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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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nce
본성 안, 술래들의 대기실.
[술래 역할을 맡으신 참가자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경기 시작까지 1분 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장비를 점검하신 후···.]천장에 달린 스피커에서 안내 음성이 들려왔다.
그 말에 정문 앞에 서 있던 이덕수의 말이 더더욱 빨라졌다.
“자, 마지막으로 장비 체크 합시다! 열리자마자 도둑들이 습격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요! 아셨죠?”
그가 큰 목소리로 일행들에게 신신당부하던 그때.
대기실 중앙의 커다란 전자시계에 남은 시간이 10초 이하로 줄어들더니, 이내 0으로 바뀌었다.
애애앵~!
커다란 사이렌 소리와 함께 대기실 문이 천천히 위로 열리고, 바깥 광경이 술래들의 눈에 들어왔다.
“···일단 주변에 마나는 안 느껴지는군.”
곧 이덕수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집중한 표정으로 말했다. 막 레이더 스킬을 사용한 것이다.
“혹시 함정이 있을지 모르니 주변을 잘 살피면서 앞으로 전진합니다!”
그렇게 이덕수를 포함한 60여 명의 술래들이 대기실 밖으로 모습을 감췄다.
남아있는 180명 가량의 술래들이 그 모습을 술렁이며 지켜봤다.
빠르게 출발하지 못해서 도둑을 잡을 기회를 빼앗길까 걱정하는 얼굴들이 곳곳에 보였다.
“신경 쓰지 마!!”
그때 양중근이 큰 목소리로 외쳤다.
남아있던 참가자들의 고개가 양중근에게 돌아갔다. 양중근이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연이어 외쳤다.
“오히려 우리한테는 잘 됐어! 알아서 선발대 역할로 뒈져줄 테니까.”
“······!”
“저렇게 정보도 없이 몸으로 무식하게 들이밀면 진짜 운 좋아야 절반 정도 살아남는다니까! 내가 최상위권 던전을 한두 번 공략해본 줄 알아?”
확신에 찬 어투로 거침없이 말을 쏟아내는 양중근.
“나랑 내기할까? 저 놈들 중에 절반 이상 살아남는지? 난 아니라는 데 걸겠다! 돌아온다는 데 걸 사람?”
“······.”
“야, 왕만두! 내기할래? 지는 쪽이 눈알 하나 뽑는 거야. 어때?”
“안 해요···. 그리고 제 이름은 한민수예요···.”
어눌한 말투로 대답하는 뚱뚱한 청년, 한민수를 깔끔하게 무시하면서 양중근이 다시 한번 외쳤다.
“급할 거 없어! 천천히 해! 24시간은 생각보다 길어! 두 시간에 한 명씩 잡는다고 해도 네 시간이나 남는다. 전략적으로 움직여도 충분해!”
“······.”
“자, 아까 말했던 대로 우리는 내가 지시하는 대로 체계적으로 움직일 거야. 알았지? 그 전에 모두 스마트폰 다시 들어 올려 봐!”
양중근이 외치면서 자신 역시 스마트폰을 든 왼손을 들어 올렸다.
이번 예선 2차 때 제작진 측에서 술래들끼리의 통신을 위해 술래 모두에게 지급한 물품 중 하나였다.
“스마트폰이랑 이어폰 하나씩 다 있지? 밖에서 통화할 때 무조건 이어폰 꽂고 하는 거 잊지 마!”
“······.”
“도둑들 다 들리도록 대놓고 귀에 대고 통화하기만 해 봐! 걸리는 순간 고막을 터뜨려버릴 테니까!”
양중근이 그렇게 모두에게 외침을 이어가고 있을 그때.
구석에 있던 한 명의 참가자가, 천천히 대기실 입구 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양중근의 눈에 들어왔다.
“마지막으로 ‘헌터 코드’ 프로그램 잘 작동되는지···. 어이! 내 말 안 듣고 어디가? 야!”
양중근이 목소리를 높였음에도 그는 대꾸 한번 없이 대기실 밖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양중근의 이마에 시퍼런 핏줄이 솟아올랐다.
“저 싸가지 없는 새끼가 어른이 말씀하시는데···. 누구야? 저 새끼!”
“설다운이요.”
옆에 서있던 한민수 대답을 들은 양중근이 살짝 움찔했다.
예선 1차 때 이름을 알린 몇 안 되는 이들 중 한 명이기 때문에, 양중근 역시 누군지 아주 잘 알고 있는 상태였다.
“설다운?”
“네.”
“···쩝.”
양중근은 인상을 찡그리며 입맛을 다셨다.
설다운 정도의 헌터는 아무리 양중근이라도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기엔 어려운 존재였다.
그걸 알고 있는 양중근은,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다시 일행들을 향해 외쳤다.
“자, 내 목소리 들리는지 확인한다! 다들 이어폰 귀에 껴!”
그렇게 계속 대기실 안에서 양중근이 모두를 모아놓고 외치는 동안.
“하암~.”
대기실 밖으로 나온 설다운은 피곤한 얼굴로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비행기 타고 오는 내내 떠드느라 밤을 새웠더니 졸려 죽겠네···.”
설다운은 이내 바로 옆에 있는 별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은 한 시간 전까지 도둑들의 대기실로 쓰였던 공간이었다.
“어디 ‘약자’들끼리 뭉쳐서 발버둥 쳐보세요, 난 잠 좀 더 자야겠수다. 흐아암···!”
손을 번쩍 들어 기지개를 키면서 그는 별관 대기실 안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 * *
양중근에 반하여 본성 바깥으로 나온 이덕구 팀은, 빠르게 이동하여 수색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겪고 있었다.
빠르게 이동하기엔 너무 많은 걸림돌이 있던 것이다.
“으악! 이거 뭐야?”
“어서 꺼내!”
“뭐야? 늪인 줄 알았는데 몬스터였어?”
까악!
“저쪽에서 식인 새가 덮쳐온다!”
“빨리 실드 스킬 좀 써줘··· 와악!”
사방에 즐비한 몬스터들 때문에, 달리기는커녕 평소의 걷는 속도보다 더 느리게 이동 중인 상황이었다.
“몬스터는 보이는 족족 다 처치하세요! 그래야 제가 레이더로 도둑들 감지하기 쉽습니다!”
팀의 중심이자 정찰의 핵심 인력인 이덕구가 이렇게 지시하니, 일행들은 어쩔 수 없이 몬스터와 싸울 수밖에 없었다.
물론 60명이 넘는 대규모 인원이다 보니, 화력이 모자르지는 않았다.
전원이 스킬을 한 번씩만 사용해도, 주변에 즐비하게 널려있던 몬스터들이 전부 정리될 정도였다.
“나이스! 자, 이대로 계속 가봅시다···?”
그때, 어디선가 이덕구의 귀에 들려오는 아주 미세한 노랫소리.
절로 미간을 찌푸린 이덕구의 눈에 활을 든 채로 고개를 흔드는 헌터 하나가 보였다.
“하, 이봐요.”
이덕구가 거슬린다는 표정으로 노래를 듣던 팀원에게 손을 뻗었다.
강제로 이어폰을 뽑자 노랫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노래를 듣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지금 뭐 하는 거요?”
자신을 건든 이덕구를 향해 활을 든 헌터가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거칠게 말했다. 얼굴에 흉터가 가득한 험악한 인상의 남자였다.
이덕구가 불쾌한 표정으로 남자를 추궁했다.
“그렇게 노래 듣고 있으면 어떻게 제 지시를 듣습니까?”
“다 들었는데? 이대로 계속 가보자며?”
“···한쪽은 빼고 다니세요.”
“싫은데? 난 노래 들어야 집중이 잘 돼.”
다시 이어폰을 꽂는 흉터 남성이 모습에 이덕구는 결국 폭발했다.
“아니, 여보세요! 지금 서로 목숨 걸고 파티 사냥 중인데 기본적인 예의조차···!”
못 참고 버럭 외치던 이덕구가 흠칫하더니 말을 중간에 끊고 고개를 홱 뒤로 돌렸다.
그들 쪽으로 접근하는 어마어마한 존재가 그의 레이더 끝자락에 감지되었던 것이다.
“북쪽에 누군가가 접근하는 중이야!!”
이덕구의 커다란 목소리에 모두의 고개가 그가 가리키는 방향 쪽으로 돌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북쪽 하늘 멀리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는, 거대한 초록색 슬라임볼 같은 존재를 말이다.
심지어 눈으로 발견한 지 단 1초도 안 되어서 이덕구 팀 바로 근처까지 도달한 모습이었다.
“히익!”
“흩어져!”
“실드 스킬 써줘!”
난생 처음보는 몬스터의 모습에 경악한 모두가 반사적으로 흩어졌다.
그중 한 명은 재빠르게 실드 스킬을 썼지만, 그정도론 어림도 없었다.
와장창! 하고 유리창 박살나는 소리와 함께 그대로 몬스터에게 실드가 뚫린 것이다.
연이어 거대한 초록색 슬라임 볼이 정확하게 이어폰을 꽂은 채 흥얼거리던 흉터 남성에게로 날아갔다.
막 반대편 몬스터 하나를 처리하던 남성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슬라임 볼의 존재를 확인했다.
동시에 눈이 부릅떠졌다.
“···어?”
쿵!
흉터 남성이 채 한마디도 내뱉지 못하고 그대로 슬라임 볼에 꼴사납게 깔려버렸다.
슬라임 볼이 다시 튕겨 날아간 후에도 그는 바짝 눌린 채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험상궂었던 인상은 다시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히 뭉개져 있었다. 그대로 압사해버린 것이다.
“또 날아온다!”
“으악!”
쿵!
튕겨 날아간 슬라임 볼은 또 한 명의 술래를 덮쳤다.
치이익···!
“아아악!!”
용케 움직였지만 스치듯 지나간 부위가 끔찍하게 녹아내렸다.
그 모습에 일행들은 더더욱 식겁했다.
“독이다!”
“독 몬스터야, 뭐야?!”
“일단 누가 저거 튕기는 것 좀 멈춰봐!”
쿵!
“우아악!”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거대한 슬라임 볼 때문에 이덕구 팀 전체가 아비규환의 상태에 빠져버렸다.
“일단 저거 움직이는 것만 멈춰봐요!”
이덕구의 외침에도 그 누구도 슬라임 볼을 향해 스킬을 사용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는 사이 슬라임 볼이 또 하나의 헌터를 완전히 녹여버리곤 다른 술래를 향해 날아갔다.
“이런 씨발···!”
자신에게 날아오는 슬라임 볼을 본 술래가 피하는 것을 포기하곤 두 손을 내밀었다.
그의 손에서 동시에 하얀 실 같은 물질이 거미줄 모양으로 펼쳐졌다.
그의 손에 뻗어나간 거미줄이 슬라임 볼을 완전히 감쌌을 그때, 이덕구가 그토록 원하던 상황이 만들어졌다.
“느려졌다!”
“거미줄 스킬인가?”
“저 새낀 진작 사용하지 이제까지 뭐 했어?!”
눈에 띄게 느려진 슬라임 볼의 모습에 그렇게 술래들이 한 마디씩 외칠 그때.
“어라?”
거미줄로 뒤덮인 슬라임 볼 안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하지만 정신이 없는지 그걸 눈치 챈 술래가 없었다.
“지금이야!! 죽여 버려!!”
이덕구의 외침에 술래들이 일제히 슬라임 볼을 향해 스킬을 쏟아부었다.
수십 명의 헌터가 쏟아내는 스킬의 화력은 어마어마했다.
잠시 후 모두의 눈에 네 조각으로 분리된 슬라임의 모습이 들어왔다. 콰그미어의 신체가 조각난 것이다.
그러나 사실 조각난 것은 콰그미어가 아니었다. 술래들에게 있어 더한 존재가 네 조각으로 분리된 것이다.
‘오히려 더 잘됐네.’
콰그미어로 변신했던 김진성은 속으로 씨익 웃었다.
왜냐면, 저 분리된 조각들은 그대로 다시 재생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 ‘콰그미어’로 변신했습니다.
▷ 능력치 변화 : 방어력 30% 감소. 그 외 모든 능력치 20% 상승.
※ 절단된 신체가 분열 재생하면, 사용자 능력치의 절반에 달하는 콰그미어 소환수가 생성됩니다. 콰그미어 소환수는 사용자의 명령을 따릅니다.
김진성이 콰그미어로 변신했을 때 떠올랐던 알림창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김진성이 가진 능력치의 절반에 달하는 소환수가 세 마리가 생겨난다는 뜻이었다.
그때 그의 신체를 네 동강을 낸 술래들이 일제히 당황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뭐, 뭐야?”
“저거 지금 재생하고 있잖아?!”
“네 마리로 불어났어!”
“이런 미친···!”
엄청난 재생력으로 인해 순식간에 네 마리로 불어난 콰그미어가, 경악한 술래들을 향해 다시 달려들기 시작했다.
퍽! 퍼퍽! 퍽!
치이익···!
“끄아악~!”
“X발, 이러면 어떻게 해야 해!”
“야, 스킬 함부로 쓰지 마! 또 한 마리 늘어나잖아!”
“누가 쟤 반으로 갈랐어?!”
공격할 때마다 계속해서 분열하며 번식을 하는 콰그미어의 모습에 이덕구 팀 전원은 패닉 상태에 빠져버렸다.
‘그래, 더 신나게 날뛰어라!’
모든 콰그미어 소환수들에게 그렇게 명령한 김진성은, 또 한 번 있는 힘껏 근처 술래에게 몸통 박치기를 시전했다.
쿵!
“꽥···!”
또 한 명을 압사시킨 후 튕겨 나오면서 김진성은 한 가지를 깨달았다.
‘근데 이거 생각보다 재밌는데?’
마음껏 사방을 튕기며 돌아다니던 탱탱볼의 기분이 이랬을까.
왠지 스트레스가 풀려가는 느낌을 받기 시작한 김진성이었다.
그 시각.
김진성과 그의 소환수가 이덕구 팀을 박살 내는 모습을 저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이가 있었다.
9번 도둑, 풍빛가람이었다.
“말도 안 돼···!”
그는 부릅뜬 눈으로 아까부터 계속 이 네 글자를 반복해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흡수 능력자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콰그미어의 모든 능력을 그대로 재현까지 할 수 있다니···!’
가뜩이나 평소에도 말도 안 되게 강한 김진성인데, 콰그미어의 재생 능력까지 가지면 도대체 상대할 수나 있을지 의문이었다.
‘너무 강해. 저건 이길 수 없어. 저건 못 이겨! 예선 3차에서 적으로 만나는 순간 무조건 죽게 될 거야···!’
속으로 절규하듯 외치면서 공포에 젖은 눈빛으로 전장을 바라보는 풍빛가람.
곧 그의 눈빛이 뒤바뀌었다.
‘이대로 죽을 순 없어. 끝까지 살아남으려면, 지금이라도 무슨 수를 써야 해.’
생존의 욕구로 가득 찬 눈빛으로 변한 풍빛가람은 빠르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