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38)
애슐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가 누군지는 몰라. 해리포터에 나오는 로브? 같은 걸 뒤집어쓰고 있어서 얼굴이 안 보이거든. 그리고 그 남자 앞에 서 있던 마스터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어. 마치 증발하듯이 말이야.
“흐음….”
루카스가 침음성을 내뱉었다.
엄청난 강함을 지닌 그가 죽다니.
‘…그래서 최후의 날에 마스터, 저메인이 나타나지 않았던 거구나.’
만약 그가 증발하는 시간대가 최후의 날 이전이라면 말이다.
루카스가 생각에 잠긴 사이, 상우가 질문을 던졌다.
“단지 사라진 게 아닐까요? 스킬 써서 도망갔다든지요. 완전히 죽는 모습이 아니잖아요.”
그러자 애슐리가 반박했다.
-그렇긴 해요. 하지만 지금 제 직감이 말하고 있어요. 더 이상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점, 그리고 너무 무로 돌아가듯이 사라져버린 그 광경이 죽음 같았거든요. 어찌 됐든 내 추측일 뿐이니까 나머지 판단은 알아서 하시길.
자신은 더 이상 신경 안 쓰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는 애슐리였다.
대신 그녀는 루카스를 재촉했다.
-자, 내가 정보를 줬으니까 이제 네가 약속을 지킬 차례야. 루카스, 약속을 지켜.
그 말에 사색에 잠겨 있던 루카스가 더 물었다.
“그의 미래에 대해 다른 정보는 없습니까? 죽는 모습 말고요. 사건이라든지 말이죠.”
-…없어. 그는 그의 고성에서 나오지 않으니까요. 탐욕적이라면 엄청 활동적으로 움직일 거 같은데 말이죠.
하긴 이상했다.
상우가 칠죄종의 능력을 분신을 통해 간접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칠죄종의 주인들은 하나같이 그 죄악의 근원인 감정들을 강요당한다.
끊임없는 배고픔과 저항할 수 없는 게으름, 누군가에 대한 불타는 질투심과 미친놈처럼 발정 나버린 색욕까지 말이다.
‘탐욕이라면 욕심 때문에 사방팔방 돌아다니면서 다 뺏고 다닐 거 같은데, 아니네.’
상우는 그 마스터란 남자, 저메인에 대해 이상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오히려 잘 됐어. 그때 사부님과 싸울 때도 엄청 강한 양반이었는데, 그가 오래전부터 욕심 때문에 날뛰었다면… 어휴.’
만약 그렇게 되었다면 세계는 혼란에 빠져 있었을 거였다.
때문에 상우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여겼다.
그렇게 생각에 잠긴 사이, 루카스는 애슐리와의 통신을 끝내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거래대금은 곧 지불하도록 하지요.”
-그래. 약속 꼭 지켜. 오늘까지야.
“예. 그럼 이만.”
루카스는 애슐리와 통신을 종료했다.
그리고 통신이 끝나자마자 상우는 루카스에게 폭풍 질문을 쏟아부었다.
그에게는 마스터가 탐욕의 상징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의문이 가득했으니까.
“루카스 씨, 그럼 당신은 이미 그 마스터란 남자에 대해서 알고 있었나요? 그리고 그 마스터란 남자가 탐욕의 상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요.”
그걸 알면서도 자신에게 칠죄종을 모두 모으자고 했냐는 듯한 약간의 책망이 섞여 있었다.
루카스가 쓰게 웃었다.
“네. 맞습니다. 제가 싸우는 단체 중 하나인 일루미나티에 대해서 모를 수가 없지요. 그리고 그 수장에 대해서도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루카스의 대답.
상우는 일종의 배신감을 느꼈다.
“하, 루카스 씨. 좀 속은 기분이 드네요. 그가 얼마나 강한지 알긴 아세요? 아니, 강한 걸 둘째 치고, 막 날아다니고 도망 다니는 그딴 놈을 어떻게 잡아요.”
물론 상우는 마스터란 남자를 아예 못 이길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는 자신의 뉴클리어 레이저나, 스톰브링어 검법, 용풍참 같은 스킬을 마스터에게 적중시킨다면 반드시 이길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정 안 되면 글러트니를 이용해서 먹어치우는 거야. 붙잡는 게 문제긴 하겠지만.’
하지만, 그걸 떠나서 위험하다는 게 문제였다.
‘일루미나티라는 단체가 세상을 뒤에서 지배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
얽힌 것 자체가 문제였다.
일단 얽혔으니 일루미나티의 거대한 세력과 적대관계가 되었다는 의미니까.
즉, 가족들이 다시 위험에 빠질 수도 있었다.
‘나도 너무 안일했어. 그 남자가 도망쳤을 때 나랑 우리 가족들에게 해코지할 수도 있었으니까. 분신들 몇 기 경호원으로 붙여놨다고 너무 방심하고 있었구나.’
물론 그 마스터란 남자에 대해서 정확히 몰랐으니까.
그저, 이전까지는 ‘미친놈이구나’ 정도가 그에 대한 상우의 감상이었다.
근데 이제 알게 되었으니 상황이 달라졌다.
“루카스 씨, 죄송하지만 칠죄종 모으는 일은 없던 일로 해야겠습니다.”
상우는 명료한 어조로 루카스에게 얘기했다.
그 말을 들은 루카스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흠… 역시 이렇게 되는군요. 사실 이래서 얘기를 안 했던 건데. 상우 씨가 겁을 먹을까 봐요.”
은연중 상우가 ‘약자’라는 듯한 뉘앙스의 대답이 돌아왔다.
상우는 그가 바라던 대로 계약 해지를 할 수 있게 된다는 듯한 대답을 듣게 되었지만, 반대로 은근히 기분이 나빴다.
“제가 겁을 먹는다고요?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신 거죠?”
톡 쏘아붙이는 상우.
루카스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야, 마스터란 남자는 엄청 강하거든요. 저도 한창 사업을 확장할 때 그를 만나봐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때 마주했던 그는… 저보다 강했습니다.”
루카스는 침중한 표정이 되었다.
하지만 상우는 좀 어이가 없었다.
“아니, 루카스 씨보다 강한 게 왜 저보다 강한 게 되죠? 루카스 씨가 저보다 강하다는 건가요?”
이미 기분이 상한 상우였기에 의문점을 바로 직구로 날리는 그였다.
루카스가 피식 웃었다.
“당연한 거 아닙니까? 저는 세계 제일의 그룹, 인라이튼의 회장입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오딘의 탑을 클리어했고요. 설마, 지금까지 보신 제 능력이 전부라고 착각하시는 건 아니겠죠?”
루카스가 차갑게 되물었다.
의외로 빈정거림이 섞인 차가운 그 모습에 상우는 안색이 굳었다.
‘하긴… 맨손으로 세계 제일의 그룹을 일궈낸 남자가, 마냥 착하지만은 않겠지. 그리고 숨겨 놓은 능력도 있을 거고.’
상우는 자신의 생각이 짧았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것.
이미 그와의 신뢰는 깨진 상태였다.
탐욕의 상징의 주인인 마스터란 인물에 대해서 정보를 숨긴 것, 그 자체만으로도 자신을 이용해 먹으려는 느낌이 강했으니까.
“그렇다 칩시다. 루카스 씨, 당신이 저보다 강하다고요. 하지만 말이죠. 자기보다 강한 상대를 남에게 떠넘기는 건 너무 염치없는 짓 아닌가요? 저는 루카스 씨 당신이 개인의 사리사욕보다는 인류를 위해서 행동하는 멋진 기업가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기꺼이 함께했었던 거구요. 그런데 제가 사람을 잘못 본 거 같네요.”
“그건 정말 미안합니다. 하지만 칠죄종을 모으자는 제안을 드린 것도 제 입장에선 굉장히 신중하게 결정한 일입니다. 제가 상우 씨를 믿지 못했다면, 그런 제안을 드렸겠습니까? 그리고 지금 제가 순간적으로 욱해서 말을 기분 나쁘게 했습니다. 미안합니다.”
그제야 자신이 실수했음을 인정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사과하는 루카스.
하지만 상우는 더 이상 그에게 마음이 없었다.
“뭐, 루카스 씨도 사람이니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신뢰가 무너진 이상 앞으로 함께 칠죄종 모으는 일을 하기는 어렵겠습니다. 이제 혼자서 모으셔야 될 거 같네요. 그럼 이만.”
“…상우 씨, 정말로 이대로 끝내실 겁….”
말을 마친 상우는 루카스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곧장 아공간을 열어 루카스와 대화 중이던 분신을 되돌려 보냈다.
분신과의 접속을 끝낸 상우는 침대에 누워 생각에 잠겼다.
‘역시 세상에 믿을만한 놈 하나 없구나. 그나저나, 루카스가 나보다 강하다고?’
물론 이제 자신이 루카스에게 질 거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가 어떤 힘을 숨겼든 간에 말이다.
그러나 루카스 같은 부와 권력, 명예를 지닌 강자와 다툰다는 건 그에게도 위험한 일.
그렇기에 그냥 관계를 정리하는 선에서 물러난 것이다.
‘진짜 한번 제대로 붙으면 흠씬 밟아줄 텐데. 아오, 주먹이 운다.’
그렇게 한창 상상 속에서 루카스를 패주던 상우.
그때 그의 스마트고글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발신자 표시 제한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전화였다.
‘누구지? 스팸인가.’
원래는 번호가 없거나 이상한 번호는 잘 받지 않던 상우.
그래서 무시하고 꺼버리려던 그는 문득 알 수 없는 예감에 생각을 바꾸어 전화를 연결했다.
“여보세요?”
-…정상우 씨?
그러자 들리는 귀에 익은 목소리.
하지만, 언어는 영어였다.
스마트고글에 떠오르는 번역기의 해석을 보면서 상우가 물었다.
“예. 맞습니다. 누구시죠?”
어디선가 들은 목소리였는데 기억이 잘 안 나서 상우가 재차 물었다.
-안녕하세요. 상우 씨. 저 애슐리예요.
“애슐리라… 어? 애슐리? 오라클이요?”
방금까지 루카스와 함께 통신했던 그 여자, 바로 오라클이었다.
-예. 맞아요.
“아, 어쩐지 목소리가 낯이 익더라니, 애슐리 씨였네요. 반갑습니다. 근데 어쩐 일로?”
물음과 함께 상우의 마음에도 의문이 피어올랐다.
‘전화번호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고 전화한 거지? 근데 나한테는 무슨 일로?’
그리고 애슐리는 그 의문을 바로 풀어주었다.
-상우 씨에게 드릴 말씀이 있어서 연락한 거예요. 전화번호는 제 능력으로 알아냈구요.
“아… 예. 이해했습니다. 근데 하실 말씀이 뭔가요? 말씀하세요.”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할게요. 루카스… 그 개자식과 같이 다니지 마세요.
그 말에 상우는 조금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무슨 초등학교도 아니고 누구랑 같이 다니지 말래… 크큭.’
살짝 웃음이 나오려는 걸 참으면서 상우가 다시 물었다.
“왜죠? 이유를 알고 싶네요.”
그 말에 애슐리가 기다렸다는 듯 말을 따다다다 쏟아냈다.
-왜냐하면 루카스 그 새끼는 개자식이거든요. 당신은 지금 속고 있는 거예요. 그 새끼가 저지른 짓을 알게 되면… 루카스를 좋아할 수가 없게 될 거예요. 아니, 반드시 싫어하게 되겠죠.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특히 ‘시스템’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미친 인간이니까.
“시스템이요?”
상우는 의문이 떠올랐다.
“루카스가 시스템으로 무얼 했는데요?”
-녀석의 행보를 보세요. 인라이튼 그룹을 세우고, 그가 무슨 사업을 벌였는지요.
그 말에 상우는 인라이튼 그룹의 행보를 떠올렸다.
“길드 사업은 당연히 하고 있고, 헌터 장비 사업이랑, 신소재 사업 정도만 제가 알고 있네요.”
-그거 말고 정부랑 하는 게 있잖아요. 바로, ‘각성 프로그램’이요.
“아, 맞네요. 각성 프로그램. 저도 그걸로 각성했는데.”
그제야 애슐리가 말하려던 게 무엇인지 알게 된 상우.
하지만, 그에겐 의문이 더해졌을 뿐이었다.
“근데 그게 왜요? 각성 프로그램이면 좋은 거 아닌가. 포탈 이용해서 안전하게 세상 사람들 다 각성시켜주잖아요.”
그렇다.
대격변 이후 사람들 사이에서는 간헐적으로 각성자가 탄생했다.
순전히 운이었는데, 멀쩡하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각성하고 했던 것.
이는 대격변으로 연결된 포탈을 통해서 대량의 마나가 유입되면서 각성하게 된 것일 거라고 학자들이 추측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각성자로 평범한 인간으로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웬걸?
어느 날 특정한 포탈을 넘게 되면 각성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정보가 풀리자마자 계획되고 시행된 ‘각성 프로그램’.
인라이튼 그룹에서 최초로 시도한 그것은, 포탈 너머에 안전지대를 설치하여 사람들을 안전하게 각성시킨다는 것이었다.
“포탈 넘어가서 부작용 생기는 거 아니야?”
“맞아. 외계 바이러스도 있다며.”
“그 안전지대가 얼마나 튼튼한데? 몬스터가 부수면 그냥 무너지는 거 아니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다.
이미 대격변을 겪었고, 몬스터에 대한 공포가 만연했기에 각성 프로그램의 안전성을 믿기 어려웠으니까.
“아무렴 어때. 난 비각성자로 각성자들 똥꼬나 빨아주려니 죽겠다. 차라리 죽더라도 각성하고 죽겠어.”
“맞아. 인생 한 방 아니겠냐? 짧고 굵게 가즈아~”
그런데 세상은 어디에나 용기 있는 선구자들이 있는 법.
소수의 용기 있는 자들의 도전으로 각성 프로그램의 진가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부작용 없다!”
“오히려 일반 각성자들보다 ‘시스템’이라는 특별한 능력이 더해진다!”
“시스템은 자신의 능력을 게임처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매력적인 능력이다!”
“시스템 유저로 각성하게 되면, 능력을 더 얻기 쉬워진다!”
그들은 각성 프로그램을 통해 안전하게 각성하게 되었고, 이후 헌터로서, 정부의 요원으로서 활동하게 되었다.
그들의 활약상이 알려지게 되면서 사람들은 점차 각성 프로그램을 찾게 되었고, 이제는 어엿한 필수 프로그램이 되었다.
‘나 역시 작년에 각성 프로그램 참여해서 각성했으니까.’
21년의 나이 동안 각성하지 못했던 상우마저도 각성시킨 각성 프로그램의 힘.
그리고 이후 상우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못생긴 돼지에서 훈훈한 근육질 남자로.
방구석 게임폐인에서 A급 헌터로 말이다.
‘아주 좋은 프로그램이지. 이런 걸 보면 루카스가 진짜 천재긴 한 거 같은데.’
오히려 그렇기에 상우는 루카스를 좋게 보았다.
하지만, 애슐리는 아니었나보다.
-역시 상우 씨도 그렇게 생각하는군요. 하지만, 당신이 이 ‘진실’을 알게 되도 마냥 루카스가 좋은 사람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느닷없이 진실을 들먹이는 애슐리.
상우가 물었다.
“그 진실이 뭡니까?”
그 말에 애슐리가 한숨을 푹 쉬더니 입을 열었다.
무척 진지한 어조였다.
-진실은… 루카스가 회귀자라는 거예요.
“회귀자요?”
상우는 회귀자라는 생소한 단어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회귀.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의미다.
‘회귀자라… 제자리로 돌아오는 사람? 아, 과거로 돌아왔다는 건가.’
그리고 상우의 예상이 맞았다.
-미래에서 과거로 왔다는 거죠. 즉, 루카스가 회귀자라는 건, 그가 미래를 알고 있다는 거예요.
“…에이 설마요.”
-역시 믿지 못하시는군요. 하지만 확실합니다. 저는 그의 정보를 볼 수 있으니까요.
애슐리의 능력은 해킹.
‘하긴 그녀의 능력이라면 루카스의 정보를 엿볼 수 있었을 거야. 그래서 알아낸 건가. 근데, 이 사람이 나한테 거짓말하는 걸 수도 있잖아. 아직 이 애슐리라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무작정 믿을 수야 없지.’
그냥 무작정 믿기에는 세상에는 워낙 나쁜 사람들이 많았고, 상우는 게임 폐인 당시 온라인 거래를 하면서 그런 케이스를 매우 많이 겪어왔다.
그렇기에 무조건 믿기보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먼저 하게 되었다.
“애슐리 씨의 말이 맞다고 쳐요. 그럼 증거가 있나요? 루카스가 회귀자라는 증거 말이에요.”
-증거라…. 물증은 없어요. 그렇지만, 심증은 확실하죠. 상우 씨, 당신은 루카스가 어떻게 인라이튼 그룹을 일궈냈는지 아시나요?
역으로 물어오는 애슐리.
상우는 당연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헌터가 되려는 사람들은 모두 루카스나 댄 빌레리안을 꿈꾸니까 당연히 알죠. 순간이동이라는 초특급 능력을 각성한 10대 소년 루카스가 성공한 헌터가 되어 자기만의 길드를 차리고, 결국 길드를 넘어서 다른 분야의 여러 기업들을 인수합병하여 인라이튼 그룹이라는 초거대 기업을 차렸다는 걸요.”
그 말에 스마트고글 너머로 애슐리가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죠. 알고 계시네요. 하지만 역시 자세히는 모르시는군요.
“그야, 제가 루카스의 팬도 아니니까 뭐….”
-상우 씨 말이 틀렸다는 건 아니에요. 루카스는 성공했고, 겉보기에는 아무런 탈 없이 승승장구한 것 같죠. 하지만, 상우 씨. 한 나라, 아니, 전 세계 1위의 기업을 불과 20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한 사람이 만들어낸다는 게 가능하다고 보세요? 그것도 헌터였던 사람이 갑자기 그 당시의 사람은 꿈도 꾸지 못했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서 ‘스마트폰’과 ‘스마트고글’ 같은 걸 만들어냈다는 걸요. 그가 IT 전문가였던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렇다.
상우가 지금 사용 중인 스마트고글이나 현재는 점차 사라져가는 추세인 스마트폰.
혜성처럼 나타난 첨단 기기인 그것들을 발표한 남자는 다름 아닌 루카스였다.
‘기억이 나. 헤리티지 본사에서 루카스가 제일 먼저 발표를 했었지.’
당시에는 대격변 이후 몇 년이 지나 사회 관계망이 간신히 회복되어 자리 잡아가고 있는 시점이었다.
그리고 그 당시 통신기기를 지배하던 건 90년대 후반에 막 나왔었던 폴더 폰.
거기에 마나공학을 결합한 새로운 시도의 여러 가지 형태의 핸드폰들이 등장하던 시점이었다.
다만, 대부분 조잡하거나 미약한 기능만을 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거대한 액정만 가득한 터치형 스마트폰이 등장한 거였다.
‘나도 어릴 때지만 기억이 난다. 세상은 혁신이 나타났다고 했어. 그리고 루카스가 대단한 천재라고 말이야.’
하지만 상우는 이제 그 비밀을 알고 있었다.
헤리티지에는 엄청난 천재가 있었으니까.
그래서 애슐리의 말에 상우가 반박했다.
“왜 루카스 혼자 개발했다고 생각하시죠? 헤리티지에는 특출난 천재가 있습니다.”
-알아요. 그 듀베르라는 이계인 말이죠?
이미 알고 있는 애슐리.
상우는 얘기하기 편해졌다는 듯 답했다.
“맞아요. 알고 계시는군요. 그럼 얘기하기 쉽겠네요. 듀베르는 엄청난 천재입니다. 무언가 만들어내고 개발하는 데 있어서 말이죠. 근데 애슐리 씨도 아시다시피 그는 다른 행성 사람입니다. 때문에 그는 전면에 나서기 어렵죠. 아마 스마트폰이나 스마트고글 같은 첨단 기기들은 듀베르 씨가 개발했을 거예요. 다만, 개발에 대한 발표만 루카스를 통해서 했을 거구요.”
그 말에 애슐리가 알겠다는 듯 긍정했다.
-뭐, 그럴 수도 있겠죠. 근데 상우 씨. 그럼 루카스는 어디서 정보를 얻어서 듀베르를 데려온 거죠? 타이베른 포탈의 위치는 어떻게 알아냈을까요? 그리고, 그 안에서 듀베르와 아리아라는 그 유능한 인재들은 어떻게 알고 데려왔을까요? 그런 건 생각 안 해보셨나요?
“…그건.”
그 말에 상우는 말문이 턱 막혔다.
-뭐, 루카스가 굉장히 운이 좋은 사람이어서 그렇다 쳐요. 하지만, 한 사람에게 그 많은 운이 계속된다는 게 이상하지 않아요?
“…뭐, 엄청난 사업운과 감각을 타고 났을 수도 있잖아요.”
반박하는 상우.
하지만 이제 상우의 목소리에는 자신감과 확신이 결여되어 있었다.
그도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있었으니까.
-그랬을 수도요. 하지만, 상우 씨. 눈을 열고 귀를 열어요. 루카스가 회귀자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앞으로 그의 행보를 지켜보다 보면 매우 이상하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애슐리는 상우 역시 루카스가 회귀자라는 걸 당연히 믿게 될 것이라는 듯 말했다.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잊었나요? 저는 ‘오라클’이에요. 상우 씨의 미래도 볼 수 있답니다.
물론 이번 건 애슐리의 거짓말이었다.
그녀는 이상하게도 상우의 미래는 볼 수 없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에요. 상우 씨가 위험한 루카스와 함께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죠. 그래서 전 상우 씨가 안타까워서 연락드린 거예요. 루카스는 상우 씨가 생각한 것만큼 착한 사람이 아니니까요.
그녀는 아직까지 상우와 루카스의 사이가 틀어졌다는 걸 잘 모르는 듯했다.
상우가 답했다.
“그거라면 이미 끝났습니다. 저도 앞으로는 루카스와 함께 일하지 않기로 얘기한 상황이라서요.”
-아… 그건 몰랐네요. 그래도 잘됐네요. 사실 이것까지 얘기해서 설득하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겠어요.
“무슨 얘기요?”
-루카스와 저의 거래요. 제가 마스터에 대한 정보를 루카스에게 주는 걸로 받을 대가… 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아, 그거요? 궁금하긴 했죠. 근데 뭐, 어차피 남의 일이라. 그래도 말해준다면 감사히 듣겠습니다.”
-이거 뭐 엎드려 절받기네요. 아무튼 원래 얘기해 주려던 거니까 얘기해 줄게요.
애슐리가 어이없다는 듯한 뉘앙스로 말을 이어갔다.
-제가 요구한 대가는 알카트라즈에 수감 중인 제 동료들을 풀어달라는 거였어요.
“동료요? 알카트라즈는 감옥 이름인가요?”
-예. 각성자들을 가둬두는, 미국에서 가장 위험하고 혹독한 교도소죠.
알카트라즈.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앞바다의 한 섬에 위치해 있는 이곳은, 대격변 이전부터 ‘탈출이 불가능하다’는 악명을 떨쳤던 교도소였다.
그랬던 그곳이 대격변 이후에는 거듭 개조를 거쳐서 각성자 출신의 범죄자들을 가둬두는 요새 형태의 교도소로 변한 것이다.
그곳에 수감된 재소자들은 남은 재소 기간과 상관없이 모두 생사가 불분명해졌는데, 사람들은 사실상 모든 각성자 출신의 범죄자들을 그곳에서 처형한다고 믿고 있었다.
-그곳에 갇히면 모두 죽는다고는 하지만, 사실이 아니에요. 교도소 내부의 CCTV를 확인한 결과, 그곳도 평범한 교도소거든요. 물론 보안이 굉장하긴 하지만요. 그리고, 전 그곳에서 제 동료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아하. 근데 동료라고 말씀하셨는데, 실례지만 어디 길드이신가요? 세계 헌터 협회 소속이신가.”
상우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 말에 애슐리가 낄낄거리며 웃었다.
-세계 헌터 협회라고요? 크크크큭, 아니에요. 그건 협회 요청이 있을 때마다 돈 받고 봐주는 거예요. 계약 관계랄까요.
“매번 재난 재해 예보해 주셔서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네. 그보다 제가 속한 단체는 한번 이름을 들어보셨을 거예요. ‘안티시스템’이라는 이름을요.
“아!”
안티시스템.
포탈의 던전 코어들을 테러하여 파괴하는 등, 포탈 자체를 없애자는 극단주의적 성향과 사상을 지닌 집단이었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테러집단으로 규정된 그곳.
그리고 상우는 그 이름을 알고 있었다.
이미 중국에서 한 번 제대로 마주친 적이 있으니까.
“알아요, 안티시스템. 던전 다 부수고 다니는 테러… 아무튼 그곳이잖아요.”
상우는 테러집단이라고 얘기하려다가 서둘러 말을 바꿨다.
-맞아요. 잘 아시네요. 하긴, 지난번에 우리 동료인 ‘손미’가 상우 씨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었어요. 예상치 못한 위기 때문에 던전 안에서 영원히 미아가 될 뻔했는데, 상우 씨가 구해줬다구요.
“아, 예. 뭐 그랬었죠.”
당시에 상우와 그의 사부 레이븐은 케이너스 길드와의 내기 계약을 끝내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 A급 몬스터 레이드에 나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레이븐과 적대관계에 있던 검성의 세력과 마주치게 되었고, 던전 포탈이 사라지기 직전에 손미를 데리고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정확히 말하자면 레이븐이 그녀를 수상하게 여겨서 일부러 끌고 나온 거긴 하지만.
‘분명 그림자 속에 숨어드는 능력을 사용하는 여자였는데. 다시 만나면 질투의 낙인 찍어서 능력 얻고 싶다.’
기승전 능력 뺏기로 이어지는 상우의 상념이 떠오르는 사이.
애슐리의 말이 이어졌다.
-아무튼 그때 일은 감사해요. 그나저나, 이야기가 딴 길로 샜네요. 다시 본론을 얘기하자면, 안티시스템의 우리 동료들이 현재 알카트로즈에 갇혀 있어요. 그리고 루카스는 이들을 넘겨주겠다고 약속했고, 들어주었죠.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아시나요?
그 말에 상우가 생각에 잠겼다.
‘루카스의 능력이 좋다는 걸 입증한 건가? 아니야,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겠지. 근데, 루카스는 어떻게 교도소에서 사람을 빼낸 거야. 정부의 협조를 얻어서 합법적으로? 아니면 불법적으로?’
그리고 그런 상우의 의문을 애슐리의 뒷말이 해결해주었다.
-루카스는 자신의 순간이동 능력을 이용해서 제 동료들을 알카트라즈에서 빼냈어요. 그리고 그들은 지금 제 안가에 있구요.
애슐리는 그 뒤에 말을 아꼈다.
하지만 그녀가 말을 하지 않아도 상우는 알 수가 있었다.
“그는 위법을 저질렀군요.”
-정답이에요.
그렇다.
루카스는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와는 청렴결백한 남자가 아니었던 것.
목적을 위해서라면 위법도 감수할 수 있는 남자였다.
‘어쩐지 뭔가 께름칙하더라니.’
최근에 친하게 지내기는 했지만 원래 상우는 루카스와 거리를 두고 있었다.
왠지 모를 그의 직감 때문.
그런데 애슐리의 말은 그런 그의 직감에 확신을 더해주었다.
-루카스가 수많은 계열사들을 인수합병하여 인라이튼 그룹을 만들면서 얼마나 많은 고난과 정적들이 있었을지 짐작이 가세요? 그는 그 모든 걸 이겨내고 최정상에 선 남자입니다. 그가 얼마나 냉정하고 잔혹할지 아무도 몰라요. 오직 그의 과거를 엿본 저만이 알 뿐이죠. 그조차도 그가 회귀하기 전의 모습은 볼 수 없지만 말이에요. 그리고….
애슐리는 말을 하다가 말고 침묵했다.
궁금해진 상우가 재촉했다.
“그리고요?”
-…루카스가 하는 모든 행동에 목적이 있다는 게 문제에요.
“목적이 뭡니까?”
힘과 부, 명예, 권력까지.
이미 이룰 대로 다 이룬 것 같은 루카스에게 아직도 도달해야 할 목적이 있단 말인가.
-목적은… 인류 구원이에요. 뭐, 좋게 말해서지만.
“인류구원이라… 뭐 루카스의 행동들을 보면 이해가 가네요. 근데 나쁘게 말하면요?”
-나쁘게 말하면, 그게 ‘광기’라는 거예요. 인류 전체를 미지의 존재에게 갖다 바치는 미친 짓이요.
“인류를 바친다고요? 그게 무슨 소리예요?”
인류 구원을 하려는 남자가 반대로 인류를 모두 제물로 삼으려 한다라?
상우는 어불성설인 애슐리의 말에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말 그대로예요. 상우 씨, 당신은 시스템 유저죠?
포탈을 넘어 강제로 각성하는 각성 푸로그램을 통하면 무조건 시스템 유저가 된다.
즉, 상우 역시 시스템을 사용하는 시스템 유저 각성자.
상우는 보이지는 않지만,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시스템 유저입니다. 그게 왜요?”
-저런… 왜냐하면 그 ‘시스템’이 문제거든요.
“시스템이요?”
-네. 그 이유는… 시스템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개인 소유물이니까요.
“시스템이 개인 소유물이라고요?”
놀란 상우.
하지만 애슐리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네. 그리고 루카스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시스템 유저로 만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마치… 그 시스템의 주인에게 모든 인류를 종속시키려는 것처럼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상우는 믿을 수가 없었다.
한 그룹의 회장임에도 불구하고 재난이 터지면 제일 먼저 달려오는 남자.
불의를 지나치지 못해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반드시 구해내는 정의로움.
가끔씩 차갑고 냉정한 모습을 보이지만, 보통 사람들보다는 훨씬 인간적으로 보였던 게 바로 루카스였으니까.
-물론 루카스의 정보들과 그의 지난 행적들, 그리고 시스템에 대해 제가 알아낸 것들로 제가 추측한 것뿐이에요. 아직 확실하지는 않죠. 하지만… 매우 신빙성이 높다는 게 제 예상이에요.
“…….”
시스템이 개인 소유물이라는 걸 알아낸 건 아마도 그녀의 능력인 해킹 때문일 터.
-제가 만든 안티시스템이라는 단체가 그런 이름을 달고 활동하는 건 바로 이 이유 때문이죠. 아직 목적은 알 수 없지만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시스템. 제 생각에는 지금은 달콤한 과실들만 안겨주면서 인류를 현혹하고 있지만, 때가 되면 본색을 드러낼 게 분명하니까요. 생각해보세요. 마친 신처럼 인체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시스템인데, 만약 그 소유자가 악의를 가지고 시스템 유저를 조종한다면? 인류는 한 개인의 소유물로 전락하고 말 거예요.
“그렇군요….”
세계 헌터 협회가 테러 단체로 규명한 안티시스템이 오라클이 만든 단체였다니.
게다가 단순히 테러 단체로 알고 있었던 안티시스템이 알고 보니 생각보다 원대한 목적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 대화를 통해 상우는 애슐리의 말을 전적으로 믿는 건 아니었지만, 자신의 좁았던 생각을 깨우치게 되었다.
‘역시 세상에는 마냥 착한 놈도, 마냥 나쁜 놈도 없어. 그 어떤 누구든 간에 저마다의 목적이 있어. 이해관계가 맞다면 아군이고, 아니라면 적이 되는 거겠지. 안티시스템 역시 마찬가지야. 그저 나쁜 목적을 지닌 사람들은 아니었구나. 그저 단지 그들에게 대세의 흐름이 따르지 못했을 뿐. 만약 시간이 흘러 포탈 파괴론에 힘이 실리고 루카스의 인라이튼 그룹의 힘이 약해진다면 안티시스템이 주류가 될 수도 있겠지.’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
그렇게 상우의 상념이 이어지는 사이.
애슐리는 대화의 종료를 알렸다.
-아무튼 상우 씨, 전 당신이 꽉 막힌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저, 아직 가진 정보가 부족할 뿐. 이제 어느 정도 진실을 알게 되었으니,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그리고… 굳이 저희 안티시스템과 뜻을 함께하자고 말하진 않겠어요. 대신 루카스에게 너무 휘둘리지 마시길. 무엇보다, 지금 인류를 비롯하여 지구 전체의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걸 알아두셨으면 해요. 루카스의 사상에 반대하는 저희 안티시스템이 있는 것처럼, 그의 사상에 동조하는, 아니 오히려 미쳐 있는 ‘블랙메시아’도 있으니까요. 그러니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마세요. 그럼 이만.
말을 마친 애슐리는 상우의 인사를 기다리지도 않고 곧장 통신을 종료했다.
한바탕 폭풍이 휘몰아치고 지나간 듯 정적만이 맴도는 방안.
상우의 머릿속은 복잡한 심경이 가득해졌다.
‘루카스… 시스템… 안티시스템… 거기에 블랙메시아라는 듣도 보도 못한 집단까지… 왠지 점차 큰판에 발을 들이민 느낌인데.’
그는 본능적으로 앞으로 자신의 처신을 결정해야 함을 깨달았다.
이미 좀 멀어진 감이 있지만 루카스와 함께할지.
아니면 자신들이 옳다고 주장하는 테러집단의 낙인이 찍힌 안티시스템과 함께 할지.
그것도 제외하고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은 채 지금처럼 개인 플레이로 다닐지 말이다.
잠시 고민하던 상우.
그리고 답은 이미 나와 있었다.
‘…괜히 편싸움에 끼어들어서 적을 만들 필요가 없지. 지금처럼 난 헌터로서, 사냥과 훈련이라는 내 할 일만 다 하면 되는 거야. 다만 루카스와는 거리를 둬야겠어. 안티시스템도 말이야. 무엇보다 시스템… 이건 어쩌냐.’
이미 상우의 능력의 대부분은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었다.
만약 애슐리, 오라클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언제라도 상우의 모든 능력이 물거품처럼 사라질지도 모르는 상황.
심하면 상우 자신이 시스템에 의해 죽을지도 몰랐다.
즉, 이런 위험한 상태이니 상우가 해야 할 건 정해졌다.
‘…시스템 의존도를 낮춰야 해.’
상우의 눈이 침중해졌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