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06
Chapter 106 – 흑천(3)
교장과의 면담이 끝나고.
나는 김서현과 함께 육체를 단련하고 있었다.
“지, 진짜 괜찮아?”
“어.”
김서현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내가 하는 단련은 간단했다. 벤치 프레스. 그러나 그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그 무게만 700kg.
‘그래도 괜찮아.’
나는 이를 악물고 한번 들어 올렸다. 흑신무로 모든 근육을 세심하게 조율하면서 가슴 높이까지 내린 다음 한 번 들어 올렸다.
“끄윽.”
죽을 것 같다. 한 번 들어 올리는 데 모든 힘을 다 쓰는 기분. 그러나 나에게는 믿는 구석이 있다.
「무한정력(S)」.
성(性)쪽에도 어마어마한 성능을 발휘하지만, 이 재능의 진정한 성능은 무한에 가까운 체력에 있다.
가슴팍까지 내리자 몸에 활력이 빠르게 돎을 느꼈다. 그것들이 몸 속 곳곳을 누볐다.
‘천천히.’
이를 악물고 팔꿈치를 펴서 역기를 들어 올린다. 부담은 흑신무를 조율해서 하체로 돌린다.
역기를 드는 행위.
고작 그것이지만 전신의 근육을 일말의 손실 없이 자극하고, 강화한다.
흑신무의 효능이었다.
“와아. 서하 복근이 무슨…….”
옆에서 김서현이 무어라 중얼거렸지만, 나에게 들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진짜 죽을 맛이었기 때문이다. 무한한 체력으로 어찌어찌 들고 있지만, 그렇다고 내 고통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
내가 왜 이걸 죽어라 하는 걸까.
굳이 내가 이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들자, 정심으로 가라앉히고 다시 운동을 했다.
퉁.
30분 정도 반복하자, 온몸의 힘이 순간 쫙 빠졌다.
‘무한정력이라고 해도 진짜 무한은 아니라는 건가.’
내가 원할 때, 그 순간은 무한한 정력을 주지만, 지속시간이 끝나면 그건 또 아니게 된 것 같다.
후들거리지만 몸에 활력이 도는 걸 보니, 이것으로도 굉장히 쓸만한 재능이지만.
나는 머리를 쓸다가 김서현을 바라봤다.
“……?”
김서현이 침을 삼키며 얼굴이 완전히 붉게 변했다. 내 땀 냄새를 맡으려고 킁킁거리는 게 완전…….
“……서현아?”
“……………………………………어?”
“아니, 멍한 것 같아서.”
“아니, 아니야! 괘, 괜찮아! 서, 서하야 많이 히, 힘들었지? 여긴 내가 정리 할 테니까, 너는 우선 샤워부터 해.”
“……응.”
나는 일단 고개를 끄덕이고 샤워실로 들어 갔다. 대충 20분 정도 푹 씻은 다음 바깥으로 오니,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내가 운동했던 곳에 물건이 몇 개 없어지거나, 의자가 아예 바뀌어버린 것 같은데.
“…….”
나는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며, 핸드폰으로 김서현에게 간다고 톡을 보냈다.
나는 학교 지부 내에 있는 공방으로 향했다.
공방에는 벌써 이런저런 물건들이 들어 오고 있었다.
“꼬맹이.”
“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잠깐 찾다가 아래쪽을 바라봤다.
내 가슴팍에 머리가 겨우 닿을 법한 존재가 나를 불렀다. 부스스한 머리. 피곤한 듯 눈가에 다크서클이 있었고 하얀색의 가운을 둘렀다. 느껴지는 힘은 미약하지만, 이 학교 내에서 그녀의 지위는 이인자에 가깝다.
요정족.
그 중에서도 드워프. 혹은 철족이라 불리는 종족의 피를 이은 교감이었다.
“너, 도대체 무슨 수로 교장을 삶아 먹은 거야?”
“삶아 먹다뇨?”
“……진짜 모르는 건가.”
교감이 나를 쳐다보다가 이내 갸웃거렸다.
“아무튼 교장이 주문한 거, 생각보다 귀찮은 물건이라 3일 정도 걸리니 그건 알아둬.”
“네.”
“그리고 여기 좀 쓸만한 거 많은데 나도 몇 개 가져가도 될까? 아, 값은 지불할게.”
“안 됩니다.”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교감이 눈을 가늘게 떨었다.
‘여기에 있는 것들이 얼마나 값진 건데.’
슬쩍 둘러보니,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교장이 이 정도면 신경을 정말 많이 써줬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래서 더 무서운데.’
도대체 나한테 얼마나 많은 기대를 걸고 있길래 이 많은 걸 줬을까.-하는 느낌이다.
“하, 하지만 꼬맹아. 너, 너. 이 재료들을 다 다룰 줄 알아?”
꼬맹이 교감이 나에게 말했다. 나는 슬쩍 웃으면서 말해줬다.
“비밀입니다만, 사실 제가 진리입니다.”
“어?”
교감이 눈을 깜빡이며 나를 바라봤다.
요정족에게는 마음의 눈이라고 종족 고유의 능력이 있다. 거창한 건 아니고, 참과 거짓을 구분하는 능력이다.
“아니.”
그리고 교감은 내가 진실을 말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아니, 진짜. 네가, 네가 지, 진리라고?”
당황하는 눈동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념으로 근처의 재료를 잡았다.
가상현실에서는 마나를 쓸 수 있지만, 이곳에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게 내가 재료를 다룰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역천으로 재료를 만진다. 역천은 부정의 힘. 재료의 성질을 미약하게 부정한다. 재료의 마나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마나가 흐른다.
심호흡을 하며 정신을 집중했다. 역천으로 재료를 다루는 것은 굉장히 까다롭다.
동시에 키트를 사용했다. 념을 이용해서 비약을 제조한다.
‘비싼 값을 하는구만.’
골드 등급에서 얻을 수 있는 키트라면 둘을 동시에 할 수 없다.
다이아 등급을 넘어, 연금술 마스터라 불리는 이들이 쓰는 키트를 이용하는 데다가 쓰는 사람이 나니까 가능한 거지.
그렇게 있기를 3분. 나는 영롱하게 빛나는 푸른빛의 액체를 유리병에 담아 선보였다.
“짜잔.”
완성된 것은 마력의 비약. 일정 시간 동안 마력을 상승시키는 물약이다.
“이 정도면 믿을만하죠?”
“…….”
교감이 멍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마력의 비약을 바라봤다. 그러기를 잠시.
“……요.”
교감이 작게 말했다.
“네?”
“사, 사인해주세요.”
교감이 얼굴을 붉히며 나에게 등을 내밀었다.
“지, 지금은 사, 사인지가 없으니, 우, 우선 가운에…….”
“교감 선생님은 대장장이가 아니신가요?”
“
“…….”
갑자기 인터넷에 있던 말이 떠올랐다.
진리교.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갑자기 그 말이 떠올랐다.
*
교감에게 한참을 시달렸다.
어떻게 그런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나와 협업을 해서 공방을 만들 생각이 없느냐-라는 것까지.
《에픽 월드》에서는 대장장이와 연금술사의 연관은 크다.
게임 내에서 마탑과 연금술사들이 결합하여 재료를 조율하고 마력을 조율해서 비약을 만들었다면.
주인공은 그 과정에서 「인챈트」라는 것을 발명하게 된다.
그런데 아직 그건 내놓지 않았다. 왜냐하면, 너무 빨리 내놓으면 혼란을 겪을 여지가 있어서.
‘아직 내 숙련도가 거기까지 올라가지 않았고.’
연금술 랭크가 S가 되면서 풀려나는 거니까.
‘왜 내 팬이 되었는지 의아했었는데.’
교감 왈.
처음에는 너희는 모두 틀렸다. 라고 발언한 게 엄청 멋있어서 꾸준히 지켜보다가 그 지식에 반했다고 했다.
‘교감이 금사빠 기질이 있었나.’
아무튼.
나는 학교에서 정리할 것들을 다 정리했다. 벌려놓은 것들도 대충 정리하고, 비랩실에게 강의할 것들을 문서로 정리해서 보냈다.
-근데 서하 님. 이거 성서가 되는 거 아니에요?
‘……………설마 그럴 리가.’
하지만 진리교라면 할 것 같았다. 진짜로 나를 신앙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부 인터넷 망령들이 재미삼아 나를 찬양하는 경우가 있으니까.
실제로 진리교들이 하는 짓들을 보면 악질 소굴이라고 불러도 나는 아무런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나는 고개를 올려 하늘을 올려다봤다. 초승달이 떠 있는 밤이었다.
‘슬슬 움직여 볼까.’
이제 위천의 여단들을 잡을 시간이었다.
*
우연을 가장한 만남이 있다면, 어떤 이는 운명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상대가 무서운 인물이라면, 느껴지는 것은 공포뿐이겠지. 마치 여성이 남성 스토커에게 시달리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지금 내 상황이 그랬다.
“어머, 또 만났네?”
훤칠한 키의 여성. 검은색 생머리의 제법 예쁘장한 여성이 나를 보며 눈웃음을 쳤다.
“이것도 운명인데, 거기 오빠. 나랑 차나 마시러 갈래?”
“저 여자친구 있다니까요.”
“괜찮아. 다 그렇게 사는 거지. 남자들은 이상형이 처음 보는 여자라고 하잖아. 파트너는 어때?”
위천의 여단 일원, 하성휘가 그리 말했다.
제 딴에는 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주위를 슬쩍 둘러보니 주변의 남자들이 그녀를 멍청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귀찮은데.’
하성휘.
종족은 서큐버스이며 본디 환몽의 탑에 서식하던 괴수였다.
모종의 이유 때문에 그녀는 탑의 바깥인 이곳으로 나올 수 있었고, 도움을 준 위천의 여단 단장과 손을 잡았다.
격으로 치면 상격 끝자락에 있다. 그러나 그녀가 가진 특유의 환상은 최상격도 맥을 못 출 만큼 강하다.
그래서 단장이 특별히 아끼는 일원 중 하나.
멍한 표정을 지으면서 하성휘를 바라봤다.
고민이다.
이대로 하성휘에게 납치 당하는 척을 하면서, 하성휘를 제압할까.
아니면 지금 제압할까.
[허몽의 각인(S)이 반응합니다.]각인이 새겨진 곳에서 희미한 분홍빛이 뿜어졌다.
“……어라?”
[내장 스킬, 허몽의 자격(A+)이 발동됩니다. 허몽의 탑 내부가 아니라서 능력이 하향조정 됩니다.] [서큐버스 하성휘에게 명령을 내릴 절대 명령권이 발동됩니다.]“어라.”
하성휘는 멍청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우선 비열하게 미소를 지었다.
‘운이 좋군.’
생각보다 일이 잘 풀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