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ension Through Skills RAW novel - Chapter 250
제 250화
250. 커뮤니티, 지구의 플레이어 (1)
[김휘연[하드] : 휴. 사람들 드디어 진정됐네.]그녀가 안도의 글을 올렸다. 방금까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원하는 사람을 지정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그 열기가 조금 가라앉아 이제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
평소였다면 조용히 하라고 명령을 내렸겠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금중근[하드] : 대화할 사람들은 다들 대화 나눴으니까요. 슬슬 잠잠해질 만하죠.]미궁으로 진입 후 귀환 시 이전에 존재했던 곳으로 귀환되었다.
한국을 여행하고 있던 미국인이라면 한국인으로서 미궁에 진입했다. 당장 한국의 플레이어 중에서도 다른 나라 사람들이 몇 존재했다.
그들이 살아남은 가족의 안부를 찾기 위해 열심히 커뮤니티에서 울부짖었다. 그걸 막을 정도로 각 나라의 리더들은 냉정하지 못했다.
[김휘연[하드] : 그러면 정리도 됐으니 이제 초대해볼까요. 대화 원하시는 나라 분들 말씀해 주세요.]커뮤니티가 확장되어 각 나라의 사람들과 대화가 가능하게 변했다.
그러면 단순히 이야기를 나누고 끝날 리 없었다.
김휘연이 사람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다른 나라의 대표로 보이는 사람들도 사람들을 선별하고 정했다.
[김휘연[하드] : 그럼 만들게요.] [김휘연이 그룹 채팅을 만들었습니다. 초대에 응하시겠습니까?]태산이 수락했다.
수십 명의 그룹 채팅이 생성되었다.
[다니엘 다르몽[하드] : 이제 좀 괜찮네요. 느긋하게 대화할 수 있겠어요.] [올리버 칸[하드] : 그렇군. 그럼 하나 물어보지. 너희는 어느 나라 사람들이지? 우리는 미국이다.]곧바로 본론이 나왔다. 김휘연이 답했다.
[김휘연[하드] : 저희는 한국이에요.] [다니엘 다르몽[하드] : 저희 측은 프랑스에요.] [이치죠 에이카[하드] : 저희는 일본입니다.]미국, 한국, 프랑스, 일본.
총 네 나라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의 이름을 본 태산이 생각했다.
‘그대로군.’
나머지 셋 모두 태산의 기억에 있는 이들이었다. 고신이 관여한 것은 한국뿐. 다른 나라는 크게 변화가 없어 보였다.
다른 나라와 연락이 아예 불가능했다. 살아남은 것은 자신들만이라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아직도 세계에는 수많은 사람이 살아남고 그들의 미궁을 내려가고 있었다.
그 사실이 그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
잠시의 감회 후 그들이 서로를 소개했다.
[올리버 칸[하드] : 나는 미국의 리더다. 이름은 보다시피 올리버 칸이며, 나이는 마흔이지. 지금 주도적으로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각 나라의 리더라고 보면 되겠지?] [김휘연[하드] : 저는 맞아요.]다른 나라의 사람들도 수긍했다. 올리버가 투덜거렸다.
[올리버 칸[하드] : 어떤 개자식이 지구를 망친지는 모르지만 커뮤니티를 열어줄 거면 나라별 구분이라도 해주지. 왜 난이도랑 달리 저건 안 해준 거야? 알아먹기 힘들게.] [다니엘 다르몽[하드] : 그러게요.] [김휘연[하드] : 그래도 대화 자체는 문제없이 되네요. 다른 나라 언어 전부 배워야 할까 걱정했는데 그건 아니라서 다행이에요.]한국에 귀속된 다른 나라 플레이어 중 한국어를 모르는 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 모두 대화는 문제없이 가능했다.
그래서 가능할 거라 예상하긴 했지만 만에 하나란 게 있었으니 불안하긴 했었다.
[올리버 칸[하드] : 근데 이게 끝이야? 다른 나라 사람들은?] [김휘연[하드] : 으음…… 한번 불러보고 와보죠.]그들이 그룹을 나가서 커뮤니티로 사람들을 불렀다.
십 분 후, 그들은 아무 수확 없이 돌아왔다.
커뮤니티가 확장되며 여러 가지 채널 비슷한 것이 생겼다.
지구의 모든 사람이 모여 있는 통합 커뮤니티.
그리고 각 나라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국가 커뮤니티가 생겨났다.
국가 커뮤니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건 그 커뮤니티를 쓸 사람이 없다는 의미라 봐도 무방했다. 즉 전멸이었다.
그리고 국가 커뮤니티의 숫자는 백여 개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지구의 국가는 총 206개. 절반밖에 살아남지 못했다는 의미였다.
예상했던 일이긴 했다. 괴물들은 강하고, 인간들은 약했다.
그리고 혼란 속에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힘을 합치기보다는 서로를 불신하며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전멸하는 나라가 생겨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한 것과 실제로 닥친 것의 충격은 별개의 일이었다.
살아남은 이들이라고 협력적인 건 아니었다. 다른 나라를 불신하는 국가가 제법 있었다.
그리고 아예 무시하는 국가 또한 있었다.
국가 커뮤니티로 다른 국가의 사람들도 들어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다니엘 다르몽은 중국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말을 걸어봤다.
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한 사람이 아닌 중국의 모든 사람이 그의 말을 무시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것처럼.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올리버 칸[하드] : 대화할 생각 없는 놈들은 집어치워. 내가 원하는 건 살아남기 위해 힘을 합치려는 놈들이야.]올리버는 거칠게 말했다. 태산이 웃었다.
그의 기억과 무엇 하나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김휘연을 제외한 나머지 셋. 전생에서도 커뮤니티 확장 후 이 조합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올리버 칸[하드] : 그럼 이제부터 진지한 이야기를 하자고.]그들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열린 것은 커뮤니티뿐. 미궁은 여전히 모드와 나라별로 분리가 되어 있었다.
[다니엘 다르몽[하드] : 만날 수 있는 건 지구에서만인 것 같네요.] [올리버 칸[하드] : 그러면 중요한 건 귀환이군. 너희와 너희의 나라 모두 협력할 생각은 있는 거겠지?] [김휘연[하드] : 네.] [이치죠 에이카[하드] : 여기까지 와서 거부할 생각은 없어요.] [올리버 칸[하드] : 좋아. 그러면 각자 이야기해봐. 몇 명이 살아남았고, 그중 난이도 별로 몇 명인지.]합리적인 말이었다. 생존을 위해서 힘을 합치려면 먼저 각자의 전력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들이 각자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총 사만육천 명. 하드 모드 플레이어 사천여 명이 살아남았다.
일본은 총 오십 이만. 하드 모드 플레이어는 십이만이었다.
그리고 미국은 상상 이상의 숫자였다.
[올리버 칸[하드] : 하드 모드 플레이어 백 오십만. 총 천이백오만 명이다.] [김휘연[하드] : 많아…….]김휘연이 경악했다. 원래 미국의 인구수는 한국의 일곱 배 정도였다. 그런데 살아남은 사람의 숫자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태산도 놀라고 있었다. 전생에선 저리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지 못했었다.
‘한국에 집중돼서인가.’
고신의 힘은 전생보다 확연히 한국에 투자되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는 전생보다 여유가 생긴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걸 모르는 김휘연은 압도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한국보다 훨씬 많은 생존자였다.
[올리버 칸[하드] : 한국은 많이 죽었군…… 힘들겠어.] [이치죠 에이카[하드] : 힘, 힘내세요.]사람들이 연민의 글을 남겼다. 김휘연은 할 말이 없기에 입을 다물었다.
[올리버 칸[하드] : 그래도 소수로 여기까지 버텨왔다는 뜻이니 살아남은 자들은 모두 강하겠어. 하드 모드 몇 층까지 도달했지? 우리는 30층이다.] [다니엘 다르몽[하드] : 오. 역시 미국. 높네요. 저희는 28층이에요.] [이치죠 에이카[하드] : 저희는 27층이요.] [김휘연[하드] : 어?]김휘연은 당황했다.
올리버 칸이 흥미로운 듯 물었다.
[올리버 칸[하드] : 몇 층이지? 30층? 32층?] [김휘연[하드] : 어…… 38층이요.]김휘연의 글에 잠시 정적이 맴돌았다.
한참 후 충격받은 듯 올리버 칸이 글을 올렸다.
[올리버 칸[하드] : 38층……? 정말인가?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겠지?] [김휘연[하드] : 이런 거로 거짓말을 해서 뭐해요? 거짓이라면 살아남지를 못하는데.] [올리버 칸[하드] : 그건 그렇지…… 하지만 어떻게? 아니. 그보다 38층인데 사천 명밖에 살아남지 못했다고?] [김휘연[하드] : 아. 그게.]김휘연이 애매하게 말했다.
[김휘연[하드] : 조금 설명하기 복잡한데. 아무튼 그렇게 됐어요.]김휘연 또한 뒤늦게 깨달았다. 한국은 여러모로 독특한 상황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중심에 태산이 있다는 것을 말이었다.
하지만 그걸 말하기는 애매했다. 태산은 다른 나라의 사람에게 말하기에는 너무 특별했다.
말한다 해도 받아들이지 못할 테고 오히려 분란이 일어나겠지. 그런 김휘연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그 뒤로 공략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다. 프랑스와 일본의 사람들도 얻고 싶은 정보가 있는지 끼어들었다.
[올리버 칸[하드] : 그렇게 하는 건가. 괜찮군.]만족스러운 정보를 얻었는지 올리버 칸은 즐겁게 글을 올렸다.
[올리버 칸[하드] : 벌써 38층이라면 나중에 만났을 때 큰 도움이 되겠어. 기대하지.]이야기가 슬슬 마무리 지어질 때, 그녀는 끼어들었다.
[아멜리아 에어린[얼론] : 끝났냐?]* * *
[아멜리아 에어린[얼론] : 휴, 지긋지긋하고 재미없는 이야기. 듣느라 고역이었어.] [올리버 칸[하드] : 아멜리아…….] [아멜리아 에어린[얼론] : 왜. 뭐라고 하게? 그래도 네 권위를 인정해서 이야기 끝날 때까지는 닥치고 있었잖아?] [올리버 칸[하드] : 후. 마음대로 해라.]올리버가 지친 듯 글을 올렸다. 리더로서 미국의 플레이어를 통제하는 그지만 아멜리아라는 플레이어는 그의 말을 잘 따르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아멜리아 에어린[얼론] : 결국 살아남을 수 있는 건 강한 자뿐이야. 그리고 강한 자는 오직 얼론 모드에서만 나오지.]압도적인 자신감.
그리고 그에 걸맞은 힘을 그녀는 가지고 있었다.
[아멜리아 에어린[얼론] : 사천의 하드 모드 수준으로 살아남았다는 건 강한 자가 있다는 뜻이지. 아까 초대받은 얼론 모드 누구야?] [이태연[얼론] : 어…… 누구세요?] [강준혁[얼론] : 누군데 부르는 거야?] [아멜리아 에어린[얼론] : 역시 있네. 그래야지.]그녀는 말했다.
[아멜리아 에어린[얼론] : 세상에서 제일 강한 인간. 신이라는 존재에게 강함을 인정받은 사람.] [이태연[얼론] : 신?]이태연은 최강의 얼론 모드 플레이였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그녀가 살아남은 유일한 얼론 모드 플레이어였으니까. 그녀만이 얼론 모드를 클리어했으니까.
하지만 그녀가 최강이 아니었던 시절 또한 분명히 있었다.
각 세계에서 얼론 모드를 내려가던 때. 이태연을 제외한 다른 이들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을 무렵. 그들이 죽지 않고 살아있었던 시절.
아멜리아 에어린.
그녀는 미궁에서 죽음을 맞이하기 전까지는 최강의 얼론 모드 플레이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