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one in Another World Player RAW novel - Chapter 369
나 홀로 이세계 플레이어 369화
#칼라반 vs 반테일 (2)
“다를…거라고? 하!”
크게 코웃음 친 반테일이 검을 수직으로 들어올렸다.
그러자 불길이 치솟으며 창공을 갈랐다.
파아앙―!!
포르티나가 화마를 걷어내었다.
이어 쏟아진 냉기가 반테일을 위협했다.
쉬릭―!
반 박자 빠르게 움직인 반테일이 사선으로 파고들었다.
그의 전신을 휘감은 불길이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칼라반의 시선이 반테일에 꽂혔다.
콰라랑!!
포르티나의 검끝이 반테일의 앞에서 막혔다.
“허!”
설마 자신보다 먼저 공격을 가해올 줄 몰랐던 반테일이 저도 모르게 소리를 삼켰다.
그러나 놀라움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칼라반이 반테일의 눈앞에서 사라지듯 움직였다.
카라랑!! 촤랑!!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검격에 반테일의 검도 빨라졌다.
“아직도 이 정도의 체력이 남아 있는 건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궁지까지 몰아넣었다고 생각했건만 칼라반의 저력은 반테일의 생각 이상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설 수 없는 것은 반테일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사력을 다해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파바바방!!
검신에서 흘러나간 불덩이 같은 오러가 사방에 짓쳐들었다.
반테일의 두 눈에서 안광이 폭사하는 순간 검의 오러가 폭발했다.
콰르릉―!!!
거친 화마가 순식간에 칼라반의 전신을 감쌌다.
폭발에 휘말린 병사들과 기사들도 고통의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갔다.
반테일은 검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알고 있었다.
아직 자신의 공격은 칼라반에게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을 증명하듯 불길을 뚫고 칼라반의 검이 쇄도하고 있었다.
콰앙!!
검을 막아낸 반테일이 미소를 보였다.
“과연.”
“…….”
칼라반이 내력을 더 끌어올리자 검강이 더욱 빛을 발했다.
콰앙!!!
칼라반의 힘에 반테일의 몸이 뒤로 젖혀졌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칼라반이 몸을 낮추며 파고들었다.
휘릭―!
파아앙!!!
[스킬 수라등천각을 펼칩니다.]칼라반의 발이 승천하듯 하늘 높이 올랐다.
가까스로 피해낸 반테일이 곧바로 반격을 가했다.
물러섬 없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두 사람의 전투에 대기가 요동쳤다.
쩌저정―!!
두 명의 대기사장을 상대하고 있던 로제리아도 연신 칼라반 쪽을 바라보았다.
“저쪽 신경 쓸 때가 아닐 텐데!!”
제레미의 검이 사정없이 파고들었다.
카랑!
두 개의 검이 교차하고 주위로 강력한 마력이 폭발했다.
로카르스트는 속도를 더해 로제리아의 가슴 쪽을 노렸다.
콰앙!!
“너는 나랑 노는 게 좋겠구나.”
어느새 이곳까지 질주해온 아라카인이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그의 등장에 로카르스트가 인상을 찌푸렸다.
“또 너냐!”
“못다 한 승부는 다 봐야지.”
아라카인의 주먹이 거센 바람을 몰고 왔다.
콰앙!!!
투기를 휘감은 그의 주먹에 로카르스트가 물러나고 말았다.
“끈질긴 자식…….”
“지독하기로는 내가 또 빠질 수 없지.”
아라카인이 주먹을 맞대며 달려들었다.
퍼버벙!!
촤릉―!! 콰라라랑!!!
전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처절한 비명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고통에 신음하던 병사들과 기사들이 하나둘 쓰러져갔다.
놀랍게도 전쟁은 시간이 더해갈수록 치열해졌다.
양쪽 진영의 군사들 모두 알고 있었다.
이곳이 곧 마지막 전장임을 말이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었다.
내전은 이 전쟁을 끝으로 종결될 터였다.
그러니 모두가 죽을힘을 다해 전쟁에 참여했다.
하지만 승패의 양상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촤라락―!!
촤륵!!
이아퀸드가 이끄는 궁수부대가 끊임없는 화살 세례로 적들을 압박하는 동안 에네르시아의 초위 마법이 전장의 한가운데로 떨어졌다.
아르미사가 이를 방어하기 위해 마법을 펼쳤으나 피해를 모두 막아내기란 무리였다.
콰라랑―!!
슈와아아―!!!
얼음의 파편들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이어 차가운 눈보라가 병사들과 기사들을 닥치는 대로 얼려버리기 시작했다.
“저 마법은 설마… 블리자드(Blizard)……?”
너무도 놀란 아르미사가 그만 지팡이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전장의 중심에 만들어진 얼음폭풍이 리카누스 전사들을 휩쓸어버리고 있었다.
“허… 저런 마법이라니…….”
전투 마법 병단을 이끌던 쥬피로스조차 이번 초위 마법엔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그로선 도전조차 해보지 못할 마법이었다.
한편 다른 마법사들과 함께 7써클 마법인 블리자드를 시전해낸 에네르시아가 몸을 웅크리고 말았다.
“에네르시아님!!”
“괜찮으십니까!?”
“신관을 불러와라! 곧바로 치료할 수 있게!!”
놀란 마법사들이 에네르시아의 곁으로 달려왔다.
그동안 고위 마법들도 많이 펼쳤는데 이번 초위 마법까지 펼쳤으니 그녀가 탈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에네르시아의 코와 눈에서 핏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괜찮아…….”
부들거리는 손으로 지팡이를 딛고 일어선 에네르시아가 전장을 살폈다.
블리자드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그야말로 참혹함 그 자체였다.
수많은 기사들과 병사들이 얼어붙어 그 자리에서 절명하고 말았다.
“이 정도의 초위 마법은… 그야말로 재앙이로군.”
에네르시아로서도 제대로 마법 캐스팅을 해본 적은 처음이었다.
그녀와 함께 마나를 모았던 마법사들도 기진맥진해 있는 상태였다.
“아무래도 우리들의 역할은 여기까지인가 보네.”
더 이상 마법을 펼칠 수 있는 마법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 모두 휴식이 필요한 때였다.
하지만 에네르시아와 마법사들이 펼쳐낸 블리자드는 전황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숨통이 트인 이클립스가 무서운 기세로 돌진했다.
루시엔은 그들의 선두에 서서 막아서는 적들을 모조리 베어내었다.
이에 질세라 헤이나가 곁에서 적들을 박살내었다.
촤라락―!!
어느새 나타난 요쿠스가 그녀들의 곁을 지켰다.
요쿠스의 움직임은 기괴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특이한 몸짓으로 주변의 적들을 모조리 정리했다.
이어 다른 만인대장들이 요쿠스의 뒤를 이어받았다.
“끝이 없군요!”
오러 블레이드를 휘두른 아란다르가 이를 악물었다.
곁에서 검을 휘두르던 하데르가 뒤를 돌아보았다.
“벌써 지친 거냐 아란다르?”
“웃기는 소리 마라. 두 부대가 몰려온다고 해도 난 끄떡없다.”
“흐흐 겨우 두 부대냐? 나는 한 군단이 몰려온다고 해도 두렵지 않구나.”
하데르가 검을 휘두르며 웃어보였다.
그러자 지지 않겠다는 듯 아란다르가 더욱 마나를 끌어올렸다.
이 두 사람을 바라보며 이클립스의 대장들이 고개를 흔들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두 분은…….”
“그러니 아직까지도 절친한 친구 사이로 지내시는 거겠지.”
그래도 덕분에 전장의 분위기는 한층 밝아지고 있었다.
한동안 치열하게 이루어지던 전쟁도 서서히 끝을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적장을 해치운 것은 놀랍게도 카이사르였다.
카이사르의 검이 하츨의 목을 꿰뚫었다.
상처투성이의 모습을 하고 있음에도 카이사르는 멈추지 않았다.
녀석의 검이 단숨에 하츨의 목을 베어냈다.
이어 켈리움도 울라드의 어깨를 찍어내는 데 성공했다.
“크으!!”
고통에 얼굴을 일그러트린 울라드가 있는 힘을 다해 켈리움의 목을 쳤다.
콰직!!
켈리움의 형태가 일그러졌다.
그러나 곧바로 날아온 카이사르의 검이 울라드의 몸을 관통해버렸다.
“크헉!!”
피를 토해낸 울라드가 뒤를 돌아보았다.
켈리움은 상처가 회복되질 않는 것인지 움직임을 멈추었다.
카이사르의 검이 그대로 울라드를 반으로 갈라버렸다.
순식간에 두 명의 대전사가 목숨을 잃고 말았다.
“아아… 하츨!! 울라드!!”
렐자디가 울부짖듯 소리쳤다.
그러나 그녀의 앞에 있는 것은 칠흑의 사신이었다.
인페르누스는 잠깐의 방심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칠흑빛 물결이 노도(怒濤)가 되어 렐자디를 집어삼켰다.
피슝―!!
재빠르게 몸을 피해낸 렐자디가 뒤로 물러섰다.
“놀랍군.”
완벽하게 붙잡았다고 생각했건만 상대는 가까스로 몸을 피해내었다.
이에 인페르누스도 조금은 표정을 달리했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여전히 상황은 인페르누스에게 유리했다.
여유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인페르누스를 보며 렐자디가 안색을 굳혔다.
그녀는 자연스레 인페르누스의 시야에서 벗어났다.
“흐음… 싸움을 거부하는 것인가?”
아쉬움을 드러낸 인페르누스가 낫을 거두어들였다.
재밌는 여흥이었다.
하지만 여흥도 여기까지였다.
곧 어둠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
“그래도 도움이 되어드려서 다행입니다.”
칼라반쪽을 바라본 인페르누스가 미소를 보였다.
본래 그가 소환될 수 있는 시간은 5분 남짓.
하지만 인페르누스는 칼라반에게 도움이 되고자 자신의 힘으로 그 시간을 억지로 늘려버렸다.
그것에 대한 반동은 분명 있을 터였다.
“왕께서 가시는 길에 영광이 있기를…….”
마지막 어둠으로 돌아가기 전 인페르누스가 낫을 번쩍 들어올렸다.
그러자 그의 주변으로 어둠이 범람하며 검은 손길이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인간들을 붙잡아 어둠까지 끌어들였다.
이 공포스러운 장면은 전장의 기사들과 병사들에게도 충격으로 다가왔다.
“아…….”
“저건 대체…….”
인페르누스의 주변에 환한 빛이 일더니 이내 그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칼라반님을 잘 부탁한다 카이사르.
인페르누스의 마지막 시선은 칼라반에게로 향했다.
카이사르는 칼라반과 반테일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동시에 로제리아가 상대를 무너트렸다.
온 몸이 벌겋게 달궈진 제레미가 피를 쏟아냈다.
더 이상 그녀에게 로제리아의 검을 막아낼 만한 힘은 남아 있지 않았다.
“하… 억울해…….”
무릎을 꿇은 제레미가 로제리아를 올려다보았다.
여기저기 상처가 벌어져 로제리아의 몸에서도 핏물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제레미가 느끼기에 지금 상황에서 로제리아와 자신과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그런데도 자신은 로제리아를 이길 수 없었다.
“크아아아―!!”
분노에 찬 그녀가 괴성을 질러대었다.
“어째서 난 널 이길 수가 없는거지!? 왜지!?”
“글쎄요.”
로제리아는 제레미의 목을 베지 않았다.
이미 그녀는 전투불능의 상태.
굳이 목숨을 취하고 싶진 않았다.
“데포르의 복수를 하고 싶다 했죠?”
“물론이다!! 그러니 지금 나를 죽여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까지 널 죽이기 위해 찾아다닐 거다.”
표독스럽게 몰아붙이는 그녀를 보면서도 로제리아는 검을 겨누지 않았다.
“좋을 대로 하세요. 언제든지 상대해드리겠어요.”
로제리아는 그대로 몸을 돌려 칼라반 쪽으로 향했다.
칼라반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던 반테일이 그의 검을 튕겨내었다.
승리를 장담한 순간 반테일이 마무리 일격에 들어갔다.
“끝이다 칼라반!!”
화르르릉―!!!
불기둥처럼 솟은 그의 검이 대지를 갈랐다.
그러나 칼라반은 오히려 그의 지근거리까지 파고들었다.
파앙!!
웅혼한 내기가 실린 칼라반의 주먹이 반테일의 가슴을 때렸다.
의외의 일격에 놀랐던 반테일은 곧 웃음을 보였다.
“소용없다! 당신의 검조차 뚫지 못했던 내 갑옷을!”
그는 말을 끝마치지 못했다.
놀랍게도 몸에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졌던 것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몸속이 뜨거운 고통을 전해왔다.
“네 말대로 이 불길과 그 갑옷… 상당히 까다롭더군.”
주먹을 내리꽂은 칼라반이 다시 한 보 내딛었다.
휘링―!!
[스킬 질풍수라권을 펼칩니다.]질풍을 머금은 칼라반의 권이 이번에도 반테일의 중단부에 꽂혔다.
이어 그의 각(脚)이 반테일의 상단부를 때렸다.
“커헉!”
반테일은 믿을 수가 없었다.
저 명검으로도 어쩌지 못했던 자신의 몸을 고작 주먹과 다리로 충격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안의 모든 것들이 깨져버리는 듯한 고통이었다.
발경의 힘이 실린 칼라반의 주먹과 발이 계속해서 반테일을 연타했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연격에 반테일은 혼이 빠져나갈 지경이었다.
“후웁……!”
멈춰선 칼라반이 주먹을 한껏 당겼다.
그의 안광이 폭사하자 전신에 기운이 폭발했다.
[스킬 수라파성무를 시전합니다.]칼라반의 주먹이 반테일의 중심에 꽂히자 수십 갈래의 섬광이 퍼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