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super-class hunter with 10 times the experience RAW novel - Chapter 147
147화 타인의 재능(3)
콰과과과—!
공중에 떠오른 마기의 구체는 탄환이 되어 사방으로 발사되었다. 숲으로 떨어진 마기는 강력한 폭발을 일으켰다.
“크아악!”
“마기가 말을 안들어······!”
“인간이 어떻게 우리의 마기를 다루는 거냐!”
막대한 피해를 입은 권속들이 소리쳤다. 그들은 적지 않게 당황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내가 마기를 사용하고 있으니까.
마력과 마기는 다르다.
마력은 인간과 여타 종족이 사용하는 자연스런 신비의 힘이다.
반면, 마기는 마족들만이 다루는 어둡고 불길한 힘이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그 성질은 완전히 다르다.
그럼에도 나는 마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었다.
『 특수 스킬 ‘마기 조종 Lv.12’를 발휘합니다. 』
내가 다크엘프 무민이 가지고 있던 재능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녀의 ‘마기 조종’은 이제 내 것이다.
‘이번 게이트에 한해서라는 조건이 붙지만.’
권속들이 쏘아낸 마기가 다시 그들에게로 되돌아갔다. 이해하기 힘든 상황에 헌터들도 주춤대고 있었다.
그러나 상황을 완벽하게 파악한 이가 있었다.
“지금이 기회다! 다들 망설이지 말고 공격해!”
과거 배신자 김상욱이었다. 과연 눈치 하나는 기가 막히게 빠르다.
“그래, 다 죽여버려!”
“마족의 부하들이다! 가자!”
“틈을 주지마!”
오성의 실질적인 리더의 명령이 떨어지자, 오성 길드원들은 망설이지 않고 마족에게 달려들었다.
촤아악! 콰앙!
그들의 기세에 권속들이 밀려나고 있었다. 사방을 포위하듯 에워쌌던 녀석들의 진형이 점차 붕괴되어 간다.
오성의 길드원들도 S급 헌터다. 실력은 밀리지 않는다.
“인간인 네 녀석이 어째서 마기를 다룰 수 있는 거냐······.”
내 앞의 이름 모를 전사가 대검을 들어 올렸다. 그의 몸 위로 검은 마기가 피어오른다.
다른 이들의 마기와 달리 그 수준이 높다.
“글쎄.”
그 답은 간단하다.
마기의 특징 중 하나인 ‘마기 지배’ 때문이다.
그건 정령 간섭보다 훨씬 난폭한 법칙이다.
강자의 마기가 약자의 마기를 압도한다.
제약과 각종 능력이 넘쳐나는 마족들.
그들의 사회가 힘의 논리 아래에 구성되는 가장 큰 이유였다.
‘미래에서 배워온 초마력회로의 덕도 톡톡히 보는군.’
『 유니크 스킬 ‘초마력회로 Lv.11’을 발휘합니다. 』
『 마력을 마기로 전환합니다. 마기 효율이 증가합니다. 』
초마도파괴광선을 사용할 때와 마찬가지다.
내가 가진 마력은 마기가 된다.
콰아앙!
권속의 대검과 내 역전의 검이 부딪혔다. 그러나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
‘가볍군.’
『 ‘칭호 – 환상계의 영웅’의 효과가 발휘됩니다. 』
『 환상계에서 모든 능력치가 250% 상승합니다. 』
내 능력치는 한계돌파 덕분에 기존의 S급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거기에 2.5배의 능력치 상승이 이뤄졌으니.
권속 정도로는 날 막을 수 없다.
콰앙!
가볍게 검을 휘두르자, 이름 모를 권속이 뒤로 크게 밀려났다. 붙잡혀 있다가 도망친 권속 메민이 소리쳤다.
“뭐하는 거야?! 대적자고 뭐고 죽여버려!”
“시끄럽다······.”
대답하는 그의 이마에서 땀방울 하나가 흘러내렸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윤서현이 앞으로 나왔다.
『 동료 윤서현이 ‘공간 속박 Lv.5’를 발휘합니다. 』
촤르륵!
허공에서 솟아난 보랏빛 사슬이 권속을 향해 쏘아졌다.
“이따위 잔재주······!”
그는 땅을 박차고 뛰어 올랐다.
완벽하게 사슬이 빗나갔다고 생각한 순간.
우웅!
사슬은 공간을 꿰뚫고 권속의 옆에서 나타났다.
“뭣?!”
촤르르륵!
다섯 개의 사슬이 권속을 완전히 칭칭 동여 맸다. 허공에서 속방 당한 권속은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
쿠웅.
“좋네요.”
“이 정도야 간단하죠.”
그녀의 성장세도 무시 못할 수준이 되었다. 능력을 다루는 게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었다.
“이런······. 저 녀석이 저렇게 쉽게 당했다고······? 도망쳐야겠다.”
다크 엘프 메민이 황급히 뒤를 돌아가려는 순간.
뻐억!
기척을 죽인 채 숨어 있던 진세아가 돌려차기를 먹였다. 턱을 정통으로 맞은 메민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후후, 어때요. 내 실력?”
진세아가 나를 바라봤다. 마지못해 엄지를 들어 올려줬다.
진세아는 아직 ‘절대은밀기동’을 개화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저런 수준의 은신이 가능하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군.’
진세아도 일취월장했다. 최후의 10인의 성장이 더욱 가속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그러면 나머지 잔당도 처치하죠!”
신이 난 진세아가 단검을 들고 달려나갔다.
* * *
한 번 기세를 잡자 권속들은 빠르게 정리되었다.
마기라는 강력한 무기를 봉인 당한 시점에서 그들은 우리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살아남은 권속들은 전부 도망쳤다.
다크 엘프 메민은 다시 붙잡혔다.
“인간 놈들······. 나약의 마족님이 두렵지 않은가?”
“시끄러워. 너희들은 뭐, 인질 같은 개념도 없을 거 아니야? 죽고 싶으면 계속 그렇게 지껄여 보시던지.”
“윽······.”
김상욱의 험악한 눈빛에 메민이 입을 다물었다.
“뭐, 쓸모는 있을 것 같으니 데려가죠. 함정 같은 게 있으면 이 녀석을 던져 넣으면 될테니까.”
“역시 김상욱. 적이 아니라 다행이라니까.”
“난 볼 때마다 악당 같다고 느낀다고.”
오성 길드원들도 그런 생각에 동조했다. 오성에 들어간지 얼마 되지도 않았을텐데, 나름대로의 인정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점은 김상욱의 수완이 좋다고 해야겠지.
“잠시 위쪽을 확인하고 오겠습니다. 오르티마.”
내 말에 오르티마가 와이번으로 변했다.
“우와, 이거 뭡니까?”
“마수를 길들이신겁니까?”
“역시 소문의 용병······.”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전투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기 때문일 거다.
“말했잖아, 대단한 사람이라고.”
대놓고 듣기엔 낯간지러운 말이다.
그런 수군거림을 들으며.
나는 녀석의 등 뒤에 올라탔다.
그때 김상욱이 앞으로 나섰다.
“저도 타도 되겠습니까? 전체적인 상황을 보고 싶어서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래도 묻고 싶은 게 있었다.
“나도 탈래요!”
“너는 여기서 기다려. 엘리스, 진세아 못 도망가게 꽉 잡아.”
“알겠습니다!”
화아악!
와이번에 타고 단숨에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나무의 키를 넘어, 하늘 높이 올라오니 대삼림의 모습이 한 눈에 보인다.
이곳 저곳으로 뻗어져 있는 강줄기와 우거진 나무들로 가득한 숲.
브라질의 아마존이 이런 느낌이었던가.
고오오—.
그 중심이 되는 지점에 거대한 마기가 모여 있다.
마치 살아 있는 심장처럼 꿈틀 거리고 있다.
마기 조종을 익히기 전에는 보이지 않던 구체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불길함을 너머 흉악함이 느껴진다.
시험삼아 마기를 움직이려 시도했지만, 꿈쩍도 않는다.
‘저기에 나약의 마족이 있겠군.’
강력한 주술이 마기를 옭아매고 있다. 그게 아니더라도, 내게 상위 마족의 마기 지배를 넘어설만한 힘은 없다.
“후우······.”
와이번의 옆에 타고 있던 김상욱이 한숨을 내뱉었다. 바람에 그의 검은 머리가 흩날린다.
“드디어 말할 시간이 생겼네.”
그는 머리를 쓸어 넘겼다.
“지한님이 센스가 있으셔서 망정입니다. 김민수한테 일거수일투족을 전부 보고하는 노예가 한 마리있거든요.”
대마법사 김민수.
그는 인류의 배신자다.
최후의 최후까지 그 사실을 들키지 않았을 정도니 철두철미할 것 같았다.
“그런거였군.”
“아직까지는 완벽한 신임은 못 받았나 봅니다. 그 자식이 마족과 관련이 있는 건 확실하지만, 누군지까지는 모르겠습니다.”
김상욱은 머리를 긁적였다.
“좋네. 이번 공략에 대해선 별 말 없었나?”
“예, 권속을 하나 잡아 오라기는 했는데. 딱 거기까지입니다.”
그래서 다크 엘프를 사로 잡은 건가.
처음부터 죽일 생각은 없었던 모양.
왜 다른 마족의 권속을 잡아오라고 한거지?
그 점에 대해선 모르겠다. 바뀐 미래에서도 김민수의 행적은 모호했다.
그가 마왕의 수하가 되었다는 점만 명확할 뿐.
“그래,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물론입니다. 이 빌어먹을 마족 놈들 우리 세계에서 몰아내야하지 않겠습니까.”
잠시 아래를 내려다보던 김상욱이 말했다.
“근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뭐가.”
“정체를 들켰지 않습니까.”
“이제 상관없어.”
“하기야, 깜짝 놀랐습니다. 도대체 뭡니까. 마기를 다루고, 그 화살 그건 또 뭡니까. 진짜······. 저한테만 알려주시죠.”
“싫어.”
“거 참 너무하시네.”
이후로 김상욱에게서 몇 가지의 정보를 추가로 들을 수 있었다. 그는 틀림없이 훌륭한 스파이다.
화아악—!
와이번은 다시 바닥으로 내려왔다. 김상욱을 향해 오성 길드원들이 모여들었다.
“어땠습니까?”
“공략 속도를 좀 더 내야할 것 같던데. 마족놈이 중심부에서 뭔가 꾸미고 있었어.”
“하아, 쉽지 않겠네요.”
공중에서보니 여러가지가 명확해졌다.
마기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흩어져 있던 권속들이 중심부로 모여드는 움직임이 보였다.
‘나약의 마족도 방침을 바꾼 거겠지.’
내 힘을 대략이나마 확인했을테니 합당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권속들을 무의미하게 소모시키는 것보단 마지막을 대비한다는 판단.
‘그게 우리에겐 오히려 도움이 된다.’
권속들이란 방해물이 사라진 지금.
우리는 제단을 향해서 빠르게 나아갈 수 있었다.
간혹 대삼림의 마수들이 무리를 지어 우리를 습격했지만.
“낑, 끼잉!”
“깨갱······.”
내가 내뿜는 강력한 마기 앞에서 꼬리를 말고 도망쳤다. 이곳의 마수들은 대부분 광폭화 되어 있었다.
이쪽뿐만 아니라, 다른 길드들도 탐색이 순조로울 거다. 권속들이 중심부로 도망쳤기에 그들을 막을 건 없었다.
“최상위 S급 게이트라는 게 안 믿길 정도로 쉽네.”
“문제는 환상의 마족 같은 놈이 하나 더 있다는 거지.”
“아직도 그때 생각만하면 몸서리가 쳐져.”
이틀째되는 날 아침.
우리는 정화의 제단 앞에 도착했다.
“찾았다!”
오성의 헌터들이 질서정연하게 주위를 경계하며 다가갔다. 그때 속박된 다크 엘프 메민이 소리쳤다.
“배고프다! 밥을 내놔라.”
“뭐야, 그건 무슨 신호인가?”
헌터들이 일제히 정지하며 주위를 두리번 거렸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뭐가 있기는 했던 모양이다. 암호 같은 거였겠지.
다만, 권속들은 전부 중심부로 도망쳤다.
그걸 몰랐던 메민이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니까······. 배고프다고······.”
“이 녀석은 무시하고, 불이나 피우자고.”
우거진 수풀을 치워내자, 검은색 돌로 이뤄진 제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중심에는 신비한 기운을 품은 목재가 자리잡고 있었다.
화르륵!
길드원 중 하나가 화염 마법을 사용해 제단에 불을 붙였다. 불은 붉은 색이 아니라 새하얀 색으로 불타올랐다.
『 첫번째 제단의 불을 밝혔습니다. ( 1 / 3 ) 』
『 정화의 불길이 사악한 기운을 몰아냅니다. 』
파아아—!
제단 위로 새하얀 빛의 기둥이 샘솟아 올랐다.
“이제 우리 할 일은 끝났으니까, 다른 장소에서 불을 붙이길 기다리면 되겠네. 잠시 휴식.”
얼마지나지 않아 두번째 제단에서도 빛 기둥이 솟아올랐다.
『 두번째 제단의 불을 밝혔습니다. ( 2 / 3 ) 』
“이제 하나 남았네요.”
“다들 실력있는 길드니까. 남은 하나도 금방 되겠네요.”
나는 배낭에서 식재료를 꺼내 간단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식빵 사이에 채소와 햄을 끼운 단순한 샌드위치다.
『 스킬 ‘중급 요리 Lv.11’을 발휘합니다. 』
하지만 내 마력과 스킬이 깃들어 그 맛은 차원이 다를 거다.
“맛있어요!”
“오, 오빠, 여기에 뭘 넣은거에요?”
샌드위치의 한 귀퉁이를 베어문 진세아가 빵을 열었다 닫았다 살펴본다.
“이 요리 솜씨는 너무 대단한데요······.”
윤서현 헌터도 감탄하며 샌드위치를 먹는다.
만들기 어렵지 않았기에 나는 오성 사람들에게 나누어줬다.
나약의 마족과 싸우기 전에 만반의 준비를 해둬야 했다.
“느, 능력치가 오르는데요?”
“맛도 최곱니다. 이지한 헌터님을 오성에 영입해야 하는 거 아닌가.”
“길드장님한테 바로 건의해. 이건 중대사항이다.”
다들 분위기가 좋다.
“배고프다고 했었지. 먹어라.”
나는 기둥에 묶여 있는 다크엘프 메민에게도 샌드위치를 물려줬다.
“허억······?”
충격받은 표정의 메민이 나를 뚫어져라 바라본다.
모두가 식사를 마칠 때 즈음.
샤아아—!
저 멀리에서 새하얀 빛 기둥이 터져나왔다.
“오오, 드디어.”
『 세번째 제단의 불을 밝혔습니다. ( 3 / 3 ) 』
『 모든 제단에 정화의 불이 타오릅니다. 』
세 개의 빛의 기둥이 하나로 이어졌다. 하늘에서 바라보면 삼각형의 모습을 하고 있을 거다.
그리고 그 중심부.
대낮임에도 눈부시게 밝은 빛의 기둥이 솟아올랐다.
마기가 모여 있는 장소이자, 나약의 마족이 우리를 기다리는 장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 출발하죠.”
나는 내 한계돌파 퀘스트 창을 다시 한 번 띄웠다.
– 목표 : 프로젝트 ‘아포칼립스’ 저지
– 클리어 보상 : ???
드디어 이 퀘스트의 끝을 낼 시간이 다가왔다.
나약의 마족.
반드시 놈을 쓰러뜨리고 프로젝트 아포칼립스를 저지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