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45
내 방문이 부서지지 않는 이유는 [왕궁]의 랭크가 바이올렛(Violet)이기 때문일 거다. 저것들은 매번 문을 저렇게……?
“오빠! 나, 나, 사, 사백억! 사백억 포인트 받았어요!!”
“오라버니! 저도 사백억! 사백억 포인트나 받았어요!”
“저도 같아요. 보스! 어쩜 좋죠? 정말 너무너무 사랑해요. 보스.”
…
[지분율이 마스터에 비교하면 턱없이 적을 겁니다. 왜냐하면 [차원의 문]은 온전히 마스터의 고유 능력으로 생성된 것이고, [차원의 문]이 없었다면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적지 않은 양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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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네가 문제네! 원흉이 너였어!!
248. 그런 소리를 아무렇지 않은 톤으로 하지 마
타닥―. 타닥. 타다닥.
봄비를 닮은 가을비가 아이템이 되어버린 전술 방탄조끼에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마치 고즈넉한 한옥 기와에 닿는 소리 같아서 정신이 아득해진다.
코를 시원하게 해주는 비의 냄새와 20m 이상의 높이에 지어진 [성벽] 위에서 느껴지는 깨끗한 공기 냄새가 탁 트인 시야와 어우러져 숲속 별장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후우.”
하지만 이 싱그러운 공기도 이제 곧 끝이다. 다시 전쟁이 시작되면 하늘을 어두운 구름으로 가려질 거고, [성벽] 바깥에서는 매일 피와 화염 그리고 침공군의 특유의 악취가 진동을 할 거다.
‘이래서 담배를 피는가.’
악취를 중화시키기 위해서 몇몇 각성자들이 비싼 카르마 포인트를 지불하고 담배를 피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지난 일주일. 만으로 7일 동안 벌어진 여러 일을 회상했다.
* * *
유다연과 올리비아를 비롯한 지의사들의 호들갑은 곧 우르르 오크통째로 밀려온 맥주와 만나 성대하게 폭발했다. 폭발했다는 게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 폭발했다.
맥주를 잔뜩 먹은 유다연은,
“앞으로 이 언니를 부를 때, 백억장자 언니라고 부르도록! 알게써?!”
이런 미친 소리를 1분 마다 한 번씩 해댔다. 그리고 그 옆에 있던 릴리 로즈는,
“오라버니~. 카르마 포인트가 필요하면 저, 오라버니가 가장 애정하는 제게 말하세요. 오라버니의 부인인 제가 바로 빌리어네어(Billionaire)랍니다?”
그러면서 1분 마다 한 번씩 내게 추파를 날려댔다. 그 왜 그거 있잖나. 위대한 개츠비라는 영화 보면 남자 주인공이 샴페인 잔을 들고 느끼하게 미소 짓는 그 장면, 그 포즈를 그대로 따라 하면서 말이다.
뭐, 둘은 평소에도 종종 도른짓을 하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흐응~. 이제 저는 충분해요. 이 정도 카르마 포인트면 아이를 낳아도 되겠어요. 보스. 오늘부터 제게 임신 공격을 해주시겠어요?”
이러는 올리비아의 모습은 정말이지 충격이었고, 지의사 중에 가장 육감적인 몸을 가졌지만, 가장 내성적이고 온화한 사나스 샤인스가,
“요한님~. 가슴 빨아주세요. 네? 왜 제 가슴을 무시하세요? 우유가 나오지 않아서 그래요? 그럼 임신부터 시켜주세요~. 네?”
이러면서 자꾸 옷을 훌렁훌렁 벗으려고 하고, 그걸 옆에서 본 제시 모건과 도로시 로렌스가,
“꺄하하하! 그래! 벗자! 벗어!”
“맞아! 맞아! 지금은 우리 뿐이니까! 다 같이 벗고 마시고! 그러다가 떡치고! 배고프면 다시 먹고 마시고! 또 떡치고!”
이렇게 동조하며 옷을 훌렁훌렁 벗어 재꼈다. 그러다가 남자 지의사들이,
“여기 너희만 있냐!! 미친년들아!!”
“꼴도 보기 싫어!!”
“우리 영주님 불쌍하지도 않냐? 그만 좀 괴롭혀!! 미친년들아!”
라고 말해서 또 한바탕 투덕거리기도 했다.
그거 다 쇼 아니냐고? 그랜드 마스터에 오른 각성자가 맥주 몇 잔에 그렇게 취하는 게 말이 되냐고?
내가 말했잖은가. 맥주의 랭크가 뭐라고? 그래. 바이올렛(Violet).
그랜드 마스터? 고작 네이비 랭크따리가 감히 바이올렛 랭크 맥주님 앞에서?
남자 지의사들은 왜 여자 지의사들을 싫어하는 거냐고?
그건 나도 모르지. 그런데 언젠가 네이선이 하는 말을 들었는데,
“아……. 걔들이 보스 앞에서 하는 모습하고 저희한테 하는 모습은 완전히 다른 인격입니다. 거의 집 소파에 누워서 배를 긁적이는 누나 놈과 밖에서 남자친구 앞에서 아양을 떠는 누나 놈 보다 더한 차이가 있습니다. 몸이요? 보스. 입만 열면 쌍욕부터 박고 보는 마네킹을 보고 욕정을 느끼시는 취향이십니까?”
대충 이런 식이었다. 지의사들 중 남자인 네이선, 리암, 빌리, 에단, 제임스, 그리고 루크와 헌터는 모두 이성애자고 각자 부인도 둘 이상이지만, 이들은 유다연을 비롯한 여자들의 뜬금없는 행동이나 애정 공세를 볼 때마다,
‘보스. 오늘도 고생하시는군요.’
내게 눈으로 위로를 건네곤 한다. 딱히 난 그게 싫지 않은데 말이지? 막말로 여자 지의사들은 각성자가 되기 전부터 재녀이며, 미녀였다. 아마도 지구의 의지가 내가 남자라서 그렇게 선택한 거겠지.
그런데다 각성까지 한다? 마력에 의해 신체 불균형이 좋아지고, 피부가 깨끗해진다. 아름다워진다는 뜻이다. 그러니 싫을 리가 있나?
이야기가 조금 옆으로 샜는데, 그 난장판을 중간까지만 보고 [왕궁]을 나섰다. 자리를 피한 건 아니고,
『금방 다시 찾아주셨군요? 국왕 폐하.』
“내가 카르마 포인트가 넉넉히 생겼어. 알지?”
『네. 확인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모든’ 영지 건물을 바이올렛으로 만드는데?”
『네. 그렇습니다. 국왕 폐하.』
“음. 좋아. 그럼 남은 건물을 모두 업그레이드하겠다.”
[성소]에서 담당 시스템과 함께 건물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사용한 카르마 포인트는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텔레포트 게이트]와 [비공정 조병창]의 비용이 각각 20조가 필요했고, [마법사의 탑]과 [용병 길드], [연금의 숲]은 각각 3조씩 총 9조나 필요했다.네이비(Navy) 랭크에서 바이올렛(Violet) 랭크로 업그레이드 하는데 말이다.
이것뿐일까? [차원의 문]. 결국 이 특별한 건물 때문에 영지 건물 테크부터 올리기 시작한 건데, 블루(Blue)에서 네이비(Navy)로 업그레이드 하는데 필요한 포인트가 10조였다.
그리고 네이비(Navy)에서 다시 바이올렛(Violet)으로 업그레이드하는데 400조가 필요했다.
평소였다면 눈에 불을 켜고 쌍욕부터 박았을 테지만, 우리 왕국은 이제 천조국이 되었다. 400조. 그 자리에서 일시불로 결제할 수 있는 남자다.
‘솔직히 X나 쫄렸지.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쓰느라 어찌나 발악을 했던지.’
아무튼 [주도]의 모든 건물은 바이올렛(Violet) 랭크가 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
우르르르―!!!!
마력의 폭풍이 [주도] 전체로 퍼진 것을 넘어 지구 전체로 확장되었다. 그리고 난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펠리타 왕국의 [주도]의 모든 주요 건물 랭크가 초인 등급인 바이올렛(Violet)에 도달했습니다.』
『펠리타 왕국 소속 [부속 영지]가 [영지]로 격상됩니다.』
『펠리타 왕국 소속 [영지]는 [주도] 보다 1 랭크 낮은 영지 건물까지 건설할 수 있습니다.』
『펠리타 왕국 소속의 모든 [영지]의 건물을 네이비 랭크까지 업그레이드하시겠습니까?』
메시지가 경쟁하듯이 빠르게 떠올랐으니까.
그리고 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의 영지에 건물을 전부 네이비(Navy) 랭크로 업그레이드 하면 얼마나 필요해? 카르마 포인트 말이야.”
『오천사백억(540,000,000,000)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정확하게는 544,310,000,000 포인트 입니다만, 왕국에 속한 영지이고, [텔레포트 게이트]와 [비공정 조병창] 그리고 [차원의 문]은 [영지]에 건설할 수 없는 건물이기에 블루 랭크의 건물이 최종 테크입니다.』
『그렇기에 카르마 포인트가 일정하게 감소하여 사십삼억 천만(4,310,000,000) 포인트가 삭감되었습니다.』
“[부속 영지] 아니지. [영지]가 몇 개지?”
『펠리타 왕국 소속 [영지]의 개수는 102개입니다.』
『필요한 카르마 포인트는 오십오조 팔백억(55,080,000,000,000)입니다.』
“업그레이드 해.”
당연한 소리겠지만, 오십오조 따위는 내 의지를 막지 못했다. 천조를 다 쓴다고 하더라도 나는 업그레이드를 진행했을 거다.
왜냐고?
당연한 논리잖은가.
다음 적이 무려 [심연]에서 오는 놈들인데. 대비를 하고 또 해도 부족하지.
심지어 가신 중에 로파이는 [심연]에서 나온 놈들 때문에 그가 만든 골렘의 에고가 오염돼 별다른 전투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종족의 절반 이상이 죽었다고 했다.
그러니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해야지. 놈들이 [주도]에만 나타날 것도 아니고.
“이제 [차원의 문]을 여는데 필요한 포인트가 천억에 맞춰지는 거지?”
『그렇습니다.』
“좋아. 열어줘.”
『어디를……. 아! 알겠습니다.』
그리고 [성소]의 관리 시스템에 의해 열린 차원 너머에는 작고 어린, 인간으로 치면 이제 막 돌이 지났을 법한 엘프 아이들이 세상 모르게 자고 있었다.
“후우. 이거 유지하는데 카르마 포인트 필요하지?”
『그렇습니다. 분당 5억 카르마 포인트입니다.』
“그래도 유지해줘.”
그리고 난 곧장 엘리아나를 소환했다. 클래스가 영주에서 왕으로 변하면서 생긴 몇 가지 특권 중 하나인 긴급 소환까지 이용해서 말이다.
“반…려?”
놀란 얼굴로 나를 본 엘리아나는,
“아아―. 아―!”
열려 있는 [차원의 문] 너머에 곤히 잠든 아기 엘프들을 발견하고는 다리에 힘이 풀린 것처럼 무너졌다.
그리고 잠든 아가들을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선지 손가락 끝이 새햐얗게 질릴 정도로 힘을 줘서 입을 막고 눈으로 울었다.
“울지 마. 당신을 울리려고 부른 게 아니야.”
“기, 기뻐서……. 기뻐서, 눈물이 멈추지 않아요. 미안해요. 반려.”
“미안하다는 말을 들으려고 한 것도 아닌데……. 일단 진정하고 아기들부터 꺼낼까? [왕궁]에 있는 세계수 아래라면 아이들도 더 편할 거야. 아, 미라그로도 불르는 게 어때?”
“그게 좋겠어요! 아!”
쪽―.
“사랑해요. 반려.”
엘라는 그렇게 말하고는 직접 몸을 움직여 [성소]를 나섰다. 그리고 엘라가 나가고 1분도 채 되지 않아서,
“시, 신녀님의 주인님인 국왕 폐하!”
미라그로가 특유의 압도적인 가슴을 출렁이며 나타났다. 맥주를 마시려고 편한 복장으로 있었는지 상의는 얇은 반 팔면 티를 입고 있었는데,
“미라그로. 위에. 속옷을 깜빡한 거야?”
라고 지적하자,
“아니요? 이러면 영주님이 더 음흉하게 바라볼 거라고 해서 한 건데요?”
어처구니없는, 유다연스러운 대답이 튀어나왔다.
“…어떤 놈이?”
“유다연 양이요. 자기가 신녀님의 주인님인 국왕 폐하 전문가라던데요?”
유다연! 잘했다. 나중에 칭찬해줘야겠군. 침대에서.
“그래. 그건 일단 넘어가고, 저기.”
“아아―. 아…….”
앞서 엘라가 그랬던 것처럼 미라그로도 당장 안으로 들어가 아이를 데려올 거라는 예상을 깨고 다리에 힘이 풀린 것처럼 주저앉아 소리없이 흐느껴 울었다.
“이러다가 아가들은 영영 못 나오겠네. 내가 가서 데리고 나와도 돼?”
“네? 네네네. 부디. 제발요. 제가, 제가 가면 이대로 사라질 것 같아서 손도 못 대겠어요.”
바이올렛 랭크에 도달하면 몸은 마력 소체로 재구성된다. 그 말은 곧 마력을 다루는 게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보다 쉽다는 뜻이다.
그런 내가 안으로 들어가서 아이들을 안으려는 순간,
털컥―!!
몸이 멈췄다. 자의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서.
「역시 당신이군요. 우리 아이들의 주인이자 차원의 희망이신 분.」
공간 전체가 말을 하는 것 같으면서도, 내 머릿속에만 울리는 것 같은 기이한 목소리. 나는 본능적으로 이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짐작했다.
“세계수?”
「그래요. 제 목소리를 기억해주셨군요. 고마워요.」
엘라를 처음 소환했을 때, 그녀의 인사보다 먼저 내 뇌리에 닿은 목소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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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목소리와 함께 내 손에 지금 [왕궁] 터 한쪽에 거대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세계수의 묘목이 들려 있었다.
「이제 이 어린 아이들까지 품을 수 있게 된 건가요?」
“그렇지. 더 빨리 왔어야 했는데. 엄청 힘들더라고.”
「알아요. 차원과 차원을 넘나드는 일은 그런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