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32
Chapter 132 – 사냥?(4)
서가연을 길드로 들이는 작업은 금방 끝났다.
내가 너튜브에 얼굴이 꽤 많이 알려져 있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
서가연의 동생들이 나를 보자마자 사인을 해달라는 둥, 내가 한국의 유망주 중 한 손가락에 들어간다고 말하면서 내 얼굴에 금칠을 해준 것이다.
‘솔직히 부모님의 의견은 별로 상관은 없지만.’
서가연도 성인이다.
부모 허락이 없어도 되지만, 그녀는 의존하는 성격이 강했다. 그래서 부모님의 설득을 굳이 받은 거고.
게임에서는 가끔이긴 하지만 길드를 만들 때, 서가연의 부모랑 나를 이간질해서, 서가연과 부모님의 사이를 나쁘게 만든 놈들이 존재했다.
서가연네 부모님은 내가 활약하는 영상을 몇 번 보시고, 서가연의 열렬한 설득과 계약금을 보고 잠깐 고민하시다가, 이내 승낙하셨다.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학기 초부터 저희 애를 많이 봐주셨다고요. 그러니까 이서하 군이라면 믿고 제 딸을 맡겨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내용이 딸을 시집보내는 아빠 느낌이었지만.
아무튼 서가연을 길드에 넣었다.
“형, 형. 사인해주실 수 있어요?”
“사인?”
서가연의 동생이 나에게 말했다.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종이에 사인을 해줬다. 미다스의 손을 십분 발휘해서 이름을 적으니 내가 봐도 멋들어진 필체가 되었다.
“와아, 감사합니다!”
배꼽 인사를 하며 어디론가 달려가는 꼬마.
그것을 보며 흑천이 불평 어린 어조로 말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유망주 랭킹이란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주인 정도면 유망주가 아니라, 이미 전 세계에 있는 이들과 나란히 해도 문제가 없는 수준이니까.
영천이 그 의견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동의 했다.
-뭐,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서하 님이 너무 빠르게 강해진 것도 있으니. 그리고 역천지체는 옛날부터 파악하기 힘든 육체를 가졌으니까요.
-그건 그렇지.
영천의 말 몇 마디에 흑천이 풀린 얼굴로 말했다.
서가연네 부모님과의 대담이 끝나고, 저녁까지 얻어먹은 나는 바깥으로 나왔다.
“그런데 중국은 언제쯤 갈 거야?”
“중국?”
김아라의 물음에 서가연이 되물었다.
“중국 가기로 했거든.”
“아, 아라의 집이 중국에 있다고 했었지? 나도 갈 수 있을까?”
나는 잠깐 고민했다.
천마는 말했다. 역천과 별빛은 창조주가 관할하는 힘이라고. 그 힘들은 무슨 짓을 해도 신성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한 신이 관장하는 힘은 대개 서로 이끌리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그 힘들은 모이면 모일수록 강한 시너지를 이룬다.
‘상대가 역천의 힘을 다루는 존재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미국에서 만난 용의 형태를 지닌 존재는 힘 자체는 약했지만, 격은 위험했다. 다행히도 나는 그의 주박을 벗어날 수 있었으니 문제는 없었지만.
‘만약 이상한 일이라도 생긴다면……’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다.
중국으로 간다면 천마의 유산을 찾을 수 있다. 다만 퀘스트도 난이도가 높아질 확률이 높다. 영천과 흑천이 말했다. 그놈은 꽤 위험한 놈이라고. 미국에 가기 전에는 최상격을 상대할 생각이 없었음에도 최상격의 존재가 적으로 나타났다.
‘어떻게 될지 몰라.’
상대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 모른다. 흑염을 다루는 존재가 이미 다른 천마의 유산을 먹어 치워 격을 만들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건 나에게 굉장히 치명적인 힘이기도 했다.
‘역천으로 이루어졌다고 했지?.’
-놈은 평범한 존재가 아니다.
-역천으로 이루어진 신수, 그중에서도 용과 같은 동류인 주작이에요. 용은 오랫동안 봉인되어 이지를 상실했지만……솔직히 말해서 주작은 경우가 다를지도 몰라요. 힘을 회복했다면 서하 님은 그녀에게 죽을지도 몰라요.
흑천과 영천의 말이었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강해지기 위해서는 중국에 가야 하는데, 강해지려면 최상격의 존재와 만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아냐, 괜찮아. 생각해보니 그때 수업이 있을 것 같네.”
“……수업?”
“응, 저번에 미국에서 활약했을 때, 천견 님이 나를 가르쳐 준다고 하셔서.”
-같이 가고 싶었는데.
그녀의 심상이 내 귓가에 들렸다.
별빛의 마력은 이래서 위험하다. 그녀의 감정이 투과 없이 그대로 나에게 전달된다. 다른 이들에게는 내 감정을 숨길 수 있지만, 그녀에게만큼은 그게 안 된다.
“그래? 잘됐네.”
나는 웃지 못했다.
만약 내가 된다고 했으면, 그녀는 천견을 거절하고 나에게 왔으리라. 그건 아직 좋지 않았다.
서가연의 표정이 바뀌었다. 조금 침울한 표정에서 들뜬 표정으로.
“그런데 아라랑 둘이서 가는 건 아니지?”
“……왜? 아라의 삼촌이랑 같이 갈 걸?”
김호섭이라고 했었나.
중국에서 활동하지만, 그는 상격의 영웅이다. 이 나라에서도 꽤 유명하다.
“그래, 잘 갔다 와.”
“선물은 사 올게.”
“응.”
*
다음 날, 아침. 홍유화가 우리 집으로 들이닥쳤다.
“너, 길드를 만들었다며.”
“……소문이 벌써 퍼진 거야?”
“네가 한 행동들을 생각해봐. 안 그래도 정부나 협회에서 주목 중인 인재에 황제께서 직접 관리 중인 데다가, 어제는 이아호를 쓰러트렸잖아?”
“상대가 방심해서 손쉽게 쓰러트렸지.”
뭐, 방심 안 했어도 쓰러트릴 수 있겠지만, 힘의 소모는 좀 컸을 거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얘는 왜 이리 정보가 빠르대?
“아무리 그래도 정보가 너무 빠른 거 아니야? 너 나 스토킹하냐?”
“하아?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시간이 남아나는 줄 알아? 나는, 그냥. 그냥 그런 거야. 네가 내 라이벌이니까, 그냥 정보를 탐색하는 용도로 조금 정보를 알아봤을 뿐이야.”
홍유화가 당황해하며 말을 빠르게 이었다. 아무래도 진짜 수하들을 시켜서 내 움직임을 염탐한 모양이었다.
……진짜로 스토킹했다고?
“아무튼 길드 한자리 비워놔.”
“……왜?”
“당연히 내가 들어가야지. 길드 이름도 마음에 들어. 별들의 집합소라니. 내가 아니면 누가 하겠어?”
“너희 할아버지는 적탑주 님이시잖아.”
“그렇지. 근데 할아버지는 내가 굳이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리고 후계자 수업을 거기에서 해도 되잖아? 그리고 나중에 내가 잘되면 혹시 알아? 거기에 뭐라도 해줄지?”
홍유화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적어 놓으라고 통보하곤 가버렸다.
그러니까 자기가 들어가면 적탑에서 뭐라도 해줄 테니 이름이라도 넣어 두라는 건가. 그렇게 해석하면 되는 건가.
“……그걸 말 하려고 아침부터 쳐들어왔다고?”
조금 어처구니가 없었다.
-당당한 여인이로고. 하지만 원래 저런 여인일수록 밤에 약하지. 주인, 내가 특별히 가르쳐……
“필요 없어.‘
헛소리하는 흑천을 뒤로 두고 나서 나는 아침을 준비했다. 아침이라고 해봤자 별거 없다. 어제 요리하다 남은 묵은지 김치찜에 햇반을 돌려먹는 것뿐.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나서, 나는 중국으로 갈 준비를 했다.
그리고 워프 게이트 앞에 도착하니.
“안녕.”
나를 반겨주는 것은 김서현뿐이었다.
어라?
*
중국은 독일과 함께 차원이 합쳐지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본 나라 중 하나다.
무림이라는 어마어마한 전력을 얻었지만, 우습게도 그 무림 때문에 마인들과 나치 제국의 가장 큰 표적이 되어버렸다.
미국은 백신전 때문에 건드리면 벌집이 될 게 뻔했다.
그들이 다루는 외계의 마기는 백신전이 가지고 있는 신성과 상성이 안 좋다. 전력으로도 밀리는데 굳이 그들을 건드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 입장에서 그나마 만만한 게 중국이었으니, 그들은 중국을 마인들의 거점으로 세우기로 합의를 봤다.
여기서라도 중국은 무림과 손을 잡았다면 최소한 나라의 형체는 유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무림과 손을 잡지 않고, 심지어 그들을 적대했다.
‘그렇게 중국이 온갖 나라로 나뉘게 되었지.’
무슨 무슨 공화국. 혹은 국이라는 칭호를 쓰지만, 바깥에서는 중국-숫자로 부르는 것이 바로 중국의 현주소다. 중국이었던 나라는 벌써 60개국으로 나누어진 상태.
심지어 무림에 있던 온갖 무공과 술법들은 사방으로 흩어지게 되었다. 중국에 많은 것들이 묻혀 있기는 하지만, 무림 전체를 생각하면 고작 절반도 안 되는 수준.
‘김서현 혼자 가지고 있는 게 80% 정도는 되려나.’
무림이 가지고 있던 온갖 무공과 술법은 그녀의 몸에 저장되어 있다. 어쩌면 흑신무의 일부도 그녀의 몸에 잠들어 있을지도 모른다. 나야 흑천이 있어서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지만.
‘오히려 나쁘지 않아.’
중국에서 김서현의 각성 이벤트가 있다. 그것을 도와준다면 그녀의 무력은 한 층 더 상승하리라.
“아라가 집에 급한 일이 생겨서 급하게 비행기로 갔거든. 마침 나도 중국으로 가고 있다가 딱 마주쳤지 뭐야.”
“……미안하게 됐네. 나 때문에 하루 뒤 늦게 오게 된 거잖아.”
“아냐, 내가 하고 싶다고 했어.”
김서현이 은은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런데 계획 같은 것은 있어?”
“아직은 없어. 아마 서하를 따라다닐 것 같은데.”
“그럼 먼저 집에 가야 하는데.”
나는 워프 게이트 바깥을 바라봤다.
한국이라면.
아니 미국만 해도 주 단위에 워프 게이트는 10개 이상씩 있다. 그래서 이동하는 데에 불편을 느끼지 않았지만…….
“비행기라.”
“자가 비행기는 너무 구식인데. 뭐, 어쩔 수 없지.”
워프 게이트는 유지비로 어마어마한 돈이 깨진다. 그렇기에 60개국으로 나뉜 중국은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다. 그러니 비행기쯤이야 새로운 경험을 한다 치면 나쁘지 않았다.
얼마 후, 비행기가 이륙했다.
“나, 비행기 처음 타봐.”
“중국이나 독일 같은데 사는 사람이 아니면 처음 타볼걸?”
“그렇지? 그런데 비행기 같은 데는 막 테러 단체들이 나와서 테러하지 않아?”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같은데. 심지어 여기 패왕의 전용기인데……”
“다들 꼼짝 마! 움직이면 쏜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중무장한 헌터로 보이는 이들이 들이닥쳤다.
“…….”
“…….”
확실히 새롭다면 새로운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