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245)
루카스는 우현의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블레스의 능력이라면 부활이 가능할 터.
“아, 알겠습니다.”
루카스는 곧장 통신을 시도했다.
블레스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
하나 전 지구인의 절반이 우주공간으로 날아갔다가 되돌아왔는데 상황이 정상일 리가 없었다.
초조하고 당황한 기색의 루카스.
그를 보며 우현이 말했다.
“블레스 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희랑 같이 있었어요. 한국에요.”
“그렇습니까?”
한국에 있었다니.
그렇다면 위치는 한정된다.
루카스는 곧장 한국으로 순간이동했다.
팟-
폐허가 된 서울.
재건하던 건물들은 흔적도 없이 무너진 상태였다.
끔찍한 상황에서 루카스는 막막함을 느꼈다.
‘어디부터 찾는단 말인가.’
하나, 루카스는 블레스의 존재를 금방 찾아낼 수 있었다.
푸화아아아아아아아아-
저 멀리서 보이는 하늘에서 내리꽂히는 선명한 황금색 빛의 기둥.
블레스의 성천포였다.
그걸 보자마자 루카스는 순간이동했다.
팟-
도착해보니 블레스는 죽은 사람들을 쌓아놓고 성천포를 시전 중이었다.
항상 나른하던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꽤나 집중하고 있는 모습.
그리고 성천포 속에 있던 시체들은 하나둘 깨어나기 시작했다.
죽었다 살아나자 어리둥절해하는 사람들.
모두를 살리고 나서야 성천포가 끝났다.
블레스가 힘이 드는지 땀을 닦을 때 루카스가 다가갔다.
“블레스 씨.”
“루카스?”
루카스를 본 블레스의 얼굴에 반가움이 서렸다.
이 난리통 속에서 본 아는 얼굴.
하지만, 이내 다시 어두워졌다.
세계의 종말이라 느껴질 만큼 끔찍하고 암울한 상황이란 걸 다시금 상기하였기에.
그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되었기에 루카스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나 우울해할 틈도 없었다.
그는 곧장 블레스의 팔을 잡았다.
“블레스 씨, 실례합니다.”
“어?”
뭐라 말하려는 그와 함께 순간이동한 루카스.
팟-
나타난 곳은 상우와 레오가르도가 있는 곳이었다.
아직까지도 슬픔에 잠긴 그곳.
루카스가 블레스를 데리고 그들을 향했다.
블레스를 발견한 우현이 소리쳤다.
“블레스 씨!”
안도감과 기쁨, 두려움이 섞인 얼굴.
그리고 블레스는 현장에 나타나자마자 모든 상황을 단숨에 깨달았다.
“이거 실화인가. 정상우가 죽었다고? 레오가르도도?”
극강의 강자들이 죽었다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상세 역시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살릴 수 있겠습니까.”
“흠, 저런 강자들을 살려본 경험이 없어서. 그래도 될 거 같은데.”
블레스의 입에서 나온 긍정적인 대답.
모두의 얼굴에서 희망이 번져갈 때쯤.
블레스는 말없이 손을 뻗었다.
[성천포]
다시 예의 그 빛의 기둥이 하늘에서 내리꽂혔다.
상우와 레오가르도를 직격하는 빛.
그러자 그들의 끔찍한 부상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살아나는가!’
루카스가 조마조마하게 바라볼 무렵.
마침내 모든 상처가 사라지고.
부릅뜬 상우의 눈에서 서서히 생기가 서렸다.
그러더니.
꿈뻑-
몇 차례 눈을 깜빡인 상우는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오빠!”
“상우야!”
되살아난 상우를 보며 모두가 뛰어들고.
영문도 모른 채 가족들과 지인들을 품에 안던 상우는 그제야 정신을 완전히 찾았다.
자신이 죽었었다는 걸.
그리고 지금 부활했다는 것을.
“…살았다.”
온몸을 더듬어보던 상우는 이내 한 사람에게 눈을 맞췄다.
바로 김우현이었다.
눈물을 폭포수처럼 흘리는 우현을 꼭 안아주며 상우는 속삭였다.
“고마워. 내가 말한 대로 해줘서.”
“흑흑… 다행이야. 정말로 죽은 줄 알고… 흑흑.”
그렇다.
상우가 아공간에서 우주공간으로 붙잡혀나갈 때.
그는 불길한 마음에 우현에게 한마디 언질을 해뒀다.
자신이 잘못되면 블레스를 찾으라고.
거기에 사자의 서를 챙겨두라고.
그리고 우현은 그 말을 잘 따라준 것이다.
‘블레스만으로도 부활이 되었네. 다행이다.’
블레스마저 죽었다면 부활할 방법이 없었을 터.
그랬다면 아직 비밀에 휩싸인 사자의 서, 아니, 생명의 서를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했을지도 몰랐다.
“그래도 잘 풀렸잖아. 잘했어.”
“흑흑….”
“울지마.”
상우가 우현이를 다독이는 동안.
옆에 있던 레오가르도 역시 몸을 일으킨 상태였다.
그 역시 잠시 상황파악을 못했는지 어리둥절한 모습.
그러다 문득 루카스와 눈이 마주쳤다.
“루카스.”
“레오… 아니, 레오가르도 씨.”
과거의 연을 떠올려 친숙하게 부르려던 루카스는 이내 고쳐 불렀다.
슬픔으로 가득했던 가슴은 이내 되살아난 친구의 모습에 찡해진 상태.
그답지 않게 눈시울을 붉힌 상태였다.
그런 루카스를 잠시 말없이 보던 레오가르도가 중얼거렸다.
“고맙다. 당신도.”
블레스에게도 감사인사를 전했다.
잠시 멀뚱히 서서 재회의 기쁨을 나누는 현장을 지켜보던 블레스는 머리를 긁적였다.
“오글거리는 건 싫어서. 루카스, 일은 끝난 거 같은데 다시 돌려보내 주지 않겠나. 살려야 할 사람이 넘쳐나거든.”
“예, 알겠습니다.”
루카스가 블레스를 데려다주고.
어느새 완전히 일어난 상우는 자신의 몸을 점검 중이었다.
“상태창.”
습관처럼 불러낸 상태창.
하지만,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상태창? 상태창.”
역시나 묵묵부답.
상우는 불길함을 느꼈다.
‘분신술.’
항상 생각하면 나타나던 분신.
분신 역시 나타나지 않았다.
그 외에 다른 모든 스킬도 생각만으로 발동하지 않았다.
‘…설마.’
그러다 문득 깨닫는 바가 있어서 체내의 마나에 집중한 상우.
마나는 마치 누가 가져가기라도 한 듯 텅 비어 있었다.
‘시스템 관리자… 그놈 짓인가.’
자신을 죽이면서 마나를 가져간 것 같았다.
아쉬움도 잠시.
상우는 주변 대기의 마나를 느끼며 내부로 끌어들였다.
지금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고 외부라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저만치에 사라졌다.
그러면서 곧장 익숙한 경로로 마나를 순환시켰다.
바로 스톰코어 마나엔진이었다.
그러자 별도의 시스템 메시지 없이 체내를 휘돌던 마나가 바람의 기운을 띄며 명치 어림에서 스톰코어를 생성했다.
‘된다.’
자신감이 생긴 상우.
그는 이제 이 상황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아마도 자신은 죽으면서 모든 마나를 시스템 관리자에게 빼앗겼을 터.
게다가 그 과정에서 시스템 역시 사라진 걸로 보였다.
때문에 시스템에 의존하던 스킬들 대부분을 사용할 수 없게 된 상우.
‘하지만 오히려 좋다.’
그러나 상우는 이게 기회라고 느꼈다.
시스템에 가입되어 있었다는 건 사실상 시스템 관리자, 리버에게 목숨을 맡겨둔 꼴.
그런데 죽음으로 이 시스템을 벗겨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됐다!”
그토록 고민하던 제약을 벗어던졌다는 생각에 상우가 소리쳤다.
그런 상우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지인들.
마치 쟤가 죽었다 살아나서 이상해졌나 하는 눈빛이었다.
그걸 아랑곳하지 않고 상우는 생각했다.
헌터가 된 이후로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함께 했던 시스템.
이제 시스템의 도움 없이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이 삶을 살아가야 한다.
두려움과 두근거림이 함께 했다.
‘그래도 할 수 있어.’
그동안의 경험들이 그를 지금에 있게 했으니.
“그럼 다시 시작해볼까.”
그러기 위해서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를 다시 불러내야 했다.
바로 분신술.
상우는 눈을 감았다.
그러자 곧장 자기 내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마치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고요한 상태로 빠진 상우.
그는 수천, 수만 번을 반복했던, 그 익숙한 경로로 마나를 움직였다.
그러면서 떠올렸다.
새롭게 나타날 자기 자신.
자신의 분신分身을.
스으으으윽-
그러자 그의 몸을 휘돈 미량의 마나가 체내에서 빠져나가더니 허공에 뭉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막대한 마나를 빨아들여 하나의 신체를 구성해나갔다.
상우가 익히 아는 익숙한 모습.
바로 그의 분신이었다.
완벽히 똑같이 만들어진 분신은 가슴에 구멍 난 전투슈트까지 그대로 똑같이 구현된 상태였다.
그리고 녀석은 입을 열었다.
“반갑다.”
“반갑다, 나도.”
분신이자 상우.
상우이자 분신.
그들은 이제 완연한 하나였다.
분신의 기억과 경험이 이전처럼 오버마인드 스킬을 통해 통제되는 게 아니었다.
그저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느껴졌다.
분신이 보는 시야, 바람의 촉감, 주변 소리가 상우 자신이 느끼는 것처럼 생생했다.
그런 그 분신을 보면서 상우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동안 시스템이 억눌러왔던 분신의 제약.
그 제약마저도 이제 풀려났다고.
그리고 그 사실은 분신도 동시에 깨달았다.
두 상우는 서로 보며 웃었다.
그러곤 곧장 분신술을 시전했다.
믿음이 확고해서였을까.
그토록 시전하기 힘들었던 분신술은 이제 마음먹은 대로 사용이 되었다.
스으으으윽-
스으으으윽-
상우가 분신을 소환하고.
분신이 또 다른 분신을 소환했다.
분신이 분신술을 사용할 수 없다는 그 제약이 사라진 것.
단숨에 4명의 상우가 한 자리에 나타났다.
엄청난 변화.
이게 얼마나 놀라운 변화인지 주변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상우의 분신술에 대해 잘 몰랐으니까.
하지만 항상 함께하던 우현, 그리고 옆에서 몸을 점검하던 레오가르도.
둘은 그의 분신술이 대단함을 한 번에 깨달았다.
‘분신이 분신술을 사용했다고?’
특히 레오가르도.
그는 저게 얼마나 사기적인지 알기에 입을 떡 벌렸다.
그리고 그의 예상은 현실화되었다.
분신이 분신을 소환하고.
새로 생겨난 분신이 또 분신을 소환하고.
그렇게 기하급수적으로 분신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4기.
아니 4명의 상우.
그랬던 그가 8명, 16명, 32명, 64명… 끝도 없이 불어났다.
100명은 순식간에 넘어가고.
1,000명도 순식간에 넘어갔다.
분신이 만들어지면서 그 분신을 만들기 위해 온 사방에서 마나가 요동쳤다.
“뭐, 뭐야.”
“…이거 무슨 상우공포증이냐. 개무서워.”
지인들 중 절친인 경도가 중얼거리는 사이.
상우는 생겨난 분신들을 이용해 사라진 자신의 힘을 복구하는 데 총력을 맞췄다.
모든 분신들이 스톰코어 마나엔진을 사용하고.
그들이 흡수한 방대한 마나가 지구, 아니, 우주 저 너머에서 날아왔다.
마치 태풍이 일어난 것처럼 요동치는 마나.
동시에 이제 수천 명으로 불어난 상우는 동시에 생각을 시작했다.
‘금강불괴는 다행히 유지 상태.’
‘바디체인지도 유지되었고.’
‘근데 능력치는 시스템이 제거되면서 하락했군.’
‘스탯을 올리자.’
‘체내를 마나로 코팅하자.’
‘아니야. 마나 코팅이 아니라 아예 마나로 채워버리자.’
‘그러면 한계가 있잖아.’
‘마나를 압축하면 돼.’
……
집단 지성의 힘으로 순식간에 최적의 결론을 도출하고.
그의 신체 스펙이 순식간에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
시스템이 있을 땐 능력치 1만이 한계였던 그의 능력.
제약이 풀리니 그의 신체는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져 갔다.
거기에.
‘아공간은 어떻게 사용했더라?’
‘공간참의 감각을 떠올려보자.’
‘공간의 감각이 뭐였지.’
‘마나의 흐름을 기억하자.’
‘이거였나.’
……
‘이거다.’
아공간 스킬을 재현해내고.
‘블링크를 어떻게 사용했지?’
‘시야로 보이는 곳에 공간의 홀을 연결한다.’
‘공간의 홀은 어떻게 만들었지?’
……
‘마나로 공간의 홀을 뚫는다.’
……
‘그 홀과 내 자신의 위치를 잇는다.’
……
‘그렇게 공간을 접어 순간이동한다.’
……
수천 명의 분신이 동시에 사고하며 블링크 스킬의 원리를 단숨에 해체, 분석해냈다.
원리를 파악한 분신이 시스템 없이 블링크에 성공하자,
파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밧-
모든 분신들이 경험을 공유하여 블링크에 성공했다.
완벽하게 블링크를 마스터한 상우.
시스템의 도움 없이 펼치는 블링크였기에 이제 횟수 제약마저도 사라졌다.
게다가 그사이에도 분신은 계속 늘어나는 중이었다
수만 명.
수십만 명.
수백만 명.
수천만 명.
수억 명.
수십억 명.
온 지구가 바글바글하게 느껴질 만큼 ‘상우들’이 많아졌다.
이제 지구의 지표면 전체에 상우가 안 보이는 곳이 없을 정도.
그 모든 상우는 각자 사고하고, 동시에 사고하고, 전체로 사고했다.
그야말로 완벽한 집단 지성.
그들은 순식간에 무너진 건물을 파헤쳐 사람들을 구하고.
회복 스킬들로 사람을 살렸으며,
‘성력은 어떻게 사용하지.’
‘성스러운 힘. 마나가 아닌 새로운 힘이다.’
‘생명의 기운과 흡사.’
‘이 기운을 따로 사용하는 게 가능한가.’
‘새롭게 성력을 모으자.’
……
블레스의 성력마저도 구현에 성공해냈다.
그 성력의 기운으로 죽음에 가까운 사람들마저도 살려내는 상우들.
죽은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은 살아나기도 했다.
거기서 더 나아가 블레스처럼 성천포를 사용하거나, 비밀에 휩싸인 생명의 서를 이용하여 사람들을 부활시키려는 상우.
그가 성천포와 생명의 서에 대해 연구하며 파고들 때였다.
그때 상우의 분신들 중 하나에게 루카스가 나타났다.
“…상우 씨? 이게 무슨….”
그는 순전히 궁금해서 물으러 온 것이었다.
온 사방이 상우였다.
지상 뿐만 아니라 공중까지.
그 상우들은 순식간에 사람들을 구해내고, 재건작업을 시작했다.
일전에 모든 사람들이 달려들었을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
동시에 분신들이 계속 늘어나면서 압도적인 마나의 폭풍들이 사방을 휘몰아쳤다.
그 폭풍을 막는 게 더 힘이 들 정도.
그런 마나의 폭풍을 일부 분신들이 배리어를 길게 늘여서 펼쳐서 막아내는 중이었다.
게다가 이 상우들 하나하나의 힘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었다.
-루카스.
상우가 루카스를 불렀다.
음성에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힘.
마치 인간이 아닌 거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를 보는 상우의 시선.
그의 시선엔 애증이 교차하고 있었다.
-저를 살려준 건 고맙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말꼬리.
루카스는 본능적으로 불안을 느꼈다.
-당신은 시스템 관리자의 개였습니까.
“그건….”
-사정이 있겠지요. 근데 이제 당신을 그냥 둘 순 없겠군요.
그 말에 위험을 느낀 루카스.
그가 곧장 사라졌다.
팟-
하지만.
파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밧-
수천, 수만의 상우들이 그의 뒤를 뒤쫓았다.
루카스는 광속의 느려진 시간 속에서 문득 공포를 느꼈다.
‘어, 어디로.’
다시 순간이동을 실행하였지만.
역시나 그곳에도 상우들 천지였다.
그가 나타나는 곳마다 상우들 뿐.
더 이상 지구에서 그가 도망갈 곳은 보이지 않았다.
온 사방이 ‘상우들’로 덮여 있었기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