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443)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443화(1443/1443)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443화
스티븐 레이미 회장이 떠나고 정리를 시작하는 스튜디오.
「자.」
내가 손뼉을 치며 거장들을 바라보았다.
「그럼 1시간 후에 뵐까요?」
「그러자꾸나.」
음악인들이 기지개를 켜며 자리를 벗어나는 동안, 내 곁에 선 중현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쉬는 시간이 되게 기네요.”
“선생님들 낮잠 주무시러 가야 되거든.”
“아앗…….”
내가 아련히 허공을 바라보며 웃었다.
-써니야.
-네.
-잠깐 눈 좀 붙이고 와야겠다.
-주무시려고요?
-그게… 체력이…….
다른 동년배에 비교하면 압도적인 체력을 지니고 있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나이 이슈가 있다 보니 낮잠은 꼭 주무셔야 하는 선생님들이었다.
“그럼 그동안 나는 마저 작업을 조금 더 해야겠다. 아, 잘됐네. 너희한테도 피드백을 한 번…….”
하지만 동생들의 얼굴을 보고 말끝을 흐릴 수밖에 없었다.
리혁이가 물었다.
“한 가지 묻고 싶은데요. 그 곡은 뭐예요?”
“아. 아까 말했던 대로 오프닝에 쓸 곡이야. 제목은 아마도 가 되지 않을까 싶네.”
“……아니, 그 질문이 아니에요.”
우리 메인보컬의 뺨이 파르르 떨렸다.
“우리 컴백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런 곡을 만들어서 내보내면 어떡하냐는 의미에서 ‘그 곡은 뭐냐’고 물은 거예요.”
“아?”
“이제 이해가 됐어요?”
“응.”
“이해가 됐다니 잘 됐네요. 그럼.”
리혁이가 동생들에게 외쳤다.
“공격!”
“야아아아아아!”
팍! 팍!
“아야! 아얏!”
“이 나쁜 인간…! 내년에는 뉴블랙으로 그래미를 갈 거니 뭐니 하면서 우리 설레게 만들고!”
“줬다 뺏는 게 더 나빠여! 울 아빠도 안 그래!”
여기저기서 쿡쿡 찌르고, 등짝을 팡팡 때리는 손길이 날아왔다.
미튜브에서 본 격투기의 회피스킬들을 쓰면 다 피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냥 맞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잠깐, 잠깐!”
숨을 씩씩거리는 졸개들을 향해 내가 확인했다.
“한 가지 확인할 게 있어.”
“뭔데요!”
표독스럽게 외치는 지호를 비롯해 눈을 세모꼴로 뜨고 있는 동생들.
내가 물었다.
“솔직히 그 정도로 대단한 곡은 아니지 않아?”
“…….”
“…….”
다시금 서로를 바라보는 동생들.
그리고….
팍-! 팍!
“아얏! 아야!”
“그게 명곡이 아니면 뭐가 명곡인데!!”
“진짜 그럼 뭐가 명곡인데!!!!”
“아니, 그냥 물어본 거잖아! 아얏! 아야!”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공격을 받으며 할머니가 해 준 말이 문득 귓가에 스쳤다.
-너는 말이여.
-응.
-화를 부르는 주둥이여.
어쩌면 사실일지도….
* * *
“흑흑.”
“뭘 잘했다구 울어여?!”
“히히…?”
“웃어?!”
캬악 하며 불을 뿜는 멤버들의 모습에 리더가 슬금 눈치를 보더니, 두 손을 공손히 모으며 말했다.
“내가 미안하다. 고개를 들 수가 없네.”
“그 말은 고개를 숙이고 해야죠.”
“아.”
고개를 숙이고 흘끔 눈치를 보는 리더를 보며 서리혁이 주먹을 부르르 쥐었다.
‘진짜.’
이럴 때면 왜 맏형의 할머니가 ‘으으윽!’ 하면서 뒷목을 잡고 ‘저놈의 거…!’ 하는지 절로 이해가 되는 기분이었다.
그가 눈을 흘기고 있는 동안 비주가 동생을 말렸다.
“그래도 우주 형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는 거니까.”
“뭐 그건 알고 있죠.”
엄밀히 말하자면 선우주는 잘못한 것이 없다.
아니.
오히려 당연히 해야 할 행동을 한 것에 가까웠다.
-선우주가 뭔데 저 사람들이랑 같이 심사함?
-왜 락 서바이벌 호스트를 아이돌이 맡음?
…이라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자신의 자격을 증명하는 무대를 보여 줄 필요가 있으니까.
애초에 저 뮤지션들을 섭외할 수 있었던 조건 중 하나가 음악작업이었으니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단지….
‘이런 곡을 뽑아낼 줄은 몰랐지.’
이벤트 무대에서 이 정도 퀄리티의 곡을 뽑아낼 거란 상상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그럴지도 모른다.
-거장들이 참여했으니 명곡이 나오는 건 당연하지 않나?
아니었다.
이 곡에서 전설적인 뮤지션들이 맡은 역할은 디테일이었다.
예를 들어서 각 악기로 연주하는 멜로디의 변주는 어떻게 할 것인가, 코드 진행은 어떻게 하고, 박자는 어떻게 갈지 등등.
바꿔 말하자면 전체적인 큰 틀은 눈앞의 천재가 다 만들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자기가 얼마나 대단한 곡을 만들었는지 실감을 못하고 있었다.
“이게 그 정도로…?”
혼자 중얼거리며 턱을 매만지는 우주에게 막내가 물었다.
“그럼 형이 생각하는 명곡은 뭔데요?”
“에디 먼로 박사의 곡 정도?”
“조만간 뮤지컬 업계도 난리 나겠네요….”
우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렇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도 밀리지 않아. 내 개인적인 선호도는 오히려 그쪽이 더 높고.”
“진심으로 하는 이야기예요? 무게감이 다르잖아요.”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아마 대중들도 를 더 굉장한 곡이라고 생각할 거야. 하지만 그건 단순히 음악적으로 어떤 곡이 더 우월하고 그래서가 아니야.”
그들의 리더가 차분히 말을 고르곤 입을 열었다.
“그보다는 서사와 무대의 차이에 가깝지. 우선 이 곡에는 선생님들이 지금까지 쌓아 온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들이 녹아 있지. 아마 다 합치면 200년은 될걸.”
“200년.”
“거기에 선생님들이 직접 연주를 하고 있지. 이분들은 우리보다 무대 경력이 50년은 더 많은 분들이니까.”
그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곡도 이미 명곡이라 부를 정도로 좋은데, 여기에 서사와 퍼포먼스까지 합쳐지니 이길 수가 없었다.
우주가 으으음 했다.
“여기에 장르의 차이도 있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의 곡이 있다고 하면 댄스곡보다는 로큰롤을 더 예술적이라고 볼 테니까.”
“맞아요.”
그들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댄스곡이 빠르게 유행을 타고 소비되는 패스트푸드 같은 느낌이라면, 로큰롤은 오랜 기간 사랑 받는 술과 같은 느낌이다.
일반 대중들의 인식이 그랬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무언가 깨달았는지 리더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미안하다. 내가 또…….”
“아니에요.”
“아니야. 나는 쓰레기야. 그룹 활동에 보탬이 되지는 못할망정 또 장애물을 만들어서… 으으으으.”
“고개 들어요.”
“아니, 나는 당연히 도 정말 좋은 곡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근데 이걸 생각 못했네….”
머리를 부여잡고 자학을 하고 있는 그들의 리더를 보고 있자니 또 마음이 불편했다.
그들의 맏형이 약해지니 불편한 느낌.
그 속에서 메인댄서가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저희한테는 다른 가수들에게 없는 어드밴티지가 하나 있잖아요?”
“어드밴티지…?”
“미리 알고 피할 수 있다는 거요.”
“아.”
그들 모두 아~ 하는 소리를 냈다.
맞는 말이었다.
다른 가수들이 차트에 쏟아지는 불벼락을 맞고 있을 때, 그들은 미리 알고 피할 수 있었다.
리혁을 비롯해 다른 멤버들도 긍정했다.
“확실히… 그 부분은 장점이긴 하죠.”
“역시 비주 형이에요. 쓰레기장에서도 꽃 한 송이를 찾아내는 긍정적인 마음씨… 헉, 우주 형이 저 째려 봐요.”
비주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어차피 아직 앨범 발매 일정을 정확히 잡은 것도 아니잖아요. 저희 투어 끝나려면 꽤 멀기도 했고.”
작년 초가을에 시작한 그들의 스타디움 투어는 아직 끝나려면 기간이 꽤 남아 있었다.
“이참에 조금 더 정비하고 나가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그러니까 기왕 하는 거 크게 해요. 형.”
“크게?”
“네, 정말 키울 수 있는 온 힘을 다해 화제성을 키워서… 저희가 앨범을 발매할 때도 그 화제성이 이어질 수 있도록요. 다른 것도 아니고 형이 음악으로 주목 받는 기회잖아요.”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지금까지 이와 비슷한 상황을 하도 많이 겪었던 이들이라 이런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더 키우면 된다.
다음 목표인 그래미를 타기 위해서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음악성을 인정받는 것.
콜드 브라운, 헤일리 블루 같은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를 통해 이미 천재성을 인정받은 바 있는 그들의 리더지만….
‘사람들은 아직 잘 몰라.’
뉴블랙의 리더가 얼마나 대단한 작곡가인지는 세상 사람들도 정확히 모르고 있을 터였다.
지금까지 작업한 가수들 모두 송메이킹에 있어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인물들이었으니까.
그러나 지금의 방송은 다르다.
“방송을 하게 되면 비하인드 같은 것도 나가게 된다고 했죠?”
“응. 아마도 따로 나가게 될 거야.“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작곡의 비하인드 등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다.
하지만 전설들의 재결합 무대라면?
그 비하인드를 보기 위해 전 세계의 락팬들과 관계자들이 몰려들 터였다.
그런 의미로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그들의 컴백 앨범은 저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작업한 젊은 천재의 다음 앨범으로 주목 받을 테니까.
다른 건 몰라도 그래미로 가는 여정에 도움이 될 거란 건 분명했다.
‘컴백 일정이야 얼마든 조율하면 돼.’
그리고 그들 역시도 시간이 필요했다.
“저희도 준비할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거든요.”
“응? 무슨 준비?”
궁금해하는 리더에게 메인보컬이 옆구리를 쿡 찌르며 말했다.
“그런 게 있으니까 묻지 마요.”
“아, 그래….”
“그나저나 시간을 너무 많이 뺏은 거 같네요. 우린 이만 가 볼게요.”
“벌써? 밥이라도 먹고 가지.”
“작업하려면 바쁘잖아요.”
먼저 서울로 돌아가 보겠다는 말을 하며 졸개들이 손을 흔들었다.
멤버들을 보내는 게 아쉬운지 스튜디오 바깥까지 쫄래쫄래 나와 손을 흔드는 리더를 향해 웃으며 그들이 차량에 올라탔다.
차가 멀어질 때까지 손을 흔드는 이를 바라보며 웃는 것도 잠시.
“후우…….”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그들의 입에서 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침묵.
“…….”
“…….”
아직도 귓가가 의 사운드로 일렁인다.
그 속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시원하게 노래를 부르던 우주의 모습까지.
-멀다.
그들이 오늘 무대를 보면서 느낀 격차였다.
퍼포먼스적인 측면에서야 크게 차이가 안 날지 몰라도, 음악적인 역량에 있어서 그들의 리더는 무언가를 뛰어넘어 버렸다.
분석하려고 할 때마다 수수께끼처럼 물음표가 뜨는 .
이번 휴가에서 정체불명의 곡을 탐구한 이후로 리더의 기량이 올라갔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이대론 안 된다.
모두가 무대를 보고 느꼈던 한 가지였다.
그들 역시 음악을 업으로 삼는 가수들이었다.
팀으로서 함께 무대에 올라가야 할 이와 이 정도로 차이가 난다는 것은 프로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음악에 대한 이해도의 차이는 결국 무대에서도 차이를 만들어 내니까.
그들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격차를 줄인다.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지만 눈빛만 봐도 뜻이 통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던 지호가 물었다.
“할 수 있을까요…?”
“어렵겠지만 해내야지.”
“맞아요. 해내야죠.”
지호가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 가지는 확실했다.
만약 리더가 그들과 똑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아마 밤을 새워서라도 해냈을 거라는 것.
‘따라간다.’
굳은 결심을 담은 멤버들의 눈동자가 그 어느 때보다 밝게 빛났다.
* * *
「아이구. 허리야.」
허리를 퉁퉁 두드리는 소리들이 귓가에 들려온다.
찌뿌둥한 몸을 스트레칭하고 있던 원로 음악인들에게 내가 손을 흔들었다.
「잠은 잘 주무셨어요?」
「꿈에서 악마가 나타나지 뭐냐.」
「아이고… 악몽을 꾸셨네요.」
「길몽인데?」
글렌 옹이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나 같은 뮤지션에게 악마가 나온다는 건 길몽이란 뜻이지. 허허허.」
「그, 그렇군요.」
베이시스트 말콤 맥도웰이 피식 웃었다.
「하여간 영감님 취향도 특이하시다니까. 저건 일부 하드락 뮤지션의 의견이니 무시하려무나.」
「펑크 음악이나 하는 애송이 말은 들리지 않는구나.」
「애송이라니. 나도 나이가 이제 육십입니다, 영감님~!」
일어나자마자 다시금 투닥투닥 싸우는 이들을 바라보며 나는 허허허 웃을 뿐이었다.
서로 활동 시기도 다르고, 같은 락이어도 장르가 천차만별로 다양하다 보니 음악 이야기만 나오면 바로 ‘뭐가 더 낫네-’ 하면서 싸우곤 했다.
「하여간. 바람 잘 날이 없군.」
일어나자마자 우아하게 홍차를 우려내는 아티 경.
영국인인 켈리 넬슨과 함께 작업할 때도 느끼긴 했지만, 정말 이 나라 사람들은 티타임에 진심이다.
안경집에서 안경을 꺼내 쓰던 노신사가 내게 물었다.
「동료들은? 돌아갔느냐?」
「네.」
「내 직접 차를 끓여 주려 했거늘. 아쉽구나.」
「바쁘다고 하더라고요.」
「그럴 만도 하지.」
비죽 웃는 아티 경을 보며 내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럴 만하다고요?」
「우리가 공연할 때 그 아이들의 눈빛을 못 보았나?」
「어… 네.」
워낙 소화하기 어려운 곡이라 몰입하고 있어서 관객들은 잘 못 보고 있었는데, 선생님들은 다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드러머인 킹스턴 스미스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제대로 자극 받은 표정들이던데요.」
「대단한 일이지.」
아티 경이 내게 말했다.
「보통은 그럴 엄두조차 못 내기 마련이거든. 이런 무대를 보게 되면 기가 죽는 게 보통 사람의 반응이지. 하지만 무대를 하는 내내 뚫어져라 우리의 연주와 퍼포먼스에 집중하더구나.」
「아…….」
「그런 친구들은 음악적으로 더 대성하기 마련이지. 아마 지금 황급히 떠난 것도 더 실력을 갈고닦겠다는 뜻일 거다.」
그런 뜻이었구나.
동생들과 나의 대화를 듣지 못했는데도 하늘 위에서 바라보듯이 상황을 훤히 캐치한 원로 음악인이었다.
다른 음악인들도 말했다.
「확실히 흔치 않은 일이죠.」
「젊음이 확실히 좋긴 좋다니깐~ 나도 젊은 시절엔 그렇게 패기가 넘쳤지.」
「기특한 일이지. 이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으면 안주할 마음이 들 법도 한데… 마음에 들어.」
그런 말을 하던 글렌 옹이 말했다.
「이 서바이벌의 참가자들 중에도 그런 녀석들이 많으면 참 좋을 텐데.」
「그러게 말입니다. 하핫.」
「기대되는군.」
우리의 시선이 근처에 있는 달력으로 향했다.
조만간 다가오는 본방송 첫 촬영.
「그럼.」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다시 연습할까요?」
「좋지.」
선생님들과 함께 무대로 올라가서 의 퍼포먼스를 더욱더 가다듬기로 했다.
첫 촬영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며칠.
우리 모두 서로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기대된다.’
다들 이걸 듣고 얼마나 좋아할지.
참가자들과의 첫 만남이 정말 기대됐다.
* * *
경기도의 거대한 스튜디오.
그곳에 삼엄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A 구역, 이상 무.”
-수신 확인.
무전기를 든 경비원들이 스튜디오 주변을 순찰하며 보안을 확인하고 있었다.
“선배님, 저쪽에.”
“응?”
“파파라치들 있는 것 같은데요.”
“하… 나 원 참.”
멀찍이서 망원렌즈로 스튜디오 주변을 촬영하려는 파파라치 등을 쫓아내는 경비원이었다.
분명 이곳은 한국의 TV 쇼 녹화가 이루어지는 장소.
하지만 최근 들어 세계 각국에서 온 파파라치들이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다.
-The X-Band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NBS의 서바이벌이자 넷플러스에 공급되는 컨텐츠.
첫 촬영을 앞두고 혹시나 심사위원들의 사진을 건지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이들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치익-
NBS에서 섭외한 대형 버스들이 하나둘 도착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장비들이 담긴 트럭들도 도착하는 동안, 버스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내리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인물들.
짤랑- 짤랑-
징 박힌 부츠를 신은 채 고스족 같은 화장을 하고 있는 장발의 남자를 대표로 하는 밴드.
선글라스를 쓴 채 껌을 씹으며 내리는 젊은 밴드.
한쪽 어깨에 악기를 걸친 채 여유롭게 거니는 유명 밴드 등.
-대한민국 상위 20팀.
서바이벌 심사위원으로부터 그런 평가를 받은 밴드들이 마침내 도착해 있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천하제일 밴드 대회라는 별명을 받고 있는 이번 서바이벌.
선택받은 20개 밴드가 스튜디오를 올려다보았다.
‘여기인가.’
‘바로 여기가 첫 무대….’
‘후우.’
젊음과 패기로 무장한 대한민국 최고의 밴드들의 앞으로 스튜디오의 문이 철컹-하고 열렸다.
선두에 선 부리부리한 눈화장을 한 밴드가 고개를 뒤로 돌렸다.
“저기.”
“네?”
“…먼저 들어가실래요?”
“아뇨…. 저 심장이 약해서…….”
“아, 그렇군요…. 청심환이라도 하나 드릴까요?”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락 밴드 20팀.
공손히 두 손 모으고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