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retiring from the national team, Poten exploded RAW novel - Chapter 109
109화. 귀국
한치우 일행이 모습을 드러내자, 안전 요원들의 움직임이 더 바빠졌다.
파바밧! 파바바바 –
“밀지 마세요!”
“아, 진짜! 앞에 좀 앉아!”
“한치우 선수! 귀국을 축하합니다!”
“한치우! 한치우! 한치우! 한치우!”
“치우 오빠! 여기 좀 봐 주세요! 여기요!”
“누가 오빠야!?”
“뒤로 밀어! 라인 밖으로 넘어오지 못하게 막아!”
입국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해 버릴 것 같았다.
플래시가 터지는 소리, 기자들이 외치는 소리, 축구 팬들이 한치우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안전 요원들의 외침이 묻힐 정도였다.
“비켜 주십시오!”
“나오시면 곤란합니다.”
“누, 누구? 헉!”
“뭐, 뭐야! 저 사람들은?”
“경호원들이다!”
그때, 검은 양복을 입은 건장한 남자 네 명이 기자들과 사람들을 뚫고 한치우 일행을 감쌌다.
“양 기사님!”
한서우가 경호원들이 만들어 준 공간으로 걸어오는 양홍일을 보고 반기며 그의 손을 잡았다.
“고생 많았어요.”
양홍일의 떨리는 눈동자에는 습기가 차 있어 오랜만에 만나는 한치우와 한서우의 얼굴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양 기사님께서 더 고생이시죠. 매번 감사해요.”
한치우가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얼굴을 한 양홍일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치우 선수! 이쪽 한 번만 봐 주세요!”
“한치우 선수! 카메라 한 번만 봐 주세요!”
“한치우 선수! 여기요! 여기!”
경호원들이 한치우 일행을 감싸며 막아서자, 몰려든 사람들이 한치우를 부르며 제발 봐 달라고 소리쳤다.
스윽 –
양홍일에게 주었던 따뜻한 시선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무표정한 얼굴로 주변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둘러보는 한치우의 눈에는 감정이라고는 존재하지 않았다.
한서우의 얼굴도 얼음장처럼 차갑게 변하며 입국장의 열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을 확실하게 보여 주고 있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더니 작년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었구나!’
박용우가 주변의 분위기에 어이가 없었다.
지금 모인 사람들은 절대 한치우의 기분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한치우 선수! 오랜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소감이 어떻습니까?”
한치우가 가만히 서 있자, 어느 한 기자가 마이크를 들이대며 빠르게 물었다.
“기자님께서는 작년 월드컵이 끝나고 대표팀이 입국했을 때, 이 자리에 계셨습니까?”
“!”
그 기자는 한치우의 싸늘한 시선과 작년의 이야기가 나오자, 대답할 용기가 나오지 않았다.
당연히 그때, 공항에 나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분들께도 묻겠습니다. 작년 제가 이 자리에서 옆에 계신 박용우 박사님과 입국장에 들어와 계란을 맞았을 때, 이곳에 계셨습니까?”
기자들의 마이크가 점점 밑으로 향했다.
“예. 이해는 합니다. 그때 저는 목발을 짚고 나온 힘없고, 죄 많은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기자 회견을 부탁한 적도 없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항에서 이렇게까지 하셔야겠습니까? 런던에서도 저를 다 알아보지만, 적어도 공공장소에서 일반 승객들에게 피해가 가는 행동을 하지 않아요.”
한치우가 카트를 밀며 앞으로 가자, 경호원 한 명이 재빨리 카트를 손에 잡았다.
“괜찮아요. 주위만 잘 막아 주세요. 이런 일 하시라고 부른 게 아니에요.”
한치우의 예의 바른말에 경호원이 고개를 끄덕이고 주위를 막아섰다.
“주위를 잘 막아! 다른 이용객이 불편하게 될 일을 만들지 말고!”
경호팀장이 앞을 막으며 경호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렇게 쉽게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기자들의 집요함은 알아줘야 한다.
“한치우 선수! 지난 5월 30일 저녁에 방송된 다큐멘터리 1부 더 묠니르의 시청률이 20%를 넘었습니다! 알고 계십니까!?”
“2부의 예고편을 보면, 아카데미의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뛰는 영상이 짧게 나왔습니다! 관심이 있는 유망주가 있습니까!?”
“혹시 다음 시즌, 웨스트햄 1군에 합류할 유망주가 정해졌습니까!?”
이동하는 한치우 일행을 따라 파도가 출렁거리며 기자들이 줄줄이 마이크를 다시 들이댔다.
“더 다가오면, 행동으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경호팀장이 목에 조여진 넥타이를 살짝 풀며 낮게 으르렁거리자, 기자들의 기세가 조금은 가라앉았다.
하지만 누구도 뒤로 물러나는 사람은 없었다.
“치우야. 그냥 빠르게 몇 가지만 말하고 가는 게 좋겠다. 이런 식이면 차에 타기도 쉽지 않겠어.”
“죄송합니다. 경호원들을 더 데리고 왔어야 했는데.”
“기사님 잘못이 아니에요. 제가 뭐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그럼! 몇 가지만 얘기하겠습니다! 하지만 질서를 지켜 주지 않으시겠다면, 그냥 가겠습니다!”
한치우는 박용우의 말에 따르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양홍일이 사과할 일도 아니었고,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분위기가 그냥 나가 버리면 남성시까지 쫓아올 분위기였다.
한치우가 큰 소리로 외치자, 기자들이 빠르게 자리를 잡고 마이크를 들이댔다.
“먼저, 다큐멘터리의 시청률이 잘 나온 이유는 런던에서 거의 한 달 동안 고생하신 촬영팀과 편집에 애써 주신 김한식 부장님, 그리고 스포츠 티브이 덕분입니다. 아까 누가 아카데미 선수들에 관한 질문은 해 주셨는데, 저는 선수일 뿐입니다.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일을 저에게 물어보는 것은 어리석은 질문이에요.”
한치우의 말에 몇몇 기자들의 얼굴이 붉어졌다.
“평소 광고 촬영을 하지 않기로 유명한데, 런던에서 자동차와 시계, 그리고 스포츠 브랜드의 광고를 촬영한 것으로 압니다. 그래서인지 한국의 기업들이 거는 기대가 큽니다. 혹시 한국 기업의 광고 촬영 계획이 있으십니까?”
“아닙니다. 없어요. 런던에서 진행된 광고 촬영에는 다 목적이 있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광고를 촬영한 적은 없어요. 그리고 분명하게 말씀드리는데, 저에 관한 모든 일은 존 리처드를 통해야 할 것입니다.”
“한치우 선수! 그럼 한국에서 특별한 일정이 없는 것입니까?”
“예. 남성시에서 조용히 지내다가 웨스트햄의 프리시즌 경기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소속팀으로 복귀할 계획입니다. 작년과 같이 저 때문에 시끄러워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기자분들께서는 제게 보이는 관심을 부디 지금 일본에서 아시안컵 대회를 치르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에게 쏟아 주시기 바랍니다. 여기까지 할게요.”
파팟! 파바바바 –
* * *
“하하하! 제법 사내다워졌어.”
“예. 치우가 좀 변했습니다.”
스포츠 내일의 이은석 사무실에 놓인 티브이 화면으로 한치우의 입국 장면이 생중계되고 있었다.
“넌, 안 나가 봐도 괜찮은 거야?”
“저기 보십시오. 저렇게 기자들이 우글대는 데 괜히 저까지 가면, 다른 기자들이 우리를 씹어 댈 겁니다. 어차피 보게 될 사람들인데, 기다려 주는 것이 도와주는 일이에요.”
“하긴.”
“저, 그런데 빨리 인터뷰 녹화 일정을 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김한식의 맞은편에는 푸근한 인상의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다.
“하하하. 홍 국장님. 이제야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그리고 뭐가 그리 걱정이십니까? 다큐멘터리 2부에 치우의 인터뷰 장면을 넣기로 한 것은 모두 합의된 내용인데요.”
“하아. 시청률이 너무 잘 나와서 오히려 더 걱정입니다. 솔직히 이 정도일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는데.”
“우리 최 기자는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아! 다큐멘터리의 제목을 만들어 준 그 친구 말입니까?”
“예. 지금도 2부 아카데미 편을 편집하고 있습니다.”
“1부의 제목이 상당히 강렬했습니다. 더 묠니르! 오글거리지 않을까 걱정이었는데, 한치우 선수의 카리스마가 영상과 어우러지며 다큐멘터리를 더 돋보이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예고편은 또 어떻습니까! 한치우 선수가 아카데미 선수들과 함께 연습 경기를 뛰는 장면이 아주 잠깐 나갔는데도 댓글이 계속 달리고 있어요. 2부의 시청률이 얼마가 나올지 겁이 날 정도입니다.”
“런던에서 항상 카메라 렌즈에서 눈을 떼지 않았으니까요. 영상의 분위기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바로 그 친구입니다. 시청률은 많이 나올수록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광고주들에게 광고비도 더 많이 청구하세요. 이럴 때 돈만 밝히는 자들의 호주머니를 털어야 할 것이 아닙니까? 하하하!”
푸근한 인상의 중년인은 스포츠 티브이 방송국의 제작국장 홍일집이었다.
스포츠 내일 신문사와 스포츠 티브이의 방송국은 같은 마포구에 있었기 때문에 오고 가는 게 어렵지 않았다.
한치우의 입국 소식에 홍일집은 예정된 인터뷰 녹화 진행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위해 스포츠 내일 신문사로 달려온 것이었다.
회사의 규모로만 놓고 본다면 스포츠 티브이가 훨씬 큰 회사였지만, 한치우의 일과 관련해서는 작은 신문사에 불과한 스포츠 내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부 더 묠니르 편의 시청률은 다큐멘터리 역사상 최고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공중파가 아닌 방송사에서 20%가 넘는 시청률이 나오는 건 티브이 드라마 정도가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6월 마지막 주 일요일 저녁에 방송될 2부 아카데미 편이 방송된다면, 25%를 넘어 대한민국 역대 최고 다큐멘터리 시청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상황이었다.
홍일집은 마지막으로 한치우의 인터뷰 녹화만 따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우우웅 – 우우웅 –
그때, 김한식의 스마트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하하! 이것 보십시오. 바로 연락이 오지 않습니까?”
스마트폰의 화면에는 한치우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어, 그래! 지금 네가 입국하는 장면을 티브이로 보고 있었다.”
“하! 진짜 지금 아시안컵이 한창인데, 쓸데없이.”
“하하하! 작년하고는 상황이 다르니까. 바로 남성시로 들어갈 거지? 지금.”
“아니요. 부장님. 혹시 지금 인터뷰 녹화가 가능한지 알아봐 주실 수 있어요? 남성시로 들어가면 그냥 거기에 쭉 박혀 있으려고요. 오늘도 이런데, 제가 중간에 서울로 올라오면 더 시끄러워질 것 같아요.”
“오늘!? 지금!?”
김한식이 놀란 눈으로 홍일집의 불안한 얼굴은 쳐다보았다.
“왜? 무슨 일입니까?”
“잠깐만! 저, 국장님. 죄송한데 지금 인터뷰 녹화를 진행할 수 있겠습니까?”
“예! 됩니다! 무조건! 인천에서 출발하면 한 시간 정도 걸리겠군요! 어서 준비하겠습니다!”
홍일집이 후다닥 일어나며 급히 말했다.
‘이따가 복권이라도 사야겠어! 아니지! 복권 살 일이 뭐가 있어! 이미 대박이 굴러 오고 있는데!’
“치우야. 상암동에 있는 방송국으로 오면 된다! 거기서 만나자! 같이 가요!”
김한식이 얼른 전화를 마무리하며 밖으로 나가는 홍일집을 따라 나갔다.
홀로 남은 이은석이 황급히 나가는 둘을 보며 얼굴에 미소를 그렸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집어 들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어, 나다. 너희 경호팀 사무실이 상수역 근처에 있지? 그래. 남는 팀원들 있으면 모두 상암동에 있는 스포츠 티브이로 가 줬으면 해서. 비용은 걱정하지 말고, 고객? 고객은 한치우다. 그래 그 한치우. 지금 인천에서 상암동으로 가고 있으니까 불편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 써 줘. 방송으로 보니까, 그쪽 경호팀 인원이 네 명밖에 되지 않아 힘든 것 같으니까. 계좌 번호 보내고. 야 인마!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돈은 받으면서 일해라. 선배 얼굴 부끄럽게 하지 말고, 나 돈 많아. 하하하! 그래 알아서 잘하고, 그쪽 경호팀에게는 내가 얘기해 둘 테니. 필요하면 남성시까지 따라가 주고. 고마워!”
* * *
6월 16일 수요일 런던.
금방 점심 영업을 시작한 아이언 디쉬의 제일 안쪽 테이블에 존이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흑인 부부와 마주 앉아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전에 연락드렸던 존 리처드입니다.”
존이 건네는 명함을 화상 흉터가 가득한 검은 손으로 공손히 받아드는 허클 드레이크는 앞에 있는 훤칠한 남자가 누군지 알 수 없었다.
옆에 앉은 드레이크 부인 역시 딱 봐도 귀티가 좔좔 흐르는 백인 신사가 누군지 전혀 알지 못했다.
“저, 정말 하, 한의 에이전트가 맞습니까?”
“하하하! 예. 에이전트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죠. 에이전트의 얼굴은 자신이 아니라 담당하는 고객이니까요. 맞습니다. 제가 한, 아니 묠니르의 에이전트 존 리처드입니다.”
“오! 하느님!”
“어, 어떻게 이런 일이!”
드레이크 부부는 존에게서 받은 명함이 구겨질까 떨리는 손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며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마주보는 둘의 눈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솔직히 존 리처드가 누구인지 알 수는 없었다.
에이전트라는 직업도 나중에 아들이 훌륭한 선수가 되면, 웨스트햄에서 알아서 구해 주는 줄로 알고 있었다.
그런 둘도 확실히 아는 사람은 있었다.
웨스트햄의 등 번호 10번이 누구인지 모른다면, 뉴엄구를, 아니 런던을 떠나야 할 것이다.
묠니르 한치우는 이제 그런 사람이었다.
“그, 그런데 이렇게 대단하신 분께서 어떻게 저희 같은 사람을 다 만나 주시겠다고 해 주시고.”
“저는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하지만 두 분께서는 대단하신 분들이시죠. 아드님을 잘 키우지 않았습니까?”
“흐윽!”
존의 말에 드레이크 부인이 더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두 분께서 일하시는 날인데 만남을 부탁한 제가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사장님께 들었어요. 오늘 저의 일당은 정상적으로 지급될 것이라고요. 부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하루라도 쉴 수 있는 게 어디인데요.”
허클이 존의 사과에 손사래를 치며 오히려 감사했다.
가난한 집이었다.
런던으로 이사 오며 생긴 대출금을 갚으려면, 주말에도 쉬지 않고 벌어야 했다.
그래서 존은 일부러 급히 서두르지 않고, 틈틈이 연락하면서 여유 있게 만나는 일정을 잡았다.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에도 몇 번 전화로 말씀드렸지만, 저는 맥스 트레이크의 에이전트가 되고자 합니다.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드레이크 부부는 젖은 눈으로 다시 서로 마주 볼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저, 저희 부부는 이쪽 일에 관해서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제 아들이 아직 웨스트햄의 아카데미 소속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아직 정식으로 웨스트햄 클럽과 계약을 맺지도 않았는데, 에이전트 계약이라는 것을 할 수 있습니까?”
“예. 물론입니다. 열아홉 살이면 충분하고도 남죠.”
“그, 그런데 아직 아카데미 소속인데……?”
“하하하. 맥스의 입이 상당히 무겁군요. 이제는 부모님께 말씀드려도 괜찮다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도 두 분이 전혀 모르시고 계시는군요.”
“예?”
“맥스를 먼저 알아본 것은 한이었습니다. 맥스는 이미 아카데미 훈련에서 한과 함께 연습 경기를 뛰었죠.”
“예!? 묠니르와 말입니까!?”
허클이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주위에 있던 손님들의 시선이 확 쏠리는 것은 당연했다.
다른 이름도 아니고 그의 입에서 묠니르가 튀어나왔기 때문이었다.
“아! 죄,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했습니다. 저, 정말 믿기지 않습니다. 아니 믿을 수가 없어요? 정말 묠니르의 에이전트가 확실합니까?”
허클은 눈에 힘을 주어 존의 눈을 노려보았지만, 존은 아직도 여유 있는 눈빛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일 뿐이었다.
“이것을 보시겠습니까?”
존이 스마트폰을 허클에게 건네주었다.
스마트폰의 화면에는 한치우와 함께 찍은 사진이 보이고 있었다.
“뭐, 정 믿지 못하시겠다면, 제 이름으로 검색을 해 보셔도 괜찮습니다. 제 사진도 함께 나올 테니까요.”
“저, 정말이야. 여기 봐.”
이미 드레이크 부인이 검색했는지 허클에게 스마트폰의 화면을 보여 주고 있었다.
“죄, 죄송합니다. 실례했습니다.”
“괜찮습니다. 아직 제가 큰 규모의 회사를 운영하는 게 아니어서 이해합니다.”
“지, 진심으로 제 아들과 계약해 주시는 것입니까?”
“미스터 드레이크. 계약은 제가 해 주는 것이 아니라 두 분이 허락해 주셔야 맥스가 저와 계약을 해 주는 것입니다. 맥스는 두 분이 허락하시지 않는다면, 저와 계약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으으으 흑, 흑, 흑!”
“아니, 왜 자꾸 울어!?”
“으흑! 흑! 모르겠어! 그냥, 나도 몰라!”
“두 분께 반드시 약속드리겠습니다. 아! 한의 말도 함께 전해 드리지요. 저와 한, 아니 발굴자와 묠니르가 맥스 드레이크를 프리미어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키워 드리겠습니다.”
“!”
둘은 눈치로 발굴자가 앞에 앉아 있는 존의 별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묠니르라는 말에 둘은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 그리고 이것은.”
존이 품에서 붉은 와인색의 봉투 한 장을 건네주었다.
“걱정하지 마시고 열어 보세요. 그리고 부담 없이 받아 주셨으면 합니다. 묠니르의 선물이니까요.”
“!”
허클이 한치우의 선물이라는 말에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했다.
“으으으으으…….”
이번에는 허클이 아내와 똑같은 표정으로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봉투 안에는 다음 시즌 웨스트햄의 시즌권이 들어 있었다.
물론, 런던 스타디움에서 가장 좋은 좌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