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s Black-Haired Foreigner RAW novel - Chapter (385)
#383
먹을게
그녀의 말에 나는 순간 당황했다.
라면을 먹고 가자니.
설마 내가 아는 그 의미인가?
“······.”
호수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휘잉.
바람이 나와 그녀 사이로 불었다.
“······라면?”
나는 어색하게 그녀를 향해 반문했다.
졸업했으니 이제 성인 취급받아도 무리는 없지만, 졸업한 당일 이런 제안을 받다니.
싫다는 건 아니지만 얼떨떨하다.
그것보다 라면 먹고 갈래 같은 표현은 대체 누가 가르쳐준거지?
역시 벨라인가.
예전에도 느꼈지만, 벨라는 대체 어디서 한국 문화 지식을 배우는 건지 의문이다.
전에는 기차 탈 때 올리비아에게 사이다와 삶은 달걀을 챙겨주질 않나.
그것도 쓸데없이 왜곡된 지식으로.
“시, 싫으면 말고요!”
올리비아가 붉어진 얼굴을 홱하고 돌리면서 말했다.
그녀의 입이 쭈욱 튀어나왔다.
이쯤 되면 모르고 싶어도 모른 척할 수가 없다.
올리비아가 말한 의미는 명백히 그쪽이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빙의 전의 나는 연애 경험 하나 없는 모쏠아다였다.
빙의 이후에도 동정인 건 마찬가지였는데.
지금······. 이라고?
마음의 준비도 아직 안 됐는데?
당황스럽다.
“······쳇. 흥. 바보. 멍청이. 해삼. 멍게, 말미잘. 차려진 밥상을 먹지 않는 건 남자의 수치······.”
올리비아가 작지만 다 들리는 목소리로 이쪽을 향해 투덜거렸다.
대놓고 들으라고 저러는 모습도 귀엽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먹을게.”
내 말을 들은 올리비아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라, 라라라라면 말이죠?!”
올리비아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내 시선을 피해 땅으로 눈을 내리깔면서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나는 올리비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 말대로 차려진 밥상을 굳이 걷어찰 필요는 없다.
지금은 메사이어도 그 잔당도 전부 정리됐고, 평화가 찾아왔으며 그녀들을 전부 내 하렘에 편입하기로 결정했으니까.
예상치 못한 상황에 살짝 당황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나도 안 할 생각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환영이다.
하지만 올리비아는 부끄러운 모양인지 굳이 라면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이런 모습도 귀엽네.
“그래, 라면.”
“흐, 흥! 좋아요! 그럼 당신의 전속 시녀로서, 이 올리비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특별히 당신한테 라면을 직접 끓여 대접하도록 하죠!”
올리비아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가슴 위에 손을 척하고 올렸다.
그녀가 내 손목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는 그녀를 따라 호숫가를 벗어났다.
베르사유 궁전이라는 화려한 궁전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소박하면서 목가적인 시골 마을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지만, 내 눈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얼굴에 피가 몰리는지 뜨겁다.
두근, 두근.
심장이 뛰었다.
아무리 나라도 긴장도 흥분도 안 할 리가 없었다.
그렇게 올리비아의 손을 꽉 잡고 도착한 장소는 왕비의 촌락에서 제일 큰, 마리 앙투아네트가 머무르곤 했다는 왕비의 집.
겉보기에는 소박한 건물이었지만, 올리비아가 문을 열고 들어간 내부는 궁전 뺨치게 화려했다.
이게 겉과 속이 다른 건물인가 뭔가 그건가?
탁.
문이 닫혔다.
화려하고 귀족적인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건물에 뚫린 창문으로 왕비의 촌락 전경이 내려다 보였다.
“흥. 여기서 잠깐만 기다리세요!”
올리비아가 내 손을 놓았다.
그녀가 나를 앉힌 곳은 고급스러운 의자.
바로 앞에는 고급스러운 마호가니 탁자가 있었다.
그녀가 밖으로 나갔다.
우지끈! 콰광! 콰르르릉!
곧이어 뭔가 부서지고 떨어지는 굉음이 귓가를 울렸다.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엄청난 굉음에 내가 당황하고 있던 그때.
문이 열렸다.
거기에는 그녀가 있었다.
알몸에 앞치마만 두르고, 손에 든 은쟁반 위에 김이 풀풀 피어오르는 라면을 든 그녀가.
알몸에 앞치마라고?
이걸 현실에서 보게 되다니.
수위가 너무 높아서 그런지 얼굴이 뜨거워졌다.
“······.”
올리비아의 얼굴은 이미 새빨개진 상태.
그녀가 툭하고 식탁 위에 라면을 올려놓았다.
“자, 트, 트트트특별히 제가 끓인 라면이에요. 고귀한 프랑스의 황녀가 직접 끓인 라면이니 제, 제게 무한히 감사하고 먹으세요! 아시겠나요?!”
올리비아가 프릴이 달린, 메이드복을 연상시키는 앞치마 너머로 드러나는 풍만한 가슴골을 손으로 가리면서 말했다.
그녀의 머리에는 메이드들이 쓸 법한 헤어밴드인 카츄사가 올라와 있었다.
이런 상황에 라면이라고?
시야에 라면이 들어왔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 화려한 유럽풍 귀족 인테리어와 고급 서양식 마호가니 탁자와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빨간 국물과 탱탱한 면발이 있다.
옆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한국 식당에서나 볼 법한 공기밥 그릇이 있었다.
진짜 라면을 끓여올 줄은 몰랐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니, 라면은 나중에 먹지.”
“그, 그게 무슨 소리인가요?! 당신. 나, 나중에 먹는다니! 기, 기껏 프랑스의 고귀한 황녀이자 위대한 영웅의 혈통인 보나파르트 황실의 적통인 이 저, 올리비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손수 끓인 라면을 지금 퉁퉁 불 때까지 방치하겠다는 건가요?!”
올리비아가 붉어진 얼굴로 소리쳤다.
하얀 앞치마 너머로 보이는 새하얀 살결이 눈을 어지럽혔다.
저렇게 야한 복장을 두고 지금 나더러 라면을 먹으라고?
솔직히 지금까지 미성년자라 유혹이 올 때마다 참아왔었는데, 이제는 미성년자도 아니니까.
참을 필요가 없다.
내가 그녀에게 다가가자, 그녀가 슬금슬금 뒤로 물러섰다.
“꺄아.”
더 이상 갈 데 없는 올리비아가 소파 위로 넘어졌다.
그녀의 몸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먼저 먹고 싶은 게 생겼거든.”
“그, 그게 뭔가요?!”
올리비아가 양 손으로 눈을 가리면서 말했다.
나는 앞치마 위로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면서 말했다.
“너.”
“자, 잠깐만요. 아, 아직 샤, 샤워도 안 했······.”
“상관없어.”
“꺄악! 흐윽, 하으윽······. 여기서는······. 아, 안 돼요. 저, 적어도 침실에서······.”
“침실까지 못 참겠는데.”
“아앙, 하아앙. 다, 당신. 잠깐만······. 너, 너무 거칠어요······.”
그렇게 그날, 나는 동정을 잃었다.
*
응접실에서 처음으로 올리비아와 처음으로 관계를 가진 뒤.
나는 욕실에서 샤워하면서 2회전, 침실의 침대 위에서 3회전, 4회전······.
계속해서 그녀와 관계를 가졌다.
중간에 배가 고팠을 때는 그녀가 끓인 퉁퉁 불은 라면을 먹은 뒤에 다시 그녀를 범했다.
마치 지금까지 못 했던 욕망을 전부 표출하는 것처럼.
그렇게 10회전이 막 끝난 그때.
“흐윽, 아, 안 돼요. 더, 더 이상은······. 하윽. 다, 당신······. 저, 정말 짐승이 따로 없군요!!”
왕비의 집 2층에 있는 침실.
흔히 생각하는, 레이스와 커튼이 달린 커다란 침대 위에 올리비아가 알몸이 다 드러나는, 레이스 달린 반투명한 네글리제를 입은 채로 팔로 커다란 가슴을 가리면서 말했다.
하지만 내 아랫쪽 대물은 아직도 쌩쌩했다.
무한한 정력이었다.
마치 최약영웅 2차창작 떡인지에 나온 김덕성처럼.
나는 아직 배고팠다.
“그래서 싫었냐?”
내 말에 올리비아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그녀가 다른 손으로 날씬한 배를 만지면서 중얼거렸다.
“아, 아뇨. 시, 싫다고는 안 했어요! 흥! 그, 그냥 무, 무절제하잖아요! 바, 바보. 여, 역시 벨라 말을 듣는 게 아니었······.”
올리비아가 얼굴을 붉히면서 홱하고 고개를 돌리며 볼을 부풀렸다.
저래도 침대 위에서는 솔직해지는 모습이 귀여운데, 잠깐, 벨라 말이라고?
“설마 너한테 데이트 신청권을 지금 이런 용도로 쓰라고 조언한 사람이 벨라였냐?”
내 말에 올리비아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그녀가 침묵했다.
올리비아와 지낸 세월도 이제 3년.
이제는 척하면 착이다.
딱 봐도 벨라가 올리비아를 부추긴 거다.
두 사람의 관계는 그런 거니까.
이 빌드업이 무려 3년이라니.
이건 솔직히 감탄이 나왔다.
“벨라, 지금도 우리 보고 있을 것 같은데.”
“그, 그건 아니거든요?!”
내 말에 당황하는 올리비아.
지나치게 당황하면서 부정하는 모습이 수상했다.
나는 눈을 감고 기프트를 사용했다.
몸에서 흘러나온 암흑이 저택 전체에 있는 그림자로 침투한 순간.
“찾았군.”
저택 1층 로비 동상에 그림자 속에 숨어든 벨라의 존재감이 느껴졌다.
나는 그대로 암흑능력을 통해 침실의 그림자로 벨라를 이동시킨 뒤 그대로 눈앞에 꺼냈다.
갈색 단발, 밤색 눈동자를 가진, 빅토리아 메이드 복장을 입은 고풍스러우면서 우아한 인상의 무표정 거유 미녀.
벨라가 등장했다.
“······이런, 들켜버렸군요. 주인님의 주인님.”
내 눈앞에 나타난 벨라가 개판이 된 침대의 모습에도 무표정을 유지하면서 내게 말했다.
“꺄, 꺄아! 보, 보지 마세요! 벨라! 다, 당신은 대, 대체 무, 무무무슨 의도로······.”
벨라의 등장에 올리비아가 눈을 질끈 감으면서 소리쳤다.
“아가씨. 주인님의 주인님의 밤시중은 잘 들고 계십니까?”
올리비아의 태도에도 여전히 벨라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벨라의 말에 얼굴을 붉히면서 이불을 뒤집어쓰는 올리비아.
“모, 몰라요! 무, 묻지 마세요!”
“잘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벨라가 무표정한 얼굴로 그렇게 말하던 그때.
나는 벨라의 손목을 잡고 침대로 잡아당겼다.
“너, 엿본 거 다 알아.”
내 말에 벨라의 눈동자가 살짝 떨렸다.
얘 그림자 능력으로 100% 이쪽을 감시하고 있었을 게 분명하다.
벨라가 잠깐 침묵하더니, 무표정한 얼굴과 사무적인 말투로 내게 말했다.
“역시 주인님의 주인님의 눈을 속이는 건 불가능하군요. 그렇습니다. 제가 모시는 아가씨와 주인님의 주인님의 합방이 염려되었기에 전속 메이드로서 두 분의 합방에 사고가 생길 때를 대비해서 1층에서 대기 중이었······.”
“거짓말하면 못 써.”
나는 벨라의 손을 잡아당겨서 내 품에 안으면서 말했다.
“너도 하고 싶잖아.”
하고 싶은게 아니라면 굳이 저렇게 길게 변명할 필요가 없다.
나는 라노벨 주인공처럼 눈치도 없고 청력도 안 좋은 둔감남이 아니다.
“저는 그저 주인님의 주인님을 모시는 메이드일뿐. 다른 아내 분들을 제치고 제가 주인님의 주인님한테 주제넘게 안길 수는 없······.”
내 품에 안긴 벨라가 살짝 떨리는 말투로 말했다.
주제넘게 안긴다니.
“내가 그때 강원도에서 말했지? 첩실은 없다고.”
책임진다면 전부 책임진다.
그녀들 사이에서 우열을 나눌 생각은 없었다.
내 말에 벨라의 눈동자가 커졌다.
나는 벨라를 침대 위에 눕힌 뒤에 펑퍼짐하고 긴 치마 사이로 그녀의 탐스러운 허벅지를 주무르면서 말했다.
“게다가 가터벨트에 승부 속옷까지 착용한 주제에 주제넘게 안길 수 없다니, 말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몸은 솔직한 것도 정도가 있지.”
벨라의 허벅지에서는 망사 스타킹과 함께 가터벨트의 감촉이 느껴졌다.
내 말을 들은 벨라의 무표정한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언제나 사무적인 태도와 무표정한 얼굴로 일관하는 냉미녀 벨라가 저렇게 동요하는 모습은 처음이다.
저러니까 더 흥분되는데.
나는 그녀의 팔을 잡으면서 말했다.
“메이드면 메이드답게 밤시중이나 들라고. 마침 올리비아도 지쳐서 더 이상 하기 힘들다니까. 네가 책임지고 교대해.”
“분부를 따르겠습니다. 주인님의 주인님.”
내 말에 벨라가 시선을 피하면서 부끄러운 듯 작은 목소리로 내 귓가에 속삭였다.
아, 더 이상 못 참겠네.
그녀의 허락이 떨어진 순간, 나는 그대로 벨라를 범했다.
“흑······. 주, 주인님의 주인님······. 너, 너무 격렬합니다······ 흐윽······.”
“오호호호호. 벨라. 어때요? 그 바보를 직접 상대하는 기분이?”
“뭘 웃고 있어? 올리비아. 너도 이리 와.”
“자, 잠깐. 저, 저는 아까 잔뜩······. 꺄아아아악! 하으으으윽! 아, 안돼애애애······! 부, 부서져버려어······!”
그날.
나는 라면 대신 아가씨와 메이드 덮밥을 밤새도록 배터지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