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21
Chapter 121 – 천마(3)
칼리아는 가볍게 손을 들어 올렸다. 그가 쥔 검은 파멸의 빛에 휘감겨 있었다.
천천히 그것을 단지 위에서 아래로 휘두른다.
우우웅!
주변이 진동한다. 공간이 요동치며 비명을 질렀다. 마력이 사방으로 퍼진다. 자신의 심상을 세계에 세긴 존재가 어떤 것인지 가르쳐 주겠다는 듯, 그는 여유로웠다.
그저 휘두르는 단순한 행위지만, 칼리아는 알고 있다. 이 일격 자체를 상대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을.
파멸의 빛은 섬뜩한 빛을 뿜으며 전방으로 쏟아졌다.
‘검강…….’
지극히도 위험한 힘이다.
오로지 세계의 정점에 가까운 이들만에게만 허락된 힘.
상격과 최상격.
그것을 나누는 기준은 고작 하나이지만 절대적인 차이이기도 했다.
모든 것을 파멸하는 빛은 절대적인 공격력을 자랑한다.
‘제대로 부딪치면 죽어.’
이서하는 자세를 굽혔다.
발검.
백홍에서 흑천을 뽑히며, 동시에 짙은 부정한 힘이 흑천을 감쌌다. 검날을 구성한다.
성기사단들 역시 반응했다.
“빛이여! 지금 여기 당신의 주적인 악의 종자가 있나니! 우리에게 힘을 주소서!”
가장 먼저 상격의 성기사인 길리엄이 주창했다.
높은 창공에서 거대한 빛이 뿜어지며 그들에게 힘을 더했다.
찰나의 순간. 가장 먼저 흑천이 검강과 맞부딪쳤다.
쩌적.
역천의 기가 검강을 부정했다. 그러나 파멸의 빛은 짙은 보랏빛을 발산하며 힘을 깎는 데에만 그쳤다.
그 뒤, 길리엄이 대검을 들어 올렸다. 가지각색의 신성이 휘몰아치는 광휘를 휘감은.
신성.
열 개의 신성을 합쳐서 만들어진 힘.
신성은 다른 이능들과 다르게 잘 섞인다.
백신전이라는 통합된 공간에서 나오기 때문인지, 신성이 원래 그런 힘인지는 모르지만, 신성은 그런 성질을 가지고 있다.
길리엄은 지금 자신의 ‘격’을 조금 넘었다고 생각했다.
“어설프군.”
“그 더러운 입을 다물어라, 악종아.”
길리엄은 대검을 휘둘렀다. 칼리아가 비릿하게 웃으며 검을 휘둘렀다.
쩌어어어어어어엉──!!
한 번의 부딪침. 그것으로부터 충격파가 흐르며, 주변의 있는 창문들이 모조리 깨져나갔다.
길리엄은 이를 악물었다.
밀렸다. 저 파멸의 빛은 신성으로 이루어진 자신의 힘을 무너트렸다.
‘오히려…….’
저 소년이 사용한 검은색의, 불길하기 없는 부정한 힘이 검강에 더 피해를 준듯한 힘이었다.
“이봐.”
“네, 말해보시죠.”
“우리가 도울 게 있나?”
“……상대의 힘을 깎는 거?”
이서하의 말에 길리엄은 눈을 찌푸렸다.
그가 가진 부정한 힘. 자신이 모시는 신은 법칙에 있는 힘이라고 했다. 어쩌면 신성을 모아 자신들과 동격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 힘이었다.
신의 말은 절대적이다.
길리엄은 이해할 수 없지만, 빛의 신은 자신보다 위대한 존재. 자신의 의심을 믿음으로 지웠다.
‘이해할 수 없어.’
저 부정한 힘은 피아를 가리지 않고 부정한다. 아마도 강력한 힘을 얻은 대신, 단점이라고 불릴만하다.
저것은 축복마저도 부정하는 듯했다.
“이야기는 끝났나? 아직도 현실을 자각하지 못했나?”
칼리아는 웃으면서 말했다. 길리엄은 내심 인정했다. 허나, 그렇기에 저 악종을 이곳에서 놓칠 수 없다.
‘최소한 중상을 입힌다.’
자신과 기사단의 목숨이면 그 정도는 충분하다. 백신전은 그저 신성을 내리고 있었다. 초월자들의 싸움에 개입하지 않았다.
그것은 백신전에 어떤 변고가 생겼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저 악종이 날뛰게 두어서는 안 된다.
한 편, 이서하는 생각했다.
‘……생각보다도 더 힘든데.’
기생자, 칼리아는 아직 제대로 된 힘을 꺼내지 않았다.
그저 최상격의 상징인 파멸의 빛을 썼을 뿐이다.
자신의 심상 세계를 꺼내지 않았고.
외계의 존재에게서 얻은 힘을 꺼내지 않았다.
그렇기에 칼리아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서하 님.
‘왜.’
-……도망쳐요. 지금이라면 아직 도망칠 수 있어요.
‘안돼.’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이서하는 단호히 말했다.
‘패왕과 천견이 죽을지도 몰라.’
더 나아가 황제가 죽을지도 모른다. 서가연이 죽을지도 모른다. 성한별과 홍유화가 죽을지도 모른다. 김아라, 김서현, 에르실과 설화련. 그들도 죽을지 모른다.
그들은 여기서 절대 죽으면 안 되는 인물들이다.
‘써야 하나?’
이서하에겐 아직 남은 수가 존재한다.
아니, 이걸 수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일종의 폭주기에 가까운 그 기술은 이서하의 목숨마저 잡아먹을 텐데.
그리고 그것으로도 확신할 수 없었다. 저 존재를 죽일 수 있으리라고.
화악!
“……무슨.”
칼리아는 당황했다. 이서하가 손을 모은 곳에서, 황금의 빛이 뿜어졌다.
그의 신도들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들의 믿음이 구체화 된 힘. 신앙이었다.
“당장 신성을 저 소년에게 집중해!”
길리엄은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우선 기사단원들에게 명령했다.
이곳에서 현재 칼리아에게 유일하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인물이 이서하라고 생각했다. 저 힘이라면, 자신들의 신성과 쉽게 융합될 수 있으리라.
신앙에 신성이 더해졌다. 빛이 밝기를 더했다. 일대는 황금빛으로 물들어 버린 지 오래.
여기에 염상의 불꽃을 더한다.
화르르륵!
황금빛의 세계에서 불꽃이 피었다. 모든 신성들이 뒤섞이고, 합쳐지며, 불꽃이 되었다.
“아하. 한국에 나타난 그 유명한 가면남이 너였군. 정체를 숨기고 있었군. 제법 앙큼해. 근데 두 개의 힘을 품고 있다니 의외로군.”
칼리아는 웃으면서 말했다.
실제로 그는 즐거웠다. 그의 재능 중 하나인 기생. 그는 육체를 옮기는 힘을 가졌다.
이 그릇도 정말 괜찮았지만……지금은 이서하라는 그릇이 더욱 탐나기 시작했다.
“그럼 좀 더 절망을 줄까.”
칼리아는 느릿하게 움직였다.
마음만 먹는다면 이들을 죽이기는 쉽다. 그러나 그건 성미에 차지 않는다.
마인은 탐욕적으로 변한다. 그의 경지에 오른다면 탐욕을 절제할 수 있지만, 그는 절제하지 않았다.
웃기게도 그것은 경지의 상승을 불러일으켰다.
“외계에서 서식하는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이시여.”
자신은 세계에 절망했다.
흉측한 얼굴로 모든이에게 미움을 받았다.
손가락질을 받았다.
그저 얼굴 하나 때문에 돌팔매질을 당했으며, 결국에는 부모에게 버려졌다.
그리고 자신은 외계의 존재를 만났다.
“이 어리숙한 신자가 감히 그대의 힘을 바라노니.”
그리고 칼리아는 자신의 재능을 깨우쳤다. 기생이라는 재능을.
남의 몸을 갈아타는 힘으로 자신의 마을을 파멸로 이끌었다.
자식이 아비를 죽이고, 부모가 자식을 죽인다. 이웃들은 서로를 증오하고 칼부림을 일으키게 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정말로.
즐거운 일이었다.
“당신의 힘을 이곳에 내려주소서.”
칼리아는 자신의 패 중 하나를 꺼냈다.
외계의 존재는 법칙에 바깥에서 존재하는 힘이었다.
잔혹하고, 괴이하다.
그렇기에 강하다.
그들의 힘은 창조를 모른다.
오로지 부수고, 다지고, 파괴하고, 소멸시킨다.
어둠의 극광이 내려앉았다.
칼리아는 손을 뻗었다. 어둠과 보랏빛이 뒤섞인 힘이 자신의 손에 나타났다.
파멸의 빛은 껐다. 그는 느릿하게 움직였다.
이서하가 움직였다. 서릿빛을 발하는 검과 함께, 황금의 불꽃을 두른 채였다.
푸른빛의 섬광과 황금의 불꽃이 뒤섞였다. 그 뒤를 신성이 뒤따랐다.
어둠과 보랏빛이 뒤섞인 구체.
우웅!
공간이 왜곡된다. 자신에게 힘을 내려준 이가 가진 힘은 왜곡.
모든 것을 왜곡하는 힘이 황금의 불꽃을 담은 겨울의 검과 부딪쳤다.
‘……뭐지.’
칼리아는.
불안감을 느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위험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서하는 손을 뻗었다. 찰나라고 부를 순간에 그의 손에 역천의 기가 뒤덮였다.
이제와서는 전대의 천마조차도 초월해버린 역천의 기에 대한 지배력.
한 순간에 흑천을 감싼 부정의 힘이 이서하의 념에 따라 보라색의 구체를 일부 부정했고.
푸른빛과 황금빛이 뒤섞인 섬광이 어둠을 꿰뚫었다.
*
“쿨럭.”
나는 죽은 피를 바깥으로 내뱉었다. 역천을 세밀하게 조정했다. 흑신무로 육신을 조정했다.
‘배가 관통당했어.’
칼리아는 내 공격에 반격했다. 나도 눈치채지 못할 속도로 칼을 내질러 내 배를 찔렀다.
비약을 바르고 있지만, 이대로는 싸움에 참가하기 힘들 것 같다.
‘회복이 더뎌.’
흑신무로 육신을 조율하고 비약을 바르고 뿌렸다. 그러나 상격 이상의 존재들의 공격은 회복이 더디게 만드는 힘이 기본적으로 달려 있다.
더군다나 나는 신성이 안통하는 몸. 아마 한동안 전투에서 빠져야 했다.
하지만.
이 모든것보다 안타까운 것은.
-크흐.
칼리아에게 제대로 된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
-정말 너는 터무니 없는 존재구나!
광소와 질투가 섞인. 환희에 찬 웃음이 울렸다.
칼리아는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시꺼먼 마기가 온몸을 감싼 채였다. 팔은 네 개로 늘어나고 팔들은 마치 검날처럼 변형되어 있었다. 그리고 꼬리는 8개의 촉수가 있었고, 머리 부분은 가면처럼 변형되어 있었다.
-싸우려 들지 마라. 너는 지금 무엇보다 소중한 그릇이니까.
쿵.
한 발을 걷는데 지면이 떨렸다.
-우선 거짓된 선지자들을 죽이고 이야기하자.
칼리아는 그렇게 말하며 기사단을 바라봤다.
-네놈들이 보기에는 과히 가분한 힘이다. 영광으로 알고 뒤져라.
[세계침식]그의 말이 세계에 새겨진다.
화악!
동시에 그의 가슴팍에서 붉은빛이 뿜어졌다. 더없이 불길한 빛이었다. 하늘이 적색으로 침식되며, 건물들 아래에서 촉수같은것이 튀어오르기 시작했다.
기사단의 얼굴은 절망으로 물들었다. 그것이 유쾌한듯, 칼리아는 웃었다.
[마라천굉지옥도(魔羅天轟地獄道)]지옥이 현실을 침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