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Football Talents Are Mine RAW novel - Chapter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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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 생애 첫 월드컵(5)
한 축구칼럼니스트는 4강전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 우호영이라는 슈퍼크랙이 있다지만, 사실상 멕시코를 상대로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스페인 축구전문잡지 Don Balonn] [글 : La Saeta Oscuro] [다크호스 대한민국이 불러일으킨 돌풍, 문전 앞에서 흩어진다.·········우호영의 유일한 약점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은 ‘나이’다.
간혹, 대담성이 없다거나 크로스가 부정확하다거나 점프력이 낮다거나 균형 감각이 안 좋다거나, 그런 식의 단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모두 부질없는 이야기이다.
현대축구 특성상 완전함을 추구할 수 있는 선수는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현재 스페인 리그에서 득점왕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바르셀로나의 사무엘 에투(Samuel Eto’o)도 수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해서 우호영은 딱히 단점이 없다는 것이다.
체력적 한계 또한 나이에서 비롯되는 문제이지, 그것으로 선수의 실력을 논할 수는 없다.
그가 마라톤 왕국 케냐에서 자라난 것이 아닌 이상 그게 정상이다.
아니, 이미 그는 나이를 뛰어넘어선 체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내가 멕시코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멕시코에는 엄청난 유망주가 둘씩이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수비진은 그들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이 글을 온라인에 게시한 스페인의 저명한 축구칼럼니스트 ‘La Saeta Oscuro’는 올해 초부터 우호영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왔다.
호영에 대해 잘 아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는데, 이런 행동이 처음은 아니었다.
원래부터 유망주에 관심이 많았고, 그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가 냉정하게 생각하기에, 우호영은 멕시코를 상대로 고전할 것이 분명했다.
딸칵.
스페인의 마르베야(Marbella)의 운치 좋은 별장.
야외테라스에 앉은 채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던 사내는, 사흘 뒤에 있을 U17월드컵 4강전을 어서 빨리 보고 싶었다.
스페인축구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축구매거진 ‘Don Balonn’의 저명한 칼럼니스트.
필명 ‘La Saeta Oscuro’를 사용하고 있는 사내였다.
그는 우호영이 패배할 거라는 글을 올렸지만, 사실 속마음으로는 호영을 응원하고 있었다.
‘그 친구는 성숙해. 하지만, 인간의 본성은 시련이 닥쳐올 때 비로소 나타나지.’
과연 우호영이 빅 매치에도 강한 기질을 지녔는지, 팀이 위험에 닥쳐있을 때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슬슬 올 때가 됐는데.’
어서 빨리 그 소년의 스페인생활을 지켜보고 싶었다.
한국 대 멕시코 경기는 사흘 뒤인 9월 29일 14시,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시작되었다.
오죽했으면 이런 말이 있었다.
‘천재들의 대결.’
한국의 천재 우호영은 상대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며 멕시코의 천재들을 훑어보았다.
먼저, 현재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뛰고 있는 멕시코산 No.2 유망주.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축구천재(A+)
-천재적인 드리블(A+2)
-람보르기니 뺨치는 빠른 다리(A+2)
-(더 보기)
(조건을 만족할 시 한 가지 재능을 탐할 수 있습니다.)
(조건1 : 경기에서 승리하기)
(조건2 : 슈팅 차단하기)
(조건3 : 패스 차단하기)
(조건4 : 태클 성공하기)
유독 까무잡잡한 피부에 선하게 생긴 얼굴.
하지만 축구실력만은 무시무시한, 일찌감치 재능을 만개한 선수.
이른바 ‘지도산’이라 불리는 멕시코산 1등급 유망주였다.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어난 발기술을 이용해 2선을 휘젓고 1선으로 안정적인 볼 배급을 해주는 공격의 중추라 할 수 있다.
그리고 1선에는 그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있었다.
[카를로스 벨라]-축구천재(A+2)
-경이로운 드리블(S-)
-거침없는 치고 달리기(A+2)
-람보르기니 뺨치는 빠른 다리(A+2)
-안정적인 골 결정력(B+2)
-(더 보기)
(경이로운 드리블(S-)은 히든조건을 달성해야 탐할 수 있습니다.)
(조건을 만족할 시 한 가지 재능을 탐할 수 있습니다.)
(조건1 : U-17피파 월드컵 대회에서 득점왕 수상하기)
(조건2 : 카를로스 벨라보다 득점 많이 하기)
(히든조건 : 재능 1개 이상을 탐할 시 개방)
멕시코산 No.1 유망주.
압도적인 주력과 민첩성, 드리블에 준수한 골 결정력까지 갖춘 세컨드 스트라이커였다.
‘두말해봐야 입 아프지. 성장속도만큼은 토마스 뮐러보다도 훨씬 빠르고. 물론 한계가 그리 높진 않지만.’
잉글랜드와 스페인의 수많은 유망주들을 누르고 골든보이 9위에 랭크되었을 정도로 전도유망한 소년이었다.
즉, 조심해야할 상대는 카를로스 벨라와 도스 산토스.
둘의 케미는 4경기에서 10골 이상을 만들어냈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호영도 알고 있었다.
박경운 감독과 함께 그들의 플레이영상을 봤었으니까.
허나 호영이 작정하고 수비를 돕는다고 해도, 수비괴물이 아닌 이상에야 둘을 모두 막을 수는 없었다.
더욱이 벨라와 도스 산토스는 신장이 호영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
그것은 김신우를 필두로 한 대한민국의 수비진이 책임져야할 문제였다.
삐익!
탁.
주심이 경기시작을 알리자, 센터서클에서 킥 오프가 이뤄졌다.
선축은 멕시코.
벨라가 후방으로 공을 돌리며 전방으로 고개를 돌렸다.
유독 이리를 닮은 눈매가 좁혀지더니, 날카로운 눈빛이 우호영에게 향했다.
경계.
벨라는 우호영을 지나치게 의식했다.
‘우호영. 현재 나랑 득점수가 똑같지.’
호영과 득점왕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벨라는 그가 미치도록 신경 쓰였다.
언론에서도 둘의 대결을 집중적으로 조명하였는데, 그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오늘 경기에서 이기는 것은 당연지사, 우호영보다 더 많은 골을 넣어야한다는 강박관념까지 안고 있었다.
‘득점왕은 무조건 내가 가져간다.’
벨라는 이번 대회를 통해 출세하고 싶은 욕망이 컸다.
그에 반해 호영의 머릿속은 비교적 말끔했다.
1년 9개월 전, 독일에서 토마스 뮐러와 붙으면서 느낀 게 있었기 때문이다.
‘경쟁상대를 의식해봐야 손해 보는 건 결국 나야. 경기에 집중하자.’
그들을 상대해야한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했지만, 꾹꾹 누르며 애써 진정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흥분되기도 했다.
지금 아니면 만나기 힘들 멕시코의 유망주들과 함께 뛸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
선제골은 대한민국이 가져갔다.
전반 8분, 호영의 발끝에서 터져 나온 기습적인 중거리슈팅이었다.
‘좋았어.’
그렇게, 경기가 잘 풀리는가 싶었으나 실상은 달랐다.
한국의 수비수들이 그야말로 죽어나가고 있었다.
“하.”
“이런.”
“뭣 같은.”
“······”
김신우를 필두로 한 포백수비진들이 내뱉은 짧고 굵직한 한탄이었다.
“뭐 저리 잘해.”
세계 정상급 유망주인 벨라와 도스 산토스는 강했다.
일전에 프랑스에서 붙어봤던 토니 크로스보다도 한수 위.
멕시코의 자유분방하고 유연한 축구는 김신우의 혼을 쏙 빼놓았다.
‘미친. 도저히 집중을 못하겠어.’
막으려고 애써봤지만 막지 못했다.
결국 멕시코에게 공격의 주도권을 내어주게 되었고, 그로부터 5분도 안 되어 멕시코가 동점골을 터트렸다.
벨라의 깔끔한 슈팅이었다.
삐익!
휘슬이 울렸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멕시코는 리드를 가져간 이후에도 한 결 같이 강했다.
확실히 우승후보답게 방심하는 일이 없었다.
“야! 집중해! 뭐해!”
박경운 감독의 속이 타들어갔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멕시코는 끄떡없었다.
특히 도스 산토스의 발끝에서 시작되는 공격은 매우 위협적이었고, 벨라한테 이어지는 연계플레이는 환상적이었다.
허리가 끊기는 탓에 대한민국의 공격도 좀처럼 살아나질 못했다.
평소 같았으면 호영이 중원까지 내려가서라도 경기를 풀었겠지만, 이제는 체력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었기에 그것 또한 무리였다.
“하아아아.”
벨라에게 몇 번이나 돌파를 허용한 김신우는 당장이라도 정신을 놓아버릴 것 같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놓아버렸다.
그리고 정신을 차릴 무렵엔 스코어가 4대1으로 기울어있었다.
‘X됐다.’
삐이이이익!
그런 김신우를 살려낸 것은 전반전 종료를 알리는 휘슬소리였다.
하지만 후반전도 전반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양상으로 흘러갔다.
멕시코는 공격을 퍼부었고, 대한민국은 막는 데 급급했다.
그 이후로 전술적인 변화는 딱히 없었다.
대신.
전반전 때부터 꾸준히 멕시코의 골문을 두드렸던 대한민국의 공격 트리오가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청룡, 석형준, 우호영.
그 시작은 호영이었다.
“형.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 들테니까 공간 좀 벌려줘.”
“그래. 한 번 해보자.”
멕시코 수비진들의 공간이 슬슬 벌어지는 것을 목격한 호영이 해결사로 나섰다.
스코어는 4대1.
절망스러운 상황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진정한 크랙(Crack)이라면, 팀이 위험에 처했을 때 비로소 진가를 발휘할 줄 알아야하는 법.
호영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후우······.”
힘들지만 참아낸다.
끝이라고 생각하고 뒤는 보지 않는다.
오늘 또한 투지로 이겨낸다.
위닝 멘탈리티는 큰 변화를 만들어냈다.
호영이 외쳤다.
“길게!”
중원으로 신호를 보냈다.
뒷공간 깊숙이 침투패스를 달라고.
그 순간부터 호영은 오프사이드 라인을 거점으로 어슬렁거리며 공간의 틈을 찾아 나섰다.
앞으로 몇 번의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남아있는 체력을 모조리 쏟아낼 작정이었다.
멕시코는 제1의 우승후보라고 불릴 정도로 무지막지한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약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수비수.
멘탈이 철과 같아서 한 번 불로 달궈놓으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그중에서도 특히 측면수비수가 제일이었다.
‘허점이 있다면 바로 거기야.’
박경운 감독에게 진절머리가 나도록 들었던 그것을 떠올리며, 호영이 우측측면을 향해 질주했다.
동시에 구자명의 패스가 다이렉트로 전개되었다.
멕시코의 우측풀백, 18세의 열혈소년 브라보(Bravo)도 본능적으로 그곳을 향해 뛰어갔다.
“큭!”
막기가 점점 버거워지자, 브라보는 호영의 유니폼을 악착 같이 잡아끌었다.
호영의 상체가 뒤로 넘어갔다.
동시에 휘슬이 울렸다.
[아··· 반칙입니다! 우호영 선수! 브라보 선수의 무리한 견제에 넘어지고 말았어요! 저것만 아니었으면 박스 안쪽으로 충분히 돌파를 시도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브라보 선수가 경고를 받네요. 알맞은 판정이에요. 적절한 위치의 프리킥도 얻었고요.] [직접 차기에는··· 각도 상 힘들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힘들죠. 물론 정교하게 찬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아, 말씀드린 순간, 이청룡 선수가 도움닫기를 시도하는군요!]키커는 이청룡.
뻐엉!
골대 반대편 포스트 쪽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동시에 박스 안쪽에서 격렬한 몸부림이 일어나더니, 중간에서 석형준의 머리를 빗맞으며 공이 한 번 튕겼다.
그리고 그 공은, 골대 반대편에 서있던 호영의 허리춤으로 날아갔다.
경합을 붙은 이는 키가 175센티에 달하는 센터백 다비드(David)였다.
하지만.
“흡!”
제대로 된 경합을 붙기도 전에 호영이 몸을 회전시켰다.
골을 넣겠다는 각오로 에너지를 남김없이 쏟아내어 공에 전달했다.
발리킥.
전보다는 정확도나 완성도가 떨어졌지만, 재능이 사라졌다고 해서 몸의 배어있는 감각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아직, 그 감각이 남아있었다.
처얼렁!
성공적이었다.
[고오오오오오오오올! 골이에요! 마침내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립니다!!] [그렇습니다, 우호영 선수. 아주 대단한 발리슛을 선보였어요!] [이러면 또 모르죠!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호영의 추격골이 꺼져가던 불씨를 살려놓았다.
시간은 후반 32분.
경기를 포기하기엔 아직 일렀다.
체력은 아직 남아있었다.
아니, 기운이 힘차게 솟아오르고 있었다.
골을 넣었더니 없던 힘이 어디에선가부터
[불타오르는 투지(A)↑]이건가.
이게 바로 힘의 원천이었나?
‘가자!’
때 늦은 역습.
호영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폭주기관차처럼 필드를 누비고 다녔고, 당황한 멕시코의 수비진은 과연 전문가들의 평가대로 자멸하고 있었다.
다 끝난 줄 알았던 경기에 역풍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추가골이 터져 나온 것은 그로부터 10분도 채 되지 않아서였다.
철렁!
해트트릭.
팀은 여전히 지고 있지만, 오늘 경기의 주연은 호영이었다.
이로써 득점왕 단독선두로 우뚝 올라선 것도 호영이었다.
그가 바로 오늘의 진(眞) 주인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