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590
589화
강신이 모든 재머를 설치하고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는 텐트로 돌아왔을 때, 신하린도 다른 전함에 재머를 설치하고 텐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 외 다른 일행들도 충분한 휴식을 취해 떨어진 체력을 모두 회복한 상태였다.
“사전 준비는 끝났으니, 슬슬 준비하죠.”
강신이 일행들을 보며 말하자, 그들은 곧장 짐을 꾸리고는 잠시 쉬었던 텐트를 해체했다.
그리고는 텐트가 되어주었던 위장천을 두 개로 분리해 이순자와 송기덕이 나눠서 뒤집어썼다.
강신이 입고 있는 보호 장비나, 신하린의 은신 정도만큼은 아니어도 위장천은 충분히 그들의 모습을 감추어 줄 것이었다.
‘밤이라서 어지간해서는 눈치채지 못하겠지.’
모든 준비가 끝나자 강신과 일행들은 각자 맡기로 한 전함으로 흩어졌다.
강신이 목표 전함에 도착하자 때마침 일행들에게 통신이 들어왔다.
-목표물에 도착했습니다.
-저도요.
-저도 도착했어요.
일행들의 보고를 들은 강신이 일행들에게 다시 한번 주의 사항을 알렸다.
“모두 아시겠지만, 작전이 시작되면 저희가 사용하는 통신도 불가능해질 겁니다. 그러니, 만약 위급상황이 발생한다면 신호탄을 사용해 주세요.”
통신과 소리가 사라진 상태에서 아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신호는 빛이 가장 좋았다.
물론 적들도 눈이 있으니, 적들도 함께 알게 된다는 단점이 있긴 했지만, 일행이 신호탄을 터트릴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라면 적들이 빛을 봐도 상황은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 분명했다.
“위험하다면 주저 없이 신호탄을 사용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저희한테만 그러지 말고 강책임이나 망설이지 마세요.
-맞아요.
송기덕은 그저 알겠다고 대답했지만, 이순자는 신하린은 오히려 강신에게 주의를 주었다.
그런 그들의 걱정에 강신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저도 망설이지 않겠습니다. 그럼 돌입 준비가 끝난 분부터 보고해 주세요.”
-저는 이미 준비 끝났습니다.
-저도 준비 완료에요.
-저도….
일행들의 보고가 끝나자, 강신이 심호흡하고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전 요원 준비 끝. 작전 진입 준비, 그럼 카운트하겠습니다. 3, 2, 1, 작전 시작.”
강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통신 장비에서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강신의 허리춤에 있는 장치도 함께 작동되었다.
철컥, 위이잉…….
작은 기계음이 살짝 들리다 멀어지듯 완전히 사라졌다.
“…….”
강신이 입 밖으로 소리를 내봤지만, 자신에게도 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강신은 재머와 소리를 먹는 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미리 지정해 두었던 지점으로 이동했다.
강신이 이동하는 모든 소리를 허리춤에 달린 소리를 먹는 장치가 모조리 감추어 주고 있었기에 그가 평소처럼 걸어도 그 어떤 소리도 새어나가지 않았다.
덕분에 적들의 시야가 닿지 않는 곳에서 강신은 꽤 대담하게 움직일 수가 있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전함에 몰래 오르는 것부터가 꽤 어려운 일이었겠지만, 강신에게는 크게 문제 될 게 없었다.
바닷속을 헤엄쳐 돌섬에 왔기에 설야를 데리고 올 수는 없었지만, 강신의 그림자 속에 있는 초코는 바다에 영향을 받지 않았으니까.
강신은 전함에 오르기 위해 초코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강신이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가볍게 몸을 풀었다.
그리고 자세를 숙여 자신의 그림자를 손가락으로 두드리자, 초코가 작은 강아지 모습으로 그림자 속에서 나타났다.
사전에 훈련을 해둔 덕분일까, 초코는 짖어도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에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강신의 명령을 기다리는 것처럼 멀뚱히 강신의 팔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강신은 손으로 사전에 훈련했던 몸짓을 선보이자, 초코가 알아들었다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강신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갔다.
강신이 몸을 웅크리듯 숙이자, 곧장 강신의 그림자에서 초코의 거대한 발이 튀어나와 숙이고 있는 강신을 하늘로 날려 보냈다.
보호 장비의 의태 기능이 제대로 작동 중이긴 했지만 급격한 움직임에 누군가가 봤다면 곧장 침입자의 존재를 깨달았을 것이다.
하지만, 강신이 진입한 장소는 사전 준비를 하는 동안 봐두었던 취약지점이었기에 아무도 강신을 발견하지 못했다.
강신이 그대로 전함에 떨어지며 낙법 했지만, 살짝 진동이 있었을 뿐, 소리는 새어나가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강신이 급하게 몸을 들어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됐을 것 같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취약지점을 이용하고 주변을 과하게 경계했지만, 전함에 있는 이들은 강신의 생각보다 허술하기 그지없었다.
재머를 설치할 때, 깨어있던 근무자는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이 전부였다.
나머지 인원들은 대부분 졸고 있는 모습이었으며 경계 상태도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있었다.
그 모습만 봐도 그들이 현재 얼마나 해이한 상태인지 알 수가 있었다.
‘그래도 모르는 거니까.’
모두가 게을러졌다고 해도 백 명 중 한 명은 제대로 경각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었다.
그러니 방심은 금물이었다.
강신은 그렇게 긴장감을 유지하며 근무를 서고 있는 이들을 피해 함선의 지휘소라고 불리는 함교로 향했다.
긴장감을 유지했던 것과 달리 함교로 향하는 길은 허무할 정도로 쉬웠다.
그렇게 강신이 함교에 도착하자 무전 대기와 당직 근무를 서고 있는 인원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들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들이었지만 그들도 경계 근무를 서고 있는 이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자는 척하는 건 아니겠지…?’
졸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허름한 천을 바닥에 깔고 자는 모습은 가관이었다.
오죽했으면 강신이 설마 함정은 아닐까 생각했는가.
강신은 속으로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생각했다.
‘정말 이렇게 쉬워도 되려나….’
분명 이런 상황은 자신이 탄 함선뿐만 아니라 다른 일행들이 향한 함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마 다른 분들도 지금 나랑 똑같은 심정이겠지.’
아무리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지 않은 해적이라도 함선을 운용하는 이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이렇게까지 오합지졸일 줄은 강신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강신은 소리를 먹는 장치의 작동 범위를 늘려 함교 전체로 지정하고 자는 근무자를 조용히 제압했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지 촉감을 잃는 건 아니었기에 포박하는 중간에 깨어나긴 했지만, 이어지는 강신의 주먹질에 그들은 다시 잠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들을 완전히 제압한 강신은 곧바로 함교 안에 있는 모든 기계를 망가트리기 시작했다.
그 일도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끼고 있는 건틀릿으로 기계 장치로 보이는 모든 물건을 때려 부수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강신은 함교 내부에 있는 모든 장비를 망가트리고 제압된 이들의 입을 잘 막아두었다.
그리고는 소리를 먹는 장치의 범위를 원래대로 바꾸고는 함교를 나와 출입구에 헥사곤 바인더를 던져 누구도 들어가지 못하게 만들었고 그대로 함선 내부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럼 다음 해야 할 일은 함장 찾기인가….’
함장이라면 꽤 많은 걸 알고 있을 테니까.
함교에서 제압한 이들이 함장이 아니냐고 묻는다면 강신은 단연코 그들은 절대 함장이 아니라고 말할 수가 있었다.
애초에 함장이 직접 야간 근무를 설 이유가 없었으니까.
이런 장소에서 당직 근무라는 개념은 지휘관이 쉬는 동안 그 자리를 대신에 할 이들을 세워두는 것이었다.
그러니, 함장은 분명 자신의 방에서 쉬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문제는 오합지졸인 이들과 다르게 함을 맡은 함장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제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었다.
‘배를 운용하는 것은 신도와 해적을 섞어서 했겠지만, 이런 함선을 운용 자리에 일반 신도나 해적을 앉혔을 리가 없어.’
그러니, 사제가 재능을 사용하기도 전에 빠르게 제압하는 것이 좋았다.
‘이변을 눈치채기 전에 빠르게 제압한다.’
과연 함장이 지내는 곳은 어디일까, 가장 빠르게 아는 방법은 누군가에게 물어보는 것이었다.
광신도는 입이 무거웠기에 평소라면 써먹지 않았을 방법이었지만, 사전 준비 중 남성들이 했던 대화 내용을 기억하는 강신은 이곳에 불만을 품고 있는 해적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목숨이 아까워서 광신도 무리에 있는 이들의 입은 쉽게 열리겠지.’
해적과 광신도를 구분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었다.
복장도 복장이지만 이미 걸음걸이부터가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근무 태도에서도 광신도들도 졸고는 있지만 되도록 졸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해적들은 함교에 있던 이들처럼 대놓고 자는 경우가 허다했다.
강신은 사람이 잘 다니지 않으며 잘 보이지 않는 은밀한 곳에서 대놓고 자는 해적을 노렸다.
2인 1조로 움직였기에 한 명은 그대로 제압했고, 다른 한 명의 멱살을 잡아 벽면에 집어 던지듯이 밀쳤다.
그리고는 그대로 따라붙어 한 손으로 입을 막고 다른 한 손으로는 작동 중인 소리를 먹는 장치와 의태 기능을 껐다.
“읍…. 읍!”
갑작스러운 충격에 눈을 뜬 해적이 당황해 뭔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강신의 건틀릿은 남자의 입을 정확하게 막아 제대로 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강신은 남아있는 손에서 검지를 들어 올려 자신의 입가에 가져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듯 몸짓을 하며 입을 막고 있는 낮은 목소리로 조용히 읊조리듯 말했다.
“쉬이…. 죽기 싫으면 조용히 하세요. 알아들었으면 눈을 두 번 깜빡이세요.”
그러자, 조금 진정한 해적이 눈을 두 번 깜빡였다.
“처음 위협으로 믿기진 않겠지만, 저는 당신들을 광신도에게서 구하기 위해 왔습니다.”
방금 위협한 것에 비하면 빠른 태도 전환이었지만, 해적은 잠이 덜 깼는지 아니면 정말 그런 강신의 말을 믿는 건지 놀란 듯이 두 눈을 크게 떴다.
“함장을 제압할 생각인데,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함장이라는 단어에 해적의 눈이 빠르게 떨려왔다.
그만큼 함장이라는 존재는 눈앞의 해적에게 공포에 대상이라는 소리일 것이다.
“그럼 천천히 손을 떼겠습니다.”
강신은 천천히 입에 물렸던 한쪽 손을 뗐고는 양손을 들어 적의가 없다는 것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
“함장이 어디서 쉬고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강신이 묻자, 해적이 두려운 듯 부들부들 떨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누가 듣는 사람이 없나 확인하고는 말을 더듬었다.
“조, 조….”
그의 목소리는 아주 작았다.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그의 모습은 혹여나 자신의 목소리가 다른 곳에 새어나갈까 봐 겁에 질려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그가 손짓하며 강신에게 다가오라고 몸짓을 보냈고 강신은 그의 말대로 그에게 더 접근했다.
그는 강신의 귓가에 아주 중요한 말을 하는 것처럼 뜸을 들이고 입을 열었다.
“X까.”
하지만, 그의 입에서는 함장이 어디에 있는지 흘러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