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274)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274화(1274/1295)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274화
요즘 들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바로 뉴블랙 때문이었다.
-저희 <뉴니버스> 시즌 2에서 선거 특집을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설렘은 단순히 뉴블랙이 출연하는 핫한 예능 때문은 아니었다.
‘TV 시대의 마지막 국민 예능’이라는 타이틀이 붙을 만큼, OTT나 미튜브가 더 핫해져 가는 시대에서 막차를 탄 뉴니버스긴 했지만 모든 사람들이 뉴니버스를 보는 건 아니었다.
그냥 뉴블랙이 재미있는 걸 하나 보다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오. 선거 특집~ 예전 예능들에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재미있겠네.
예능인들이 후보로 출마해서 좌충우돌하는 포맷은 뉴블랙이 처음 시도한 게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얼마 안 가 사람들의 눈빛이 바뀌었다.
이 특집이 의미하는 바를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선거의 주제가 무엇인가?
-뉴블랙 최고의 명곡을 가린다!
그렇다면 이런 주제에서 선거 운동은 어떻게 하는가?
바로 공연이었다.
지금 뉴블랙 멤버들은 자신의 당이 최고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무대를 준비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연예계 최고의 인맥왕으로 불리는 뉴블랙답게 그 스케일은 절대 평범한 수준이 아니었다.
-뉴블랙 리혁, ‘청량당’ 홍보 위해 가요계 왕들을 불러 모았다
기사에 뜬 사진들을 본 대중들이 눈을 깜빡였다.
[차우현]깔끔하게 수염을 다듬었지만 왠지 모르게 야성적인 매력을 뿜어내고 있는 가요계의 황제.
[백시연]락의 여제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카리스마 가득한 보컬로, 경연 무대에서 차우현에게 몇 번이나 패배를 안겨 주었던 인물.
[윤찬혁]‘차우현 VS 윤찬혁’이라는 떡밥만 올라오면 발라드 팬들이 3시간 동안 피를 토하게 만드는 천재 보컬로 현재 뮤지컬 배우로도 맹활약하고 있는 인물.
그들을 비롯해 발라드 가수 더 문 등, <미션 싱어>의 인물들이 총출동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후계자로 여기는 뉴블랙의 메인보컬을 지원하기 위해 가요계의 정상급 보컬들이 나서면서 이목이 확 집중됐다.
-ㅁㅊㅁㅊㅁㅊ
-아니 갑자기 선거 스케일 뭔데ㅋㅋㅋㅋ
-이 사람들 모으면 주경기장 콘서트도 10일 가능할 거 같은데; 진짜 뭐가 나오는 거임??
-ㅅㅂ 가요계 버스터콜이냐고
-제일 쩌는 건 저 사람들이 누가 부른다고 그냥 나올 사람들이 아니라는 거
짧게는 10년에서 길게는 20년 넘게 가요계에서 활약해 온 가수들.
대한민국 최고의 소리꾼이라고 자부하는 이들이 리혁의 부름에 바로 달려오고 있었다.
아무리 세계적으로 대성공을 거두고, 국민적인 인기를 누리는 연예인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저 가수들이 실력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성사될 수 없는 이벤트였다.
그랬기에 수플레들의 가슴이 덕순덕순해졌다.
‘진짜 우리 리혁이…….’
장하고, 대견하고, 귀엽고.
그렇게 시작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확 끌어모으고 있는 메인보컬에 대한 칭찬을 마음속으로 마구 퍼붓고 있을 때.
이번에는 지호가 준비하고 있는 활동이 올라오면서 사람들이 들썩였다.
-‘멋있당’ 선거 운동 시작한 지호.. 이견우, 곽시현 등 화려한 라인업에 주목
배우들과 무언가 캠페인을 준비하는 지호.
최고의 한류 배우로 꼽히는 탑스타들을 비롯해 대중들이 이름만 들으면 다 아는 배우들이 즐비했다.
‘뭐지? 뮤직비디오 같은 걸 찍으려고 하는 건가?’
‘뭘… 뭘 하려는 거야?’
출연료로만 100억은 넘게 써야 할 것 같은 라인업에 대중들이 입을 떡하니 벌리고 있었다.
그러면서 몇몇은 궁금증을 품었다.
‘이견우는 선우주랑 세트 아니었나?’
<사운드 오브 선>의 인연을 고려하면 이견우는 우주의 [전통당]을 응원하는 게 맞지 않나 싶었던 것이다.
그걸 질문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는지 레몬 엔터의 소통앱 ‘에이드’에 이견우의 메시지가 달렸다.
[이견우 : 우주가 안 불러줬어요..]커뮤니티에 퍼진 캡처짤을 본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지.. 안불러줬는데 갈 수는 없지
-(끄덕)
-그것이 안 부름이니까
-납득했어
-견우씌 말투 왤ㅋ ㅔ귀여워ㅋㅋㅋㅋ 원래 저런 사람이야??
-ㅇㅇ 다정하고 상냥함
그렇게 뉴블랙의 동생라인이 일반 대중들의 시선을 확 끌어모으는 한편.
형 라인인 중현과 비주의 소식도 떴다.
-중현, 힙합 가수들과 공연 펼친다.. “신난당에 관심 부탁드립니다”
국내에서 유명한 힙합 가수들이 모이고 있었다.
페스티벌에서 헤드라이너로 불리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소식에 소셜 미디어가 들썩이는 한편.
비주가 맡은 [댄스당]의 소식에는 아이돌 팬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바로….
-TNT의 백승제, 비주의 ‘댄스당’ 홍보에 참여.. “댄스당에 큰 관심 부탁드려요!”
TNT의 메인댄서 백승제를 시작으로 유명 그룹의 댄스 멤버들이 비주의 댄스당에 합류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틴스피릿의 연후, 스칼렛의 리나, 에이플비의 하루 등등.
과거
라는 댄스 경연 프로그램에서 인연을 맺은 이들을 비롯해 아이돌판에서 소문난 춤꾼들이 등장하고 있었다.
아이돌 팬들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게 가능한 라인업인가…?’
최근 들어 TJ를 비롯해 대형 기획사들과 레몬 엔터 사이에서 은은한 기 싸움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가수들끼리의 친분은 그와 별개니까.
그들이 놀란 건 이들이 뭔가 합동 무대를 보여 줄 것 같다는 예감 때문이었다.
신인들이야 연말 무대에서 합동 무대를 하는 게 흔한 일이지만, 뉴블랙이나 틴스피릿 급의 가수들이 팀을 이룬다?
두근두근-
그야말로 심장이 두근거리는 일이었다.
-저 팀이 저게 되는구나
-김비주를 아이돌계의 UN 사무총장으로
-이 라인업을 성사시킨것만으로도 비주의 정치력은 최고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진심임)
-정보) 뉴블랙에서 비주는 중재와 화해를 맡고 있다.
-근데 진짜 뭐가 나올지 궁금하긴 하다,, 저 라인업이면 진짜 현 아이돌판에서 모을 수 있는 최고 춤꾼들은 다 모인 거 아님??
누군가의 말마따나 아이돌 중에서 춤 잘 춘다고 하는 이들은 전부 다 모여 있었다.
그렇게 기대감이 폭발하는 가운데.
네티즌들은 무언가 이상한 점을 하나 깨달았다.
‘조용하다.’
뉴블랙에서 무언가 일을 벌이면 가장 요란하게 벌이는 인물이 조용했다.
다른 멤버들이 평범하게 북을 치고 있을 때, 꽹과리와 부부젤라를 불면서 LED 머리띠를 쓴 채 뛰어다니는 광인.
-우주는 뭐 뜬거 없음??? 이렇게 조용할리가 없는데
-선우주 왜 조용함?
-아니ㅋㅋㅋㅋ 진짜 이럴 리가 없는데2222
-가장 시끄러울 만한 애가 조용하니까 뭔가 기대되면서 두려움ㅋㅋㅋㅋㅋ 진짜 뭐 가지고 올라나
-외국 가수들 막 오는 거 아님?
해외 가수들이 오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올 만큼 화려한 선우주의 인맥이었다.
빌보드 1위를 달성한 콜라보만 해도 헤일리 블루, 콜드 브라운, 켈리 넬슨까지 세 명이나 있다.
모두가 아무 소식이 없는 선우주의 행보를 궁금해하고 있을 때.
[켈리 넬슨 목격담 뜸!!]온라인에서 특급 정보가 퍼져 나왔다.
켈리 넬슨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서울을 배회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단발로 자른 검은 머리카락 아래 푸른 눈이 반짝이고 있는데, 마스크를 쓰고 있긴 했지만 누가 봐도 켈리 넬슨이었다.
게다가 항상 근처에 서 있는 거구의 경호원까지.
다양한 목격담이 떴다.
-오늘 광장시장에서 만났는데 짱 친절햇음ㅠㅠㅠㅠㅠ 넬순 언니 친절해
-혹시 사진 찍어 줄 수 있냐고 했는데 흔쾌히 OK해줌,, 봄감자 외쳐주니까 좋아해줫어
-그걸 왜 외쳤어ㅋㅋㅋㅋㅋㄱㅋ
-그냥 응원의 의미..?ㅋㅋㅋ 좋아해주던데
-넬순이 후기들 다 스윗하네.. 저런 여친 차는 것도 복이다 감자야
-감자 근데 이름 뭔지 아는 사람?
-이름도 에바였던 것 같은데;
-콜린 에반스라고ㅋㅋㅋㅋㅋㅋ 근데 귀엽긴 하던데 ㅇㅅㅇ
만나는 사람들마다 친절했다- 하는 후기가 뜨고 있는 한편.
모두가 동일한 후기를 남기고 있었다.
-써니 선거 지원 때문에 온 거냐고 하니까 말없이 웃기만 하던데
-왜 온 거냐니까 비밀이래
-뉴블랙 때문에 온 거 아니라고 하던데ㅋㅋㅋㅋㅋㅋ 서로 다 알지만 모른 척하는 분위기였슴
당사자는 부인하고 있지만 모두가 우주와의 프로젝트 때문에 온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네티즌들이 그리 추측하는 데는 확실한 물증이 있었다.
[헤일리 블루 정식 먹은 켈리 넬슨]콜드 브라운을 비롯해 뉴블랙과 인연이 있는 외국 유명인들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정해진 코스처럼 움직이곤 했다.
지하철도 타 보고, 고깃집에서 고기도 먹고, 부대찌개도 먹어 보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헤일리 블루 정식’이라고 불리는 음식들을 똑같은 가게에서 먹는 켈리 넬슨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헤일리 블루 정식 뭔데ㅋㅋㅋㅋㅋㅋㄱㅋ
-아 밤에 괜히 봤다 침 고이네
-아 다이어트하려고 했는데ㅠ 내가 이 시간에 치킨을 시켜먹는 건 선우주 때문임ㅡㅡ
-근데 뉴블랙 애들 진짜 메뉴 선정 기가 막힌듯ㅋㅋㅋ
-지역 맛집이라고 해서 갔는데 벽에 뉴블랙 사인 없으면 거르라는 말 있음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저거 틀린 말이 아니긴 함. 이 집 대박이다 싶으면 벽에 뉴블랙 사진 꼭 걸려 있음
이야기의 흐름이 맛집 등으로 흘러가고 있을 때였다.
-헐!!! 소식 떴다!!!
-선우주 공연 소식 뜸!!
우주가 [전통당]의 홍보를 위해 공연을 열 거라는 소식에 사람들이 호다닥 링크를 눌렀다.
-뉴블랙 우주, 한강에서 공연 펼친다.. ‘켈리 넬슨도 참석하나?’
바로 한강에서 뉴블랙 우주의 공연이 펼쳐진다는 이야기였다.
* * *
이번 우리의 선거 특집에서 공연은 당연히 예정된 바였다.
왜 명곡인지를 사람들에게 어필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무대를 보여 주는 게 필수적이니까.
「나 궁금한 게 하나 있어.」
「응.」
켈리가 얼음이 달그락거리는 한라봉 주스를 홀짝이고는 물었다.
「그러니까 너희가 한국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을 시즌제로 운영을 하고 있고, 거기에서 뉴블랙의 어떤 곡이 최고인지를 투표한다는 거지?」
「그렇지.」
「그리고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 투표를 하기 위해 몰려들었다는 거고.」
「맞아.」
「…….」
여전히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을 짓는 외국 가수의 반응에 내가 작게 웃었다.
켈리가 말했다.
「미안, 네가 설명을 못 한 건 아닌데, 도통 이해가 안 돼서 말이야. 영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일이거든.」
「원래 우리나라 사람들이 재미있는 이벤트를 되게 좋아해. 해학의 나라라서.」
「네가 말한 그 도깨비?」
「전반적으로 비슷하지.」
가끔 해외에 나가서 한국의 사람들은 어떤 느낌이냐고 묻는 인터뷰어의 질문에 나는 도깨비를 많이 인용하는 편이었다.
‘한의 정서’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 것 같던데, 나는 그보다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흥과 즐거움에 더 초점을 두곤 했다.
실제로도 틀린 말이 아니니까.
「저게… 네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이라고?」
「응.」
멀찍이 한강에 빽빽하게 운집한 관객들을 보며 켈리가 혀를 내둘렀다.
「작년 코첼라 때보다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더 많을 수도 있어.」
공연장뿐만 아니라 한강변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멀찍이나마 소리라도 들으려고 모였다.
실제 관객이 얼마나 될지는 나도 가늠이 안 된다.
그저 해가 저문 저녁 하늘 아래 수많은 핸드폰 불빛들이 반짝이는 게 보일 뿐.
「와…….」
멍하니 감탄하던 켈리가 시원한 한강의 바람에 몸을 맡기고는 즐겁게 웃었다.
「처음에만 해도 네가 왜 불렀는지 몰랐거든. 코미디 쇼의 무대를 찍는다고 해서 되게 자그마한 무대인 줄 알았는데, 이 정도면 무대 설 맛 나겠다.」
「그치?」
내가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때, 기타의 현을 퉁기며 사운드를 체크하고 있던 맥(Mac)이 물었다.
「나도 궁금한 거 물어봐도 될까, 써니?」
「그럼.」
「왜 첫 번째 순서로 공연을 하는 거야? 보통 피날레 공연을 해야 임팩트를 남기는 데 유리하잖아.」
「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고 생각해.」
「?」
궁금해하는 표정의 기타리스트에게 내가 말했다.
「가장 중요한 공연을 피날레에 하는 건 맞지. 하지만 피날레에 가장 중요한 공연을 하는 이유는 뭘까?」
「그게 하이라이트니까.」
「그럼 피날레 공연을 처음에 하면 안 되는 이유는?」
「당연히 피날레 공연부터 보고 나면 다른 공연은 재미가 없어… 아.」
내가 씩 웃어 보이자 상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였군.」
「맞아.」
「그럼 이 무대를 고른 이유도 있는 거야?」
그 역시도 이유가 있었다.
「서울에서 불꽃놀이 축제를 하면 보통 한강 부근에서 많이 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서울의 중심인 한강에서 무언가를 쏘아 올리거나 하면 사람들이 많이 볼 수 있거든.」
「오호. 그렇지. 강은 양쪽에서 볼 수 있으니까.」
강남에서도 볼 수 있고 강북에서도 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공연.
과연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하며 손바닥을 비비고 있을 때, 공연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럼 가 볼까요?”
내가 대기실 바깥으로 나오자 시원한 한강의 바람이 날 맞이했다.
우우우웅-
배가 움직이는 소리.
어둑어둑한 한강 위에서 하얀 포말을 그리고 있는 배 위에서 내가 마이크를 들고는 스탭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시작할까요?”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 * *
한강에 설치된 특설 무대.
둥!
무대 위에서 연주자가 북을 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어느덧 가까워진 여름 때문일까.
아직 낮의 열기가 남아 있는 한강변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공기 중의 설렘이 여기저기 퍼졌다.
둥!
“와아아아아아아-!”
둥! 둥!
점점 거세지는 북소리 속에서 무대 위에 올라와 있던 국악 연주자들이 웅장한 입장 테마를 연주했다.
뉴블랙과 <낙화> 때도 함께 한 바 있는 가야금 연주자 송아랑이 신들린 듯 가야금을 뜯고, 태평소와 꽹과리 소리가 울린다.
‘신난다!’
트렌디한 K팝을 국악으로 듣는 듯한 분위기.
지하철 환승 노래로 나오는 국악 멜로디를 듣고 신나듯이 사람들이 몸을 들썩이고 있을 때.
카운트다운이 끝나면서 대형 전광판에 누군가의 모습이 떠올랐다.
“와아아아아아아-!”
비단 허리띠를 두른 검은 두루마기 의상을 걸친 미남의 실루엣이 보였다.
어두워서 그런지 어디 있는지는 안 보였다.
“어? 어디지?”
“야, 보여?”
“아니 없는데?”
확실한 건 지금 무대 위에는 없다는 것.
‘어디지?’
‘어디야?!’
고개를 두리번두리번하고 있을 때.
화아악-
어디선가 빛이 밝아 오르면서 환호성이 터졌다.
“저기! 저기 봐!”
“저기 있어!”
“…? 우와!!!”
한강 위에서 네온사인과 같은 조명이 밝아 오른 배가 한 척 있었다.
유람선 같은 느낌의 배.
그런데 마치 사극에서 나올 법한 옛 스타일의 배의 갑판에 누군가 조명을 받으며 서 있는 게 보였다.
“와아아아아아-!”
짜릿한 함성!
관객들이 저마다 서로를 보며 ‘미쳤다!’, ‘봤어?!’ 하고 있는 동안 배가 공연장 방향을 향해 느릿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동안 전광판에서 가만히 서 있는 우주 곁으로 댄서들이 모였다.
도깨비 탈을 쓴 댄서들이 가만히 눈을 감고 있는 뉴블랙의 리더를 둘러싸고 춤을 춘다.
실시간 스트리밍 댓글창에서도 댓글이 폭주하고 있었다.
-도깨비 왕 같다
-입장부터 미쳤음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은 지금 뉴니버스의 예능 선거특집의 선거운동을 지켜보고 계십니다.
-와..
-나도 현장에서 볼래ㅠㅠㅠㅠㅠ 왜 너네만 봐
한강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환호하고, 멀찍이 건물의 옥상이나 테라스에서도 이를 내려다보며 감탄하고 있을 때.
“와.”
“와아….”
저마다 각기 다른 선거운동을 준비하고 있던 뉴블랙의 멤버들도 지금은 회사 휴게실에서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중이었다.
“오프닝부터 강렬하네.”
“그니까요.”
“무섭다… 뭐가 나올지 모르겠어.”
항상 같은 편이었기에 무슨 전략을 가지고 나오는지 다 알고 있던 때와 달리 이번에는 맏형과 그들의 관계는 일종의 적(?)이었다.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지켜보고 있을 때.
지호가 외쳤다.
“음? 드론쇼 나오나 본데요?!”
“오.”
뉴블랙 멤버들이 감탄하는 동안 현장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오고 있었다.
관객들을 비롯해 실시간으로 드론쇼를 직접 눈으로 보게 된 이들은 홀린 듯이 핸드폰을 들었다.
“우와아.”
“저게 드론쇼구나.”
수백 대의 드론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무언가 형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과연 무엇일까 싶을 때.
“어?”
드론쇼의 형상이 완성되면서 사람들이 눈을 깜빡였다.
핸드폰 카메라에 드론쇼의 풍경 위로 노란 네모가 테두리처럼 생겼기 때문이었다.
‘아니… 이거.’
손가락을 누르자 자동으로 링크가 연결됐다.
[안녕하세요. 기호 5번, 전통당 후보 선우주입니다.]한강변 위로 펼쳐지는 드론쇼를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의 핸드폰에 동시다발적으로 뜨는 영상들.
댓글창에서 ‘ㅋㅋㅋㅋ’가 폭주하고 관객들이 큰 웃음을 터뜨리고 있는 가운데.
“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서리혁이 극찬을 내뱉었다.
“진짜 미친 사람…….”
지금 한강변에서 드론쇼를 촬영하고 있던 사람들의 화면에 노란 테두리를 만든 드론쇼의 형상.
누군가가 댓글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뭐임?? 지금 선우주 QR코드 띄운거임?ㅋㅋㅋㅋㅋㅋ
그것은 바로 시민들을 향해 보내는 선우주의 초대형 QR 코드 드론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