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61)
세 명 다 잠들었던 것이다. 확실히 피곤하긴 피곤했군.
얼굴이 시커먼 중년 남성 두 명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 무슨 일이죠?”
“여기 왜 누워 있어?”
한 명이 시비조로 말했다.
“여기 개인 해변인가요? 누워 있으면 안 될 이유가…”
내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누워 있는 건 돼. 근데 이게 문제야, 이게.”
다른 남자가 파라솔을 툭툭 치며 물었다.
“응? 파라솔이요? 왜…”
“여기는 파라솔 임대해서 사용하는 장소야. 그런데 우리 허락을 안 받고 파라솔을 펴면 어떡하나?”
“네?”
희연이 황당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이게 뭔 소리예요? 그러니까, 임대한 파라솔 아니면 여기 못 편다는 거예요?”
“아니. 못 펴는 건 아니야.”
남자 둘은 대놓고 반말이었다.
“…”
나는 이 남자들의 정체가 뭔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희연은 이런 사람들에 대한 소문을 들어본 적이 없는 거 같았다.
“아, 그럼 뭐예요? 펼 수 있는데 왜.”
“허허. 젊은 아가씨가 되게 성깔 있네. 펼 수는 있는데, 그럼 사용료를 내야 한다 이 말이지.”
“네?”
희연이 짜증나는 표정을 지었다.
“뭐야, 뭐야.”
그때 범수가 일어났다.
“우리는 여기서 파라솔 임대하는 업자들이야. 우리한테 빌린 파라솔을 펴야 해. 아니면 우리한테 사용료를 내야 하고.”
“아니, 우리 파라솔인데 사용료를 왜 내요?”
“그 경우에는 공간 사용료를 내야지.”
“이게 말이야 방구야. 아저씨들은 파라솔 대여하는 업자라면서요. 땅이 아저씨들 게 아니라.”
“응.”
“근데 아저씨한테 왜 공간 사용료를 내요?”
“못 알아듣네. 우리가 대여업을 하는 공간이니까, 대여를 안 하고 자기 거 쓰려면 공간 사용료를 내라고. 이게 어렵나?”
오히려 남자가 답답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 미치겠네. 아저씨들이 그러니까 대여업 하려고 이 공간 샀냐고요.”
“아니. 그래도 공간 사용료는 받아야지.”
남자가 당당하게 말했다. 오히려 자기 말을 못 알아듣는 우리한테 답답해하는 거 같았다.
아니 애초부터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알아듣지.
“아저씨. 본인이 소유권 없는 걸로 돈 요구하는 거 갈취 행위예요. 신고한다?”
희연이 말했다.
“하하하.”
남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소용 없어. 보통 이런 경우에 경찰하고 공무원들이 다 눈감아 주니까.”
내가 고개를 저으며 희연에게 말했다.
“아니,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이야? 이봐요. 아저씨들 파라솔 대여하는 데 어디 있어요? 보이지도 않던데?”
“아직 장사 시작 안 했어. 아직 해변에 아무도 없잖아. 모레부터 성수기라고. 그때 영업 시작이야.”
남자가 당당하게 말했다.
“어머? 그러면 아직 영업 시작도 안 했는데 돈 뜯으러 온 거야? 차라리 파라솔 대여 영업하고 있었으면 우리가 돈 들여서 안 샀지!”
희연이 말했다.
“그건 아가씨 사정이고. 우리는 우리 영업하는 데서 이렇게 파라솔 펴면 가만 있을 수가 없는 거고. 상도가 있으니까.”
“푸하.”
범수가 머리를 긁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내가 아직 잠에서 덜 깬 건가? 이해가 안 돼. 상도가 그런 뜻이었어?”
“에휴…”
내가 한숨을 쉬었다.
“아, 젊은 사람이 뭘 그렇게 한숨을 쉬고 그래. 파라솔 대여로가 하루 5만 원이거든. 자기들 거 갖고 왔으니 우리가 공간 이용료 3만 원만 받을게.”
“휴우…”
내가 또 한숨을 쉬었다.
그러자, 희연이 나에게 꽥 소리를 질렀다.
“너는 왜 말도 안 하고 한숨만 쉬고 있어. 이거 당하고만 있을 거야?”
“아니… 그게 아니고…”
“그럼?”
“내가 참교육 영상 올리는 채널 할 생각이 없는데 왜 자꾸 나한테 불나방처럼 붙는 거야…”
“아.”
내 말을 들은 희연의 얼굴이 순간 펴졌다.
“하루도 안 지나서 또 이런 게 올라오면 또 주작이라고 매드미니가 난리칠 거 아냐… 그래서 한숨을 쉬는 거야.”
“크크크.”
희연과 범수가 내 의중을 완전히 이해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갑자기 뭔 소리야?”
남자 둘이 서로를 마주보며 말했다.
“아저씨. 아저씨 말 지금까지 다 녹음됐어요.”
“응?”
“저기 카메라 보이죠? 지금 저 섬 찍고 있는 영상인데, 평화로운 영상에 되도 않는 대사 들어갔네. 쯧.”
내가 말하고, 테이블 위를 가리켰다.
“그리고 저 테이블. 저건 아예 이쪽으로 향해 있었어요.”
“엇.”
남자들이 당황했다.
“학생들. 혹시 그거 뭐냐. 유튜브 같은 건가?”
“네. 맞아요. 콘텐츠 찾으러 왔는데, 지금 아저씨들이 제발로 걸어 와서 콘텐츠 만들어주고 계신데.”
“엇…”
남자 하나가 잠깐 어쩔 줄 모르더니, 물었다.
“구독자가 몇인데?”
“오. 이 아저씨 구독자도 아시네.”
남자의 질문에 희연이 놀랐다.
“1~2년 사이에 유튜브 모르는 국민이 없어. 이 아저씨들이 구독자 개념 아는 게 하나도 신기할 게 없다.”
나는 희연에게 이렇게 말하고, 남자들을 돌아보았다.
“지금 와서 저 카메라 건드려도 소용 없어요. 찍는 건 다 클라우드에 저장되니까.”
혹시 카메라를 빼앗으려 할지 몰라 이렇게 보험을 들었다.
“…”
“지금 영상 업로드할까요? 해변에서 파라솔 갖고 불법영업하는 사람들 많은 거 아는데. 아무리 경찰하고 공무원들이 눈감아 준다고 해도 먼저 이슈화되어 버리면 그 사람들도 대책 없는 거 아시죠?”
“그러니까, 구독자가 몇인데?”
“30만이요.”
“헉.”
진짜 이 남자는 구독자 개념을 아는 모양이다.
“30만이면 많은 건가?”
다른 남자가 자기 동료에게 물었다.
“영상 올리면 기본적으로 10만은 볼 거고. 그 정도면 이슈화되죠. 이쪽으로 공중파에서 취재 나올 수도 있어요. 아무리 이런 업자들이 전국에 많아도, 첫 빠따 맞기 싫으실 텐데? 첫 빠따면 언론 타겟이 되니까.”
“…”
남자가 울상이 되었다.
“어떡하지?”
“뭘 어떡하긴 어떡해? 자네가 알아서 해야지.”
서로 미루기 시작했다.
구독자 320991명
“유튜버는 조심하라고 했는데… 건드리지 말라고…”
둘 중 한 남자가 이렇게 중얼거렸다.
작은 목소리였지만, 사람 눈앞에서 하는 말은 의외로 잘 들린다.
“누가 조심하라고 했는데요?”
내가 틈을 놓치지 않고 이렇게 물었다.
“으잉? 아니.”
“우리끼리 하는 말인데.”
남자들이 당황했다.
“공무원? 경찰? 아니면 아저씨들 보스?”
희연도 내 옆에서 같이 다그쳤다.
“무, 무슨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어…”
하지만 남자의 목소리가 영 자신이 없다.
“아, 됐고. 오늘은 우리가 아직 개시하기 전이니까. 오늘은 그냥 봐 줄게.”
다른 한 명이 이렇게 말했다.
“하하하. 뭘 봐주는데요.”
“엉?”
내가 묻자 남자의 목소리가 올라갔다.
“뭘 봐주시느냐고요. 녹음 잘 되게 똑똑하게 말씀해주세요.”
“하. 요즘 젊은 애들은 진짜…”
이렇게 중얼거린 남자가, 이렇게 말했다.
“알았어. 우리가 갈 테니까 올리지 마. 알았지?”
“네. 얼른 가세요. 아이 창피해라.”
범수가 말했다.
“…”
남자들은 우리 셋을 한 번 노려보고, 해변을 걸어서 온 방향으로 사라졌다.
“뭐야. 멀리서도 왔네. 멀리서 우리 보고 돈 뜯으러 온 거 아냐? 저게 강도지…”
희연이 말했다.
“그러게.”
“어떻게 할 거야?”
희연이 나를 보고 물었다.
“올려야지.”
나는 쿨하게 답했다.
“응? 올릴 거야?”
범수가 물었다.
“음. 저 아저씨들 얼굴 나온 부분은 모자이크 하고.”
“그래도 괜찮은 거지?”
범수가 걱정되는 목소리로 물었다.
“어휴. 너 수업 좀 들어. 강의에서 배운 거잖아. 목소리는 초상권이 있다? 없다?”
“없다.”
범수가 자신 없게 대답했다. 모른다고 털어놓기는 싫어서.
“땡. 있을 수도 있다.”
희연이 웃으며 말했다.
“응? 그래?”
“목소리만 듣고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으면.”
내가 말했다.
“아…”
“다시 말하면, 목소리 주인이 누구인지 표기 안 하면, 목소리는 그냥 올려도 사실상 문제가 안 되는 거야.”
“그렇구나.”
“응. 저 강도들이 어디 사는 누구인지 표시하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우리도 저 인간들 이름조차 모르는데?”
“아.”
“주위 사람들이 저 사람들 목소리 알아들었다고 시비 걸 수는 있으니까. 그런 경우에는 살짝 오디오 건드려서 음성변조하면 돼.”
“그렇구나.”
“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부러 우리가 찾아다니면서 고발 영상을 올릴 생각은 없지만, 저렇게 제 발로 걸어와 주는데 안 올릴 이유가 있나? 어차피 저런 사람들은 고발해 줘야 할 의무도 있다고. 유튜버로서.”
“그러게. 무슨 유튜브의 신이 굽어살펴 주나. 저런 게 자꾸 덤비네…”
내 말을 듣고 범수도 웃으면서 중얼거렸다.
“풋. 유튜브의 신이래.”
희연이 범수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일단 이 해변에서 좀 뜨자. 너무 오래 있었다.”
내가 몸에 묻은 모래를 털며 말했다.
“그래. 원래는 하루 종일 있을 수 있었는데 저 인간들 때문에 정 떨어졌다.”
희연도 이렇게 말하며 일어났다.
“가는 동안 차 안에서 모니터링 좀 해 줘. 편집 포인트 좀 찾고.”
내가 범수에게 부탁하며 걸음을 옮겼다.
“오케이. 맡겨만 줘.”
범수가 흔쾌히 답했다.
“여기서부터는 내가 운전하면 안 돼? 포항까지만이라도.”
“헉.”
희연의 제안에 내가 긴장해서 돌아보았다.
“진짜 살살 몰게. 약속해.”
희연이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 진짜지?”
“응. 응. 저번처럼 내가 풀악셀 밟으면 바로 운전대 뺏어.”
희연이 고분고분한 투로 말했다.
“하하. 그래. 알았다.”
기분 탓일까. 희연이고, 범수고, 왠지 둘 다 더욱 협조적인 태도가 된 것 같았다.
– 부우웅~
희연이 나름 조심스럽게 운전을 시작했지만, 확실히 내가 운전할 때보다는 엔진 소리가 크게 났다.
‘이 정도는 운전 성향이니까…’
하지만 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