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74
Chapter 74 – 격전
-쿠오오오오!
크기가 5m가 남짓한 거대한 물뱀이 우리의 앞에 섰다.
1층의 모든 괴수를 처치해야만 나오는 정예 괴수.
“어떻게 할래?”
“제가 나설게요.”
탁윤일의 말에 김서현이 앞으로 나섰다. 김서현이 손을 앞으로 모았다.
싸아아아!
차가운, 동시에 열기를 품은 용이 한 마리 나타났다.
푸른색의 불꽃(靑炎)으로 만들어진 청염의 용.
‘청염?’
마력의 성질 변화를 일으켜서 냉기와 열기를 동시에 품은 힘이었다. 내가 놀라자 김서현이 웃었다.
“최근에 영상에서 본 힘인데, 꽤 재밌어 보여서 써봤는데 어때?”
“……굳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솔직히 말해서 청염은 꼼수 같은 느낌이 강하다. 열기와 냉기를 동시에 품고 있지만, 한 속성을 사용하는 것보단 위력이 덜하니까. 김서현은 굳이 저걸 사용할 필요가 없다.
“그래?”
“응, 저건 꼼수같은 느낌이 강하니까. 너는 많은 속성을 사용하니까, 차라리 한 속성을 극대화 하는게 나을 것 같은데.”
“……그렇네.”
김서현은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앞으로 나섰다. 청염의 용이 거대한 물뱀에게 날아갔다.
치이이이익!
쩌적쩌적.
-키에에에엑!
냉기가 침범해서 물뱀을 얼리고, 열기가 물뱀의 몸을 태우고 있었다.
그러나 김서현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구천구룡신결로 일으킨 용의 힘이 생각보다 약하기 때문이리라.
“진짜네. 서하는 이걸 어떻게 단번에 알았어?”
그야, 내가 그 진리라는 놈이니까.
“……그냥 보였어.”
“눈도 좋은 건가.”
탁윤일이 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어쨌든, 저 놈을 먼저 쓰러트리고 이야기하자.”
내 말에 다들 전투에 집중했다.
“하압!”
김서현이 기합을 지르며 구천구룡신결로 염룡 두 마리를 일으켰다. 염룡이 으르렁거리며, 거대한 물뱀을 향해 날아갔다.
-키헤엑!
거대한 물뱀을 물어 뜯으며 열기를 동반했다. 치이익-강렬한 수증기가 일어나며 앞을 가렸다.
그러나 여기에 있는 이들 중, 수증기 때문에 전방을 못보는 사람은 없다.
“내가 가지.”
박운혁이 목소리를 깔며 창을 잡고 앞으로 뛰쳐 나갔다. 파직! 번개가 창에 밀집하며 경파를 뿜었다. 서걱! 거대한 물 뱀의 몸통 부분을 그대로 가로지르며 베어냈다.
“흥, 별거 없군.”
“개폼 잡지 말고 튀어.”
나는 흑섬보로 박운혁의 뒷목을 잡아 뒤로 물러났다. 갈라진 몸통 부분이 한순간 부풀어 오르더니 푸확-!하고 터졌다.
“뭣?!”
“수압을 이용한 일종의 자폭기야. 브리핑에는 없었지만, 이런 시체가 없는 애들은 이따금 그런 특징을 지녔거든.”
박운혁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애초에 저런 특징을 가진 괴수가 드문 것도 있지만.
‘탁윤일이 일부러 유도한것 같은데.’
나는 탁윤일을 곁눈질로 쳐다봤다.
그가 비틀린 정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슬슬 끝나가는 것 같은데.”
김서현이 물 뱀을 압도적인 신위로 몰아붙이고 있다. 어느새 세 마리 까지 늘어난 염룡은 5m남짓한 물뱀을 1m도 채 안되는 크기로 만들어 놨다.
“……어마어마하군.”
“뭐, 김서현이니까.”
이 세계에서 불합리할 정도로 세계에게 사랑받는 인물이다.
천의 마도사에게 마법을 사사하고, 중원무림의 모든 역량인 천년 무맥을 고스란히 물려 받은 괴물.
또한 김서현의 역량이 부족해서 아직 봉인되어 있지만, 심장에는 용의 심장이 잠들어 있어 무한에 가까운 마나 역시 발현할 수 있다.
아직은 김아라나 에르실, 홍유화보다는 아래지만. 김서현이 그들을 한 번 따라잡는 순간, 영원히 그녀들은 김서현을 따라잡을 수 없으리라.
‘조금 어처구니가 없는데.’
김서현의 성장속도가 게임에서의 성장속도랑 비슷하다.
그 기준은 물론 나다.
내가 온갖 기연들이나 성장치를 몰려 받은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김서현이 성장하고 있다.
시련의 탑에서 1등을 못했음에도, 김서현이라는 존재는 재능 하나로 거기까지 올라온거다.
‘인연관계에 대해서 좀 알아봐야 할것 같은데.’
생각보다 성장속도가 너무 뛰어나다. 이걸 잘 이용하면, 내 생각보다 빠르게 애들의 성장속도를 가속시킬 수 있을것 같다.
“그럼 지하로 가볼까?”
“네.”
탁윤일이 일행을 이끌었다.
지하는 1층에 있는 물 도마뱀보다 반 배는 더 큰 물 도마뱀들이 있었다. 김서현하고 박운혁이 물 도마뱀을 차근차근 정리했다.
“힘을 아끼는거야?”
“네, 저는 대인전에 강한 편이라서요.”
“그래?”
탁윤일이 의미심장한 어조로 나에게 물어봤다. 나는 주위를 힐끔 봤다. 탁윤일하고 천류에서 온 길드원 두 명. 저 두 명은 탁윤일의 부하지만, 그가 마인이라는 것을 알면 칼을 꽃을 인물들이었다.
물 도마뱀을 거희 다 제거하고 보스를 만나기 직전.
탁윤일은 의미심장한 어조로 말했다.
“만약에 말이야, 너는 항거할 수 없는 적들을 만나면 어떻게 할거지?”
“……저는 후일을 위해서 도망칠 것 같은데요.”
나는 탁윤일을 바라봤다.
검은색의 눈동자가 마치 심연이라도 들여다 보는듯 했다.
“후일을 도모해도 이길 수 없다. 가진 모든 수단을 이용해도 이길 수 없어. 그저 눈으로 본 것으로 그 격차를 느끼게 되는, 그런 절망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면?”
“……글쎄요.”
탁윤일의 목소리가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그가 왜 그러는지 알고 있다. 외계에서 침략하는 존재가 얼마나 강한지도.
“뭐, 어떻게든 하면 되지 않을까요. 한국이나 미국도 있는데.”
“그런가.”
탁윤일은 이내 수긍하는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수긍이 아니다. 그것은 일종의 포기다. 마인이 되는 탁윤일은 그런 놈이었다.
싸워보지도 않고, 외계의 존재들을 보고 스스로 겁에 질려, 학생들이 절망을 겪기 전에 스스로 편하게 해주겠다고, 학생들을 죽인 존재.
그게 바로 마인 탁윤일이었다.
“거의 도착한 것 같은데?”
김서현이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별로 지쳐 보이지는 않았다. 봉인되어있다고는 해도, 용의 심장이 김서현에게 어마어마한 활력과 마력을 지속해서 공급해주기 때문이겠지.
우리는 안쪽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거대한 공동이 있었다.
“여기가 우두머리 괴수가 나오는 곳이야. 한파의 힘을 가진 거대한 물 뱀이지. 빙속성을 깨우친 놈이니 조심해.”
탁윤일은 그렇게 말하며 주의를 줬다.
“이번에는 내가 나설까?”
“서하가 나서게?”
“너라면 문제는 없겠지.”
김서현과 박운혁이 나 혼자 나서는거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했다.
나는 앞으로 나섰다.
흑천이 아니라, 겨울의 검을 꺼냈다.
스릉.
새파란 검신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호오? 보기 드문 보검이군.”
탁윤일이 감탄했다.
-……잠깐 주인? 서, 설마 날 유기하려는 셈인가?
‘유기는 무슨. 연습 좀 하는거야.’
당황해하는 흑천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섰다.
겨울의 검이 서늘한 마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전방을 바라봤다.
10m남짓한 얼어붙은 뱀이 보였다.
몸에 역천의 기를 둘렀다. 겨울의 검에는 역천의 기를 두르지 않았다. 왜냐하면 역천의 기를 두르게 되는 순간 겨울의 검이 가진 능력이 약해지기 때문이었다.
‘빨리 얻어야겠군.’
역천의 기 말고 미리 생각해 두었던, 그 ‘힘’을 말이다.
사아아아-!
거대한 물 뱀이 움직였다. 한파를 두른 채였다. 거리가 제법 멀지만, 기온이 낮아진다. 서리가 끼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추위는 없었다. 겨울의 검이 한파를 막아주기 때문이었다.
달칵.
심상 속에서 스위치를 켰다. 성신안이 발동된다. 세계가 색채를 품었다. 형형색색의 마나색으로 보이는 세계로.
척.
오른쪽 발을 내밀고 검을 왼쪽으로 젖혔다. 감각을 북돋았다. 뱀이 나에게 기어온다.
역천의 기는 사용할 수 없지만, 지난 시간동안 흑신무로 다진 육체는 강맹하다. 한국영웅학교를 기준으로 역천의 기를 쓰지 않고서도 어지간한 학생들은 육체 하나로 다 이길 수 있을만큼.
사아아-!
감각이 말했다. 물 뱀이 기어오는 순간의 틈을 찾았다. 한 발짝 늦게 성신안이 약점을 포착했다. 쏜살같이 겨울의 검을 휘둘렀다.
빛과같이 검이 쏘아졌다. 역천의 기는 담지 않았지만, 강건한 육체는 어지간한 무공 사용자 못지않은 빠름을 가졌다.
쩌어어어엉!
물뱀의 육체와 겨울의 검이 부딪쳤다. 강철이 부딪치는 소리가 거세게 부딪쳤다.
-키에에에에엑!
얕지만 뱀의 몸체를 베었다. 그리고 한파가 동반했다. 겨울의 검이 가진 극빙의 힘이 상처 부위를 얼렸다.
‘얼어 붙은 뱀의 상처가 얼어붙으면 거기서 거기가 아닌가.’
나는 겨울의 검을 납검하고, 아공간에 넣었다.
-서하 님, 다루는 솜씨는 훌륭했지만, 역천의 기를 가진 이는 흑천이 아니면 보검처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맞다, 주인. 그러니 앞으로도 내 몸을 열심히 손질하도……하윽!
손재주를 활성화 한 채 흑천을 만지니, 얼굴을 붉히며 신음을 질렀다.
‘…….’
애써 무시하며 역천의 기를 흑천에 불어넣었다. 지잉-검이 묘한 소리를 내며 공명했다.
역천의 기가 흑천에 둘리기 시작한다. 경파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진짜로 뭔지 모를 힘이군.”
“저건 사특한 외법이 아닌가?”
“아니야. 부정하는 힘이지만, 뭔가 법칙에 얽매여 있어. 외계에서 온 힘이 아닌데……?”
혼란스러워 하는 천류 길드원들.
“봤죠? 서하의 힘 엄청 특이하지 않아요?”
김서현이 신나서 재잘거리고 있었다.
네가 왜 신 나는 거야.
나는 어이없어하며 흑섬보로 앞으로 뛰쳐나갔다.
물뱀이 입을 벌렸다. 성신안에 보이는 하늘빛 색의 마력이 입안으로 모였다.
파앗!
나는 공중으로 도약했다.
몸을 뒤집으며 흑천을 앞으로 내밀었다. 흑섬검법의 묘리를 담았다.
쾌의 경격이 흑천에 실린다. 그리고 허공에 발판을 만들었다. 한 번 더 도약.
촤아아악!
그리고 그대로 물뱀의 머리를 갈랐다.
“……?”
나는 당황했다.
물 뱀이 뭔가 하려고 하는것 같았는데, 한번에 죽어버려서.
-……생각을 잘못했네요.
-주인이 다루는 힘의 그릇이 커져서 나타난 일이다. 중격에 오르면서 한 번에 역천을 많이 담을 수 있게 되고, 그게 어마어마한 공격력의 상승을 일으킨 것이지.
‘……그런가.’
-전 주인도 그랬던 적이 있었지만……이번 주인은 좀 심해진 것 같군.
잘못하면 대련 중에 살인이 일어날수도 있겠는데.
통제되지 않는 힘은 원하지 않는데. 나는 잠깐 고민했지만, 이내 고개를 털었다.
탁윤일이 나를 어둑한 눈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네가.”
철을 긁어대는 듯한 목소리.
김서현과 박운혁, 그리고 같이 왔던 천류의 길드원 두 명이 무언가 이상을 눈치챘는지, 탁윤일을 경계하고 있었다.
“모든 마인을 멸절시킬 운명을 타고난, 예언의 존재 였구나.”
슬픈듯한. 그러면서도 즐거운듯한 목소리로 탁윤일이 웃었다.
사법의 발현과 함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