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mythical shepherd slave RAW novel - Chapter 278
역시나.
아직도, 신들이 보기에는 충분치 않다.
···지금껏 꽤 많은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장수하는 신들이 움직이지 않았다면, 어느 한편이 완전한 승리를 보여주기 전까진 올림포스의 침묵이 유지되리라.
프리아모스는 다시 고개를 돌린다.
“파리스, 청야전술은 어떻게 되어가느냐?”
“이 이상으로 이어가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델로스 섬의 공주들이 아무리 분주히 일하더라도 이 이상 마을과 도시를 불태운다면 시민들의 분노가 우리를 향해 역류할 것입니다.”
“···.”
적들에 대한 압박도 지금 이상으로 수위를 높이기 어렵다.
많은 마을들을 부수고, 우물마다 독을 타며, 병력을 끌어모았지만 이제는 한계다.
불멸하는 신들은 관조하고, 필멸하는 인간들은 더 움직일 수 없다.
그렇다면.
“헥토르.”
이제 적들이 어찌 움직일 것인가?
수많은 적들을 베었던 프리아모스의 양팔도 이제는 힘을 잃었다. 그는 더 이상 전사가 아니다. 전장의 바람을 읽기에 그는 너무 늙었다.
그래서 그는 그가 아는 가장 훌륭한 전사에게 물었다.
“너는 어찌 보느냐?”
그 말에, 헥토르는 답했다.
“적들은 이제 뒤돌아보지 않을 터입니다. 등 뒤에 남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적들은 마지막 일전을 위해 달려올 것입니다. 쏟아낼 수 있는 모든 힘을, 한 점에 쏟아내리라 생각합니다.”
***
“아니되오.”
테네도스의 왕 테네스는 메넬라오스의 말에 식은땀을 흘리며 항변한다.
“절대로 아니되오. 그런 짓을 벌였다가는 테네도스가 멸망할 것이오. 그게 무슨 말이란 말이오? 고기잡이 배든 뭐든 모두 동원한다니? 노 저을 수 있는 사람은 죄다 끌고 오라니?
나는 연합군의 일원이기 이전에 테네도스 섬의 왕이오. 시민들에게 어떻게 그런 헛소리를··· 납득시키···라는···.”
“···.”
“···.”
테네도스는 이내 말을 멈춘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의 시선이 그를 향해 무겁게 내리꽂힌다. 침묵 속에서 순전한 위압갑이 그를 감싼다.
다, 다른 이들은? 네스토르, 디오메데스는 메넬라오스의 파벌이니 둘째 치더라도 그럼 아킬레우스나 오디세우스는···.
“키크노스의 아들 테네스.”
테네스가 시선만으로 간절히 애원해오자, 오디세우스가 답한다.
“그대는 분명 그대의 동맹이었던 트로이아를 배반하고 우리와 함께 서기로 결심하였소. 그렇지 않소?”
“···그건.”
“그대의 아버지인 콜로나이의 지배자 키크노스는 프리아모스에게 충성과 우애를 맹세했지. 그대는 그대의 아버지조차 배신하고 우리의 곁에 붙었소.”
“···.”
테네스에게 할 말은 많았다. 그 아버지가 자신을 추방한 뒤로 절연했었다는 이야기부터, 트로이아의 세력이 커지면 테네도스의 자치는 어떻게 되겠냐는 이야기까지.
그러나 그는 한 마디도 꺼내지 못했다.
“그대는 테네도스의 시민들의 총의를 모아 우리 편에 섰소. 선택은 이미 한참 전에 끝났소.”
“하지만···”
“테네도스는.”
오디세우스가 그의 말을 끊어내며 가볍게 탁자를 내리친다.
“아카이아 연합군의 패배와 함께 멸망할 것이오. 그것이 그대와 그대의 시민들이 결정한 바요.”
“···.”
“아니면, 더 빠른 방식의 멸망을 겪게 될 수도 있겠지.”
그 말과 함께 아킬레우스가 그에게 한 발짝 다가선다. 테네스는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친다.
‘더 빠른 방식의 멸망’.
아카이아 연합군을 위해 모든 시민들의 목숨과 재산을 ‘자발적으로’ 내놓거나, 여기서 버티다 저 아킬레우스의 칼에 맞아 죽고 ‘강제로’ 그리하거나.
“선택하시오, 테네도스의 왕이여.”
이, 이딴 건 선택이 아니다. 무의미한 삶과 마찬가지로 무의미한 죽음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란 말인가? 이건 강요다.
테네스는 이 순간, 아카이아의 편에 선 것을 후회했다. 트로이아를 배신한 데 대해 뼛속 깊숙이까지 후회햇다.
끝장이다. 이 전쟁이 어떻게 끝나든 테네도스는 끝장이다.
그는 몸을 떨며 주위를 돌아보다가··· 수십 명의 군주들이 오직 그만을 노려보는 살풍경한 광경을 돌아보다가··· 고개를 떨군다.
그 모습을 모두 지켜본 메넬라오스는 오디세우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넨 뒤 무감정하게 말한다.
“테네스 왕께서 우리의 계획에 동참해주기로 하셨습니다. 오늘부로 테네도스의 모든 배는 징발될 것이고, 모든 장정은 우리 군에 편입될 것입니다.
소년부터 노인까지, 전부.”
계획은 간단했다.
“적의 해군과 대규모로 맞닥뜨리면 분명 피해가 심각할 겁니다.
피해는 감수합니다.”
“···.”
“···.”
“이 섬에 정박한 모든 배가 군량과 군사를 싣고 일제히 움직입니다. 그리고, 상륙한 뒤로는 곧장 트로이아를 향해 진군합니다.
적들이 트로이아의 성벽 안에 숨으면 트로이아의 모든 동맹시들을 불태워버리고, 적들이 맞서온다면 규모로 밀어붙일 겁니다. 어떻게든 적들이 보이면 전부 죽입니다.”
단순하고, 명쾌한 논리다.
수로 압도한다.
힘으로 누른다.
희생은 감수한다.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수천 명이 죽을 계획이다.
그리고 끝났을 때는 얼마나 죽어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시민들의 목숨, 얻어낼 전리품 등등··· 그 모든 것에 대해 신경을 끄지 않고서야 생각할 수 없는 계획이다. 계획이라 하기 어려울 정도로 투박하다.
“이제부터는 오직 승리만을 노립니다.”
마치 모닥불을 향해 홀린 듯 달려드는 나방처럼, 사막을 떠돌다 신기루를 향해 뛰어드는 갈증난 조난자처럼, 단 한 가지 목표만을 바라보지 않고서야.
하지만 괜찮다. 승리하기만 하면 된다.
“불멸하는 신들께서 말씀하신 바대로, 승리 이후에는 제국이 있을 뿐입니다.”
위대한 제국.
신들이 보증하는 패권.
“그것이 트로이아인들의 제국이 되는 일이 없도록 하지요.”
자루 속의 운명 (1)
“이제 되었다. 다들 돌아가보거라.”
“알겠습니다, 아버지.”
“일단 저는 신전에 가서 아폴론 님께 제사를 지내고 있겠습니다.”
“···그래. 아, 헥토르.”
프리아모스의 부름에 헥토르가 돌아서던 발걸음을 멈춰선다.
“예, 아버지.”
“너는··· 잠시 남거라.”
“무슨 일이십니까?”
“예전에 네게 주려 했던 가죽자루에 새끼 사자가 들어있더구나. 그래서 주려다 말았다.”
“그게 무슨···.”
프리아모스에게 반문하려던 헥토르는 뭔가를 알아채고 아버지의 눈치를 살핀다.
자루(πήρα).
프리아모스의 시선이 아주 짧은 찰나, 파리스(Πάρις)를 향했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것을 확인한다.
다행히 파리스는 아무런 이상도 느끼지 못했다. 헬레노스와 잡담을 나누며 방을 나서고 있다.
“헥토르 형님? 아버지와 대화 끝나시고 나중에 저와 잡혀있던 사냥 약속 잊지 마십시오!”
헥토르는 긴장하여 파리스에게 제대로 된 대답도 건네지 못한다. 아버지의 말은 계속 이어진다.
“···그 사자가 어느덧 크게 자랐다. 착한 녀석이다. 사람을 물지도 않고 풀과 열매로 연명해왔다.”
-쿵.
문이 닫힌다.
두 왕자의 발걸음 소리가 멀어진다. 프리아모스와 헥토르는 자신들 외의 다른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기다린다.
침묵을 지키며.
그리고 마침내 방 안에 완전한 적막이 찾아왔을 때 프리아모스는 입을 열었다.
“아들아.”
“···예, 아버지.”
“내가 무얼 얘기하려 하는지 알고 있느냐?”
“파리스의 이야기입니까?”
“그래.”
저녁이다.
태양이 길고 비스듬한 빛살을 지상으로 한가닥씩 흘려보낸다. 마치 아폴론의 금발처럼 눈부시게 붉은 빛살을.
궁전의 벽과 기둥이 모두 붉은빛과 주황빛으로 물들어간다. 어느덧 땅거미가 지는 서쪽을 향해 기나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프리아모스의 노신(老身) 역시 그러했다. 그의 몸은 이 궁전의 일부 같았다. 아니, 그보다는 차라리 심장에 가깝다고 해야겠다.
그의 대에 무너지고, 그의 대에 재건된 이 왕궁의 가장 중요한 기둥은 바로 프리아모스 그 자신이었다.
“···내 자랑스러운 아들.”
프리아모스가 헥토르에게 한 발짝 한 발짝 걸음을 옮긴다.
“너는 나를 가장 많이 닮은 아들이다. 그러니, 네게 몇 가지를 묻고 싶구나.”
프리아모스의 걸음이 멈춘다. 헥토르가 올려다보니 아버지의 얼굴에는 깊은 어둠이 서려 있다.
“우선.”
프리아모스의 발걸음이 헥토르의 앞에서 멈춘다.
“네가 말하길, 이제 적들이 마지막 일전을 준비할 것이라 했지.”
“···그렇습니다.
아마 확실할 겁니다.”
***
“결국 트로이아를 쳐야 합니다.”
테네스 왕은 완전히 자포자기했는지 회의할 때 알현실에 나왔다가, 다시 잠들러 돌아가는 생활만을 지속한다.
자연히 테네도스의 왕궁은 아카이아 연합군들의 차지가 되었다.
메넬라오스 역시 디오메데스를 이끌고 어느 화려한 방을 차지한 뒤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것도, 단숨에 몰아쳐야 합니다.”
“함락까지 시일이 오래 걸릴 텐데. 우리 중에 헤라클레스의 현신이 있는 게 아니라면야.”
“물론 그렇겠지요. 하지만 일단 포위까지만 한다 하더라도 주위의 아직 무너지지 않은 다른 도시들을 약탈하면서 움직일 수 있을 겁니다.”
“흠···.”
일단 트로이아의 포위와 공성전을 막으려 적들이 마중 나온다면?
규모와 힘으로 야전에서 무너뜨리면 그만이다.
만일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트로이아 인근을 비우고 틀어박힌다면?
그 주위에서 약탈을 벌이고, 그마저도 안 되면 농사라도 지으면서 견디면 되리라.
트로이아는 트로이아 진영의 심장이다.
트로이아와 프리아모스 왕을 중심으로 적들은 뭉쳐 있으니 그 구심점을 부수면 천천히 와해될 수밖에 없다.
아카이아 연합군만 하지는 않겠지만 저들도 그리 결속력이 강하지 않다. 트로이아를 포기하면 프리아모스의 강대한 권위 역시 삽시간에 무너지리라.
“적들도 트로이아를 무슨 수를 써서든 사수하려 할 것입니다. 어떻게든 결전이 이뤄질 것입니다.”
트로이아가 포위된 동안 다르다노스 정도만 이탈해줘도 나쁘지 않을 텐데···.
“이번 원정으로 적들을 섬멸하고, 트로이아의 왕과 그 혈족들을 죽이며, 반대파들을 일소합니다.”
“···.”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안다. 모두들 알고 있으니까 이 말도 안 되는 작전에 동의했지.
“···맙소사, 헤라클레스가 했던 일을 반복해야 한다니.”
결국 신들이 쌓은 성벽을 포위해야 한다. 어쩌면, 그 성벽을 뚫고 프리아모스를 죽여야 한다.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그러면 전쟁은 끝이다.
***
“아버지, 적들은 최대한 빠르게 우리를 꺾으려 들 겁니다.”
아카이아의 해적들에게는 여력이 없다.
무한한 식량도 없고, 거기서 나오던 시간도 없다.
거듭된 패전은 전의를 깎아먹었을 테니 더는 전력을 갉아먹으며 기다릴 수 없다.
“허면 곧장 트로이아를 노리겠구나.”
“아마 그렇겠지요. 적들은 트로이아가 무너지면 우리의 대오가 분열되리라 생각할 테니 말입니다.”
다르다노스와 안탄드로스가 패권을 주장하고 있으니, 주도권을 쥔 트로이아만 흔들리면 곧장 분열이 시작될 것이다. 프리아모스와 파리스가 대립하고, 그리고 안키세스가···
그게 일반적인 권력 투쟁이 굴러가는 방식이다. 아카이아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럼, 지금 파리스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으냐? 이 전황에 대해서 말이다.”
“···.”
헥토르는 지난 나날들 동안 보아왔던 동생에 대해 생각한다.
기이한 지식들이 많으며, 뭔가 기묘하고, 교활하고, 임기응변에 능한 군주. 겉으로 보기는 그렇다.
하지만 그를 움직이는 동기는 단순하다. 놀라우리만치 순진하다.
“아마 트로이아를 수호하려 애쓰고 있겠지요.”
***
“프리아모스 님이랑 얘기는 잘 됐어?”
“대강. 상황 정리는 됐으니 우리끼리 얘기를 시작하자.”
이 전쟁에서, 적의 목적을 몇 가지 추려보자.
트로이아를 꺾어 에게 해의 패권을 쥐는 게 연합군 전체의 1차적인 목적.
내부의 여러 세력들에게는 예언의 ‘제국’을 만들 힘을 쥐는 게 2차적인 목적이라 볼 수 있겠다.
거기에 더해 약탈물에 대한 이런저런 기대감이 경제적인 동인이 되어주고 말이다.
아무튼 저 목적을 이룰 길은 크게 두 가지다.
1.트로이아의 영역을 짓밟고, 트로이아의 위신을 추락시킨다.
2.그게 안 되면 트로이아를 부순다.
일단 1번 목표는 이미 물건너갔다. 왜냐?
살라미스 해전, 트라팔가르 해전, 미드웨이 해전, 한산도 해전···이 일어나기 수백, 수천 년 전에 인류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해전을 보여줬으니까.
···‘인류 역사상 가장’이 맞나? 아무튼 맞겠지.
아직 고조선도 건국되기 전인데 내가 마음대로 붙여도 웬만하면 다 인류 최초다. 아마 내가 지금 미쳐서 빙글빙글 돌면서 춤춰도 인류 최초의 브레이크 댄스로 등재되리라.
아무튼 안탄드로스 인근으로 상륙해들어온 필록테테스의 군대 역시 격퇴했다. 그렇게 해서 굵직한 승리만 벌써 두 번이다.
이미 트로이아의 위상은 높아질 대로 높아졌지 추락하지는 않았다. 아카이아인들에게는 다른 수가 없다.
결국 그들이 당장 추구할 수 있을 전략 목표는 2번.
트로이아의 함락.
···쉽지는 않을 것이다. 원전에서도 10년씩이나 걸렸으니. 물론 9년 동안 주위를 휩쓸고 마지막 1년 정도만 트로이아 공략에 쏟았다는 설도 있지만.
그래도 시도해올 것이다.
아마 온몸으로 부딪혀 올 수밖에 없겠지.
트로이아 진영의 구심점이 사라지면 트로이아의 세력이 분해될 테니까.
“그러면 일단 이 도시를 방어할 만한 작전을 짜봐야겠는데?”
“맞아. 일단 내가 적들이 어떻게 상륙해올지 이런저런 경우를 생각해볼 테니까. 그에 맞춰서 어떻게 적들을 막아낼지 좀 따져봐 줄래?”
“흠··· 트로이아로 올 때 반드시 거쳐야 할 길목이 있을 거야. 그런 곳들을 중심으로 추려볼게.”
나와 이노, 우리 둘은 그렇게 작전 회의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트로이아를 지켜야 한다.
반드시.
***
“아버지, 트로이아라는 구심점이 지금의 동맹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헥토르의 말은 언뜻 듣기에 당연했다. 트로이아는 왕도(王都)니까, 그를 중심으로 세력이 뭉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거기에는 속뜻이 있다.
“안탄드로스와 다르다노스의 군주가 트로이아에 순종하기 때문입니다.”
안탄드로스의 부와 다르다노스의 혈통.
이 두 기둥이 트로이아에서 만나 트로이아를 떠받친다.
파리스와 안키세스가 트로이아와 프리아모스의 권위에 순종하기에, 트로이아를 중심으로 패권이 유지될 수 있엇다.
그리고 그 패권에 이끌린 프리기아, 미시아, 아마존이 동맹으로 참전했다.
그렇기에 트로이아가 무너지면··· 누가 이 동맹의 머리가 될지부터 다시 따져야 한다.
“우리의 적들은 그 과정에서 분열이 일어나리라 생각하겠지. 그럼, 파리스는?”
“분열은 생각조차 않고 있을 겁니다. 트로이아의 권위가 떨어지는 상황이 온다면, 그게 곧 패배라고 생각하고 있겠죠.”
“역시···.”
헥토르의 보고를 들은 프리아모스는 입꼬리를 들어올리며 잔잔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도 결국 같은 곳에 다다르는구나. 생각이 갇혀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헥토르는 프리아모스의 말에서 날선 긴장감을 느낀다.
미소와 함께 휘어진 눈썹, 그 아래의 눈동자 속에서 고뇌가 소용돌이친다. 무언가 중대한 결정을 내리려는 이들이 흔히 그러하듯.
“우리의 적들은 트로이아의 권위가 떨어지면 우리 가족이 순식간에 서로를 적대하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트로이아가 무너지면 우리가 패배할 거라고 생각한다.”
아버지의 손가락이 궁전의 차가운 돌벽을 훑는다.
위와 아래가 다른 재질이다. 헤라클레스의 침공 이전과,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