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93
화
몬스터 패턴이 부서지고 디버프로 약해진 자이언트는 둘의 공격에 무릎이 거의 잘려나갈 정도가 되어서 그 육중한 체중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것이다.
무릎이 나간 자이언트 몬스터는 이족 보행 생물이 당연히 그렇듯이 쓰러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쓰러진 상태에서도 네 개의 팔 중에서 둘로 땅을 지탱하여 몸이 쓰러지지 않게 하고 나머지 두 팔로 격렬한 저항을 해보지만 결국 견디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그 때까지의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보라색 등급의 몬스터를 잡는 다는 느낌 보다는 생명력 강한 거대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사냥은 큰 위험 없이 끝이 났다.
보라색 등급의 코어는 나오지 않았다. 나는 내가 몬스터 패턴의 중심을 박살냈기 때문에 코어가 나올 확률이 극히 낮다고 이야기 했지만 사람들은 그것도 관심 밖이다. 오로지 보라색 등급의 몬스터를 잡았다는 사실에 고무되어 있다.
툴틱에는 난리가 났다.
그랜드 마스터의 개입 없이 보라색 등급의 자이언트 몬스터를 잡은 위대한 업적이 이루어졌다고 아주 여기저기서 난리다. 물론 그 중심은 세바스찬이다. 그 곁에 포포니도 한 자리 차지했다.
하지만 나와 굴리야는 여러 주변인에 속한 사람으로만 이야기가 되고 있다.
하지만 뭐 상관없다. 이제 시간이 지나면 나와 굴리야 없이는 보라색 등급의 몬스터를 잡지 못한다는 것을 모두 알게 될 테니까 말이다.
“정말 대단한 기술을 개발했어요. 몬스터 패턴의 핵심을 공략해서 깨버리는 기술이라니 놀라워요.”
굴리야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포포니와 함께 조용히 떨어져 앉아 있는 내게 찾아와 칭찬의 말을 늘어 놓았다.
“굴리야님도 할 수 있잖아요. 연습 더 해서 보라색 등급에도 쓸 수 있도록 해 보세요. 그럼 제가 없어도 사냥이 가능할 거예요.”
“아이 참, 전 이제 파란색 몬스터에나 사용할 정도인 걸요? 그걸 언제 보라색 등급까지 올리겠어요?”
“저도 정말 죽을 각오하고 하지 않으면 보라색 등급의 몬스터에게 그 기술 쓰기 어렵습니다. 아깐 정말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알죠. 제가 곁에서 봤는데요. 아주 창백해서 어떻게 되시는 건 아닌가 걱정을 했었어요.”
“뭐 어쨌거나 잡았으니 다행이죠. 그런데 이 자리에 놈이 다시 나타나면 정말 곤란한데 말이죠.”
“호호, 그건 그렇죠. 하지만 뭐 그럼 다시 잡는 거죠. 그래서 이 자리가 빈 자리가 되면 드디어 제6 임시 거점이 확실히 정해지는 거고요.”
“그렇게 되기를 바래야죠.”
“아, 그럼 두 분, 계속 이야기 하세요. 전 저 쪽에 가 볼게요.”
굴리야는 우리 부부의 시간을 너무 빼앗았다는 생각을 했는지 살짝 미안한 표정을 짓고는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갔다.
나는 그런 굴리야에게서 시선을 돌려서 포포니를 봤다.
포포니가 아까부터 조용한 것이 이상하다.
“저기 남편?”
“왜? 어디 안 좋은 데라도 있어?”
“여기 몬스터 안 나오잖아.”
“그렇지. 자이언트 녀석의 영역이니까 어지간한 거리까진 몬스터가 들어오지도 않지.”
“그럼 우리 저기로 가자.”
포포니가 조금 멀리 떨어진 계곡을 가리킨다.
“저기?”
“웅. 남편. 나 있잖아. 그 보라색 몬스터 잡고 나니까 있잖아. 막 막 그래.”
포포니가 몸을 살짝 꼬면서 이야기를 한다. 날 깨물지도 않았는데 포포니의 눈에 색기가 가득하다.
포포니가 뭘 원하는지 물을 필요도 없다.
“그래. 가자. 포포니. 흐흐흐.”
“히잉. 남편, 나 이상한데 그렇게 웃을 거야?”
“왜? 여기가 막 벌렁벌렁 거리고 그래?”
“하앙, 앗. 그러지 마. 우웅. 사람들이….”
“그래. 어서 가자.”
나는 포포니의 어깨를 두르고 천천히 축제 장소를 빠져 나와서 곧바로 계곡을 향해서 달렸다.
간혹 극심한 긴장감 속에서 뭔가를 성취한 후에 사람들은 말로 못할 갈증을 느끼곤 한다. 그것은 큰 도박을 성공시킨 도박사의 경우일 수도 있고, 생명을 걸고 전투를 치른 병사일 수도 있고, 정적의 목에 칼을 꽂은 관리일 수도 있다. 그리고 오늘은 보라색 등급의 몬스터를 잡은 포포니가 그런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미칠 것 같은 갈증이 성적인 욕구로 쏟아져 나오는 상황.
사실 나도 아까부터 뭔가 갈증을 느끼고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이것 때문이었던 모양이다.
계곡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나무로 둘러싸인 은밀한 곳에서 서로의 옷을 벗기며 달려들었다.
“흐읍.”
“아앙. 추릅. 하암. 쭈압.”
포포니는 당장 내 것을 입에 삼키고 본다. 그리곤 미친 듯이 고개를 흔든다.
“포포니 기다려. 응? 아직 시간은 많아.”
“아앙. 시러 시러. 웅. 하악, 학.”
내 손이 닿을 때마다 움찔거리면서 분수를 이루는 포포니는 확실히 평소와는 다르다.
털썩!
급기야는 서로 몸을 껴안고 부비는 것도 없이 나를 올라타고 순식간에 아래로 나를 삼켜버렸다.
“아아앙.”
그것만으로 이미 절정에 올랐는지 마치 오줌을 싼 것처럼 내 사타구니 사이가 뜨거워진다.
“아앙, 아앙. 흐응. 허엉헉헉.”
그러고도 채우지 못한 뭔가를 갈망하는 듯 포포니는 내 위에서 마구 날뛴다. 나는 그런 포포니의 가슴을 손으로 쥐고 비틀며 괴롭힌다. 날 깔고 뭉개니 너도 어디 한 번 당해 보라지.
“히잉. 아아아앙. 나, 남펴언. 나, 나 죽어. 죽을 거 같아. 미칠 거 같아아아앙.”
포포니는 몇 번이고 뜨겁게 쏟아내며 광란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조금씩 포포니가 지쳐갈 때쯤에는 내가 포포니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줄곧 누워서 체력을 비축한 나는 포포니를 등 뒤에서 공략하며 격렬하게 부딪힌다. 하지만 포포니는 몇 번의 절정으로 거의 실신 상태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고 입만 뻐끔거리고 있다. 왠지 그런 모습이 더 괴롭히고 싶어지는 것을 보면 나도 변태 기질이 있는 모양이라고 생각하며 한 층 박차를 가했다.
그렇게 어둠이 내려앉고 다시 날이 밝을 때까지 우린 계곡에서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아주아주 요란하면서 격렬하고 또 뜨겁고 유혹적인 시간이었다. 자고 있는 포포니의 얼굴엔 배부른 고양이의 표정이 가득했다. 그런 포포니를 보면서 나도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포포니의 알몸을 껴안고 잠이 들었다. 한동안 이 지역에는 몬스터가 없을 테니 걱정할 것도 없을 터다.
니미럴 걱정할 것이 몬스터만은 아니었던 걸 잊었던 내가 병신 짓을 한 거지.
“하하핫. 동생. 아무리 찾아도 없더니 그래, 여기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거야? 우린 또 동생 부부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나 않았을까 걱정을 얼마나 했다고.”
지랄. 걱정할 건 너 같은 놈이거든? 어서 꺼지지 못해?
“그만 가시죠? 우리 포포니 난처해하는데? 그런 걸 즐기는 변태적인 성격이라도 되는 거 아니면, 아니 그런 성격이라도 그만 꺼져 주는 것이 예의 아닌가 싶은데요?”
“어어어, 난 그런 성격 아니야. 뭐 제수씨 보다는 우리 동생이 난처해하는 건 사실 더 즐기고 싶지만 정말 제수씨가 화 낼 것 같아서 이만 가지. 하하하. 좋을 때야 좋을 때.”
저, 저 인간을 정말. 뒤통수에 칼이라도 꽂을까?
“우웅, 남편.”
당장이라도 벌떡 일어나고 싶은 나를 포포니가 살며시 끌어 안아 진정시킨다. 하긴 여기서 일어나봐야 알몸 광고 밖에 더 되겠어? 거기에 포포니도 아직 알몸인데? 누구 좋으라고?
“아이 참, 창피해 죽겠어.”
포포니가 상박에 얼굴을 문지르며 칭얼거린다.
“괜찮아. 우리가 남이야? 우린 부부잖아. 저 인간이 막돼먹은 인간이라서 남 부부 생활을 가지고 저러는 거야. 우리가 무슨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뭐 어때? 자신감을 가져.”
“우웅! 알았어. 남편. 난 남편 아내니까 당연히 남편이랑 같이 자는 거야. 그래야 하는 거지. 웅.”
그래 그렇게 떳떳하게 밝게 건강하게!! 응? 뭐가 아닌가? 뭐 좋은 말만 있으니 그렇다고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