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42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421화(1421/142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421화
선우주가 라이브를 한다는 소식은 곧장 온라인에 퍼졌다.
[실시간 수능 공부 중인 선우주]글 제목의 어그로에 이끌린 사람들이 글을 눌렀다.
‘뭔 개소… 어?’
누군가 만든 움짤 속에서 수능 수학 문제집을 풀고 있는 선우주가 보였다.
-?????
-이건 또 뭐임??ㅋㅋㅋㅋㅋㅋㅋㅋ
-옆에 과탐 문제집 뭔데ㅋㅋㅋㅋㅋㅋ
-우주는 확신의 문과 아닌가? 경영대 오빠상인디
-경영대에 저런 오빠 읎..다..
누군가 질문했다.
-근데 이게 무슨 상황이야? 뉴니버스 수능 특집 같은거 해?
-ㄴㄴ 일상 중계 라이브임
뉴블랙 리더의 일상을 생중계하는 독특한 기획의 컨텐츠라는 모양이었다.
‘음~ 그렇구만.’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직접 라이브를 보러 가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물론 궁금하긴 했다.
[주변인 피셜 하루가 72시간 같다는 뉴블랙 우주]대체 하루를 어떻게 살길래 이런 증언들이 나오는지.
전 세계 탑을 달리는 연예인이 하루를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긴 했지만….
‘음. 어플이 진입 장벽이네.’
팬들이 쓰는 에이드라는 어플에 가입하면서까지 볼 열정까지는 생기지 않았다.
어차피 조금만 기다리면 뉴블랙 TV에 재미있게 편집된 영상이 올라올 것이기에 그저 기다릴 뿐이었다.
‘근데…….’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글을 보던 네티즌들이 뺨을 긁적였다.
‘조금… 컨셉이 과한 게 아닌가 싶은데.’
열심히 사는 걸로 유명한 우주긴 했지만, 자투리 시간에 수능 공부를 한다는 건 조금 과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자기 자신을 포장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마치 출국하는 아이돌이 유명한 책의 영어 원서를 품에 안아 들고, 일부러 제목이 보이도록 강조하는 듯한 인상이었다.
‘솔직히 누가 자투리 시간에 수능 공부를 해?’
‘저런 사람이 어디 있어.’
아무리 뉴블랙이라고 하지만 이건 좀 컨셉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하게도 음지에 모여 있는 뉴블랙의 안티들도 이를 놓치지 않았다.
[일상 라이브에서 수능 문제집 푸는 석머]유명 소설의 등장인물 엄석대의 이름에서 따서 선우주를 부르는 안티들이었다.
-과하다 과해ㅋㅋㅋㅋㅋㅋㅋ
-초심 잃은거 다아는데 열정 컨셉 아직도 못버렸네ㅋㅋㅋㅋㅋ
-멤버들은 쉬고 있지만 그 시간에도 나는 열정적으로 살지..☆ <- 딱 이거 아님?
-촌티 오지는데 본인만 모름ㅠ
-섬에서 휴가즐기는 여유로운 슈스도 하고 싶고 열심히 사는 컨셉도 하고 싶고 얘는 왤케 하고 싶은 게 많냐
최근 들어 선우주를 질투하는 이들 역시 마찬가지로 신이 나서 악플을 달고 있었다.
-아 진짜 개웃기네ㅋㅋㅋㅋㅋㅋㅋㅋ 수능공부ㅋㅋㅋㅋㅋ
-아이돌이 공부를 해 봐야 뭐 얼마나 하노ㅋㅋ
-이거 뭔 컨셉이냐. 아이돌 잘 모르는데 팬들은 이런 거 보면서 울오빠 꺅꺅거리는 거임?ㅋㅋㅋ
-누구는 전용기에서 수능문제집만 풀어도 환호 받는데ㅋㅋㅋㅋ 독서실에서 삼각김밥 먹는 재수생인 내가 레전드다
안티와 더불어 열등감을 느끼는 이들이 이렇게 신이 난 이유는 간단했다.
‘컨셉이네!’
‘딱 봐도 컨셉이야.’
누구나 그런 상상을 하곤 한다.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 영단어를 외우고, 학교에서도 쉬는 시간에 열정 넘치게 무언가를 하고.
하지만….
‘그런 사람이 어디 있는데?’
애매한 자투리 시간에 저런다는 것 자체가 그들에겐 비현실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라이브 속에서 무언가를 끼적이던 선우주가 문제집을 덮고는 말했다.
[이제 나가면 된다는 소식을 받었어요. 그럼 이동하겠습니다.]짤막하게 이야기를 마친 선우주가 캐리어를 밀고 나섰다.
카메라의 시점이 전환됐다.
주변에서 그를 경호하는 굉장한 덩치의 경호원들, 그리고 삼엄한 태세로 뉴블랙 멤버들을 호위하는 중국 공안들을 보며 질투하는 이들의 눈에 잠시 부러움이 깃들었다.
‘와. 완전 VIP네.’
그들이 지나갈 때마다 상하이 공항의 직원들이 놀란 얼굴로 소리를 지르거나, 카메라를 들어 찍고 있었다.
흐릿한 저화질 속에서도 열폭러들의 눈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구경꾼들의 얼굴을 훑었다.
-오른쪽 네번째 직원 ㅈㄴ 예쁘네
-캬
-개부럽ㅋㅋㅋㅋㅋ
-출장으로 중국 수십번 갔는데 저런 눈길 한번도 받아본적 없음..ㅋㅋㅋㄱㅋㅋ 하..
-한국인 인기 많다는것도 저렇게 생긴애들 한정임ㅋㅋ
그 속에서 입국장을 향해 걸어 나가는 멤버들.
선우주의 1인칭 시점으로 보이는 광경에 잠시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화아아아악-
그야말로 눈부신 플래시 세례.
수십 명이 넘는 기자들이 그들의 입국 장면을 담기 위해 사진을 찍고.
흡사 수천 명은 될 것 같은 팬들이 뉴블랙의 중국 방문을 환영하고 있었다.
멤버들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긴다.
‘……진짜.’
열폭러들의 숨이 턱 막혔다.
단 한 명이 이렇게 많은 인기를 독차지한다는 사실이 부조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타고난 조건 하나만으로 이렇게 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안티들 역시 분개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이젠 중국까지 추가되는 거야?’
가뜩이나 매번 승승장구를 하는 뉴블랙이 못마땅했다.
그런데 이제는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까지 추가된다니, 배알이 뒤틀리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이내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어차피 이번 라이브에서 뭔가 나올 테니까.’
안티들과 열폭러들에겐 확신이 있었다.
바로 뉴블랙의 리더가 반드시 실수를 할 거란 확신이었다.
‘이 정도 라이브를 일주일 동안 하면 반드시 실수 하나가 나온다. 말실수가 하나쯤은 나오게 되어 있어.’
‘본모습이 안 나올 리가 없지. 아무리 약아빠져도 조금씩 본모습이 나온다.’
‘이야, 컨텐츠 많네.’
희희낙락한 얼굴로 바라보는 다양한 안티들.
그들은 확신했다.
-문제집 푸는 것도 잠깐이지. 일주일이면 본모습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정말로.
* * *
상하이에 도착한 후.
“우와.”
“우와아아….”
호텔로 향하는 동안 상하이의 풍경을 감상했다.
중국어로 쓰여져 있는 각종 간판들.
중국 본토 방문은 처음이라 신기한 것들투성이였다.
“우와. 서울이랑 되게 비슷한 부분들도 많은 거 같아요.”
“그러게.”
중국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 중 하나라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서울과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도로 진짜 넓다.”
미국도 그렇지만, 확실히 영토가 큰 나라들은 뭔가 도로나 도시의 넓이 같은 게 다른 느낌이다.
“상하이시의 인구는 대략 2천만 명이래요. 크기로 비교하면 서울의 10배 정도 면적이고.”
“흐어어어….”
리혁이의 설명을 듣는 동안 나는 왠지 모르게 어색한 기분을 느꼈다.
바로 일상 관찰용 카메라 때문이었다.
혹시나 말실수를 할까 싶어 평소보다 말을 고르는 것도 있긴 하지만….
“으으음.”
자꾸만 소통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었다.
일상 라이브를 할 예정이기에 소통은 없을 거라고 공지하긴 했지만, 그래도 수플레들을 향해 뭐라도 말을 해야 하지 않나 싶은 기분.
핸드폰을 켜서 라이브 댓글창을 주르륵 보았다.
촤르르르르륵-
그야말로 폭포수가 쏟아져 내리듯이 댓글이 흘러나오고 있어서 읽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심지어 절반 넘게 외국어였으니까.
그 속에서 한국어 댓글이 쇽 하고 동체 시력에 잡혔다.
-이동시간에는 책 안 읽는 거야?
“요즘에는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는 주로 졸거나 주변 구경을 하는 거 같아요. 왜냐하면.”
내가 진지하게 말했다.
“멀미하잖아요. 자. 여러분도 저랑 같이 상하이 풍경을 같이 봐요. 진짜 도시가 예뻐요.”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호텔에 도착했다.
“따라라라란~”
러브하우스의 BGM을 흥얼거리며 호텔방에 짐을 푼 후, 카메라를 향해 말했다.
“어… 오늘은 아마 재미있는 일이 별로 없을 거예요. 비행시간도 10시간이 넘고 해서 오늘 하루는 여독을 푸는 시간이어서요. 시사회나 인터뷰 같은 스케줄은 내일부터 있거든요.”
카메라를 향해 눈을 크게 뜨고 강조했다.
“저는 분명히 재미없을 거라고 말씀드렸어요.”
내 연예인의 스페셜한 일상을 보고 싶어 할 팬들에게 괜히 미안해서 그런 말을 할 뿐이었다.
댓글창에서 괜찮다고 말하는 팬들.
생각해 보니….
-첫날은 하루 쉬는 거죠?
리혁이가 기대된다는 얼굴로 내게 말했던 기억이 떠오르긴 했다.
-그날이 제일 재미있을 것 같네요.
-왜?
-솔직히 나는 비활동기 일상이 공개되었으면 하길 바랐거든요. 예능적으로는 이렇게 중국 활동 같이 특별한 게 끼어 있는 게 재미있지만, 형의 진짜 무서운 면모는 비활동기에 나오니까.
-…그런가?
첫날의 활동이 비활동기와 가장 비슷할 거라 기대된다는 말을 떠올리며 어깨를 으쓱했다.
정말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여러분께 저의 일상을 공개할게요. 특별한 일정이 없는 관계로 저의 일상 루틴을 이어 갈 텐데.”
마치 뷰티 프로그램에서 스타의 일상을 공개할 때 그러하듯이 포즈를 취하며 말했다.
“지금부터 저와 함께 하시죠!”
* * *
같은 시각.
수플레들은 설레는 얼굴로 라이브를 시청하고 있는 중이었다.
‘과연…!’
매번 궁금했다.
과연 나의 연예인은 해외 투어를 위해 방문한 호텔 등에서 어떤 일상을 살아갈까.
-와.. 저게 스위트룸이구나
-상하이에서 제일 좋은 호텔이라고 함
-저거 그랜드 피아노가 설치된 스위트룸은 1박에 2천만원 정도 한다는 듯
스위트룸에 ‘뉴블랙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라고 예쁘게 꽃장식이 데코레이션 되어 있었다.
거기에 웰컴 기프트까지.
마치 할리우드의 톱스타가 방문한 것처럼 융숭하게 대접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얼른 손 씻고 와야겠다.]우주는 방에 대한 별다른 소개 없이 후다닥 세면대를 향해 뛰어 갈 따름이었다.
궁궐 같은 욕실이 나오면서 감탄하는 것도 잠시, 후다닥 손을 씻은 우주가 자신의 방으로 뛰어왔다.
‘뭐지? 우주 엄청 신났네.’
콧노래까지 흥얼흥얼하고 있다.
[어디 보자~ 삼각대야~ 어디 있느냐~]타령을 하듯이 노래를 부르던 우주가 자신이 거치하고 있던 카메라를 벗어서 테이블에 올려 두었다.
마치 카페에서 공부하는 대학생의 브이로그 각도처럼.
호다닥-
안경을 쓰기도 하고.
호다다닥-
말벌을 쫓아다니는 자연인처럼 호다닥 뛰어다니는 우주의 모습에 수플레들이 미소를 지었다.
친근하면서도 익숙한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게임이라도 하나.’
게임이나 좋아하는 드라마 시청을 앞둘 때처럼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 같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주가 꺼낸 것은….
‘…기타?’
케이스에서 꺼낸 일렉 기타였다.
절대음감이라 튜너 없이 그냥 음만 듣고 가볍게 현을 조율한 우주가 손가락을 퉁기기 시작했다.
‘와아아…….’
휴대용 앰프를 통해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가 감미로웠다.
몇 가지 리프를 시범삼아 친 우주가 손가락을 풀기 시작했다.
[크로매틱이라고 기본기 연습이에요. 아, 방음이 잘 되어 있는 방이니 소음 피해는 걱정 안 하셔도 돼요~]메트로놈을 켜 놓고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이는 우주.
기본기를 중시하는 성격답게 다양한 기본 연습을 하던 우주가 곡들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손을.. 손을 못 따라가겠어
-알못이지만 개어려운곡이란 건 알겠음ㅋㅋㅋㅋ
-우와아
잘 모르지만 어려운 클래식 피아노 연주곡처럼 다양한 테크닉이 필요해 보이는 곡이었다.
그리고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면.
‘무한 반복하네.’
틀리는 부분이 생기면 그 즉시 멈추고 계속해서 무한 반복을 한다는 점이었다.
틀리면 메트로놈 속도를 낮추고, 또 틀리면 낮추고.
그렇게 템포를 낮춰 가면서 마침내 손에 익을 때까지 속도를 줄인 다음에 다시금 속도를 올려 나간다.
[…미튜브 연주 영상을 보면 바로 따라 할 수 있긴 한데 그러면 조금 반칙인 기분이라. 악보를 보면서 충실하게 연습하고 있어요.]그런 설명을 하던 우주가 탁상 위의 스톱워치를 눌렀다.
“?”
우주의 일상을 기록하겠다고 나선 한 수플레가 눈을 깜빡였다.
‘우연의 일치인가?’
우주가 연습을 시작한 지 딱 30분이 지나면서 연습이 끝났기 때문이었다.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듯 그가 태블릿으로 영상통화를 연결했다.
[안녕하세요. 형~] [어, 우주야~]국내 최고의 기타리스트 중 하나이자, 뉴블랙의 월드 투어 세션으로 활동 중인 인물이 화면 속에서 손을 흔들었다.
[수플레 여러분들 안녕하세요. 매주 2회씩 여러분의 가수를 지도하고 있는 기타리스트 박종호입니다. 캬, 이 방송 끝나면 인스타 팔로워가 어마어마하게 늘겠는데요?]수더분한 인상의 기타리스트가 너스레를 떨고는 레슨을 시작했다.
친분은 친분이고 레슨은 레슨이라는 듯, 철저하고 진지하게 선우주의 자세를 교정하거나 테크닉을 가르쳐 주는 기타리스트.
그렇게 30분이 끝났을 때.
[고생하셨어요. 형. 다음 주에 봬요~] [엉~]영상 통화가 끝나자마자 선우주가 무언가를 펼쳐들었다.
‘어어? 저건 또 뭐야.’
일상을 기록하던 수플레들이 메모장을 켰다.
각도상 자세한 내용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두툼한 종이를 꼼꼼하게 읽는 우주.
-[자투리 시간] 무언가를 읽음
그렇게 10분쯤 지나 시간이 정각이 되었을 때.
[Ola! 안녕하세요!]이번에는 스페인어 레슨 시간이었다.
원어민 선생님에게 지난 시간 동안 연습한 숙제를 보여 주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30분 정도 레슨이 끝나면서 선우주가 다시금 종이 뭉치를 읽기 시작했다.
불과 한두 시간 사이에 많은 것들이 지나가면서 수플레들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 이런 걸 기대한 건 아니었는데.’
정말 분 단위로 쪼개서 계획을 실천하고 있는 뉴블랙의 리더였다.
하지만 진정한 광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발성은 조금만 관리를 안 해 줘도 무너지기 십상이거든요. 그래서 매일 전문가 분에게 컨디션 트레이닝 겸 레슨을 받고 있어요.]해외 투어에 동행한 발성 전문가에게 코칭을 받으며 ‘최상의 컨디션입니다’ 하고 확인을 받기도 하고.
[내일 행사 대본이네요. 멘트 연습 좀 해야 돼서 잠깐 뮤트할게요.]잠시 음소거를 하고는 뭔가를 중얼중얼한다.
가장 무서운 점은….
‘3번 만에 외웠어?’
꽤 길어 보이는 대본을 서너 번 정도 반복하고, 눈을 감고 암송하더니 그걸 다 외웠다는 점이었다.
그야말로 경이로운 기억력.
하지만 암기가 전부가 아니라는 듯, 행사 멘트를 잘 살리기 위해 중국 통역사를 불러 도움을 요청한다.
그렇게 현지인에게 도움을 받은 후.
[바이올린 레슨 시간이네요. 기타 같은 악기도 중요하지만 클래식 악기도 틈틈이 배우고 있어요. 작곡을 할 때 굉장히 도움이 되거든요.]원격으로 바이올린 레슨도 받는 우주.
레슨이 끝난 후 뉴블랙의 리더가 머쓱한 얼굴로 말했다.
[…다들 오해하실까 봐 미리 말하는데, 이렇게 레슨이 항상 몰려 있는 건 아니고요. 이번 주는 다른 날이 바빠서 오늘 하루에 몰린 거예요.]수플레들이 훈훈한 미소를 지었다.
‘우주야. 이건 일주일에 나눠도 과해….’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지는 하루였다.
호다다닥-
호텔 방에서 호다닥 움직일 때마다 하고 있는 일이 바뀐다.
[시간이 좀 남네요. 안무 동작 좀 연습해야겠어요.]다음 계획까지 시간이 조금 남았다고 하더니 거울을 보며 안무 동작을 연습하기도 하고.
[곡 작업해야 해서 잠시 뮤트하겠습니다.]주스를 마시면서 헤드폰을 쓴 채 집중하기도 하고.
내일 있을 일정 회의를 하기 위해 직원들과 뭐라고 대화를 나누는 뒷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아… 운동도 하러 가야 되네요.]개인 트레이너와 다 같이 30분 동안 운동을 하기도 하고.
광속으로 샤워를 마치고는 대강 에그 샌드위치로 식사를 때우는 뉴블랙의 리더였다.
-새벽에 러닝하는 여의도 직장인들 떠오른다
-여의도 직장인들: 뭐야 시1발 무서워요
-이제 끝난거겠지? 끝난거라고 말해 줘ㅠㅠㅠㅠ
-일상이 궁금하긴 했지만 이런 일상까지 보고 싶진 않았어..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이쯤이면 일정이 다 끝난 게 아닌가 싶을 때.
저녁이 되면서 지호가 그의 방으로 찾아왔다.
[저희가 같이 연기 스터디를 하거든요.] [후후. 뉴블랙의 사내 동아리, 호우주의보입니다. 저는야 호!] [나는 우!] [호!] [우!]꺄아아 하고 방방 뛰며 손뼉을 마주치던 이들이 문을 열고 들어온 리혁의 눈길에 조용히 앉았다.
[네… 아무튼 그렇습니다.]그제야 수플레들의 미스터리가 풀렸다.
‘계속 보던 종이 뭉치가 저거였구나?’
막내랑 같이 고전 영화나 연극 등의 대본을 연구해서 같이 연기 연습을 한다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40분에 걸친 연습이 끝난 후.
[자!]라이브 화면 속에서 우주가 반짝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오늘 해야 할 일의 절반이 끝났네요! 그럼 지금부터 열심히 달려 볼까요?]이어지는 말에 수플레들의 두뇌가 일시정지했다.
* * *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평범하게 굴러가는 대한민국 온라인 세상.
그러나 어떤 글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파문이 일었다.
그 이름은 바로….
[관종실록 Update 1.01]선우주의 일상을 기록하겠다고 나선 수플레 사관들의 기록이었다.
“베스트 게시글에 이런 거 있는데, 이거 뭐지?”
“그거 아님? 그, 뭐더라. 우주가 일상 라이브 한다면서.”
“아. 맞다.”
별생각 없이 글을 클릭한 사람들.
그런데….
‘어?’
스크롤이 뭔가 이상했다.
—호텔로 이동
—개인 일렉트릭 기타 연습 + 레슨
—스페인어 레슨
—발성 레슨
—중국 현지 스탭과 행사 대본 연습
—안무 연습
—곡 작업
—중국 활동 관련 업무 회의
—개인 헬스 트레이닝
—석식 (샌드위치)
—연기 스터디 (지호와 함께 연습)
시간대별로 주선 전하의 일거수일투족이 적힌 일정을 바라보던 네티즌들이 눈을 깜빡였다.
‘이게…….’
날짜를 살폈지만 하루에 벌어진 일.
심지어 그것도 ‘실시간 업데이트 중’이라는 말에 다들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
그들의 손가락이 앱스토어로 향했다.
‘라이브를 봐야겠어.’
‘보통 미친 애가 아니었구나…!’
‘개꿀잼 컨텐츠!’
설레는 마음으로 에이드를 설치하는 사람들.
동시에 관종실록이 여러 커뮤니티로 퍼져 나가면서 온라인 세상이 시끌시끌해지기 시작했다.
그 속에서 관종실록을 작성한 사관들의 코멘트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사관은 논한다
왠지 모르게 수플레들의 아련한 눈빛이 글귀에서 보이는 느낌.
—우리 애 대체 뭐임..
네티즌들이 큰 웃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