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693
339. 합류(2)
“날아가는 것보다 빨라.”
“하…… 진짜네.”
“두 사람.”
“네.”
“네.”
“저기 있는 사람들은 사람의 육체적 한계를 돌파한, 심하게 말하자면 괴물들입니다.”
“네가 만들어 준 거잖아?”
류지현이 훅 치고 들어왔다.
“시끄러워. 그리고 저 멤버에 들어가려면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그…….”
“어떻게 그게?”
“너희들은 그냥 얘가 하라는 대로 하면 그게 돼.”
류지현이 옆에서 거들었다.
“말이 안 되니까…… 그런 거지.”
“내가 백 미터에 6초 미만이라는 말 들었지?”
“그래, 세상이 뒤집힐 일이지만.”
류지현의 질문에 정다혜가 답했다.
“그거 모두 얘가 만들어 준 거야. 그러니 얘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다 해결돼. 근데.”
정다혜에게 말하다가 태영을 노려본다.
“근데 뭐?”
“저 애들은 3초인데, 나는 왜 6초야?”
그래, 그 질문을 할 것 같았다.
“첫째, 넌 훈련 부족. 노력 부족.”
“아 씨, 대놓고 훈련을 할 수가 없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하긴 그렇지.
공개된 훈련장이어서 다들 보고 있으니, 그 능력을 다 드러낼 수가 없다.
“둘째, 레벨이 달라.”
“패스……인 레벨?”
중간에 말을 살짝 흐리며 물었다.
“그래.”
“야, 차별 둔 거지?”
“…….”
차별이 있다는 것을 말해 주었고 알아들었지만, 차별은 어쩔 수 없다.
신체적 능력으로만 따지면, 류지현은 지금도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탑이다.
그러나 위벤저스와는 위험의 정도가 다르고, 보안 정도가 다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차별했다.
몇 번이나 생사를 오가는 임무를 함께해 온 전우인데, 그 차별에 미안한 마음이 있다.
“차별 인정, 인정. 그래도 어떻게 안 돼?”
“…….”
“진짜, 어떻게 안 돼?”
미안함 때문에 쉽게 답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자 언성을 높이며 다시 물었다.
“돼.”
그냥 된다고 해 버렸다.
“고맙다. 이제라도.”
“저 두 사람이 거기 합류하면 훈련을 받게 될 텐데…….”
“그때 나도 끼자.”
“회사 관두려고?”
“아, 그건 또…… 훈련이 얼마나 걸리는데?”
“너 같으면 2주 정도면 되지.”
“저 두 사람은?”
“두 달.”
“그럼, 휴가를 내든 땡땡이를 치든 할 테니까, 마지막 2주 차에 합류하자.”
“…….”
대답 대신 류지현을 보니 간절함이 묻어 나온다.
“레벨업 좀 하자. 대신에 내가 더 많은 도움을 주면 되잖아?”
“그렇게 하자. 네 약은 내게 받아 가야 해.”
“약속했다?”
“그래.”
“훈련장은 어디야?”
“나중에.”
“그거, 저도 같이하면 안 돼요?”
그때 서가영이 툭 튀어나왔다.
상대적 박탈감.
이건 생각보다 매우 크게 작용한다.
여기 모두 인간의 육체적 한계를 돌파하는 괴물이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신이 거기에 끼지 못하는 것은 상대적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위성 통신 회사에 취업 않구요?”
“그…….”
갈림길이다.
취업이냐, 인간 괴물이 되는 거냐 하는.
서가영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후욱~
그리고 깊은 숨을 쉬었다.
얼마나 갈등이 생길까?
이해한다.
다른 사람들도 서가영의 결심을 기다리며 숨죽이고 있었다.
“친구와 같이 가겠습니다.”
얼굴에서 손을 뗀 서가영이 이고은을 가리켰다.
눈가가 촉촉이 젖어 있고, 그 말을 하는 사이에 얼굴로 주르르 흘러내렸다.
“…….”
“…….”
다들 말이 없었다.
“좋습니다.”
태영은 간단히 대답하고, 다시 김경훈에게 전화를 해야 했다.
두 가지 길을 제시했는데, 그쪽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했다고.
조금 전에 김경훈과 통화할 때, 여지를 남겨 둔 것이 정말 다행이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제가 살 수 있는 길은 이 길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때, 서가영이 일어나서 남쪽 방향으로 인사를 했다.
살 수 있는 길?
실제로는 마약을 하지도 않았지만, 중국의 마약범 교도소, 아니 감옥에 갇혔었다.
서가영을 구해 낼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여기 있는 모두는 안다.
류지현은 영상으로 보았고, 세 사람은 모두 함께 당했다.
몸에 새겨지고 가슴속에 쌓인 그 한을 풀고 싶을 것이다.
이해한다.
되돌려 생각해 보면, 정다혜는 터니가드에서 받아 주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서가영, 이고은 두 사람은 복학할 것으로 생각하고 태영의 머릿속에는 없었다.
그런데 이 세 사람이 모두 위벤저스에 합류하게 되었다.
“자, 그럼 정리 끝.”
~툭툭~
“하나 묻자.”
류지현이 태영의 앞쪽으로 테이블을 툭툭 치며 말했다.
“물어.”
“훈련은 어디서 해?”
“터니가드 수련원. 하남시.”
“하, 진즉에 좀 알려 주지. 나도 간혹 한 번씩 이용할 수 있게.”
“끝났으면, 슬슬 저녁이나 하러 가지?”
“봄이 부르자. 얘들도 소개 좀 해 주게.”
“미국 갔어.”
“미국은 왜?”
“리얼판타즈 미국 법인 오픈.”
“글로벌 기업으로?”
“그런 셈이지.”
“그…… 함께 사신다는 분이 리얼판타즈 대표인가요?”
이고은이 물었다.
“맞아, 근데 왜?”
대답은 류지현이 했다.
“아. 네, 저, 거기 메타하나 회원입니다.”
“그래? 나도인데. 닉네임이 뭐야?”
“씨든.”
“나는 닉싸입니다.”
모두가 메타하나에 접속하고 닉네임도 있다고 한다.
“나는 야공, 거기서 만나면 서로 아는 체하기.”
“호, 야공이래, 야공이 뭐야?”
정다혜가 피식 웃으며 물었다.
“얘가 맨날 야공, 야공 하고 부르다 보니 친숙 해졌지 뭐야.”
류지현이 태영을 가리키며 말했다.
야공, 은근 괜찮지 않나?
“나쁘지 않네, 뭐.”
“잠깐.”
“……?”
“거기서 길드 이름으로 위벤저스를 본 것 같은데?”
“거기 맞아.”
이번에는 태영이 대답해 주었다.
“아, 그렇구나. 거기 엄청 대단한 곳인데?”
“거기 막강 길드라, 많은 사람들이 가입하고 싶어 하는데 안 받아 준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렇지. 이제 접근해도 되겠네.”
“그래도 안 받아 줄 수 있어.”
“그럼, 네 이름…… 아…… 아니구나, 아리엘, 아리엘이 있었지. 그럼 될 거야.”
“아리엘이 누구인데요?”
“리얼판타즈 대표, 그리고 얘의…….”
“와, 진짜요?”
류지현이 떠드는 바람에 모두 뽀록났다.
“그럼, 가능할 거야.”
아리엘에게 연락하지 않아도 된다.
리제니아에 입사하여 위벤저스 멤버가 되면 먼저 연락이 올 거다.
“아리엘이 리얼판타즈 대표라는 거 외부에 알려지면 안 됩니다.”
“당연하지, 말이라고?”
“네가 입이 싸니까 하는 말이지.”
“어이구, 정말 주먹이 운다, 울어.”
태영과 류지현이 하는 말에 모두들 웃었다.
“자, 이제 저녁이나 먹으러 가자. 소고기 살 거지?”
***
뉴스와 신문의 타이틀.
아버지는 아직도 비행 중인데, 한국의 방송은 신약의 FDA 승인 사실을 대서특필했다.
근데 왜 KFDA에서 거절했다는 말을 저렇게 타이틀로 올릴까?
이사를 하고 정리하느라 대부분 벤투 센터에 가 있기에 간부 몇 명과 식사를 하던 중이다.
아버지가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 있을 때에 발표가 난 것은 양국의 시간차로 인해 어쩔 수가 없다.
가능하면 시간차가 적게 나는 시간대에 발표하기로 했다고 들었지만, 어쩔 수 없는 간격이 있다.
시간을 맞추기 위해 어느 한쪽이 한밤중에 발표할 수는 없으니까.
저게 뭐야?
혹시?
앵커의 말이다.
식당이다 보니 볼륨이 낮지만 선명히 들려온다.
그 사건을 결국 들춰낸다.
앵커가 몸을 돌려 걸었다.
아니 왜 저 이야기가 저기서 나와?
신약 승인을 할 때 이름을 올린다는 말은……?
물어본 적이 없구나.
“사장님?”
유제범이 깜짝 놀라 태영을 불렀고, 함께 식사하던 임원과 간부들의 시선이 일제히 돌아왔다.
“사장님, 사실입니까?”
유병진이 물었다.
“거참.”
계면쩍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TV 중심에 깜짝 놀랄 또 다른 내용이 커다란 글씨로 자막이 떠올랐다.
앵커가 말을 잠시 멈춘 후에 몸을 돌렸다.
초 단위로 방송 시간을 잡는 뉴스인데, 저렇게 뜸을 들인다.
대체 뭐지?
아버지도 자리에 안 계시고 태영도 모르는 일을 앵커가 말하고 있다.
이머지네이드 이야기다.
서가영을 구하기 위해 움직였을 때, 준비한 것.
만일 심각하게 중상을 입었다면, 돌아오는 중에 사망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기껏 구했는데 오는 중에 죽으면 안 되니까, 5가지의 응급 구호 키트를 준비했다.
저 정도 정보가 어디서 나갔을까?
아는 사람은 꽤 많다.
서가영을 구할 당시에 함께했던 사람들이 있고, 또 제스는 거기서 사용하고 남은 구호 키트를 가지고 갔다.
벤투 센터를 받을 때 총리가 말한 것도 있다.
정보가 나갔다면, 거기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
한참 동안 그 이야기를 하며, 연도별 통계치를 올려놓고 설명했다.
“와, 구급차 안에서 저렇게 많이 죽는구나.”
누군가의 한탄 같은 말이다.
이어지는 뉴스.
앵커가 마치 자기가 개발한 약을 프레젠테이션하며 자신의 실적을 발표하듯, 신나 하는 모습이다.
임팩트 있게 전달하려는지, 시정차들에게 묻기까지 한다.
강조에 강조를 더하는 방법이다.
앵커의 환한 웃음.
곧이어 119 구급대원의 육성 증언이 흘러나왔다.
또 다른 구급대원이다.
저 이야기가 방송을 통해서 나왔다?
정보가 나간 곳이 정부라는 소리다.
골치 아프군.
이렇게 갑자기 그런 것까지 발표되면 여간 심각해지지 않는데.
그중에 가장 큰 문제는 승인이 나기도 전에 약을 요구하는 것과 승인과 동시에 주문량이 폭주하는 것이다.
생산도 생산이지만, 원료 수급도 관건이다.
이를 대비해서 아버지가 귀농해서 살던 여주의 집 주변의 농지를 추가 구입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자경 농지가 아니라면 대규모 농지를 보유할 수 없도록 법으로 막혀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농업 회사 법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이후 상황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점심 식사를 하는 내내 TV에는 신약에 대한 이야기가 쉴 새 없이 나왔다.
그리고 무음 설정된 태영의 폰에는 부재중 전화가 차곡차곡 쌓여 갔다.
~.~
[……전화입니다.]위니가 알려 주는 지인의 전화.
‘그냥 둬.’
폰에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는 위니가 알려 주지 않은 상태에서 묻혔다.
~.~
[박원규입니다.]아, 이 전화는 받아야지.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