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ways to be different from a tyrant RAW novel - Chapter 87
97화-
아르만의 영주성은 초대 아르만 가주가 남긴 마법의 보호를 받는 다.
아르만령 전부를 보호하는 마법이 지만, 아르만 영주성을 보호하는 힘은 특히 강력했다.
영주성이니 당연한 일이기는 했지 만.
그리고 그것이, 바론이 영주성에
가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그는 그 성에서는 가주로서 인정 받을 수 없었으니까.
‘지금은 나도 아직 인장이 어디 있는지 찾지 못했으니, 마찬가지의 입장이지만.’
나는 지금 ‘임시’ 가주인걸?
게다가 어차피 인장은 나에게 속 해 있을 테고 말이다.
중요한 건, 영주성의 감옥은 그 강력한 마법에 의해 통제되는 곳이 라는 점이었다.
“영주성의 감옥이라면……/
내 말에 시디언이 창백해진 얼굴 로 대꾸했다.
“아주 확실하겠군.”
“그렇지?”
씩 웃으며, 나는 손뼉을 두어 번 쳤다.
“자, 그럼. 이왕이면 빠르게 움직 이도록 할까. 바론 아르만에게 협 력자가 있을 경우, 영주성 감옥에 빨리 가두는 것이 아주 중요하잖 아‘?”
게다가 다들 정리할 문제들도 있 고 말이다.
“이 화분은 내가 가지고 가도록 할게.”
“위험하오, 가주 대리.”
“폐하와 상의해 볼 거야.”
슬쩍 내 편한 대로의 말투로 말하 는데 다들 바론이 들고 있었던 물 병에 신경이 쏠려 있어서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내 말에 원로들이 흠칫하며 서로 를 마주 보았다.
“필요한 일이야. 솔직히 말해 서……/
나는 그런 그들에게 조금 진지하 게 말했다.
“그대들이 감추었던 약점들 말이 야. 흑마법사와 연관되었을까 봐 말 못 한 것이 크잖아? 충분히 그 럴 만한 일들이기도 했고.”
“……그렇소.”
“그 정도까지라면 사실 괜찮았거 든. 그런데.”
화분은 가벼웠다.
그러나 그 화분의 싱싱하던 꽃은 우아하던 선을 모조리 잃은 채 시 들어 있었다.
아니, 썩어 있었다.
악취를 풍기며.
……이걸 왜 가벤이 발견하기 전 까지는 맡지 못했을까.
“수를 쓴 주동자 바론 아르만에게 서 직접적으로 그들과 연관된 증거 가 나왔네?”
어쨌거나, 이건 나쁘지 않은 일이 었다.
바론과 흑마법사와 관련되었다는 결정적인 증거.
그것이 필요했던 차였으니까 말이
다.
‘바론. 그냥 가두기만 해서는 안심 이 안 되지.’
반드시 응당의 벌을 받아야 한다.
나와 폐하에게 한 일까지 포함해 서.
원로들은 다들 침중한 얼굴로 한 숨을 쉬었다.
“상황이 달라진 거지. 폐하께는 숨기는 것보다 드러내는 것이 나 아. 난 그대들과 함께 살아남기를 바라거든.”
원로들 하나하나와 한 번씩 눈을
맞추며, 말을 맺었다.
그들은 내가 가주가 된 뒤 열심히 굴릴 수하들이기도 했으니까.
“가주 대리……
……왜 눈시울을 붉히는지는 모르 겠지만.
대충 이게 더 좋은 결정이라는 건 이해한 거겠지.
나는 히 웃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이자르를 데리고 그대로 화 분을 들고 나와 버렸다.
“이렇게 그냥 나와도 돼?”
“에이드리언 할배랑 브라이언 할 배가 있으니 다들 알아서 정리하고 돌아가겠지.”
두 원로는 아마 남을 것이다.
그들은 글렌 마시아르의 일도 있 으니까.
“배웅은 별로 바라지도 않을 거고 말이야.”
“하긴.”
두 원로를 빼면 사실 다른 원로들 과는 아직 가까워지기가 어려웠다.
왜냐하면 그들이 품은 적대감은
공작의 협박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 니기 때문이다.
‘전 가주 아론 아르만을 바론이 죽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
그들에게 우리 둘은, 비록 잘못은 없더라도 심증 있는 살인마의 자식 인 셈이니까.
어쨌거나.
“이제 공작 부인에게도 알려 줘야 지.”
“……그래.”
“어휴, 할 일이 많네厂
덕분에 폐하 생각이나 체를라가 여주인공인 그 소설에 대해서는 생 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자 이자르가 날 묘하게 힐끔 보았다.
“왜‘?”
“의외로 열심히 일을 하네.”
“와, 막말…… 어이없네? 야, 나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
“……너 분명히 서류 처리 같은 건 하나도 모른다고 나한테 다 맡 긴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건 그렇게 할 거고. 각자가 잘 하는 걸 하는 거지. 이 얼마나 효 율적이야!”
그럼 그렇지, 하는 얼굴로 이자르 가 심드렁하게 코웃음을 쳤다.
‘그건 그렇고.’
나는 그를 스치듯 살폈다.
이자르는 바론이 가지고 있던 것 이 술이 아니라는 것에는 별로 놀 라지 않은 것 같았다.
‘하긴. 제물로 바쳐질 뻔했던 입장
인데, 새삼 놀랄 리가 없겠지.’
게다가 그와는 책 속에서 있었던 일들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정보 를 공유하고 있으니까.
다만.
“봉인된 마신의 조각이라는 건 뭘 까.”
나란히 걸어서 공작 부인에게로 향하며 이자르가 말했다.
‘마신.’
봉인된 마신은 흑마법사들이 모시 는 신이다.
후에 리코스 성좌의 표식을 공개 적으로 드러낼 때 나오는 원작의 내용이었다.
“흠. 조각이라면 일부분이라는 건 데. 신의 일부분이라면 범상치 않 은 거겠지?”
절로 내 팔찌를 만지작거리게 되 었다.
“바바에게 물어봐야겠다.”
내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이자르 가 물었다.
“근데 그 바바? 그 사람은 정확히 뭐 하는 인간이야?”
“아, 그러고 보니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말을 안 해줬구나. 일단 바 바는 애칭인데, 그냥 바바라고 불 러도 돼. 그리고……
나와 폐하가 갇혔던 곳을 만든 장 본인.
내가 책 속에서 가장 먼저 기억을 되찾은 뒤, 곧바로 한 일은 폐하의 기억을 되찾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마찬가지로 책 속에 갇힌 자인 것으로 보이는 바바의 기억을 찾아 주었었다.
‘그리고 1년째가 되는 날까지 함
께 다녔지.’
폐하께 차이기 위해 틈틈이 미친 짓도 하기는 했지만, 그 시간은 대 체로 책 밖으로 나가기 위한 살 떨 리는 여정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바바는……오
‘자신에 대한 것은 몇 개 알려 주 지 않았고.’
그러니까, 나도 완전히 다 아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필요한 만큼은 알고 있지만……으
“떠돌이 신관이고, 신전의 신관들 과 달리 굉장히 강력하고?”
“흐음. 또‘?”
또, 내가 보는 영상이 단순한 원 작 영상이 아니라 예언 능력으로 인한 현상이라는 걸 알게 해준 자 이기도 하다.
이건 말할 수 없겠고.
“아는 게 아주 많아.”
“폐하보다 더?”
“ 응?”
하긴 폐하도 현자이기는 하지만.
알고 있는 것의 종류가 조금 다른 데.
“근데 폐하가 왜 여기서 나와?”
“아니, 뭐. 그 화분 살펴보는 건 폐하랑 한다면서, 모르는 건 그 바 바 씨에게 물어본다고 하니까? 폐 하보다 더 믿는 건가 해서?”
“바바 씨……/’
그렇게 부르니까 되게 서먹하고 웃기다.
조금 웃으며, 내가 말했다.
“뭐 그런 비교를 해. 그냥 다른 사람인 거지.”
아니, 근데 이건 대체 무슨 대화
야!
“오빠, 혹시 지금 나한테 둘 중에 누가 더 좋냐 그런 거 물으려는 거 아니지?”
이자르가 눈을 피했다.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몇 번 헛 웃음을 지었다.
“걘 친구야.”
“……너만 그런 거면.”
“아니, 이건 확실해. 걘……
원작에서……오
여주 체를라를 알쏭달쏭한 분위기 로 따라다니다가 엄마를 찾았다고 하면서 떠나 버리는 또라이거든….
‘그 엄마 소리는 어째 한 번도 못 듣기는 했지만. 원작에서도 어차피 뜬금없이 한 말이었으니 그럴 수 있지.’
어느 날 훌쩍, 안녕! 엄마를 찾았 어! 잘 지내! 이러고 떠나도 이상 하지 않은 인간이라는 것은 분명했 다.
하지만 그 모든 설명을 이자르가 이해할 리가 없었으므로, 나는 단
호하게 마지막 말만 했다.
“또라이야. 그리고 나 같은 정상 인을 또라이가 그런 의미로 좋아할 리가 없지.”
“ 2”
이자르가 매우 무례한 시선을 보 내 왔지만, 무시했다.
“어쨌든. 솔직히 신이니 뭐니 하 는 거, 관심 있는 사람 아니면 아 는 사람 없잖아. 알아 봤자 도움이 되지도 않고 말이야.”
“하긴.”
“근데 도움이 된다는 걸 알았거
든. 그래서 그, 잠든 상태일 때 도 움 받으면서 친해진 거지.”
그 일 아니었다면 사실 나 같은 소시민과 어울릴 인간이 아니었다.
이건 진심이었다.
“사고방식이 범인과 다르거든.”
“……그러냐.”
이자르는 그 뒤로는 바바에 대해 더 묻지 않았다.
‘끼리끼리……『
그런 말을 중얼거렸을 뿐.
“아, 근데 그놈 대머리 만드는 건
공작 부인이 하라고 했었는데!”
“괜찮을걸.”
그리고 그의 말대로, 공작 부인은 그가 이미 얼굴의 털을 잃었다는 말에 별다른 불쾌함을 보이지 않았 다.
그보다는 우리가 비로소 전부 보 여 주는 증거들에 온 신경이 쏠린 것 같았다.
그 증거들을 보는 동안 상황 설명 이 간략하게 이어졌다.
우리에게 협력해 주고 있는 그녀 도 알고 있어야 했으니까.
“속전속결로 끝냈다니. 좋은 결정 이었다고 생각한다. 스칼렛.”
가끔 그런 말과 함께 원로들에 대 한 세세한 조언들도 겸해 주면서, 공작 부인은 단 한 번도 우리 쪽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았다.
스칼렛과 이자르가 학대받은 적나 라한 증거들에 시선이 박힌 채로.
그리고.
“그래.”
모든 말이 끝났을 때, 그 말을 끝 으로 정적이 흘렀다.
이자르가 조금 창백하게 질려 있 었다.
나는 그걸 보았지만, 공작 부인은 끝까지 이자르의 그 얼굴을 확인하 지 않았다.
“……그랬단 말이지.”
음산하게 중얼거렸을 뿐.
증거들을 차가운 얼굴로 노려보면 서, 그녀가 우리에게 말했다.
“……별달리 더 조언할 것은 없 다. 가보렴.”
조금 기운 없는 목소리였지만, 아
주 미세한 차이라서 기분 탓인가 했다.
이자르는 그녀를 빤히 보다가 먼 저 몸을 돌렸다.
우리는 인사도 없이 그냥 나와 버 렸다.
“오빠, 매운 거 좋아해?”
그리고 나는 씩 웃으며, 이자르의 신경을 다른 곳으로 돌려 주기로 마음먹었다.
“……응? 매운 거?”
내 말에 퍼뜩 정신이 든 듯 이자 르가 나를 바라보았다.
요 0 ” 흐.
“그, 네가 깨어나자마자 화가 난
다면서 만들어 먹은 그거?”
요 0 ” 흐.
책 속에서 빠져나온 뒤, 곧바로
아주 매운 떡볶이를 만들었던가.
그걸 또 기억하네?
먹고 싶었구나!
오빠의 마음을 기민하게 알아챈 내가 신이 나서 말했다.
“내 거보다 확실하게 맛있게 해줄
게. 모든 것을 잊게 해주는 건 술
만이 아니지.”
정말 완벽한 호의에서 비롯된 행 동이었다.
이자르, 이 복 받은 놈.
어디서 나 같은 동생이 뚝 떨어져 서는!
그렇게 뿌듯하게 웃고 있는데, 날 가만히 바라보던 이자르가 아까보 다 하얗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
“너, 너 많이 먹어. 제발.”
“뭐?”
그러고는 도망을 치는 것이 아닌
가!
나는 불퉁하게 그 뒤꽁무니를 바 라볼 수밖에 없었다.
“참 나. 뭐야, 저거.”
할 수 없지. 폐하나 해줘야겠다!
마침 곧 공식 일정 날이었다.
나는 도도하게 콧대를 쳐들고 주 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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