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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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의 아들이긴 하지만 재벌집 아들은 아니다.
재벌집으로 들어가서 권력 다툼을 하는 건 내취향이 아니다.
그럼 재벌 아들로 하고 싶은 게 뭐냐고?
당연한 얘기 아닌가? 유튜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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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형님들 말에 토 달지 마. 알았지?”
“…”
나는 엄마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문을 나섰다.
나에게 미안한 마음을 평생 갖고 사는 사람이다. 내가 자신의 말을 귓등으로 듣는다고 토를 다는 법이 없었다.
“현준아. 알았지? 그냥 잠자코 공손하게 듣고만 있어.”
오. 웬일이래.
오늘은 엄마가 용기를 냈다.
중요한 날이라서 오늘은 기어이 내 확답을 듣고 말겠다는 눈치였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엄마를 돌아보았다.
흠칫.
엄마가 나를 보고 놀라서 손을 가슴에 가져갔다.
그 모습이 너무 청초하고 아름답게 보였다.
이제 45세가 되었지만, 30대 초중반 정도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유전자란 참으로 무섭다.
홀어머니 신세로 살면서 별달리 관리한 것 같지도 않은데, 여전히 저렇게 감탄이 나올 정도의 외모를 유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긴, 그러니까 그렇게…
나는 씁쓸한 생각이 들려는 것을 재빨리 멈추고, 엄마를 보았다.
그리고 살짝, 웃어주었다.
“알았어요. 엄마.”
내가 순순히 대답해주자, 엄마는 기쁜 모양이었다.
“잘하고 올게요. 걱정 마요. 고분고분 있을게.”
엄마가 눈을 살짝 글썽인 것도 같다.
“응. 고맙다. 그리고… 미안해. 이런 일을 겪게 해서.”
“돈 받아 오는 건데요. 뭐.”
나는 다시 한번 씨익 웃고, 작은 정원을 지나 대문으로 나갔다.
작지만 관리가 잘 된 정원은 아름다웠다.
화초의 배치, 관리 상태. 어느 하나 나무랄 데가 없었다.
커리어가 끊긴 엄마가, 집에서 정원 가꾸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서 오르십시오. 시간이 많이 지체됐습니다.”
검은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재촉했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나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공손하게 말했다.
“…”
그는 나에게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약간 망설여지는 모양이다.
“아닙니다. 오르십시오.”
그가 나에게 타라고 문을 열어준 자동차는 독일 자동차의 최고급 세단이었다.
우리 집에 자주 와서 엄마가 타고 나가는 걸 많이 보던 차긴 했다.
‘이런 자동차는 탄다고 하지 않고 오른다고 하나?’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이렇게 기사가 열어주는 문을 열고 뒷좌석에 앉아보는 것은 내 기억으로는 처음이다.
어릴 때에는 타본 적이 있겠지. 하지만 기억에는 남아 있지 않다.
– 그으으응~
육중하면서도 부드러운 소리를 내며, 차가 출발했다.
목적지는, 성북구.
L그룹 사옥.
* * *
“어이. 잘 있었냐.”
33층짜리 사옥의 33층.
회장의 집무실이 위치해 있다.
사옥이 위치한 성북구는 그다지 높은 건물이 많지 않다.
33층밖에 되지 않았지만, 전망은 놀랄 만큼 좋았다.
“안녕하셨어요.”
나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음. 여기는 오래간만에 오지?”
“네.”
고현욱.
재계 2위 L그룹의 정통 후계자다.
한국 역사상 세 번째로 많은 상속세를 내게 되었다고 TV에서 떠드는 주인공.
실제로 만난 지는 오래됐지만, 어제도 방송에서 보아서 익숙하다.
“…”
“…”
인사 대신 나에게 적대적인 눈빛을 쏘아대는 건 그 동생이다.
고현석.
고현욱은 29세, 그리고 고현석은 26세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큰아들 중심 문화다.
고현석도 물려받은 게 꽤 될 텐데, 방송에서는 철저하게 큰아들 고현욱에게만 초점을 맞췄다.
어려서부터 그래서일까?
고현욱은 그래도 태도를 꾸밀 줄 안다. 지금도 나에게 반가운 척 인사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고현석은 대중 앞에 나설 일이 없으니, 그런 이미지 연출을 할 필요가 없다.
‘재벌집 망나니’.
딱 그 이미지.
“얼마만이야. 5년 만인가.”
고현욱이 말했다.
“사실 얼마 전에 장례식에서 뵈었었죠.”
내가 말하자, 고현석이 짜증을 냈다.
“거기 조문객이 얼마나 많았는데. 너 얼굴 본 거 기억도 안 나는구만 너는 그것도 본 걸로 치냐?”
그러자 고현욱이 말렸다.
“어. 그러지 마. 어쨌든 본 거는 본 거지.”
“아니, 괜히 말대답하는 거잖아, 형. 짜증나게…”
고현석이 나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며 말했다.
참자. 약속하고 나왔으니까.
고분고분하게. 말 대답 안 하고.
‘하지만 이런 말 한마디 가지고도 저 난리를 치면 곤란한데.’
“…”
그래도 고현욱이 말리고 있으니까, 잠자코 있었다.
“너는 점점 너네 엄마 닮아간다? 여자들은 아주 잘 꼬시겠네. 얼굴이 아주…”
고현석이 말했다.
“어허. 됐어. 그런 말 하려고 부른 거 아니야. 너는 잠자코 있어.”
고현욱이 다시 말렸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너… 아까 나하고 얘기했었잖아.”
“알았어. 알았어요.”
고현석이 이렇게 말하고, 쇼파에 털썩 앉아 버렸다.
나만 약속을 하고 이 자리에 나온 게 아닌 모양이다.
고현석도 점잖게 행동하기로 자기 형하고 약속한 모양인데.
“현민이는 잘 있나요?”
그래. 어쨌든 고현욱과 나는 목적이 같은 모양이다.
오늘 만남을 무사히 마무리 짓는 거.
고현욱만 보고 얘기하면 될 거 같다. 하지만 하나 궁금한 게 있었다.
“현민이는 안 왔나요? 잘 지내나 궁금하네.”
현민이는 이들 삼형제 중 막내다.
“야. 현민이, 현민이 하지 마. 어렸을 때 좀 어울렸다고 형제 사이인 줄 알아?”
“어차피 저하고 현민이하고 동갑인데요. 형제끼리만 이름 부르는 거 아니니까요.”
이번에는 고현석의 말을 받아쳤다.
“…”
고현석이 짜증나는 표정을 짓더니, 자기 형을 보고 말했다.
“형. 봐. 저 새끼 한 마디도 안 지려고 하는 거. 아주 오늘 작정하고 왔을 거라니까?”
“가만 있으라니까!”
고현욱의 언성이 높아졌다.
우와. 이게 재벌 적통의 카리스마인가.
그렇게 큰 고함도 아니었는데, 나조차도 움찔할 정도로 소리가 컸다.
“…”
고현석이 입을 다물었다.
“지금 현민이는 미국에 있어. 나도 알아. 너네들이 동갑이라 어릴 때 친하게 지낸 거.”
“네. 그냥 오늘 얼굴 볼 수도 있을 거 같아서요. 그냥 안부 물어본 거였어요.”
“알아. 알아.”
고현욱이 이렇게 말하더니, 잠깐 머리를 긁적이고 말을 이었다.
“사실 우리보고 직접 만나지 말라는 말도 있었어.”
이렇게 말하고 힐끔 돌아본 고현욱의 시선이 걸리는 곳에는, 은테 안경을 끼고 정장을 입은 남자가 있었다.
법무팀 사람일까. 아니면 비서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는 고현욱이 시선을 주기 전까지는 있느지도 모를 정도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대기업 사람들은 뭔가 음침한 구석이 있다니까.’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제부터는 제가 말씀드려도 될까요?”
고현욱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정장을 입은 남자가 나를 보고 물었다.
“네…”
그 남자가 절도 있게 걸어 와서 명함을 내밀었다.
– L그룹 법무1팀 팀장 박성수
역시 법무팀 사람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이번에 저희 회장님이 승하하셨잖습니까.”
나는 순간적으로 웃음이 터지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승하’라니.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잘도 그런 말을 쓴다.
회장이 임금이냐?
이런 말을 법무팀 직원이란 사람이 하는 것만 봐도, L그룹이 얼마나 권위적인 조직이라는 걸 훤히 알 수 있었다.
“네.”
“향년 63세. 너무 이른 나이셨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썼던 유언장을 미처 고칠 수가 없어서요.”
어라? 왜 이런 말을 하지?
‘뭔가 마음에 안 드는 내용이 있는 건가?’
“일단 회장님의 유언장에는 유산 수혜자에게 유언장을 직접 보여드리라는 내용도 있습니다. 그래서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며 박성수가 유언장을 내밀었다.
다른 부분은 가려 있었다.
나는 가려져 있지 않은 부분, 즉 내 이름이 표기되어 있는 부분을 조심스럽게 읽기 시작했다.
– 또 다른 내 아들, 현준이에게는, 내가 죽을 당시 내가 보유한 현금 자산의 2퍼센트와 L그룹 주식 3퍼센트를 남긴다.
허걱. 뭐라고?
나는 헛기침을 했다.
L그룹 주식 3퍼센트라고?
물론 전체의 3퍼센트는 아니다.
내 아버지, 고무혁 회장이 갖고 있는 지분의 3퍼센트.
그러면 얼마나 될까? 혼자서 30퍼센트는 들고 있었을 거 같은데. 그러면 1퍼센트?
“… 젠장.”
고현석은 쇼파에 앉아서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작은 소리지만 다 들린다고 이 자식아.
하지만 그런 데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물론 이전까지 만져보지 못할 금액을 상속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다.
그런데 유언장을 퍼센티지로 작성해 놨어?
내 예상과 단위수가 다르다.
“이게… 그래서 얼마죠?”
나는 박성수를 보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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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얼마냐는 물음에 박성수가 잠깐 고현욱, 고현석 형제의 눈치를 한 번 봤다.
고현욱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휴대폰에 뜬 수치를 읽어주었다.
“현금 자산은 2800억 원 정도 되고요. 그러니까 2퍼센트면 56억 정도 됩니다.”
2800억.
재벌 총수의 재산치고는 생각보다는 낮은 금액이다.
하지만 이상할 정도는 아니다.
상속을 할 때가 되면, 현금 자산은 처리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아니, 정확하게 얘기하면 현금으로 만들어 놓은 다음에 국가가 파악 못 하게 숨기지.
아마 정식으로 집계되지 않은 현금은 훨씬 많을 거다.
하지만 그런 일일이 계산하고 싶은 생각은 없고.
그런데, 내 쪽에서 예상했던 금액은 이미 훨씬 넘어섰다.
아버지…
그렇게 부르기도 껄끄러운 존재가 내 이름까지 적어서 비율로 상속분을 명시해 놨을 줄은 몰랐다.
그래도 ‘내 아들 현준이’라는 말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면이 있었다.
내가 중학교 들어가고 나서는 찾아오지도 않던 인간이다.
그래도 유언장 작성할 때만 해도 나를 아들로 생각하는 감정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주식은…”
박성수가 말을 잇다 말았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