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33
Chapter 133 – 사냥?(5)
당연하다면 너무 당연하지만, 영웅조차 못 되는 헌터 수준의 테러범들을 제압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내가 나서지 않아도, 김서현이 순식간에 제압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상한데.’
하지만 이 상황은 명백하게 이상하다.
다른 누구도 아닌 패왕의 전용기인데 그걸 노린다는 게 말이 되나?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장소가 장소였다.
‘……생각해보니 여기는 중국이었네.’
현재 중국은 춘추전국시대조차 명함을 내밀 수 없을 정도다.
중국이라는 나라 자체는 어마어마하게 크지만, 나라를 자청하는 집단의 숫자가 어마어마하다. 그 숫자는 무려 60개. 그리고 그 숫자는 지금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그 말은 중국은 아직도 전쟁을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다.
전쟁통이라 자기 살기만 바빠서, 못 알아볼 수 있기는 하다.
무협지로 따지자면 갑자기 산적들이 들이닥친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이야기다.
“서현아 쟤네 좀 제압해봐.”
“응? 알았어.”
김서현은 잠깐 의아해하다가 헌터들에게 향했다.
“뭐야? 곱상해 보이는 남자 둘 뿐인가?”
“저기에 있는 승무원이 마음에 드는데.”
“나는 저기에 있는 검은색 머리의 남자.”
재능, 열람(-)이 그들의 말을 해석해 주었다. 김서현은 마지막 여자의 말에 싱긋 웃고는 재빠르게 그녀에게 다가가 명치를 때려 제압했다.
“컥, 무슨!”
“여, 영웅? 왜 이런 곳에서!”
“자, 잠깐! 여기 도대체 어디야? 딱 봐도 부자들이 다닐 만한 개인 항공기잖아!”
테러리스트들이 당황한 목소리로 외쳤다.
설마 진짜 모르고 테러한 건가.
‘아니,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
패왕의 전용기는 겉멋을 위해 여러 가지 것들이 덕지덕지 발라져 있다. 그것을 한 번에 뚫기란 저 수준의 존재들에게는 불가능하다.
‘유물인가?’
유물.
차원이 겹치면서 그 세계에 있는 유적에서 나오는 것을 말한다.
유물은 아티팩트나 무구와는 차원이 다른 힘을 갖고 있다.
개념에 관한 힘을 관장해서 낮은 등급의 유물이라도 잘 쓰면 위험한 힘을 발휘한다. 일종의 개념에 간섭하는 것들.
특정 유물들은 ‘개념 스탯’의 모티브가 되는 특수한 스탯들 주기도 한다.
‘보통은 중반쯤에 나오는 물건인데.’
뭐, 상관은 없다.
최상격도 중후반에 나오는데 벌써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미 원작은 꽤 망가져 있었다. 원작 타령을 하다가는 죽기 좋다. 유동성 있게 행동해야 했다.
나는 일어나서 유물로 보이는 것을 집었다.
재능, 열람을 발동했다.
──────────
「허상을 유구하는 검은 손」
: 하루에 한 번 시야에 잡히는 존재의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다.
──────────
‘……미묘한 유물이군.’
유물은 대개 이런 효능을 지닌다.
한 달에 한 번 지구 내에 어떤 장소로든 상관없이 갈 수 있다던가, 상대에게 무조건 적중하는 창이라던가. 위험한 유물부터 미묘한 유물들까지 다양하다.
뭐, 이런 유물은 침입하는 데에 의미가 있으니 우선 챙겼다.
“얘네들은 어떻게 할까.”
“……미묘한데.”
굳이 어떻게 하자면 처리하는 쪽이 편하고 간편하다.
이놈들도 그리 좋은 용건을 가지고 이곳에 온 게 아닐 테니, 억울하지는 않을 테고.
“사, 살려주십시오, 영웅님들!”
중국어로 테러리스트들이 오열하며 말했다.
나는 김서현을 바라봤다. 김서현은 나를 바라봤다. 감정을 읽을 수 없다.
살리기는 싫지만. 굳이 손에 피를 묻힐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김서현은 선(善)의 역할을 지닌 주인공. 굳이 피를 봐서 좋은 것은 없다.
“그 전에 이 유물을 어디서 얻었는지 아는 사람?”
“제, 제가 알고 있습니다!”
조금 전에 내가 마음에 든다고 했던 여성이 말했다.
“그 유물은 흑주작의 흑염으로 유적을 부수고 얻었습니다.”
“……흑주작?”
생각보다 흥미로운 정보였다.
“네, 네. 지금 중국 전역에 날아다니면서 힘을 모으고 있는 신수입니다. 그 존재는 검은색의 화염을 이용해서 모든 것을 불태우는 존재입니다.”
“그놈의 불꽃이 그렇게 강하다고?”
“예…. 그것의 불꽃은 온갖 이능을 불태우는 데에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그래?”
나는 흑천을 바라봤다.
-맞다, 주인. 주작이다. 전대 주인의 힘을 나눠 받은 그놈이다.
-조심하셔야 해요. 놈은 다른 신수와 달리 천마를 동경해서 그 신체를 열화시켜서 자기 육체로 구성한 놈이니까요.
‘역천지체라.’
나는 묘한 표정을 지었다.
주작에 관한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나는 그에게 도저히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였다.
“저, 저는 살려주실 거죠?”
“그래.”
살려는 줄 거다.
다만 너희가 바라는 형식은 아니다.
“무공을 익힌 놈은 단전을 부수고, 마법을 익힌 놈들은 코어를 부수자. 힘줄도 자르고.”
“그러자.”
김서현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개인적으로 이런 짓을 하는 게 더 끔찍하다고 생각하지만, 김서현은 아닌가 보다. 테러리스트 중 몇몇은 안도하는 기색이 있었다. 우선 죽이지 않는다는 증거일 테니까.
물론 평범하게 하지 않을 거다. 이 시대의 의학은 굉장히 발달해 있어서, 산산조각이 난 단전이나 코어도 되살릴 수 있는 방도가 있기 때문이다.
‘이놈들이 그걸 받을 돈이나 무언가는 없지만.’
그래도 혹시 모른다.
나는 역천의 기로 그들의 것을 부정했다.
“뭐 하나 물어봐도 될까?”
“어떤 건데?”
일을 끝내고, 김서현이 내게 다가왔다.
“그들을 왜 살린 거야?”
의문이 가득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봤다.
“왜 이외야?”
“응, 서하는 적에게는 가차 없잖아. 나는 서하가 죽일 거라 생각했거든.”
그렇게 보였나.
뭐, 김서현이 없었다면 나는 그랬을 것이다.
“네가 싫어하잖아.”
“응?”
내 말에 김서현이 잠깐 눈을 깜박거렸다.
“네가 싫어해서 안 했어.”
“……서하가 그런 걸 따졌어.”
“따지지. 대부분은 신경 쓸 필요가 없어서 따지지 않았지만.”
다른 이들은 마인이나 빌런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 둘은 꽤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빌런이라는 말이라면 냉혹하게 대처한다.
에르실은 경찰에 넘기는 것보다는 죽이는 걸 택했고. 홍유화도 그렇다. 서가연은 내가 하자고 하면 아무런 불만 없이 넘어가는 편이다.
하지만 김서현은 아니다.
그녀는 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다.
나는 김서현을 바라봤다. 멍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나 때문에 살렸다고?”
“그렇지.”
나른하게 웃던 김서현이 의자에 몸을 뉘며 얼굴을 가렸다.
“서하는 조금 자중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뭐가?”
설마 내 의도를 눈치챘나.
“가끔 서하를 보면서 생각하거든. 다가가기가 꽤 힘들 것 같다고.”
“나한테?”
나는 의아해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거리를 벌리지만, 나는 주연들에게 계속 도움을 주거나 친근하게 대해줬다고 생각했다.
“응, 그런 게 있거든. 서하는 눈치가 둔해서 모르지만.”
“……”
내가 눈치가 둔하다니.
하지만 전생의 여친들의 말을 되새겨보면 이런 쪽으로 둔한 걸지도 모른다. 잠깐 고민하다가, 나는 그냥 침묵을 지켰다.
“사실 남들과 싸워서 무언가 쟁탈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는 않거든. 천성이라고 해야 할까.”
김서현은 나를 보았다.
“그런데 지금 너무 욕심이 나더라. 나 자신을 제어하지 못할 만큼.”
“……그래?”
“응.”
그 뒤 우리의 대화는 침묵이 흘렀다.
어색한 침묵에 내가 의자에 기대고 있을 때, 안쪽에서 다급한 소리가 들렸다.
“죄송합니다. 현재 비행기가 목적지로 갈 수 없어, 잠시 다른 경로에서 착지 후, 이륙해야 될 것 같습니다.”
“목적지에 갈 수 없다뇨?”
“근처에 비행 괴수들이 너무 많아 도중에 추락할 위험이 큽니다.”
“그렇군요.”
김서현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온갖 국가에서 워프 게이트를 많이 설치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공중과 바다는 괴수들의 터전이 된 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그럼 착륙하는 곳에서 차로 목적지까지 갈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나요?”
“15시간은 필요합니다.”
이 정도면 그냥 기다리는 게 나은 수준이었다.
우리는 잠시 도시에 착륙하고 여러가지 주의받았다.
“여러분은 패왕의 손님이지만, 중국은 지금 전쟁 중이라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패왕의 손님을 건드릴 간이 큰 놈들은 몇 없지만, 여러분을 패왕의 손님이란 걸 바로 아는 사람은 몇 없거든요.”
그렇게 말하면서 승무원이 우리의 가슴팍에 엠블렘 하나를 달아주었다.
“그래도 이걸 착용하고 계신다면 최소한 시비는 피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군요.”
나나 김서현이나 이곳에서 얌전히 있을 거니 별로 상관없기는 했다.
‘우리가 무력이 부족한 것도 것도 아니고.’
갑자기 최상격에 해당하는 존재가 우리를 적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위험한 일은 없다.
‘지금은 단독으로 최상격을 잡는 것은 힘드니까.’
내 심상이 완전히 자리를 잡는 순간에는 다르겠지만.
하지만 최상격이 어디 쉽게 굴러다니는 존재들인가? 세계 전체를 뒤져도 마인과 빌런, 영웅을 합쳐도 100명이 채 안 된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 엉덩이가 무거운 존재들이니 만나고 싶어도 만나기 힘든 존재들이다.
“그럼 잠깐 관광이나 할까?”
“좋지.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 줄 몰랐는데.”
김서현이 내 옆에 다가오며 말했다.
“이러니까 꼭 데이트 같네?”
“그런가? 그럼 내가 에스코트를 해줄까?”
내가 슬쩍 말하자 김서현이 잠깐 홍조를 띠며 말했다.
“그럼 오늘 하루 우리 데이트하는 거다?”
*
나는 황망한 심정이 되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
“……미, 미안해, 서하야!”
김서현의 엉덩이가 내 얼굴 위에 앉아 있었다.
마침 치마를 입고 있어서 하얀색의 수수한 팬티가 입에 닿고 있었다. 조금 뜨거운 김서현의 허벅지가 내 얼굴을 조이고 있었고.
그리고 그것을 보는 불편한 표정의 패왕.
그 옆에서 황망한 표정을 짓고 있는 김아라.
“……어쩐지. 그렇게 유혹해도 넘어오지 않은 이유가…….”
나를 뭔가 게이 같은 표정으로 보는 김아라.
진짜 왜 이렇게 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