘러가리란 건 확실해졌다.
재환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왔다는 느낌을 물씬 받았다.
“하는 데까지는 해봅시다.”
재환은 곧바로 기존에 구해둔 연락처들을 통해 한국과 미국에 연락을 넣었다.
대통령에게 사정을 전달하니 그는 당황하며 말했다.
“전쟁은 안 일어난다 하지 않았습니까.”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그는 중국 본토에 핵을 떨어트릴 테니까요.”
“그걸 어떻게 믿습니까. 이미 핵이 발사되면 모든 게 끝납니다!”
“걱정 마시고 기다려주십쇼.”
패닉에 빠지다 시피한 대통령을 진정시키는 데는 제법 시간이 걸렸다.
“일이 터지고 나면 강재환 회장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겁니다.”
KG 그룹을 공중분해 시키겠다는 말에 재환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할 수 있는 거라곤 그 뿐이다.
한국 대통령이 호들갑을 떨었던 것에 비해 미 대통령은 덤덤했다.
“그래도 최악의 상황은 아니란 거죠.”
“전쟁을 생각하진 않을 겁니다. 핵 잠수함이 운용되는 건 아니니까요.”
그가 덤덤한 이유는 하나다.
중국의 핵이 미국 본토에 떨어질 리 없다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가져가야 할 리스크는 없다시피 하니까 그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말든 상관없다.
오히려 핵으로 완전히 붕괴되어 준다면 완전 땡큐일 터다.
“어쨌든 전 약속을 지켰으니 전쟁은 없던 걸로 하시면 됩니다.”
“좋습니다. 아, 강재환 회장.”
“말씀하시죠.”
“전 당신의 능력을 높이 사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을 위해 일 해볼 생각 없습니까?”
미 대통령의 제안은 어느 정도 예상한 바긴 했다.
지금 재환을 상대하는 방법은 호의 아니면 적의인데, 자신들에게 좋은 소식만을 전달해준 재환을 미워할 이유가 없으니까.
하지만 뭐든 좋을 순 없다.
‘목줄 채워 놓으려는 거지.’
이미 지난 번 정보원 발언으로 경계 태세가 재환에 대한 경계는 한 층 더 높아졌다.
그런 재환이 미국에 스스로 들어가게 되면 움직이지 못하게 목줄을 채울 게 분명하다.
‘어떻게 한국에서 이 자리를 잡았는데, 또 미국가서 그 지랄을 할 순 없지.’
“마음만 받겠습니다.”
“그러지 말고 깊이 생각해 보세요. 강재환 회장을 위해서면 제가 특권들을 내어 줄 수 있습니다. 사업 지원금이라던가, 정착 지원금 같은 것 말이죠.”
“구미가 당기지만, 지금 생각해볼 것들은 아니군요.”
재환은 정중히 거절했지만 그는 끈질겼다.
“이번 일이 끝나면 진지하게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미국은 강재환 회장에게 열려 있으니까요.”
사심이 가득 담긴 말을 귓등으로 흘린 뒤 전화를 끊었다.
“만약 핵이 터지면 미국으로 망명 요청하면 되겠군요. 어차피 한국에서 KG 그룹은 남아나질 않을 테니까요.”
“농담이죠?”
“그 땐 저도 데려가셔야 합니다.”
서진이 웃음기 없이 말하니 농담인데도 농담으로 들리지 않았다.
……분명 농담일 터다.
“그래도 핵이 터질 확률은 낮을 겁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시죠? 이미 핵 발사장치와 열쇠는 루 왕의 손에 있지 않습니까.”
“안전장치가 그것뿐이겠습니까.”
발사 장치는 하나더라도 안전장치는 수십 수백 개일 터다.
“이미 일부 인사들은 핵이 터질 수도 있다는 걸 염두해 두고 있을 겁니다. 그 중 가장 입김 쎈 사람의 주도하에 루 왕을 찾아내고 있겠죠. 그 사이 군부대에서 핵 발사 장치에 브레이크를 걸어버리면 그만입니다.”
“안전장치가 없다면요?”
“그 땐 뭐….”
재환은 빙긋 웃었고, 서진은 고개를 저었다.
상당히 가벼운 투에 걱정이 가볍게 들었지만, 어쩐지 재환이 말하는 대로 될 거란 묘한 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