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88
88화 검은 세계수(1)
밤하늘을 비행하는 검은 용 몰테인.
그 위압감은 우리를 얼어붙게 하기엔 충분했다. 세레네가 심각한 표정으로 설명을 덧붙였다.
“진짜 용은 아니에요, 검은 세계수를 이용해 만들어 낸 환상체죠.”
그녀의 말대로 달빛 아래의 용의 몸을 살피니, 비늘이 아닌 검은 줄기가 용의 형상을 이루고 있다.
“힘 없는 우리들에겐 용이나 다를 바가 없지만 말일세.”
유니콘 겔론드가 힘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잠시 고민하던 세레네는 침착하게 유니콘과 곰에게 지시를 내렸다.
“두 분 다 지금 돌아가서, 마을 사람들 전부 유적의 지하에 대피하라고 말해주세요. 거기라면 안전할 거에요.”
“학자님하고 청년은 괜찮으시겠는가?”
그 말에 세레네는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학자님께서 하신 말씀이 틀린 적이 있었나? 어서어서 가자고!”
“그래, 그 말이 맞지. 부디 안전하시길!”
결심을 굳힌 곰과 유니콘이 빠르게 숲 너머로 사라졌다.
“짐작하고 계셨겠지만, 이 세계는 마족에게 점령 당했다 버려진 차원이에요. 마족이 버려두고 간 수호자 몰테인. 검은 세계수에 봉인 되어 있었을 존재가 어째서인지 풀려버렸어요.”
“그건 저 때문인건가요?”
“글쎄요, 단정 지을 순 없어요. 이지한씨가 있으면 제가 가진 전지(全知)의 능력을 뛰어넘는 일이 일어난다는 건 확실하지만요. 봉인이 풀린 걸 미처 파악하지 못한 건 제 불찰이겠죠.”
나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용의 형태를 띈 마수 몰테인은 하늘과 땅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날아다니고 있었다. 때로는 땅을 파고들어 숲을 헤짚었다가, 하늘에서 유영을 즐기기도 하는 것 같았다.
‘더럽게 크네.’
용과 같은 존재를 신수라고 부르나, 저건 검은 세계수의 마기를 듬뿍 머금어 흉흉한 느낌밖에는 안든다.
“저게 있는 이상, 마을이 무너지는 건 시간 문제에요.”
그리 말한 세레네는 검은 세계수의 정상을 올려다 보았다.
“세계수 꼭대기에 있는 초월의 종을 찾아 유적을 복구해야해요. 지금은 그 방법밖에 없어요. 종만 찾는다면, 마을에 있는 분들을 전부 데리고 제 고향으로 도망갈 수 있어요.”
모두가 살아 남기 위해서는 종을 찾아 유적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야 했다. 그리하면 초월의 비석을 사용해 차원 이동이 가능해지므로.
나는 대검을 들어 올렸다.
“까짓꺼 해보죠.”
본래의 세계로 귀환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스킬을 얻어야 한다.
‘어쩌면 저 마수의 등장도 필연적일지 모른다.’
일자베기의 경지를 13레벨로 올리기 위해서라면, 저 녀석을 쓰러뜨려야 하는 게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재능 개화의 물약이 나를 이곳으로 인도한 게 아닐까.
‘그렇다면 할 수 있는 일은 전부 해봐야지.’
세레네에게는 발전의 마족을 쓰러뜨릴 때 도움을 받았기도 하고. 모른 척 지나갈 순 없다.
뀨!
그때, 장비의 형태로 내 몸에 붙어 있던 오르티마가 새끼용의 모습으로 변했다. 녀석은 세레네에게로 달려가 찰싹 달라붙었다.
“그래, 너도 있었구나.”
세레네는 오르티마를 쓰다듬어 준 뒤, 결연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저도 예전처럼 무력하진 않아요. 그때부터 200년이나 지났으니까요.”
스스스······!
그녀의 몸에서 피어오른 녹빛의 아지랑이가 내게로 스며 들었다.
『 버프 ‘하이엘프의 축복’을 받습니다. 』
『 버프 ‘물빛 정령의 가호’를 받습니다. 』
『 버프 ‘바람 정령의 가호’를 받습니다. 』
···
..
.
『 버프 ‘달의 은총’을 받습니다. 』
나열하기도 힘든 양의 버프가 내 몸을 변화시켰다. 모든 능력치가 대량으로 향상된 기분이 든다.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버프를 중첩해서 걸 수 있다니.
“대단하네요.”
“별 거 아니에요. 200년이나 살다보면 이 정도는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러면 갈까요.”
용이 이 일대를 전부 파괴하기 전에 초월의 종을 찾아야했다.
“좋습니다. 출발하죠.”
* * *
근처 지리를 잘 알고 있는 세레네가 앞장 섰다. 그녀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숲길을 거침없이 달려나갔다.
나는 그 뒤를 따라 붙었다.
촤아악! 콰득!
갑작스레 옆에서 튀어 나오는 마수들을 처리하면서 신속하게 나아갔다. 약 1시간을 그렇게 달렸을까.
나와 세레네는 검은 세계수 앞에 섰다.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준비되셨나요. 여기부터 세계수를 지키는 오염된 마수들이 나타날 거에요.”
“맡겨만 주시죠.”
거대한 줄기를 밟고 나무를 올라갈 수 있었다. 나선형 계단처럼 줄기가 세계수를 감싸고 있었기에 올라가는 일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아무리 높다곤 해도, 헌터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우웅!
문제는 줄기의 틈새에서 빠져 나오는 검은 기운들. 틈바구니에서 빠져나온 마기가 구체를 이뤄 우리의 앞 길을 가로막았다.
정령의 아종인 위습이다. 놈은 도깨비불처럼 번쩍이더니, 자그마한 마기 파편을 여러개 쏘아냈다.
슈우우!
곡선을 그리며 미사일처럼 날아오는 파편들.
『 스킬 ‘매직 미사일 Lv.10’을 발휘합니다. 』
나는 마법으로 응사했다. 내 손에서 발사된 새하얀 마력의 미사일이 그대로 위습을 꿰뚫었다.
콰아아—!
옆에 있던 오르티마도 브레스를 뿜어내며 위습을 순식간에 처리했다. 위로 올라갈 수록 그 수가 많아졌지만, 오르티마의 브레스 앞에선 무의미했다.
『 오르티마의 레벨이 1 상승합니다. 』
『 마공학 드래곤(오르티마) Lv.111 → 112 』
“꽤 하는데.”
나는 녀석의 머리를 두드려줬다. 고개를 슬쩍 내밀어 아래를 바라보니 아찔하게 높다. 나무들이 미니어처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직 꼭대기까지는 꽤 남았다.
“몰테인이 우리를 발견한 것 같아요.”
세레네의 말대로 용이 우리 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설마, 저거 브레스도 쏩니까?”
그랬다간 나무 위에서 꼼짝 없이 공격을 받아내야 했다. 세레네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신수를 본 떠서 만든 일종의 위조 마수니까 그런 능력은 없을 거에요.”
“다행이네요. 빨리 올라가죠.”
브레스가 없어도 몸으로 밀고 들어오면 큰일이다. 우리는 미친 듯이 뛰어 올라갔다. 세레네의 체력도 굉장한 수준이었다.
“거의 다 왔어요!”
꼭대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
달칵, 달칵.
숨어 있던 나무 마수들이 튀어나왔다. 역시 마기에 점철된 상태로 조그마한 엔트와 같은 생김새였다.
『 스킬 ‘일자베기 Lv.12’를 발휘합니다. 』
콰아아아!
엔트들이 나뭇가지처럼 일제히 부숴지며 세계수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그러나 그 수가 너무 많다.
물 밀듯이 밀려오는 놈들은 정상으로 가는 길을 빽빽하게 막아섰다. 베어내도 끝이 없다.
검은 구름을 몰고 오는 몰테인이 굉장히 가까워진 상황. 남은 시간은 약 3분.
나는 결단을 내렸다.
『 타재간파의 서를 펼칩니다. 』
『 1만 포인트를 소모하여 ‘광화(자아통제) Lv.10’을 활성화 합니다. 』
붉은 기운이 내 전신에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몸 전체에서 끓어 오르는 폭발적인 힘. 나는 망설이지 않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 스킬 ‘야수의 체력 Lv.10’을 발휘합니다. 』
불도저처럼 놈들을 밀고 나가서.
『 스킬 ‘환상종의 민첩 Lv.10’을 발휘합니다. 』
쏟아지는 공격을 모두 피해낸다.
그러고 나면 내 차례다. 모아둔 마력과 힘을 쏟아붓는다.
『 스킬 ‘거인의 힘 Lv.11’을 발휘합니다. 』
콰아아앙—!
뿜어져나온 마력 앞에 백여 마리의 미니 엔트들이 허공으로 솟구쳤다. 막혀 있던 길이 뻥하니 뚫렸다.
그 모습을 잠시 멍하니 바라보던 세레네.
“기, 길이 이렇게 간단하게 열렸네요.”
“달리죠.”
여전히 나무 사이에서 마수들이 개떼처럼 기어나오고 있었다. 길이 사라지기 전에 돌파해야했다.
콰아아—!
달려드는 놈들을 오르티마의 브레스가 태우고.
콰앙!
세레네의 마법이 미니 엔트들을 몰아냈다. 마지막으로 내 대검이 놈들을 세계수 바깥으로 밀어냈다.
우수수 떨어지는 마수들을 보니 속이 시원할 지경이다.
그때였다.
달 아래를 비행하던 몰테인의 시선이 우리를 향했다. 놈은 마기의 구름과 함께 맹렬히 돌진해 왔다.
쿠우우웅!
세계수와 정면충돌하진 않았지만, 몰테인의 거체는 나무의 몸통을 스치고 지나가며 강렬한 진동을 만들어냈다.
그 충격에 세레네가 허공으로 튕겨져 나갔다.
“!”
그 밑은 아무것도 없는 낭떠러지. 놀란 그녀의 눈동자가 나를 바라본다. 추락 직전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은 상황 속에서.
덥썩.
나는 옆에 있던 오르티마를 집어 던졌다.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빙글빙글 날아간 오르티마가 세레네의 근처에 도달했다.
“잡아요!”
다행히 세레네는 오르티마를 붙잡았다. 그러나 새끼용인 오르티마가 버티기엔 무게가 가볍지 않다.
“오르티마! 회수의 창!”
내 말에 즉각 반응한 오르티마가 회수의 창으로 변화했다. 그 즉시 창의 회수 스킬을 사용했다.
창과 세레네가 동시에 나를 향해 딸려왔다.
엉겁결에 내 품에 안긴 세레네.
그녀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고, 고마워요.”
“빨리 가죠.”
시간이 없다. 저 미친 괴물은 금방 다시 올 거다.
* * *
세계수의 정상.
그곳에는 작게 조성된 호수와 또다른 숲이 있었다. 온통 검게 물든 세계수의 내부에서 유일하게 청정한 지역.
호수의 중심에 황금빛을 발하는 종이 있다.
“저게 초월의 종이에요.”
종을 회수하기 위해 세레네가 그 앞으로 다가갔다.
“본래 이 세계수는 마족들의 것이 아니었어요. 세계를 보호하고, 유지시키는 존재가 세계수였죠. 마족들은 그걸 멋대로 개조하고 내버려 둔 거죠.”
파직, 파지직.
일순 검은 기운이 방출되며 그녀를 가로막았다. 종의 주변을 검은 마기가 가로 막고 있었다.
그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당황하진 않았다.
“결계네요. 예상은 하고 있었어요. 몰테인이 부활한 시점에서부터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었으니까요.”
천천히 결계에 손을 대보던 세레네가 아랫 입술을 깨물었다.
“제 힘으로는 무리에요. 저는 진짜 하이엘프를 만난 적이 없으니까요. 기록으로 보고 들었을 뿐이죠. 하지만······.”
그녀의 시선이 내게 닿았다.
“지한씨는 가능할지도 몰라요. 절 제 고향으로 돌려보내주셨을 때처럼.”
세레네는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하이 엘프의 지력이라면 결계에 간섭할 수 있어요. 지력이란 마력에 간섭하고 그것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정신적인 힘.”
녹빛의 마력이 내게로 흘러들어 온다.
“그 능력의 일부나마 전할 수 있다면······.”
간절한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내 정신에 하이 엘프의 마력이 아로새겨진다. 마법을 이해하고 다루는 방법. 그것들이 자연스레 체득 된다.
『 스킬 ‘하이 엘프의 지력 Lv.1’을 전수받습니다. 』
‘이게······. 하이 엘프의 지력.’
힘, 체력, 민첩에 이은 마지막 기본 스킬.
나는 결계 앞으로 다가섰다. 어떻게 해야할지 자연스레 알 수 있었다. 이론적으로 설명할 방법은 없다.
오히려 감각에 가까운 이 느낌은······.
재능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 해당 결계를 해제하는데 실패하셨습니다. 』
파직, 파지직!
마기가 튀어 오르며 타오르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 스킬 ‘하이 엘프의 지력 Lv.2’를 획득합니다. 』
『 스킬 ‘하이 엘프의 지력 Lv.3’을 획득합니다. 』
쿠우웅!
거센 진동이 다시금 검은 세계수 전체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나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결계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촤르륵!
『 스킬 ‘하이 엘프의 지력 Lv.4’를 획득합니다. 』
···
..
.
『 스킬 ‘하이 엘프의 지력 Lv.10’를 획득합니다. 』
실패해도 끊임없이 시도한다. 누군가 봤으면 미친 짓이라고 했겠지만, 나에겐 다르다. 20만배의 경험은 실패조차 의미를 가지게 만든다.
그 경지가 10레벨에 도달했을 때.
『 결계의 해제에 성공했습니다. 』
검은 막이 걷혀지기 시작했다.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빛의 종.
유적을 복원하기 위한 열쇠.
그것을 자리에서 떼어내자.
쿠어어어어——!
비명과도 같은 울음소리가 숲 전체를 메웠다. 혐오스러운 울음소리다. 동시에 세계수 전체로 거센 충격이 몰려왔다.
세계수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유적으로 돌아가야 해요!”
세레네의 외침에 나는 그녀를 향해 뛰어갔다. 그녀의 뒤에 흉흉한 기세를 내뿜는 몰테인의 안면이 보였다.
검은 나무 줄기 사이 붉은 눈이 섬뜩하다.
“꺅!”
나는 세레네를 양 손으로 들쳐 앉았다.
쩌억—!
우리를 향해 입을 벌리는 거대한 몰테인을 피해 땅을 박차고 뛰어 올랐다. 놈의 아가리를 아슬아슬하게 지나쳐 세계수의 아래로 낙하했다.
중력에 몸을 맡기고 계속해서 떨어져 내렸다.
“미, 미쳤어요? !”
세레네가 나를 꽉 붙잡고 소리쳤다.
‘광화상태는 유지되고 있다.’
나는 마력을 발산해서 최대한 낙하 속도를 낮추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쿠우웅!
높이에 비해 비교적 적은 충격으로 땅에 내려올 수 있었다. 창백하게 질린 세레네가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두,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어요. 빠, 빨리 가죠. 내려주세요.”
“아뇨, 이대로 갈 겁니다.”
“네에?”
세레네를 안은 채 나는 땅을 박차고 달려나갔다. 길은 기억 탐색으로 외워두웠다. 몰테인보다 빠르게 유적에 도착해야 했다.
쿠구구구!
바로 뒤쪽에서 분노한 몰테인이 난동을 부리는 게 느껴졌다.
“뒤, 뒤에!”
세레네의 기함에 슬쩍 뒤를 돌아보니, 숲 전체가 갈아 엎어지고 있었다. 나무가 뿌리째 뽑혀나가고, 흙과 풀이 미친듯이 허공으로 치솟는다.
몰테인이 우리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그 기세가 심상치 않다.
이대로 가다간 따라잡힌다.
『 타재간파의 서를 펼칩니다. 』
『 1만 포인트를 소모하여 ‘신속(神速) Lv.10’을 활성화 합니다. 』
“오르티마, 뒤쪽에 브레스!”
어깨에 매달린 오르티마가 브레스를 뿜어냈다. 공격 효과는 미미하지만 의미가 있다.
신속의 효과 때문이다.
도망치면서도 전투를 지속한다면 내 속도는 점점 빨라지게 되어 있다.
“거리가 벌어지고 있어요!”
“계속 갑니다!”
몰테인의 추격에도 불구하고 나는 전속력으로 마을로 향했다.
크어어어—!
내가 따라잡히지 않자 분노한 몰테인은 땅에서 나와 하늘로 날아 올랐다. 놈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마기가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렇네, 브레스를 못 쓴다고 했지, 원거리 공격을 못한다곤 안했었네.
콰과과과!
검은 장대비가 떨어진 땅이 폭격을 맞은 것처럼 쑥대밭이 됐다. 내 바로 뒤까지 따라 붙었지만 아슬아슬하게 거리를 벌릴 수 있었다.
“이제 바로 앞에 마을이에요!”
“초월의 종은 어디에 가져다 두면 됩니까?”
“중앙! 비석이 있는 중앙으로······!”
그 순간이었다.
콰아아앙!
몰테인이 입가에서 뱉어낸 응축된 마기의 탄환이 내 바로 뒤에 직격했다. 땅에서 솟아난 폭발에 나와 세레네는 튕겨져 나갔다.
나는 바닥을 몇 차례 구르다 검은 비석에 부딪혔다. 목표로 하던 초월의 비석 앞이었다.
“크윽!”
“괘, 괜찮으세요?”
나보다 먼저 일어난 세레네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붙잡고 일어났다.
“아무래도 실패한 것 같아요.”
세레네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유적이 복구되어도, 비석을 기동시키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이미 늦은 것 같네요. 죄송해요.”
그런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우우우웅······.
검은 구름을 딛고 붉은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몰테인. 놈은 마무리를 짓기 위해 입 속으로 마기를 계속해서 모으는 중이었다.
대기가 떨릴 정도로 압축되는 마기.
이 일대를 완전히 날려 버리기엔 충분한 위력일 거다.
하지만 포기하기엔 이르다.
“아뇨, 아직 모릅니다.”
나는 초월의 종을 검은 비석에 가져다 대었다. 금색 종은 비석 위로 녹아들어 사라졌다.
메시지창이 하나 떠올랐다.
『 유적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습니다. 』
찬란한 황금빛이 마을에 위치한 모든 기둥에 깃든다. 허물어져 있던 유적이 말끔하게 복원 되며 오색 찬란한 모습을 띄기 시작했다.
검은 비석에 새겨진 음각에서 눈부신 황금빛이 쏟아진다.
완벽하게 본 모습을 되찾은 유적.
나는 마수 몰테인을 향해 대검을 들어 올렸다.
“이제 시작이니까요.”
『 유적 복구에 성공하셨습니다. 』
『 현재 ‘필드 : 유적’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칭호의 효과가 적용됩니다. 』
『 무성(無星)등급 칭호 : 기적의 발현자 』
『 유적 필드에서 데미지가 1,000% 상승합니다.』
발전의 마족을 쓰러뜨리면서 얻었던 칭호 ‘기적의 발현자’.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