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Year-Old Top Chef RAW novel - Chapter 53
53화. 세계정복 준비(5)
-SBN 오늘의 이슈입니다. 일명 분식집 아들이라고도 불렸던, 반유현 셰프가 또 새로운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자신이 여태까지 보여줬던 요리를 재현하는 영상에 포시즌스 그랜드 오프닝의 초대권을 증정한다는, 말로 시작된 이 챌린지는 기부 문화가 얹어져, 많은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캐린 리포터?
-예, 캐린입니다. 현재,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을 들어가 보면, 인기 동영상 30위 내에, 반유현 챌린지의 영상이 심심치 않게 보이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와…….”
“조용히 해봐.”
“우리도 해야 되는 거 아니야?”
-유럽 각국의 총리, 대통령, 그리고 UN, WHO 세계 단체들의 주요 인사들까지, 반유현챌린지라는 이름의 영상을 찍어 올리고 있습니다.
-아, 반유현 셰프가 아무리 유명한 셰프라 한들, 그분들이 ‘초대권’을 위해서 반유현 챌린지를 하지는 않을 텐데요?
-네, 그렇습니다. 반유현 셰프의 처음 기획 의도와는 다르게, 기부의 색깔이 더 짙어져, 각 사회단체의 장들까지 지원사격을 더하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기업들도 반유현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는데요.
“반유현 셰프님의 기획 의도와 다르게 라는데…….”
“풉. 그럴 리가.”
앵커와 리포터의 말에 저절로 헛웃음이 났다.
이들은 알고 있었다. 반유현의 기획 의도가 다를 리가 없다는 것을.
아마 반유현은 이슈의 규모를 정확하게 떠올리진 않았을 테지만, 비슷하게는 예측했을 것이다. 항상 정확한 예측을 기반으로 계획을 실행하는 사람이었으니까.
“다른 채널도 틀어봐.”
-반유현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세계 각국의 동영상은 11만 개를 넘어섰습니다. 기부를 약속한 반유현은 한화로 11억 원을 내는 것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현재의 추세를 살펴보자면 그 기부금이 몇 배까지 늘어날지도 확정 지을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에 따라 반유현 셰프는 실제로 동영상 촬영을 하기도 했는데요, 영상 한 번 보시죠.
리포터가 화면을 돌리자, 반유현의 모습이 찍힌 영상이 나왔다.
-반유현 챌린지를 만든 반유현입니다. 그……. 이제 더 이상, 반유현 챌린지를 그만해주세요. 제발, 그만해주실래요?
연기력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다.
-물론, 이 영상은 되려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고, 더 많은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는 추세입니다.
“푸하하하! 야, 반유현 셰프님 진짜…… 저런 연기까지 하시네.”
“대체 몇 명이 놀아나는 거냐.”
“우리도 상상력의 틀을 좀 넓히자 이제, 셰프님의 계획은 도저히 예측이 안 되네.”
“욕심이지 그건…….”
마침, 레드 테이블 – 반유현의 쉬는 날, 로또 육인방은 모여서 방송을 보고 있었다.
“셰프들이나, 미식가들이 반유현 셰프님의 요리를 재연하는 영상이나, 대단한 인지도를 가진 사람이 재연하는 영상이 조회수가 많네.”
“아무래도 그렇겠지. 요리에 전문가거나, 인기로 조회수를 올린 사람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동영상들도 보고 있었다.
독특한 영상들이 많은 만큼, 이들을 웃게 만든 영상들도 많았다.
“야야야! 이 사람 봐 풉!”
“루이드 뤼샤르? 이 사람 그 사람이잖아!”
예전에 ‘반유현 – 더 파스타’에 그랜드 오프닝을 할 때, 세계적인 미식가의 입지를 이용해 신인셰프였던 반유현을 곤란하게 했던 그 사람.
자리에 앉아 파스타가 어쩌고, 코스 요리가 어쩌고 하던 미식가 루이드 뤼샤르도 반유현의 요리를 재연하는 영상을 찍어 올렸다.
“푸하하하하! 참나, 셰프님의 요리가 어쨌다느니 저쨌다느니 하던 사람이 이제 그 요리를 따라 하고 있는 게 웃기기도 하네.”
“이 사람도 봐봐! 하하하하하!”
미슐랭 투 스타 셰프 엘른 조까지.
지금은 폐지된 프로그램 ‘라스트 테이블’에서 반유현의 요리를 맹비난했던 셰프였다.
그 모습이 담긴 예고편이 전 세계에 방영되었고 반유현은 미슐랭 포스타를 얻게 되면서, 셰프로서의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입었던, 셰프.
아주 정성 들여 반유현이 서울시 요리 대회에서 선보였다는,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를 시연하고 있었다.
“다들 얼굴 철판이 두껍구나.”
그렇게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는 영상들은 단연, 유명인이나, 유명 셰프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 와중에 가장 인기 많은 동영상은…….”
“이거 진짜 큰일 나겠는데?”
***
수많은 유명 인사들과 스타들의 영상이 올라왔다.
그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동영상을 꼽으라면 단 하나의 영상이 떠올랐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영상의 주인공은 인지도라고는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조회수 11,234,256
조회수를 보면, 가장 인상 깊었던 반유현챌린지의 동영상이 ‘이’ 영상이라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 같았다.
흑인 꼬마 아이가 내 음식을 만드는 영상이었다.
나뭇잎과 조약돌, 그리고 흙과 나뭇가지로 나의 요리를 재연하는 영상이었다.
저게 왜 내 요리라고 묻는다면, 제목을 보면 된다.
[ ‘Ban Yuhyeon – challenge’ I want to go to Paris. ]반유현 챌린지, 파리에 가고 싶어요.
그 제목의 영상에 나오는 아이의 모습은 전 세계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파리들이 피부에 달라붙어 들끓었고, 뼈는 앙상했으며, 배는 불룩 나온 6살 정도의 아이가 식재료가 없어 나무와 흙으로 요리하는 모습을 흉내 내는 것이 그러했다.
감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연민을 느낄만한 그런 영상이었다.
사람들의 감정선을 건드린 그 영상은 조회수 천만을 가뿐히 넘어섰고, 반유현 챌린지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들은 더더욱 증가했다.
“온 우주가 나를 돕는 느낌이네.”
조회수 천만.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영상에 나의 이름이 실려 있는 것부터, 이 모든 것들이 나로 인해 시작되었다는 것에 묘한 짜릿함을 느꼈다.
100년 동안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없던 이유는, 해본 적이 없는 시도였기 때문이다.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가 파리에 가겠다는 이유가 뭐야?”
“반유현의 요리를 먹고 싶은가 본데? 반유현챌린지의 반유현이 파리에 있는 셰프의 이름인 걸 몰랐어?”
반유현 그랜드 오프닝 초대권에 도전, 기부문화형성 두 개의 큰 프레임으로 굴러가던 챌린지는 다시금 반유현에게 관심을 모아주는 방향으로 굴러갔다.
이렇듯 아주 정확한 루틴을 갖춘 채, ‘반유현챌린지’의 규모는 점점 커져 나갔다.
나는 당연히, 이 기회에 올라타고자 했다.
“찾았냐, 출처.”
음식을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곳에 사는 아이가 유튜브를 할 리 없고, 영어를 사용할 리 없기에 이 영상을 만들어 올린 사람의 정보가 우선 궁금했다.
“예, 찾았습니다. 유니세프 한국 위원회 기업후원팀 팀장, 이상정이라는데요.”
“유니세프?”
역시나, 그 영상을 찍은 사람과 그것을 올린 사람이 따로 있었다.
“그쪽이랑 협조해서, 저 아이 데려와.”
“예?”
“반유현팀 보내서, 저 아이 가족들이랑 다 비행기 태워서 데려오라고. 그랜드 오프닝 초대권을 저 아이에게 전달해.”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파급력을 일으킬 만한 사람을 VIP로 정한다면, VVIP는 이미 정해진 것 같다.
***
내가 가진 조리복 중에서 가장 말끔한 조리복으로 빼입었다.
[ 포시즌스 파리, 반유현 – ‘레드’, ‘블루’, ‘옐로’ 그랜드 오프닝! ]‘반유현챌린지’가 너무 많은 반응을 얻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기자들이 호텔의 앞을 차지했다.
포시즌스 파리, 앞 수많은 기자들과 초대된 인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우와아아아아!
내가 잠시 밖에 나가 인사를 하자, 엄청난 환호가 쏟아져 나왔다.
나는 다시 안으로 들어와 포시즌스 로비, 그 입구에서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이젠 놀라지도 않겠다고 말씀드렸으니……. 박수만 쳐드리겠습니다. 대단하십니다. 호텔 내 모든 간부들, 그리고 다른 지점의 사장들, 파리에 위치한 모든 호텔의 경영진들도 놀라서 혀를 내둘렀습니다.”
로만이 내 옆으로 와서 말했다.
“기부금은 다 해결됐죠?”
“우연히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연결이 돼서, 잘 해결됐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 기회를 다른 기업들에게 돌리면 안 되지.”
수많은 ‘반유현챌린지’ 동영상의 여파로 내가 내야 할 기부금은 16억 원을 넘어서 20억 원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조금 과장을 보태어, 3주가 아니라 두 달의 기간이었다면 나는 30억을 기부해야 됐을 수도 있었다.
“감사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미지를 올리고자, 나와 함께 기부금을 내겠다며 숟가락을 얹으려 했지만 포시즌스 파리의 사장인 로만이 이를 제지했다.
포시즌스 그룹 측에서 기부금의 대부분을 지원해줬고, 모든 기부금을 나의 이름으로 했으며 온전히 이번 일은 우리의 것이 되게 만들어 준 것이었다.
“메뉴 구성을 저에게도 말씀 안 해주시고……. 실망이 크지만 기대가 무척이나 됩니다.”
그랜드 오프닝에서 선보일 메뉴는 주방의 셰프들만이 알 수 있었다.
호텔 내 간부들에게는 알리려 했지만, 반유현챌린지의 여파가 너무나 커져 그에 대한 메뉴를 아예 극비로 가는 것이 더 많은 기대감을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이유였다.
“이제 입장 시작했으니, 인사나 하시죠.”
내가 호텔의 정문을 가리키며 말하자, 그랜드 오프닝의 초대권을 쥐고 있던 손님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포시즌스 그랜드 오프닝이 시작된 것이었다.
“안녕하십니까. 반유현 셰프님.”
“안녕하세요! 정말 너무 팬이에요 흐어어엉!”
“초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후. 이런 역사적인 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니 다행입니다.”
프랑스를 비롯한 스폐인, 이탈리아, 독일 각국의 외교부 관계자나 관광청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또, 할리웃 배우들과 프랑스 유명 배우들도 나와 악수를 하곤 레스토랑 안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우와아아아!
엄청난 환호를 동반하며 등장한 TTS까지.
그 멤버 총원이 참석해 나의 그랜드 오프닝을 빛내주었다.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참……. 내 인생에 이런 광경을 볼 줄이야.”
멍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로만, 나는 로만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아직, 이 행사의 진정한 VVIP가 도착을 안 했는데요 뭘.”
“VVIP요?”
“이 자리 전체를 빛낼, 아울러 이 행사를 진정 역사적인 자리로 만들어 줄 VVIP요.”
“알아서 해주십시오. 반유현 셰프님, 애초에 시작부터 제가 계획했던 건 하나도 없으니까요. 일단 지금까지는 최고입니다.”
손님들이 자리에 모두 앉을 때까지, 로만은 마이크를 잡고 손님들을 안내했다.
미리 섭외된 오케스트라가 음악을 연주하면서, 그랜드 오프닝의 시작을 알렸다.
“안녕하십니까. 포시즌스 파리의 사장이자, 경영총괄을 맡고 있는 로만입니다.”
로만의 멘트와 박수가 쏟아져 나오는 것이 들렸고, 나는 주방으로 들어가 셰프들을 격려했다.
그랜드 오프닝의 요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로만이 현재 서 있는 무대 위에 올라 손님들 앞에 서서 내 소개를 할 때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있던 터였다.
“자, 오늘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날이다. 밖에 온 손님들 다 봤지? 평소에도 자주 말했던 거니까. 말 길게 안 한다. 불 올려.”
“예!! 셰프!!”
우와아아아아!
주방의 셰프들의 우렁찬 대답 소리가 밖으로 세어 나갔는지, 홀에 있던 사람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모양이다.
그와 동시에, 주방으로 반유현팀의 한 직원이 들어왔다.
“VVIP 도착하셨습니다. 셰프님께서도 오프닝 멘트 준비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5분 뒤에 홀로 나가시겠습니다. 셰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