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Star with a Face that Makes Wishes Come True RAW novel - Chapter (302)
303화
“허억, 허억.”
거친 숨을 뱉으며 교복을 입은 어린 소년이 응급실로 들어갔다.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지도 못한 소년이 숨을 헐떡이며 응급실을 뛰어다녔다.
촤르륵!
“꺅!”
“으헉! 뭐야!”
“죄송합니다.”
안에 들어와서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커튼을 치던 소년에게 간호사와 보호자들의 날 선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누군가를 찾느라 정신이 없어 보이는 남자를 본 간호사가 결국 그를 붙들고 물었다.
“저기, 얘야. 여기서 이러면 안 돼. 혹시 누구 찾는 사람이라도 있는 거니?”
“부모님이… 엄마가… 아빠가 여기에… 있다고. 지금 바로 오라고….”
학교에서 부모님이 응급실에 있다는 연락을 듣고 헐레벌떡 찾아온 모양이다.
소년의 사정을 파악한 간호사가 그를 의자에 앉히고 진정시켰다.
“부모님 성함이 어떻게 되는데?”
“민경식, 차선영.”
오늘 여행을 잘 다녀오면 불러 주겠다고 약속한 이름이었다.
도현은 속에서 울컥 치밀어오르는 무언가를 삼키고 입을 꾹 다물었다.
잠시 후, 간호사가 어두운 얼굴로 남자에게 찾아왔다.
“혹시 주위에 도와줄 어른 없니?”
도현은 직감했다.
아. 더는 그 이름을 들려줄 수 없겠구나.
이럴 거면 아침에 그냥 들려줄걸.
그 이후의 기억은 또렷하지 않았다.
그저 멍하게 의자에 앉아 있었고, 할머니가 내 손을 쥘 때에야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말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도현아. 엄마 아빠 얼굴 볼래?”
할머니는 도현에게 선택지를 주었다.
무척 끔찍한 모습이겠지만 마지막 가는 길을 볼 것이냐, 아니면 좋은 모습만 기억한 채 이대로 보내 줄 것이냐.
무엇이든 도현에게는 힘든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충격에 빠진 손주를 보고, 허망하게 가 버린 아들 내외를 떠올리며 할머니는 손주가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길 바랐다.
그것이 설사 제 손으로 여행을 등 떠민 부모의 주검을 보는 일이 될지라도.
‘그래도 마지막은 네가 보내 주는 게 한이 덜 맺히지 않겠니.’
할머니는 알았다.
지금 손주는 당장이라도 벼랑 끝에서 떨어질 것처럼 위태로운 상태라는 것을.
손주가 나중에 부모의 마지막을 지켜 주지 못해 망가지는 걸 두고 볼 수 없었다.
“…볼래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악기에 바람을 불어넣는 것처럼 메마른 목소리였다.
“그래. 할머니랑 같이 가자.”
어른으로서 가족으로서 할머니는 손자의 손을 잡고 영안실로 향했다.
도현은 하얀 천으로 덮인 부모님을 보았다.
두 분은 평온해 보였다.
하지만 도현은 알았다.
목 아래에 있는 천은 뒤틀린 무언가가 아래에 있는 것처럼 울퉁불퉁하다는 사실을.
“아… 빠.”
숨이 끊어지는 것처럼 필사적으로 내뱉은 목소리가 차디찬 영안실에 퍼졌다.
모래주머니를 단 듯 무거운 손을 들어 아빠의 뺨을 만졌다.
차가웠다.
그때 도현의 눈앞에 파란 무언가가 나타났다.
[…비정상@^!!!@&^종료#$%& …시스템을 재부&^%^#%!]푸른 메시지가 도현의 뇌를 파고들었고, 할머니가 부르는 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것처럼 먹먹했다.
“…현아!”
도현의 의식이 멀어졌다.
그리고 다시 깨어난 도현은 마치 기억의 일부를 잊어버린 것처럼 변했다.
“형?”
“…왜.”
“아니. 레인저 놀이 안 해?”
“너랑 놀아 줄 시간 없어. 레인저 놀이는 친구들이랑 하도록 해.”
변한 형의 모습에 도윤은 겁에 질린 듯 울먹였다.
형이 화낼까 봐 도윤이 울음을 억누르며 흐느꼈다.
“…레인저 놀이는 친구들이랑 못 하는데. 아빠랑 형만 할 수 있는 건데.”
“바쁘니까 나가서 놀아.”
“우응.”
도윤이 훌쩍이며 방을 나섰다.
할머니와 동생은 형이 부모님에 대한 기억을 일부 잃어버렸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그에게 기억을 물어볼 수 없었다.
그때의 도현은 건드리면 그대로 터질 것처럼 아슬아슬한 상태였다.
더욱이 할머니마저 돌아가신 그때, 도윤은 한 차례 형의 기억을 돌리려고 했지만, 그건 형제의 사이를 틀어 버리는 결과만 가져왔다.
그리고 십여 년이 지난 지금.
형은 동생에게 잃어버린 기억을 물었다.
* * *
“……! 형! 혀엉!”
동생의 부름에 형은 눈을 떴다.
아니, 처음부터 눈은 뜨고 있었다.
그의 의식이 무의식 저편에서 돌아왔다.
“도윤아.”
“형. 괜찮아? 얘기하다가 형이 갑자기.”
동생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섬찟한지 이어지던 말을 삼켰다.
“미안해.”
“아니야. 괜찮아.”
“그때 너한테 작가 같은 거 한다고 소리 질러서 미안해. 그때 부모님에 대한 기억을 돌려주려고 했던 거구나.”
“! 그거까지 기억났어?”
“응. 전부.”
도현이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아직도 떨리는 동생의 손을 잡아 주었다.
“그나저나 나 방금 어떻게 된 거야?”
“예전에 형이랑 아빠가 했던 거랑, 레인저 놀이를 한 거랑 크면 형도 아빠처럼 배우가 되겠다고 했던 거, 그런 거 얘기하고 있었는데 형이 갑자기 소파 위로 쓰러져서,”
“그래? 많이 놀랐지?”
“지금은 괜찮아.”
레인저 놀이.
아빠랑 같이 연기 연습을 하던 게 동생의 눈에는 무척 멋져 보였나 보다.
아빠한테 연기를 배우는 날이면 동생은 작은 의자에 앉아 우리의 연기를 눈을 반짝이며 지켜봤다.
‘멋져! 최고로 멋져! 레인져 레드 같아!’
그 당시 동생의 눈에는 우리가 초능력자처럼 보였던 것 같다.
당시 TV에서는 초능력을 쓰는 레인저들이 방영되고 있었으니까.
“왜옹.”
럭키가 도현의 가슴에 머리를 꿍 박았다.
고개를 움직이니 삼냥이들의 꼬리가 먼지털이라도 되는 것처럼 펑 터진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누가 보면 박제된 줄 알 정도로 움직임이 없었다.
이 녀석들도 많이 놀랐나 보네.
걱정하는 가족들을 달래 준 도현이 동생에게 나직이 말했다.
“시스템 말이야.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거였어.”
“아빠가?!”
“응. 그리고 영안실에서 아버지를 만졌을 때 나한테 넘어왔나 봐.”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시스템이 왜 서아준을 ‘버그 플레이어’라고 했는지.
아버지의 죽음은 서아준이 초래한 것이었다.
시스템을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강제 종료한 것 때문에 시스템은 서아준을 ‘버그’로 정의했다.
그리고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서 언제든지 시스템의 사용자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학습했다.
그리하여 시스템은 업데이트를 시작했다.
‘강제 종료에 대응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새로운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했고, 거기까지 걸린 시간이 약 12년이었다.
그리고 시스템 리뉴얼이 끝난 그날.
‘…부디 날 지옥으로 처박고 동생을 살려 주세요.’
사용자의 간절한 부름에 시스템이 응답했다.
“어쩐지. 앞으로 일어날 일을 다 아는 것처럼 과제가 나오더라니.”
강제 종료 되지 않기 위한 시스템의 발버둥이었던 거다.
모든 것을 안 도현의 눈앞에 팡파레와 함께 푸른 창이 떠올랐다.
[축하드립니다. 995번째 과제(★★★★★)를 완수하셨습니다.] [보상을 획득했습니다.] [보상: 사용자 ‘민도현’의 소원 성취] [민도현의 소원: 동생 민도윤의 소생 및 행복] [사용자 ‘민도현’은 자력으로 민도윤의 행복을 달성했습니다.] [시스템은 사용자에게 경의를 보냅니다.] [보상을 강화합니다.] [보상: 동생 민도윤의 완벽한 소생 및 신체+1]“신체 강화까지?”
“어? 뭐가?”
도현이 시스템의 후한 보상에 놀라는 사이 보상 지급이 시작되었다.
“어어?”
몸을 파고드는 미지의 힘을 느꼈는지 도윤이 깜짝 놀란 눈으로 자신의 발을 쳐다보았다.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아 비쩍 마른 다리에 살이 차오르듯이 근육이 붙기 시작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도윤아. 너 혈색이?”
“왜?”
“엄청 좋아졌어.”
“정말?”
형의 말에 도윤이 얼굴을 만졌다.
얼굴을 만진다고 혈색을 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도현이 황급히 휴대폰 카메라를 조작해 동생에게 들려 줬다.
“형. 나 이제 햇빛 좀 본 거 같아.”
“그러게. 건강해 보여.”
도현이 활짝 웃었다.
보상 지급이 끝났는지 동생의 다리는 더 굵어지지 않았지만 힘이 있어 보였다.
동생의 변화를 관찰하던 도현이 손을 내밀었다.
“일어날래?”
“응.”
형의 손을 잡고 도윤이 발끝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도윤의 의지대로 다리가 움직였다.
살짝 놀라는 것도 잠시 도윤은 다리에 힘을 주어 전동 휠체어에서 일어났다.
도윤이 발을 내디뎠다.
한 걸음.
한 걸음.
마치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처럼 도윤은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감각을 즐기며 한 걸음씩 걸었다.
도윤이 고개를 번쩍 들어 형을 보았다.
“형!”
“잘했어. 이때까지 고생했어. 잘했어. 내 동생.”
도현이 동생을 덥썩 안았다.
눈물이 찔끔 흘러나왔다.
동생이 살았다.
다친 적도 없다는 듯이 멀쩡하게 걸었다.
예전보다 더 건강해졌다.
소원을 이룬 도현이 건강한 동생의 모습에 도현은 웃음을 터트렸다.
“아하하하하!”
“형?”
“하하하! 미안. 그냥 좋아서. 하하하!”
동생은 웃음을 터트린 형의 얼굴을 보았다.
형의 얼굴은 흐릿하게 기억하던 아버지의 얼굴을 꼭 닮았다.
“이럴 게 아니지. 형들한테 알려야겠다.”
“누구? 주원이 형?”
“응. 한울이 형한테도 알리고, 박 실장님한테도 알리고, 우리 이사님들한테도 알리자.”
“파티라도 할 생각이야?”
“해야지. 네가 일어나고 내 소원이 이루어졌으니까.”
파티를 하려면 뭐부터 준비해야 하지?
초대장? 케이크?
초대장은 업체에 맡기면 되나?
기분이 무척 좋아진 도현의 생각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형이 무척 들뜬 상태라는 걸 안 도윤은 형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한마디 던졌다.
“좋아. 형. 그런데 파티하고 나면 ‘개코’ 홍보하러 가야 하는 거 알지?”
“어… 벌써?”
“응. 벌써. 조금 있으면 7월이니까.”
개코의 개봉은 8월 첫째 주다.
근 한 달 가까이 전 세계를 돌며 홍보 일정을 소화했는데 그 짓을 또 해야 한다고?
우주까지 닿았던 도현의 기분이 내핵으로 곤두박질쳤다.
“형들한테는 내가 직접 연락할게.”
“응.”
“형은 비행기 타고 오느라 고생했으니까 쉬어.”
“으으응.”
갑자기 온 우주에서 피로가 몰려오는 것 같았다.
에너지가 급격히 바닥난 도현이 소파에 풀썩 드러누웠다.
“형. 방에 가서 누워.”
“미안. 조금만 있다가 갈게.”
사람들이 지키지 못하는 발언 TOP10 안에 드는 발언을 하며 도현이 눈을 감았다.
꼬리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삼냥이들이 도현을 둘러싸고 각자의 위치를 점령했다.
오늘도 가슴팍을 차지한 럭키가 몸을 동그랗게 말았다.
* * *
“민도윤 작가님의 쾌차와 민도현 배우의 할리우드 진출을 축하하며 건배!”
“건배!”
째재재쟁!
자신을 축하해 주기 위해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도현이 잔을 높게 들어 부딪쳤다.
형제의 집이 모처럼 떠들썩해졌다.
지인만 모인 조촐한 모임.
그동안 사귀었던 많은 인연이 도현을 축하해 주기 위해서 모였다.
“우리 도현 씨. 할리우드 진출 축하드려요!”
“하하하하하. 앞으로도 우리의 끈끈한 계약 관계를 위해 힘냅시다!”
“으. 윤선호 멘트 구려.”
“여세주 너야말로.”
선호와 세주는 약혼식도 했으면서 여전히 티격태격했다.
능력 있는 재벌 3세의 세기의 결혼이 될 거라면서 떠드는 기자들이 본다면 눈을 비빌 광경이었다.
“너어. 에이미 조심해라.”
“요즘 할리우드의 마녀가 미친X이 됐다는 소문이 들려.”
“맞아. 사장실에서 마녀의 웃음소리가 매일 들린대.”
“종말인가.”
한달음에 날아온 한울과 주원이 최신 소식을 전하며 도현을 걱정했다.
여전히 발이 넓은 형들이었다.
“앞으로도 우리 형 잘 부탁드려요.”
“아닙니다.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런 말씀 마세요. 박 실장님이 얼마나 잘해 주시는지 잘 아는걸요.”
“매니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에잇! 언제까지 인사만 할 거예요! 상견례도 아니고 자, 마셔요, 마셔!”
“하늘아. 민도윤 작가님은 얼마 전까지 환자였는걸. 술을 억지로 마시게 하면 안 돼.”
“그렇습니까?”
“괜찮아요. 저 멀쩡해요. 검사도 했는데 보실래요?”
“오. 빠르네.”
“어머.”
“흠. 민도윤 작가님. 근육이 부족합니다. 물론 환자였던 상태보다는 좋긴 하지만 작가님들은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다고 들었습니다. 지금부터 코어 근육을 단련하고, 유산소를 병행해 체력을, 켁.”
“근하 씨는 단백질을 더 먹는 게 좋겠어요.”
승하가 근하의 목에 삼겹살을 욱여넣고 있었다.
도윤이랑 누나들도 잘 지내는 것 같네.
지금 이 자리에 없지만 한 끼 식당 식구들도, 가 PD님도, 윌 터너의 삼총사들도, 칼튼 패밀리도 전화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
다들 지금 하는 일에 발이 묶이지만 않았으면 당장 달려왔을 거라며 아쉬워했다.
참고로 민후 형은 오늘 스케줄이 끝나면 바로 온단다.
도현은 사람들의 소리로 가득 찬 정원을 보았다.
‘언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
처음에는 도윤이를 깨우기 위한 일이었는데 어느새 도현의 울타리에 하나둘씩 사람들이 들어왔다.
도현은 이 모든 광경을 눈에 담았다.
아마 평생 지워지지 않겠지.
‘이게 전부 시스템 덕이지. 고마워.’
과제가 끝나고 침묵한 이후로 시스템이 아직 남아 있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도현은 마음속으로 시스템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그때였다.
파아앗!
도현의 눈에만 보이는 푸른빛이 몸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아. 아직 있었나 보다.
도현은 반딧불이처럼 흩어지는 푸른빛을 향해 속으로 말을 걸었다.
‘고마워. 네가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거야.’
하늘 위로 춤을 추듯이 올라가는 시스템을 도현이 고요히 응시했다.
또 다른 기적을 부르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뭐가 됐든 시스템은 내게 은인이고 신이었다.
‘잘 가.’
떠나가는 시스템을 배웅한 도현이 파티장 쪽으로 한 걸음 걸었다.
그때 등 뒤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
…잘 컸다, 내 아들들.
희미하게 들린 목소리에 도현이 몸을 휙 돌렸다.
지금, 방금. 목소리가?
분명 장난스럽게 머리를 헝클이면서 들었던 낮은 웃음소리였다.
그리운 목소리였다.
“형?”
“아. 혹시 아무 소리 못 들었어?”
“무슨 소리?”
“내가 착각했나 봐.”
아마 좋은 날이어서, 그래서 환청을 들었나 보다.
코끝이 찡해진 도현이 동생과 함께 바비큐 그릴 쪽으로 걸었다.
“너! 파티 주인공이 왜 혼자 멀리 떨어져 있어? 형한테 고기 굽게 한 주제에.”
“미안해요. 형. 제가 할게요.”
“쓰읍. 어딜. 손대기만 해.”
주원이 살벌한 눈으로 도현을 째려봤다.
불에 가까워지려는 도현의 양옆에 문식과 근하가 경호원처럼 따라붙었다.
“안 됩니다.”
“저 손 안 댔어요.”
“그래도 안 됩니다.”
진짜 아무것도 안 했는데.
“도현아아아! 민 작가니이임!”
“어? 민후 형? 언제 왔지?”
“조금 전에. 내가 문 열어 줬어.”
그랬구나.
스케줄을 마치고 곧바로 왔는지 얼굴이 평소보다 더 반짝이는 민후를 모두가 반갑게 맞이했다.
“자, 그럼 이민후 씨도 왔으니 다시 한번 짠! 할까요?”
“좋아요.”
잔을 흔드는 하늘의 제안에 모두 잔을 채워 들었다.
“앞으로도 도현이랑 도윤이한테 좋은 일만 가득하길! 꽃길 가즈아-!”
“가즈아-!”
“가자!”
째째째쨍!
민후의 잔까지 추가되어 다시 한번 잔이 허공에서 부딪쳤다.
입장주라며 민후의 원샷을 응원하는 사람들을 보며 도현이 기분 좋게 웃었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연기를 할 거예요.
좋은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죽는 그 날까지 연기를 계속할 겁니다.
도현은 누군가에게 전하듯이 다짐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