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20)
“아니, 그게 준영이랑 저랑 친한 거 아시잖아요. 친한 동생 부탁이기도 하고, 트론사라면 왠지 믿을만할 거 같아서….”
“너 지금 그걸 변명이라고 하냐! 내가 트론사와 거래하는 거 위험하다고 했어 안했어! 어!”
신혜성이 고함을 질렀다.
마나가 실렸는지 사무실이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그 엄청난 소리와 압박에 신진욱은 순식간에 겁에 질렸다.
그가 깨갱거리며 대답했다.
“했습니다….”
“그런데 이놈의 자식이 에비한테 말도 없이! 너 나이 30개나 처먹고 일 그따위로 할 거야! 어! 나이 똥꾸멍으로 먹었어!”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덩치는 산만해가지고 잔뜩 주눅이 든 아들의 모습.
욱한 김에 소리를 지르던 신혜성도 아들의 축 처진 어깨를 보자, 그제야 마음 한구석이 안쓰러웠다.
‘…내가 애 기를 너무 죽여놨나.’
그는 항상 그런 생각이 좀 있었다.
국내 1위 헌터인 자신의 그늘 밑에서 자라온 아들.
‘그때는 호랑이처럼 키우려고 강하게 내몰았지.’
대격변의 시기.
당시 어렸던 아들이었지만,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기에 누구보다도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 더욱 엄격히 대했었다.
그리고 그건 결과적으로 신진욱을 엘리트로 키워냈다.
하지만, 아들은 그만큼 수동적인 성격이 되어버렸고, 아버지인 자신을 어렵게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나를 뛰어넘길 바랐건만…. 내가 잘못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이것 역시 자식 교육을 잘못시킨 자신의 잘못도 있는 셈이다.
그렇기에 신혜성은 화를 누그러뜨리고는 조용히 물었다.
“…됐고. 그래서 그 강준영이란 놈한테 DEP를 몇 개나 사다줬는데?”
“10개입니다.”
“10개라… 많이도 사다줬네. 에휴… 알았다. 내가 알아보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말을 마친 신진욱이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사무실을 벗어났다.
부자간의 정이라고는 없는 사무적인 태도.
그 모습을 보며 신혜성은 골치 아프다는 듯한숨을 내쉬었다.
“자식 하나라고 있는 게 저 모양이니… 모두 다 내 업보로다. 업보야.”
그렇게 투덜거리면서도 그는 어느새 스마트고글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바로 뒷세계에서 트론사의 무허가 제품을 연결해주는 브로커 재키 창이었다.
뚜우우- 뚜우우-
전화를 걸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연결된 재키 창.
-안녕하세요, 신 회장님. 오랜만입니다. 무슨 일이시죠?
약간 어색하지만 꽤나 유창한 한국어로 재키 창이 용건을 물어왔다.
바로 용건을 묻는 모습이 마치 로봇 같았다.
‘이 자식은 항상 엄청 딱딱하단 말이야.’
신혜성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지난번에 제 아들이 DEP라는 물건을 구매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예 맞습니다. 신 회장님 손님이기에 특별히 디스카운트도 해드렸습니다. 혹시 문제라도 있는 건지요?
“예. 문제가 좀 생겼습니다. 이번에 한국 소식은 아십니까? 살인마 강준영이라고….”
신혜성은 강준영과 DEP에 얽힌 일을 설명했다.
아들이 DEP를 구매해서 강준영에게 전해줬는데, 그 강준영이라는 놈이 DEP를 먹은 뒤 한국 내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그럼 그 사건이 저희와 연관이 있다는 겁니까? DEP-001에는 절대 그런 부작용이 없습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장래가 유망하던 멀쩡한 헌터가 갑자기 살인마로 돌변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설사 아니더라도, 강준영이 잡혀서 검사라도 받아서 DEP에 대해 알려지게 된다면 상황은 더 시끄러워질 겁니다. 저는 그 후폭풍을 미리 예방하고 싶어서 연락드린 거죠.”
-흠, 확실히 그렇겠군요.
재키 창은 이해했다는 동의했다.
-알겠습니다. 조치가 필요할 거 같은데, 제가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예. 그리고 제 아들이 DEP를 구매한 이력에 대해서는 비밀 부탁드립니다.”
-그건 물론입니다.
뚝.
그렇게 전화가 끊어졌다.
신혜성은 한숨을 쉬었다.
‘그래봤자 일개 브로커. 조치를 취해봤자 할 수 있는 한계가 있겠지.’
그는 재키 창에 대해 별 기대하지 않았다.
비밀 중개인이 무슨 힘이 있어서 이 일을 해결한단 말인가.
그저 그가 원하는 건 아들과의 연결고리를 감추는 것 뿐이었기에 그 부분을 부탁하고자 연락했을 뿐이었다.
이제 본격적인 조치는 그가 취해야 할 터.
‘흠, 결국 이사들을 소집해야 하나. 어쩔 수 없군.’
신혜성은 혜성 길드에 있는 이사들을 떠올렸다.
요즘 들어 자신이 짜른다 뭐한다 함부로 대하긴 하지만, 자신의 모든 걸 맡길 수 있는 사람들.
대격변 때부터 자신과 온갖 더러운 일들을 함께 했던 진정한 동료들을 말이다.
약간 무능해보이지만 그들을 괜히 이사로 앉혀둔 게 아니었다.
신혜성은 곧장 비서를 호출했다.
-네, 단장님.
“윤 실장, 지금 바로 이사 회의 소집할 거니까 모두 10분 뒤에 회의실로 오라고 전하게.”
-예. 알겠습니다.
호출을 마친 신혜성은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걸리적거리는 모든 것을 부숴버리는 행동력.
그것이 지금의 그, 국내 1위 길드의 단장 신혜성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그의 눈빛이 스산하게 빛나고 있었다.
마치 그 시절의 신혜성의 모습처럼.
‘강준영… 미안하지만 내 아들을 위해 죽어줘야겠다.’
하지만 그때까지 그는 몰랐다.
기대하지 않았던 재키 창… 그리고 트론 사에서도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 * *
방금 전 육식삼 던전에서 강준영을 경찰들에게 넘긴 상우.
잠시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친구 경도를 만나기 위해 나갈 채비를 하던 그는 다시 뉴스 속보를 보았다.
‘강준영이 도망쳤다고?’
인터넷 기사에 첨부된 사건 영상을 보니 강준영은 구겨진 차의 천장을 찢어발기더니 몸에 전기를 뿜어내며 펄펄 날아다녔다.
그 모습을 보면서 상우는 어이가 없었다.
‘뭐야, 기껏 잡아줬더니만 놓쳤어? 이런.’
사실 인솔해가던 헌터 전담반 경찰들이 구속구를 착용하면 능력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하여 상우는 그 말을 믿고 있었다.
‘그런데 너무 믿어버린 거였네.’
B급 헌터인데 기껏해야 C에서 D급이나 될 법한 수준의 각성자 출신 경찰들이 인솔해갔으니 위험이 생길법도 했다.
하지만 어쩌랴.
‘어차피 이제 내 소관도 아닌데 뭘. 알아서 하겠지.’
자신이 강준영과 원수지간도 아니고, 그를 찾아서 잡아줄 이유는 없었다.
물론 사회적인 도의 차원에서 미친놈인 그 녀석을 잡으러 다닐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뭐 경찰들이 잡아달라고 부탁하면 그때 좀 도와줘야겠다.’
상우가 그전까지는 좀 추이를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할 무렵.
그는 한 가지를 알게 되었다.
‘어? 강준영 얘 일렉트릭 파워 그대로 사용하네?’
상우는 사건 영상에 주목했다.
도주하는 강준영과 그의 몸에 피어오르는 전깃불.
자신이 질투의 낙인으로 강준영의 능력인 ‘일렉트릭 파워’를 가져왔음에도, 강준영이 발휘한 일렉트릭 파워가 별반 차이가 없어보였다.
‘질투의 낙인으로 내가 얘 능력 뺏어온 게 아닌가?’
상우는 의아해했다.
시스템에 등록된 엔비의 능력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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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의 분신, 엔비Envy》
질투에 잠식되어버린 분신입니다.
질투의 대상을 결정하는 ‘질투의 낙인’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질투의 낙인이 찍힌 대상과 싸울 때 능력치가 크게 상승합니다.
질투의 낙인이 찍힌 대상과 전투시, 전투 대상으로부터 능력을 조금씩 얻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 마나를 흡수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지속적으로 마나를 소모시키는 마나 파괴를 발동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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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의 낙인이 찍힌 대상으로부터 ‘능력을 조금씩 얻는다’고 나와 있었다.
그리고 이를 상우는 능력을 뺏어온다고 이해하고 있었다.
‘설마 능력을 뺏어오는 게 아닌가?’
뺏는 게 아니라 그저 능력의 일부를 자신에게로 복사하는 거라면?
순간적인 깨달음이 상우의 뇌리를 스쳤다.
‘그렇게 된다면….’
만약 그렇다면 상우는 지금 당장 해보고 싶은 일이 있었다.
그는 곧장 레이븐과 훈련 중인 분신에게로 접속했다.
그러자 자신의 심상 속에 떠오른 또 다른 시야.
그곳은 사부 레이븐과 함께 훈련하는 실내 체육관이었다.
[아공간]
그는 곧장 아공간이 열어 불쑥 분신 엔비를 그곳에 보냈다.
엔비는 방금 막 남산공원 육식삼 던전에서 강준영을 상대하고는 다른 사냥터로 이동하여 그러트니와 함께 사냥 중이었었다.
“사부님!”
그리고 그런 엔비를 옆에 두고 분신에 접속한 상우가 불쑥 레이븐을 불렀다.
-무슨 일이냐.
평소 조용하다가 갑자기 상우가 분신에게 접속해서 여러 얘기를 하곤 했기에, 레이븐은 이런 상황이 익숙했다.
그래서인지 레이븐이 심드렁하게 물었다.
“대련 한 판 하시죠?”
-대련? 방금도 하지 않았느냐.
레이븐이 턱 끝으로 주변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온몸이 피투성이인 분신들이 바닥에 앉아 자체적으로 힐 스킬을 사용하여 회복 중이었다.
아마도 금강불괴인 분신들의 단단함을 믿고 레이븐 역시 꽤나 검을 휘둘렀을 것으로 보였다.
-요새 너의 분신들이 강해져서 좀 힘들구나.
그리고 분신들이 계속 성장함에 따라 레이븐 역시 꽤나 힘이 든 상태였다.
막 육체적으로 힘든 건 아니었지만, 매일매일 훈련하다보니 피로가 쌓였달까.
그런데 이제 막 대련을 마치고 잠시 쉬는 상태에서 또 대련이라니.
그렇게 단련을 좋아하는 레이븐마저도 기가 질릴 만도 했다.
하지만, 상우가 고개를 저으며 부탁했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어서요. 대련 한 번만 해주시면 안 되나요? 네? 싸부님~”
갑자기 되도 않는 애교를 부리는 상우.
레이븐이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오너라.
“지금요? 예. 알겠습니다.”
엔비에 접속해 있던 상우가 희희낙락 웃으며 자세를 취했다.
그러곤,
[질투의 낙인]
상우는 사부에게 질투의 낙인을 사용했다!
어찌된 걸까?
‘능력을 복사하는 거라면, 내가 아는 최강자인 사부님의 능력을 복사하면 되잖아?’
상우는 방금 질투의 낙인에 대해 깨달은 아이디어로부터 한 가지를 떠올렸다.
바로 사부의 능력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차피 타인의 능력을 얻을 수 있다면, 사부님의 능력이 최고니까 사부님의 능력을 가져오자.’
엔비의 능력인 질투의 낙인은 상대방의 능력을 가져온다.
단, 지금 상우가 알아낸 바에 의하면 뺏어오는 게 아닌 일종의 복사 형태로 가져오는 느낌이랄까.
질투의 낙인이 찍힌 대상의 능력 일부 혹은 전부를 자신에게로 카피하는 형태였다.
즉, 상우가 레이븐의 능력을 카피한다고 하여도 레이븐에게 피해가 가는 일은 없는 셈.
그렇기에 상우는 레이븐의 능력을 가져올 생각을 한 거였다.
-나에게 무엇을 사용한 게냐.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꼈는지 레이븐이 기분 나쁜 듯 표정을 찡그렸다.
그런 레이븐을 보며 상우가 씩 웃었다.
“아, 제가 강해질 기술입니다. 사부님, 몸에 해롭지는 않아요.”
그러곤,
“갑니다!”
곧장 레이븐에게 달려들었다.
[돌풍참]
[돌풍참]
[돌풍참]
[돌풍참]
이미 훈련 중이던 3기의 분신과 엔비까지 더하여 4개의 돌풍참이 레이븐에게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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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풍참을 펼칠 수 있습니다.
-돌풍참: 검으로 바람의 회오리를 생성합니다. 회오리에 오러를 실을 수 있습니다.
-풍벽: 바람의 장벽을 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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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톰브링어 검법이 꽤나 일취월장해서일까.
벌써 62레벨에 도달한 돌풍참의 바람과 검기의 위세는 꽤나 크고 살벌했다.
[풍막]
하지만 역시 그의 스승 레이븐.
그는 가볍게 몸 주변에 검기의 막을 펼쳐 이를 막아냈다.
“아니, 사부님. 풍막은 반칙이잖아요!”
상우가 투덜댔다.
저 검기로 둘러싸인 바람의 막은 웬만한 배리어로도 명함을 못 내밀 정도로 단단했으니까.
-껄껄껄. 너의 공격이 꽤나 매섭더구나.
“그래도 반칙이에요. 풍막은 봉인하시죠?”
-하하. 알겠다.
이후 풍막을 안 쓰는 레이븐은 특유의 재빠른 움직임과 엄청난 속도의 검으로 상우가 쏘아내는 검기들을 모두 박살내거나 빗겨내 버렸다.
‘역시 강하시구나.’
검에 대한 이해가 차원이 달랐고, 특히 속도가 무지막지했다.
레이븐은 시스템 유저가 아니었지만, 필시 순발력이 어마어마할 터.
그리고 그럴수록 상우의 기대감도 커져갔다.
‘자, 빨리 가져와보라고. 사부님의 능력!’
질투의 낙인이 찍힌 레이븐.
그의 능력을 얻기 위해 상우와 분신들은 더더욱 레이븐에게 달려들었다.
-꽤나 강해졌구나.
하지만 레이븐은 여유도 넘치는지 검을 휘두르며 한 마디씩 덧붙이고 있었다.
-공격이 단조롭다. 적의 움직임을 예상하면서 공격해야 하거늘.
-움직임은 평면이 아니다. 위아래로도 움직일 수 있으니 좀 더 입체적으로 생각하거라.
-상대방의 움직임을 강요해야 한다. 너의 장점은 절대 다수, 숫적인 우위에 있음을 명심해라. 끊임없이 상대를 몰아붙여 너가 원하는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뼈가 되고 살이 될 조언들.
상우는 오버마인드 스킬로 그 조언들도 되새기면서 끊임없이 공격해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윈드워크 스킬의 레벨이 증가합니다.]
[윈드워크 스킬의 레벨이 증가합니다.]
[윈드워크 스킬의 레벨이 증가합니다.]
…70레벨에 오른 뒤 그토록 오르지 않았던 윈드워크의 스킬의 레벨이 갑자기 팍 올랐다.
아마도 사부의 윈드워크 능력을 가져왔을 터.
‘됐다!’
상우는 환호를 지르고 싶었다.
그가 생각하던 게 맞았기 때문.
그리고 그 잠깐의 희열이 빈틈을 불러왔다.
꽝!
검면으로 분신을 후려친 레이븐.
분신은 저만치 날아가 체육관 벽에 부딪쳤다.
퍽!
“아야야야….”
팔뚝으로 막아냈더니 팔뚝뼈가 부러졌는지 덜렁거렸다.
-집중해라. 뭘 그렇게 정신을 놓고 있느냐.
레이븐이 다른 분신들을 상대하면서 타박했다.
하지만, 상우는 질책을 들으면서도 실실 웃음이 나왔다.
“하하, 아니에요. 집중하겠습니다!”
질투의 낙인이 있으면 레이븐을 따라잡는 것도 머지 않았으니까.
말을 마친 상우는 곧장 회복스킬을 사용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러곤 곧장 레이븐에게 달려들었다.
‘흐흐, 사부님 청출어람 갑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