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31
Chapter 131 – 사냥?(3)
상격의 영웅.
이름은 아호. 성은 이.
서양권으로 가면 아호이라 불리는 이아호는 이서하를 바라봤다.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녀석.’
솔직히 말해서 이아호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자신이 랭킹에 밀린 것은 외모와 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은 솔직히 말해서, 남자들에게만 인기 있는 호감형 인상이었으니까.
가장 완벽한 영웅이라 불리는 한석우라던가 얼음 왕자라 불리는 윤한결은 뭐 할 때마다 여기저기서 어마어마한 섭외가 들어오지만, 자신은 남자들에게만 인기가 있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가졌다.
내가 랭킹이 떨어진 것은 외모가 떨어져서라고. 유망주 랭킹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이 무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유망주 랭킹을 정하는 그 너튜버는 여러 가지를 본다고 했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눈을 가졌고, 그는 무엇이든 볼 수 있다고 했다.
천견의 말이었다.
그 친구는 자기 눈보다 뛰어날지도 모른다고. 자신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본다고. 그는 ‘엔터테인먼트’라는 성질을 위해서 마법을 포기했다. 천견의 가능성 중 하나라고 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눈과 관련된 재능에 집중했다고.
이아호는 주변을 바라봤다.
운동장에는 사람들이 그럭저럭 모이고 있다. 이곳을 대실했지만, 김성호는 웃으면서 이서하와 김아라, 자신에게 허락을 맡았다.
-이거 홍보영상 같은 걸로 쓰고 싶은데 그래도 될까요? 아, 서하 씨에게 따로 보상을 드리겠습니다. 건물을 샀으면, 가구를 들여야지요. 제가 한턱 쏘겠습니다.
그런 조건이었다. 자신은 월급의 300% 보너스와 던전에서 얻은 액세서리 하나를 대가로 준다고 했다. 이아호도 순순히 승낙했다.
이아호는 회상을 마치고 앞을 바라봤다. 보랏빛의 여성과 검은색의 남성이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짜증나.’
이아호는 힐끗 보랏빛의 여성을 봤다.
김아라.
자기 상사인 김성호가 지극히 아끼는 동생. 그런 여인이 저 남자에게 꿀 떨어질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대화하고 있었다. 대화는 일방적이다. 김아라가 물어보고 이서하가 대답하는 형식이었다.
“그래서 저번에…….”
첫눈에 봤을 때, 반해버릴 뻔했다.
그래서 괜스레 폼을 잡다가 폼을 구겼다. 이아호는 손을 바라봤다. 그때 이서하가 웃으면서 악수했을 때, 그때 남은 악력이 아직도 남아있는 듯했다.
이아호는 이서하를 바라봤다.
‘모르겠다.’
저 소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겠다.
설사 최상격이라고 해도, 이렇게 지근거리에서 본다면 어느 정도 가늠이 되겠는데, 저 존재는 그렇지 않다.
모든 것을 부정하는 듯한.
그러면서도 불태우고, 흡입하고, 근원의 힘을 간직한 듯한 힘이었다.
본능적으로 자신의 모든 수단을 써도 저 존재에 대해서 알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마 그가 가진 재능이나 신비의 한 종류일 테니.
이아호는 괜스레 손목을 만지며 생각했다.
‘너, 실수했어.’
이서하는 자신의 힘을 드러내어서는 안 되었다. 이제는 방심하지 않겠다. 굳은 다짐과 함께 저 여인에게 멋있는 모습을 보이리라. 이아호는 그리 생각하면서 기다렸다.
상상 속에서 김아라와 결혼하고 아이 셋을 가진 이아호는 낯익은 격에 얼굴을 굳혔다.
“삼촌이 왔군.”
김성호가 낮게 말했다.
존재감을 뿜어내며 삼촌이란 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성호와 비슷하게 포마드를 한 채, 시가를 문 중년인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회색 슈트에 그 위에 코트를 입은 남자.
‘엄청난 존재감!’
과연 몇 년 후에 최상격에 들어가도 부족함이 없다고 말해질 만한 존재답다. 최근에 충돌했던, 기생자 칼리아에게 큰 곤욕을 치렀다지만, 다르게 말하자면 기생자 칼리아에게 살아남았다는 뜻이었다.
이아호는 존경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성호야, 쟤가 걔냐?”
“네, 아버님이 눈여겨보는 친구입니다.”
“그래?”
김호섭은 나른한 눈빛으로 이서하를 바라보다가 이채를 띄었다.
‘……자신을 숨길 줄 아는 건가.’
저 나이쯤 되면 자신을 뽐내고 싶어서, 감추는 재능이 있어도 그걸 활용하지 않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서하는 아니었다. 그는 자신을 스스로 감추고 있었다. 그리고 태. 몸보다 큰 후드티를 입었음에도 감춰지지 않는 육체. 극한으로 단련된 듯이 숨길 수 없었다.
그러나 고작 그 정도로 패왕이라 불리는 자기 형님의 관심을 끌 수 없다. 필시 무언가가 있으리라.
“그럼 대련을 시작하도록 하지. 다들 후회 없이 싸우도록.”
김호섭이 이서하와 이아호의 사이에 끼어들었다. 이아호는 집중했다. 상대는 강하다. 그러나 자신은 상격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단타가 장기라면 나도 단타로 대결해주지.’
자신도 단기전이라면 자신이 있다. 패왕 산하 길드에 들어가서 배운, 초패왕권으로 단번에 승부를 내주마.
“시작.”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이아호는 이서하의 움직임을 놓쳤다.
‘뭐……?’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눈에 자신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는 감각 쪽으로 무투를 익혔다. 그런데 자기 감각이 그를 놓쳤다? 그건 최소 자신보다……
머리에 손이 올려지는 느낌. 이아호는 반사적으로 주먹을 내지름과 동시에 발을 걷어찼다.
그러나 이서하는 한 쪽 손으로 팔을 쳐내고 다리를 잡았다.
자신의 공격을 가볍게 흘리면서 흑염이 이서하의 손을 타고 흘렀다.
이아호는 반사적으로 기갑(氣鉀)을 둘렀다.
내공의 소모가 워낙 심해서 잘 쓰지 않는 기술.
의념으로 만들어진 기가 갑옷을 만들었지만, 흑염이 그것들을 부정하고, 불태웠다.
“미, 친!”
욕설을 내뱉으며.
이아호의 머리가 바닥과 부딪쳤다.
콰아아아앙!
바닥에 부딪힌 머리가 거미줄을 만들며 부서졌다.
이서하는 손을 털었다.
마치 먼지를 터는 듯한 몸가짐이었다. 그는 김호섭을 바라봤다.
“이겼죠?”
“그, 그래.”
김호섭은 멍한 표정으로 그리 말할 수밖에 없었다.
*
‘싱겁네.’
생각보다 훨씬 약하다. 같은 상격인데도 수준의 차이가 이리도 심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같은 상격도 아니지.’
초월자들과 흑천, 영천은 말했다.
아직 나는 심상을 이루지 못해서 상격에 완전히 오르지 못했다고.
내 심상은 너무나도 거대하고 거대해서, 완성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 했다. 그만큼 완성되었을 때의 파괴력은 상상 이상일 거라고.
‘반대로 말하자면 지금은 반쯤 상격에 걸쳐 있다고 해야 하나.’
흑염휘성신을 만들지 않았다면, 나름대로 고전했을지도 모르겠지만.
흑신은, 나에게 어마어마한 무력 상승을 이루게 해주었다.
그리고 특수 스탯 투쟁 역시 마찬가지.
‘생각보다 더 좋은데.’
나는 손을 폈다가 다시 쥐었다.
투쟁은 상대가 있고, 그것이 투쟁이라고 인식하게 되면, 스탯을 증가시키는 힘이다.
개념 스탯까지는 증가시켜주지 않지만, 그게 어딘가.
‘솔직히 그러면 너무 사기고.’
포인트로 특수 스탯을 잔뜩 올려서 이것저것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벌써 끝났다고?”
“뭐야? 방금 시작하지 않았어?”
“한 합에 쓰러졌다고? 아니, 방심했다고 해도…….”
좌중이 술렁거렸다.
“자, 자. 승부가 난 것 같으니 둘 다 일어나도 되겠어. 이아호는 너무 방심했고, 이서하는 상대의 방심을 너무 파고들었어.”
김호섭이 손뼉을 치며 주위의 분위기를 환기했다.
“저기 근데 삼촌. 혹시 어머니는 오지 않으셨나요?”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김아라의 말에 김호섭이 안색을 굳혔다.
나는 잠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의 어머니에게 지금 일어날 만한 사건 같은 것은 없을 텐데?
“이서하라고 했지?”
“네.”
김호섭의 눈이 나를 한번 훑었다.
“제법. 아니, 너는 많이 이상한 존재구나.”
김호섭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본 표정이다.
“칭찬인가요?”
“……음, 미안. 내가 말을 실수했군. 칭찬이라면 칭찬이다. 나도 천재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봤고, 천재의 유형들을 많이 봐왔지만.”
김호섭은 나를 바라봤다.
“왜 형님이 너를 주시하는지 알 것 같다. 너는 괴이해.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그 말은 내가 자주 들었던 말이지.”
천재는 일반인들이 보기에 괴짜나 다름이 없다. 그들은 천재를 이해할 수 없다.
그걸 말하고 싶은 건가.
“혹시 생각이 있다면, 중국으로 와보지 않겠나?”
“중국이요?”
뜬금없는 소리였다.
“그래. 중국에서 너와 비슷한 무공을 본 것 같다.”
“저랑 비슷한 힘이요?”
“흑염. 검은색의 불꽃을 보았다.”
김호섭의 말에 흑천이랑 영천이 눈에 띄게 반응했다.
-흑염이라고?
-흑염을 다루는 녀석이라면 그 존재뿐인데?
-가라, 주인. 그놈의 힘은 무조건 흡수해야 해.
‘걔는 왜?’
-놈의 힘이 성가시다. 놈은 ‘개념 그 자체를 태우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야.
-그리고 역천의 힘으로 몸을 구성해서 좀 짜증 나기는 해요. 덕분에 힘 자체를 크게 키우지 못했지만, 만약의 다른 천마의 유산을 갖고 역천의 기를 얻으면 가장 까다로운 놈이에요!
영천이 강력하게 설명했다.
“궁금한 눈치로구나. 만약 그 존재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내가 지원해주지.”
“거래인가요?”
“음, 아니. 이건 그냥 내 호의다. 나는 너랑 적대관계를 갖고 싶지 않거든.”
김호섭이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내게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조카의 사업을 조금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있지.”
김아라쪽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
중국이라.
나는 잠시 중국에 대해서 떠올렸다. 중국은 넓다. 그리고 중국은 무림 차원과 연결된 곳이기도 했다. 천마의 유산들은 그곳에 많이 잠들어 있을 거다.
‘대충 3곳 정도는 알고 있지.’
슬슬 그곳에 갈 때라고 생각하기는 했다. 그곳에 있는 문지기들은 굉장히 강했기에 인상이 깊었다.
‘보통 때라면 학교가 걸리겠지만.’
지금은 한국영웅학교가 휴교에 들어간 상태. 문제는 없다.
“네, 그럴게요.”
“그럼 언제든 아라를 통해서 연락해주게. 최고의 서비스로 모셔주지.”
“호의에 감사합니다. 그럼 전 가봐도 될까요?”
“이런, 내가 용무가 급한 사람을 잡아 놨나?”
“네, 길드원을 구해야 해서요.”
“길드라. 길드에 대한 거라면 내가 또 많은 것들을 알고 있지. 필요하면 말만 하게. 3대 길드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 길드도 힘을 꽤 쓰는 편이니까.”
“문제가 생기면 말할게요.”
김호섭하고 헤어졌다.
나는 서가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낌없이 반짝이는 시간은~
-여보세요?
“응, 여보야.”
-푸흣. 그럼 우리 이제부터 사귀는 거야?
내 회심의 개그가 성공했는지, 서가연이 웃으며 말했다.
옆에서 나를 지켜보던 흑천이 말했다.
-주인, 요즘 애들에게 그런 것도 통하나? 주접부리지 말고 본론이나 얘기해라.
-가끔씩. 아주 가끔 서하 님이라도 참기 힘든 드립이 있기는 한데……오늘은 좀 힘드네요.
흑천과 영천의 말에 나는 시무룩해 하며 서가연에게 말했다.
“오늘 혹시 시간 괜찮아?”
-응, 서하의 말이라면 없는 시간도 만들어야지.
“그래? 그럼 잘됐네. 그럼 집으로 갈게.”
-……지금?
“응. 있다 봐.”
나는 전화를 끊고, 김아라를 데리고 서가연의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