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275)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275화(1275/1295)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275화
그날.
서울 시민들은 특이한 것을 목격했다.
“야야. 저기 봐.”
“응?”
“한강에서 뭐 하나 봐.”
여의도에서 불꽃놀이를 할 때면 멀찍이 있던 사람들도 불꽃을 볼 수 있듯이, 한강에서 일어난 이변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었다.
한강과 연결된 주변 하천의 산책로를 걷던 사람들이 멈춰 서서 구경하고 있을 때.
두둥-
어마어마한 수의 드론들이 날아오르더니 하늘 위로 무언가를 수놓았다.
하얀색 배경.
검은 도트로 이루어진 코드.
“내가 지금 헛것을 보고 있나…….”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람들.
‘대체 왜 하늘에 QR 코드가 있는 건데…….’
저도 모르게 핸드폰 카메라를 켜게 된다.
직접 구경하는 사람들이건, 실시간 스트리밍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건 상관없이 핸드폰을 들어 QR을 찍었다.
자동으로 연결되는 링크.
[안녕하세요.]한복을 입은 우주가 화면 속에서 꾸벅 인사했다.
[기호 5번, 전통당 후보 선우주입니다. 2019년 제1회 뉴블랙 명곡 선거를 맞이하여 이렇게 유권자 여러분을 찾아뵙게 되었습니다.]아주 짧은 영상이었다.
지금 이것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길을 지나가다가 보거나 집에서 스캔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듯.
[긴말하지 않겠습니다.]촥 펼친 쥘부채 위로 눈웃음이 살랑였다.
[왜 전통당이 뉴블랙 최고의 명곡 라인업인지, 제가 이 자리에서 직접 보여 드리겠습니다.]자신감 가득한 선언과 함께 영상이 끝나며 링크가 하나 떴다.
홀린 듯이 그것을 누르는 사람들.
곧장 한강 현장의 콘서트 현장을 중계하고 있는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연결이 됐다.
‘우와.’
평소였다면 귀찮아서 클릭조차 안 했을 사람들이 저마다 제자리에 멈춰 선 채 시선을 집중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우주가 탑승해 있던 배가 마침내 선착장에 다다른다.
그동안 영상이 끝날 때와 마찬가지로 쥘부채를 펼친 채 살랑이고 있던 우주가…….
촥-!
부채를 접으면서 현장에서 격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국악풍 연주.
<도깨비>의 멜로디가 흘러나오면서 뉴블랙의 리더가 익살맞은 춤을 선보이며 배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다들 준비되셨나요? 얼쑤-!]마이크를 내미는 우주에게 관객들이 화답했다.
선착장에서부터 시작해서 무대까지 마치 도깨비가 거닐듯이 춤꾼들과 함께 흥겹게 걸어오는 우주.
무대 위로 사뿐하게 걸어올라온 미남이 마이크를 잡았다.
길을 잘못 들었나
그랬군
경쾌하게 읊조리던 미남이 도포 자락을 흩날렸다.
잘못된 시간에 깨어났나
그랬군
쥘부채로 허리춤을 탁탁! 두드리자, 관객들이 알아서 이어지는 파트를 합창했다.
[그럴 수 있지!]신나는 엇박 멜로디가 흥을 더해 간다.
곁에 선 춤꾼들이 끈이 달린 상모를 돌리고, 국악 연주자들이 즐겁게 웃으며 악기를 연주한다.
자고 나니 뿔이 붙었네
뿔이 없는데
방망이를 사람에게 휘두른다네
우리가
다시금 쥘부채를 탁탁! 두드리면서 관객에게 마이크를 내미는 뉴블랙의 리더.
[그럴 수 있지!!]그렇게 우주가 홀로 <도깨비>의 무대를 펼치자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ㅈㄴ 잘한다 진짜ㅋㅋㅋㅋㅋㅋㅋ
-도깨비가 솔로로 부를 수 있는 노래였나..? 숨 언제 쉬는건데
-와오,, 선우주 라이브가 내 미래보다 안정적임
-보통 독기가 아니다 진짜
-여러분은 지금 뉴블랙의 예능 선거 특집의 선거운동을 보고 계십니다.
보는 사람들이 살짝 질릴 만큼 극한으로 갈고닦은 실력을 보여 주고 있는 뉴블랙의 리드보컬이었다.
리혁과 자웅을 겨루었던 보컬 실력.
비주와 중현을 위협하는 댄스와 랩 실력.
물론 우주가 잘하는 건 모두가 알고 있었다.
가끔 아이돌 관련 동영상 중에서 [올라운더 아이돌 Top 5]라는 것이 올라올 때 꼭 이름을 올렸으니까.
예컨대….
[TNT 한태현 : TJ가 가장 아낀다는 무대 최강자]…같은 설명이 주석처럼 달릴 때.
우주는 마지막에 무대 영상이 나오며 이런 자막이 깔리곤 했다.
[뉴블랙 우주 : 나다.]형체를 알 수 없는 도깨비를 상징하듯이 다양한 춤을 선보이는 우주의 라이브는 귀에 딱딱 꽂혔다.
그렇게 무대가 이어지며 흥이 더더욱 올라가고 있었다.
하지만 무어 어떠해
하루 이틀 일이 아닌데
춤이나 출까
우리가 누구냐
아무 말 없이 마이크를 내미는 뉴블랙의 리더.
관객들은 자신들이 외쳐야 할 대사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가비 가비 돗가비- 오도까비-]노래는 관객들이 부를 뿐.
말없이 <도깨비>의 후렴 안무를 선보이던 우주가 신이 나서 견딜 수 없다는 듯 키득거리며 웃었다.
댓글창에서 농담 삼아 선우주 부흥회냐는 말이 나올 만큼, 현장의 관객들이 방방 뛰기 시작했다.
반짝반짝-
관객들이 손목에 착용하고 있던 공연 팔찌에서 전통당의 상징인 보라색 빛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와아아아아아아!]수천 명의 관객들이 제자리에서 방방 뛰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는 가운데, 열광의 도가니를 핸드폰으로 지켜보던 사람들이 숨을 몰아쉬었다.
‘와. 대박.’
어찌나 신이 나는지 가만히 화면으로 보던 사람들도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멀리서 봐서 망정이지, 만약 현장에서 공연을 보았다면 저 사람들과 똑같은 반응을 보였을 터였다.
“진짜…….”
핸드폰으로 보고 있던 누군가가 친구에게 말했다.
“얘는 아이돌해서 다행이다. 여러 의미로.”
“인정.”
* * *
<도깨비>를 시작으로 <낙화> 등.
뉴블랙이 발매한 한국풍의 음악들을 혼자서 소화해 버리는 기염을 보여 주는 선우주.
[이 시각 가장 불안한 사람들](졸개들의 사진.jpg)
맏형이 혼자서 무대를 하기 시작함
-ㅋㅋㅋㄱㅋㅋㅋㅋㅋㅋㅋ
-진정한 공포
-어느 날인가부터 리더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
-실시간 개미위키 수정됨ㅋㅋㅋㅋ 뉴블랙은 대한민국의 1인조 그룹이다
-도깨비 혼자 부르는게 가능한거였구나ㅋㅋㅋㅋㄱㅋ 서바에서 연생들이 도깨비 무대할 때마다 힘들어하던데
최근 우후죽순으로 나오는 아이돌 데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도깨비> 같은 곡이 걸리면 연습생들이 ‘아아아…!’ 하면서 괴로워하는 장면들이 오버랩되고 있었다.
그동안 많이 보아 왔던 장면들.
[<도깨비>는 음정 맞추기가 너무 어려워요. 박자도 엇박이랑 정박이 섞이는 파트들이 있어서 잘못하면 동선 꼬이기 쉽고.] [아… 잘못 걸렸구나…… 하는 생각….] [처음 보자마자 든 생각은 ‘큰일 났다.’ 어지간하지 않고서는 보컬로 살리기가 어려운 곡이잖아요.]굉장히 낮은 저음에서 고음으로 계단 없이 훅 올라가야 하는 구간 등등.
뉴블랙의 리더가 이 곡의 작곡가이자 원작자라는 걸 감안해도, 정말이지 묘기에 가까운 무대였다.
[다음 곡은 인연에 대한 곡인데요.]<낙화>와 <도깨비>가 각각 타이틀이었던 앨범들의 수록곡까지 들려주고, 몇몇 곡은 한국풍으로 편곡되어 나왔다.
워낙 듣기 좋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근데 진짜 전통당이 최고인 거 같기도???
-나 진심으로 뉴블랙 명곡이 도깨비 같긴 함. 우리나라 사람 중에 가비가비 돗가비 모르는 사람 있나??
-???: 뉴블랙 노래 별로인 듯ㅇㅇ 얼마 안 가서 차트 순위에서 내려가비가비 돗가비 오도까비
-객관적으로 보려고 하는데 자꾸만 무대에 현혹됨ㅋㅋㅋㅋㅋㅋ
정말 보고 있다 보면 뉴블랙의 근본 노래들은 한국풍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그런 생각이 드실 수도 있어요.]우주가 마이크를 들고 무대를 누볐다.
[전통당에도 한계가 있지는 않은가? 우리의 것에만 집중해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옛 것에만 집중해서 올드해 보인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흔히 전통주의자들이 많이 받는 비판이었다.
기존의 전통에 너무나 몰두한 나머지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배척하는 태도.
이 경우에는 ‘한국풍이 우월하다-!’ 하는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저희 전통당은 시대에 맞춰 전통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보십시오, 여러분!]하늘 위로 드론들이 반짝이면서 궁궐 모양을 만든다.
-캬.. 조선펑크 분위기 오진다
-힙하다 힙해ㅋㅋㅋㅋ
-해석) 대충 우리 당은 젊은 이미지를 추구한다는 뜻
-아무리 봐도 20대 청년의 말솜씨가 아니야..
-근데 뜬금포로 전통이랑 기술 얘기는 왜 나온 거야?
그 의문에 답하듯 빌드업을 차근차근 깔았던 우주가 멘트를 했다.
[그뿐만 아니라 전통당은 저희와 다른 음악이라 하여 문을 닫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열려 있죠.]무언가 나올 것 같다는 예감에 사람들의 귀가 쫑긋했다.
[그런 의미에서 무대 하나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아주 먼 곳에서 비행기를 타고 온 가수인….] [와아아아아아아아아!]현장이 들썩였다.
‘켈리 넬슨이랑 콜라보구나!’
왜 ‘저희 전통당은 다른 음악과도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습니다’ 하고 밑밥을 깔았는지 이해가 갔다.
현장의 환호를 보며 씩 웃던 미남이 마이크를 들고 말했다.
[여러분. 켈리 넬슨입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아-!]그 순간.
무대 위의 조명이 꺼지며 다른 곳에서 조명이 켜졌다.
탓-!
바로 우주가 맨 처음에 내렸던 배였다.
그곳에서 조명을 받은 켈리 넬슨이 검푸른 원피스를 입은 채 통기타를 연주하고 있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지금 봄감자송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팝스타.
그녀가 작년에 자신의 히트곡 중 하나인 를 부르면서 관객들이 환호했다.
‘와, 대박!’
흔치 않은 팝스타의 내한 공연을 직관할 수 있는 기회.
앞으로 한국에 올 것인지도 미지수인 가수의 공연에 한국인들은 최선을 다해 화답했다.
바로 떼창이었다.
[…?]낯선 땅에서 자신의 노래에 떼창이 나오는 것을 본 켈리 넬슨의 눈동자가 동그래진다.
-넬순씨 눈 커진거 왤케 귀여워ㅋㅋㅋㅋ
-보아라 당신의 개쩌는 떼창을
-관객들은 저거 다 어케 알고 부름?
-이미 켈리 넬슨 나온다는 소문 퍼져 있어서 아마 외워서 갔을걸
감동했는지 눈물까지 글썽이는 모습에 한국인들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이돌 팬들 중에 신인 아이돌들을 따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가 무엇인가?
바로 초창기에 볼 수 있는 특유의 순수함 때문이다.
한국 관객들의 서비스를 처음 겪은 켈리 넬슨이 보여 주는 감격한 반응에 현장 관객들이 흥을 높여 갔다.
[Thank you, Seoul-!]런던 억양이 섞인 영어로 말하던 켈리 넬슨이 가볍게 인사를 건넨 후, 자연스럽게 마지막 곡이 나왔다.
그런데….
‘오.’
사람들이 예상한 것과는 조금 다른 게 나왔다.
가야금 연주자 송아랑이 독주를 시작하면서 의 멜로디를 연주하기 시작한 것이다.
거기에 켈리 넬슨의 크루들이 연주하는 원래의 레트로한 멜로디가 섞여 들어온다.
‘우와아…….’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가는 서로 다른 세계의 악기들.
-곡의 편곡을 맡았을 프로듀싱팀에게 joy를 표합니다ㅎㅎ
-살아 계실까 다들
-레몬 엔터에 입사하면 못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아니 근데 노래 왤케 좋음ㅋㅋㅋㅋㅋ
-곡 분위기랑 잘 맞는 듯
처음에 켈리 넬슨이 잔잔하게 콜린 에반스의 병크를 토로하는 부분에 한국 악기들이 깔리니 스산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마치 한의 정서처럼.
곡의 감정을 더 강조하는 무언가가 느껴지고 있었다.
얼마 안 가 터져 나오는 후렴구.
Bom Gam Za-
Bom Gam Za-
하이라이트 속에서 우주와 켈리 넬슨이 마이크를 들었다.
[Bom Gam Za!]마치 거대한 뮤직 페스티벌이 펼쳐진 것처럼 관객들이 제자리에서 뛰며 봄감자를 외쳤다.
색다르면서도 신선한 음악 때문일까.
무대 연주자들도 즐거워하고, 수천 명의 환호를 받는 팝스타들도 즐겁게 돌아다니며 떼창을 유도하고 있었다.
거기에 절묘하게 섞여 들어오는 <도깨비>의 멜로디 속에서 우주가 ‘가비가비 돗가비’ 와 똑같은 음으로 외쳤다.
[감자감자 봄감자] [봄감자!]무한으로 반복되는 봄감자송.
색색의 불꽃놀이들이 한강을 수놓으며 오늘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선보이고 있었다.
‘와….’
현장에 있는 관객들이든, 영상으로 보고 있는 사람들이든.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오늘 공연은 여러모로 잊지 못할 공연이 되리라는 것을.
한강변의 QR 코드 드론쇼.
배를 타고 등장한 선우주.
솔로로 <도깨비> 무대를 펼치고는 브릿팝 최고의 신예 팝스타를 불러서 노래까지.
‘오늘 진짜 공연 업계의 역사적인 순간이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감탄하고 있던 사람들의 눈앞에 누군가 상기시켜 주듯 댓글을 썼다.
-여러분은 지금 뉴니버스의 예능 특집을 보고 계십니다
멈칫하는 사람들.
“아…?”
그러고는 이내 납득했다.
‘맞지. 뉴니버스의 선거 특집…… 어?’
분명 예능 특집인데 뭔가 일이 이상하게 변해 있었다.
* * *
“후후후후후후후후!”
나도 모르게 자꾸만 웃음이 나온다.
“우후후후후후후후후!”
“…….”
“으헤헤헤! 헤헤헤!”
만약에 <동생들을 자극하는 웃음소리학>이라는 과목이 있다면 나는 A+를 넘어 S학점을 받을 자신이 있었다.
“그만….”
이마 위에 힘줄이 솟은 리혁이가 애써 웃으며 말했다.
“그만 좀 웃으시죠…. 선 후보님.”
“아, 죄송합니다. 서 후보님. 요즘 좋은 일이 있다 보니 자꾸만 입가에서 웃음이 나와서요. 꺄르륵!”
“…….”
내가 보고 있는 핸드폰 위로 수많은 기사들이 보였다.
-한강 하늘 수놓은 QR 코드 드론쇼, 뉴블랙 우주.. ‘전통당에 관심을 보여 주세요’
-[포토] ‘감자 여신 등장’ 뉴블랙 우주 선거 운동에 깜짝 등장한 켈리 넬슨
-QR 드론쇼 영상, 3000만뷰 넘었다.. 전통당 돌풍
한강 공연을 끝내고 든 소감은 간단했다.
-해냈다.
스스로 ‘나 좀 잘했다’ 하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는데, 이번 한강 공연이 나에게는 그런 순간이었다.
그 때문일까.
벌써부터 선거 판세를 분석하는 글들 중에서 나의 우세를 점치는 평론가들이 늘어나…….
“응?”
“왜 그래요?”
중현이의 물음에 내가 핸드폰을 보여 주며 말했다.
“이 사람 정치 평론가 맞지?”
“어… 잘 모르겠는데, 할아버지가 보던 뉴스에서 자주 보던 사람 같은데요.”
“그치? 맞지?”
왜 정치평론가들이 뉴니버스의 선거가 진짜 선거인 것처럼 코멘트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화려했던 쇼가 선거 초반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는 건 확실했다.
지호가 입을 비죽였다.
“두고 봐요. 우리 거 나오면 상황이 바뀔 테니까.”
“맞아요. 긴장해요. 형.”
비주까지 가세했지만 딱히 위협적으로 느껴지진 않았다.
아직 동생들은 무대를 준비하고만 있을 뿐, 대중들에게 선보이지는 않은 상태였다.
아마 그게 나오면 또 판세가 달라질 수도 있지만.
“그래그래.”
그저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이렇게 일을 키워 나가는 거지. 내가 키워 나가면, 너희가 더 키우고, 그럼 또 내가 더더 키우고.”
“여기서 더 키우게요…?”
“못 키울 것도 없지.”
“…….”
리혁이가 말없이 핸드폰을 검색했다.
“뭐 해?”
“그대의 남은 히어로 영화 촬영 일정이요.”
얼른 해외로 보내 버려야겠다는 말에 내가 픽 웃을 때, 지호가 물었다.
“근데 켈리는요?”
“한국에서 좀 있다가 간다던데. 이번에 공연에서 환호 받았던 게 엄청 마음에 들었나 봐.”
다 같이 밥이나 한 끼 먹자고 하던데, 한 번 약속을 잡아 봐야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였다.
달칵-
회의실 문이 열리면서 구재영 피디님이 들어왔다.
곧장 수다를 떨고 있던 우리가 침을 삼켰다.
삽시간에 긴장감 가득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나왔나요?”
“응.”
“…….”
오늘은 바로 뉴니버스 선거 특집의 여론조사 1차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다.
“전체적으로 고르게 나온 편이야. 몇 가지 튀는 수치가 있긴 하지만…….”
피디님이 종이를 돌렸다.
“오!”
“아… 뭐야, 저 형들이랑 비교하면 꼴등이네여.”
“선방했다.”
“으음…….”
지호의 [멋있당]이 우리 중에서는 낮은 순위를 차지했지만 그래도 다들 지지율이 엇비슷한 편이었다.
물론 나는 예외였다.
[1위 전통당 : 28.3%]무려 원형 그래프에서 3분의 1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나의 정당.
“후후후후! 보이느냐, 졸개들아. 압도적인 1위로 달리고 있는 형의 위대…….”
“바로 옆에 봐요.”
“응?”
“2위 있잖아요.”
1위의 기쁨에 취해 있던 내가 동생들의 말에 시선을 돌렸다.
나 다음으로 파이를 크게 차지하고 있는 정당이 있었다.
[2위 토끼당 : 18.4%]토끼 삼촌이 씩 웃고 있는 정당 로고.
내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리혁이에게 물었다.
“그치만 내가 환상의 드론쇼를 펼치는 동안 토끼 삼촌은 아무것도 안 했잖아?”
“그렇죠.”
“…….”
내가 온 힘을 다해 불사르는 동안, 오직 어린이들의 팬심 하나로 2위나 차지해 버린 토끼당.
잠시 고민하던 내가 졸개들에게 말했다.
“안 되겠어.”
“?”
“특단의 결정을 내려야겠어. 이대로라면 토끼 삼촌에게 우리 모두 패배할지도 몰라.”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동생들도 위기감을 느낀 듯 고개를 끄덕였다.
리혁이가 물었다.
“뭔가 제안하고 싶은 게 있나 보네요.”
“응. 뭐냐면….”
* * *
-[속보] 전통당 후보 선우주, 멤버들에게 공개 단일화 제안.. “그래야 선거 승리 가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