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17)
우혁과 제작진이 토토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과 토토가 유기견보호센터로 돌아가면 안락사 당할 거라는 말을 듣고 우혁이 아내와 통화를 하는 모습, 그리고 통화 후 토토를 입양하겠다고 결정하는 장면이 편집을 통해 방송되었다.
[언터커버 보스> 촬영이 끝나고 카메라맨들이 촬영을 멈춘 뒤에도 사무실에 설치되어 있던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데이빗이 방송을 보고 나서 우혁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 몰래카메라 5단계까지 통과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인데, 광고 출연료 전액을 보육원에 기부하는 걸 보고 시청자들이 깜짝 놀란 거지. 촬영이 끝나고도 추가 촬영이 계속되고 있었거든. 토토 입양 이야기가 나오는데 뭉클하더라. 아버지, 그거 보고 눈물을 글썽이셨어. 유기견보호센터에서 안락사 직전에 있는 유기견 한 마리를 입양하자는 말씀도 하시네.
[언더커버 보스>가 방송된 지 이틀이 지나자 한국에서도 그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했다.“형형! 우혁 형! 지금 소속사 난리 난 거 알아?”
백곰이 우혁에게 달려오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중근 장군> 촬영장 휴식 시간이었다.“왜?”
우혁은 소속사 ‘나무’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줄 알았다.
얼마 전 안창현 대표에서 정의찬 대표로 바뀌는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형하고 인터뷰하고 싶다고 난리래. 신문사, 방송사···. 난리 났어.”
[언더커버 보스> 촬영이 끝나고 연락처를 주고받을 때 우혁은 제작진에게 소속사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그날 주인공이었던 LA 공항 CEO 알렉산더 마틴과는 개인 전화번호를 주고받았지만 제작진에게 개인 번호를 알려줄 수는 없었다.
“난 또···.”
“난 또? 별 거 아니라는 것처럼 말하네. 이미 알고 있었던 거야?”
“회사는 별일 없는 거지?”
“회사 걱정할 때가 아니라니까. 미국에 갔을 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면서? 프로그램 제목이 뭐더라?”
“[언더커버 보스>.”
“그래 그거. 정의찬 대표님이 통화 좀 하고 싶으시대. 여유 있을 때 전화하신다고 하는데, 지금 통화할 수 있다고 전화 드릴까?”
“그래.”
백곰이 정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지금 통화 괜찮다고 합니다. 전화 바꿔드릴게요.”
백곰이 전화기를 우혁에게 건네주었다.
“전화 바꿨습니다.”
– 촬영 중에 전화드려서 죄송합니다. 급하게 상의드릴 게 있어서요.
“예, 말씀하세요.”
– 미국 언론들에서 우혁 씨하고 인터뷰하고 싶다고 성화입니다. [언더커버 보스>에 출연하셨다면서요? 인터넷을 통해서 확인해 보니까 미국에서 엄청난 반향이 있었던 것 같더라구요. 인터뷰 요청은 어떻게 할까요?
“인터뷰하러 미국까지 들어갈 수는 없구요. 만약 한국에 와서 인터뷰를 하겠다는 곳이 있다면 응하는 게 도리겠죠.”
– 제 예상대로 말씀하시네요. 그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럼 그렇게 조치하겠습니다.
정 대표와 통화를 마치고 두 시간 뒤 휴식 시간에 정 대표가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 한국에 들어와서 인터뷰하겠다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닌데요! 난감하게 되었습니다. 어쩌지요? 미국에서 인터뷰 하나 따러 한국까지 오겠다니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네요.
정 대표의 목소리에 당황스러움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렇기는 우혁도 마찬가지였다.
몰래카메라에 등장한 사람에게 이토록 많은 관심을 가진다는 게 놀라웠다.
한국이라면 우혁이 꽤 알려져 있지만 미국에서는 우혁을 아는 사람이 얼마 되지 않았다.
한국 드라마를 보는 한인들이나 한인 교포들 정도가 알고 있을 뿐이다.
[언더커버 보스>에 출연한 일의 반향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거대한 파도를 마주한 기분.
두려움에 떨다간 볼썽사나운 꼴로 파도에 얻어맞고 나가떨어져 물만 실컷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두려움을 버리고 파도를 잘만 이용한다면?
멋진 서핑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비슷한 상황을 많이 겪었다.
도망가기보다는 당당하게 맞설 것.
도망가다가 뒤통수를 맞는 것보다 앞에서 맞는 게 덜 아프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게 급선무.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기로 한 마당이니 배우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절호의 찬스였다.
“인지도 높은 언론 세 군데만 선별해 주십시오. 선별할 때 매체는 중복되지 않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역 안배도 고려해 주시고요. LA 지역은 포함하는 게 좋겠지요.”
인터뷰 요청이 들어온다고 남발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 잘 알겠습니다. 세 군데 결정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 [길 밖의 새>, [마른 풀잎의 노래> 제작사 필름박스의 김 실장이 전화를 걸어왔다.
– 배우님! 좀 전에 배급사에서 연락이 왔는데요, [마른 풀잎의 노래>, [길 밖의 새>를 미국에서 수입하겠다고 했답니다.
“기쁜 소식이군요.”
두 작품 모두 미국 수출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길 밖의 새>를 LA 한인회 주최 상영 행사를 했을 뿐이다. [마른 풀잎의 노래>는 한국에서 누적 관객수 약 600만을 기록하고 극장에서 내렸다. [마른 풀잎의 노래> 배급사 시네마오피스가 끊임없이 해외 시장을 노크해 왔다.2주일 전 대만에서 개봉을 했고,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들었다.
아시아 시장에서 대만은 바로미터다. 대만에서 잘되면 중화권에도 잘되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 개봉하는 홍콩, 말레이시아 등도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와 스위스, 이탈리아, 독일 등에도 수출이 되었다.
“총 몇 개국에 수출되었죠?”
– 총 50개국에 팔렸습니다.
최근 개봉되는 한국 영화 중에는 100개국에 팔리는 영화도 적지 않다.
해외 시장 중에서는 중화권이 가장 크고 그 다음이 미국이다.
그에 따라 [마른 풀잎의 노래> 배급사 시네마오피스는 중화권 다음으로 미국 수출에 많은 공을 들였다.
중화권은 그런 대로 수출 성과가 있었으나 미국 수출은 감감 무소식이었다.
크게 공을 들이지 않았고, 기대하지 않았던 유럽 쪽에서 수출이 많이 이루어졌다.
미국에서 비관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끝내 미국 개봉은 물 건너갔다고 포기했는데 수입 요청이 들어온 것이다.
– 미국 전역 30여 개 극장에서 개봉할 것 같습니다.
미국 언론의 인터뷰에 좀 더 적극적으로 응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필요하다면 미국에 가서라도.
“30여 개면 나쁘지 않군요.”
– 그럼요. 미국에서 개봉된 한국 영화 중에서 상영관이 50개가 넘는 경우가 많지 않거든요.
[디워>가 2,200여 개, [설국열차> 350여 개, [괴물> 100여 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70여 개, [암살> 30여 개 정도이다.흥행 수익은 [디워>가 1000만 달러를 넘겼을 뿐이고, [설국열차> 450만 달러, [괴물> 220만 달러,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240만 달러, [암살> 190만 달러 정도였다.
100만 달러 이상 흥행을 올린 한국 영화는 채 20편이 되지 않을 정도로 그 성적은 저조하다.
– 좋은 소식 하나 더 알려 드리자면, [마른 풀잎의 노래> 온라인 매출 10억 기록했다고 합니다.
IPTV와 디지털케이블 등 VOD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2주일 만이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굳이 극장에 가지 않고 집에서 다운받아 보는 관객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였다.
시네마오피스는 그 추세를 읽고 [마른 풀잎의 노래>를 극장에서 내리자마자 VOD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른 풀잎의 노래> 투자자인 우혁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극장 매출 450억 정도 올렸다.
매출의 45%인 약 200억은 영화관과 배급사에, 부가가치세 45억, 영화발전기금 13억 5천 만 원을 비롯해 제작사 몫, 감독과 출연 배우, 스텝들 포상금, 위안부 재단 기부 20억 등을 제한 150억 정도가 우혁의 세전 수익으로 잡혔다.
5억을 투자하고 150억의 수익을 올렸으니 엄청난 수익을 올린 셈이다.
VOD 수입과 해외 수입까지 더하게 된다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게 될 것 같다.
하지만 우혁은 이전과 조금도 달라진 것 없이 생활했다.
돈 냄새를 맡은 이들이 파리 꼬이듯 꼬였다.
별별 사업과 투자 제안, 기부 요구가 들어왔다.
우혁은 모두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다 듣지도 않고 돌려보냈다.
그나마 얘기라도 들어주는 것은 영화 투자 제안.
제작사인 필름박스를 비롯해 인연이 없는 제작사들까지 연락을 해왔다.
그러나 역시 거절.
당분간은 영화에 투자할 생각이 없었다.
영화 투자의 첫 번째 전제 조건은 우혁이 출연하는 영화여야 한다는 것이다.
타란티노 감독과 스톤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기로 계약이 되어 있고, 그 영화 촬영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
그 이후에 차기작을 고를 텐데 그 영화에 투자할지 하지 않을지는 모른다.
출연하는 영화라고 해서 모두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우혁은 영화 투자로 수익을 내기는 했으나 영화 투자자로 살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배우가 되고 싶을 뿐이다.
누군가에게 작은 즐거움과 감동, 기쁨, 행복을 줄 수 있는 배우.
***
미국 언론 매체의 인터뷰 요청 중에는 [언더커버 보스> 제작진도 있었다.
우혁이 출연했던 LA 공항 CEO편이 워낙 인기가 높자 후일담을 소개하기로 한 것이다.
우혁은 가장 먼저 그 인터뷰에 응했다.
인터뷰에 응한 지 사흘 만에 제작진들이 찾아왔다.
토토를 만나고 싶다고 해서 양평집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다.
우혁이 5단계를 통과하고 상금을 기부한 것보다 토토를 입양한 것이 미국 시청자들에게는 훨씬 큰 감동을 주었고 토토가 입양된 뒤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 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던 것이다.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 온 리포터는 몰래카메라 촬영 당시 지갑을 잃어버리는 연기를 했던 로라 터너였다.
촬영 기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공항에서 인사를 나눌 때부터 카메라맨이 따라붙어 계속해서 촬영을 했다.
공항에서 양평집으로 이동하면서 제작진과 로라의 얘기를 통해 우혁이 미국에서 얼마나 유명한 사람이 되었는지 들을 수 있었다.
제작진은 우혁과 토토에게 온 수많은 격려 편지와 선물들을 우혁에게 건네주었다.
편지에는 토토에 대한 걱정과 염려가 가득했다.
그 편지들을 읽자 가슴이 따뜻해졌다.
우혁은 그 편지들 중에서 몇 개를 로라에게 읽어 주었다.
편지를 듣고 로라가 눈시울을 붉혔다.
양평집에 도착해 토토를 발견했을 때 차분하던 로라의 목소리가 하이 톤으로 바뀌었다.
“토토!”
LA 공항 촬영이 끝났을 때에도 로라는 토토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었다.
우혁이 토토를 입양하겠다고 했을 때 눈물까지 글썽이며 가장 큰 박수를 친 사람이기도 했다.
그것이 방송에 그대로 나갔고, 리포터로 따라오게 된 것도 방송에게 보인 리액션 때문이었다.
“네가 보고 싶었단다.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 시청자 여러분! 얘가 토토예요. 기억나시죠? LA 공항 CEO편에 방송될 당시에는 패딩을 입었지만 몹시 깡말랐었는데 지금 좀 보세요. 살이 통통하게 올랐어요. 너무 사랑스럽네요.”
리포터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널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니? 넌 미국인의 스타란다. 토토! 어디 가니? 토토는 제가 마음에 들지 않나 봐요. 자꾸 저쪽으로 가네요.”
“저쪽 방에 토토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그게 누군가요?”
“제 딸입니다.”
“따님을 좀 데리고 나오면 안 될까요. 그래야 토토가 여기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러시죠.”
우혁은 안방으로 들어가 민서를 안고 나왔다.
토토는 민서를 졸졸졸 따라 다녔다.
민서는 낯선 사람을 보자 두려운 표정을 지었다.
리포터가 가까이 다가가자 그예 울음을 터트렸다.
“어머! 제가 아기를 울렸어요.”
“걱정 마세요. 토토가 울음을 그치게 할 거니까요.”
토토도 민서를 따라 하울링을 했다.
토토가 하울링을 하자 민서가 울음을 그쳤다.
“정말 아기가 울음을 멈추었네요. 토토가 울음을 그치게 한 건가요?”
“딸아이가 울면 토토가 하울링을 합니다. 그러면 민서가 곧 울음을 그치죠.”
“신기하네요.”
“신기한 이야기 하나 더 들려드릴까요?”
“예!”
“저의 어머니와 아내가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다가 눈물을 흘리면 토토가 옆에 다가와서 위로를 해줍니다.”
어머니와 아내는 [환생 부부>를 보면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자 토토가 옆으로 다가와 어머니와 아내를 빤히 쳐다보기도 하고 몸을 비빈다는 얘기를 들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으나 실제로 그 모습을 보고는 믿지 않을 수 없었다.
“궁금하시면 눈물을 흘려 보세요. 가짜로 울면 토토가 위로하지 않아요.”
“좋아요. 그럼 슬픈 생각을 하면서 울어 불게요. 사실 얼마 전에 제가 키우던 고양이가 세상을 떠났거든요. 그 아이만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요. 6년이나 함께 살아서 정이 많이 들었죠. 어머! 토토가 나를 쳐다봐요! 토토야, 네가 날 위로하는 거니? 그런 거야? 세
상에! 사랑스럽기도 하지! 토토, 안아 봐도 될까요?”
리포터가 눈물을 글썽이며 우혁에게 물었다.
“토토도 당신에게 안아 달라고 하네요.”
“이리 온 아가야!”
리포터가 토토를 조심스럽게 안았다.
그러자 토토가 마침 리포터의 뺨을 타고 흐르던 눈물을 핥았다.
카메라맨이 그 모습을 조용히 찍었다.
“당신이 아니었으면 우리가 토토를 만날 수 없었을 거예요. 고맙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당신이 이렇게 사랑스러운 토토를 구해 주셨어요.”
리포터가 우혁을 바라보며 감사의 말을 했다.
[ 엄청난 반향 > 끝ⓒ 길밖의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