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swordsmanship instructor at the Fantasy Academy RAW novel - Chapter 232
아카데미의 검술 강사가 되었다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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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회견장에 들어서자마자 정말 수많은 기자와 플래시가 내게 쏟아진다.
“강신혁 헌터님, 어제 테러를 진압할 때 사용하신 건 새로 개발한 마법인가요?”
“지옥의 문에 도전하셨다가 실종되셨는데, 그동안 어떻게, 어디에서 지내고 계시던 겁니까?”
“지옥의 문을 클리어하신 겁니까? 포탈은 사라지지 않았는데….”
“건물 복구는 어떻게 한 건가요? 헌터학교 건물에 복구 마법 같은 건 설치되어 있지 않다고 하던데.”
어휴, 다들 득달같이 달려들어 질문을 쏟아붓는다.
솔직히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예상했던 것 이상이다.
기자들이 진짜 많고 한쪽에는 아예 외신 기자로 보이는 외국인들도 있다.
질문은 나중에 받겠다고 말하며 기자들을 가르며 길을 뚫어 단상 앞에 도착했다.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고 올라섰는데… 어라?
오늘 기자회견에서 사회는 세진이가 맡기로 했는데, 저 녀석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다.
기자가 많아서 긴장하거나 그런 건 아닐 테고.
아무래도 아까 이야기가 조금 많이 충격이었나 보다.
“크흠, 김세진 헌터?”
“아, 오늘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아레스 길드 마스터 김세진입니다. 궁금하신 것들이 많으실 텐데 질문은 강신혁 헌터님의 이야기가 다 끝나고 기회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강신혁입니다. 앞서 김세진 헌터가 질문은 나중에 받겠다고 이야기하긴 했지만, 궁금하신 게 많으실 것 같으니 질문 먼저 4개 정도만 받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이야기할지 준비를 하긴 했지만, 이야기할 게 한둘이 아니다 보니 차라리 기자에게 질문을 조금 시키고 설명한 뒤 진행하는 게 훨씬 나을 것 같다.
이 부분은 미리 언질을 안 해 줘서 그런지 세진이가 눈을 흘겼지만 못 본 척 무시하고 앞에 있던 빨간 옷을 입은 기자를 지목했다.
“JBS 박지호 기자입니다. 미국에 있는 지옥의 문에 도전하셨다가 실종되셨는데 그간 어떤 일이 있으셨던 건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옥의 문을 클리어하고 돌아온 겁니다.”
“지옥의 문을 클리어하셨다고요? 하지만 사라졌다는 소식은 못 들었던 것 같은데. 혹시 고정형 포탈인가요?”
“아닙니다. 지옥의 문은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알고 계시는 포탈과 성격이 달랐습니다. 정확한 건 말씀드릴 수 없지만, 일반적인 고정형 포탈이 몬스터를 전부 소탕해도 남아 있는 반면 지옥의 문은 클리어해도 내부의 위험 요소는 그대로입니다.”
장내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다음 질문은… 어, 거기 세 번째 줄에 앉은 외신 기자분? 질문하시죠.”
“BNC의 크리스입니다. 강신혁 헌터께서 도전하셨던 지옥의 문은 미국에 있는 포탈인데 어제 강신혁 헌터께서는 한국에서 나타나셨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과 함께 어제 안타스의 테러를 진압하시며 보여 주셨던 능력에 대해서도 이야기 부탁드리겠습니다.”
질문은 하나씩만 하라고 했는데 통역이 잘 안 됐나?
그래도 뭐, 서로 관련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니까.
“지옥의 문을 클리어하며 몇 가지 보상을 얻었습니다. 어제 테러를 진압할 때 썼던 건 보상으로 얻은 능력들입니다. 앞선 질문에 대한 답도 될 텐데, 혹시 이 중에서 미국에 가 보신 분 있으실까요?”
대부분의 기자들이 손을 든다.
“어, 많네요. 그럼 앞으로 좀 나와 주시겠습니까? 선착순으로 열 분 정도만.”
“네?”
“뭘 하려고 저러는 거지?”
다들 의아해했지만 순식간에 기자 10명이 앞에 나왔다.
일곱이 여자고 셋이 남자인데 괜히 여기서 여기자 손을 잡으면 세진이가 한 소리 할 것 같아서 남자 기자의 손을 잡고 다른 기자들끼리도 전부 손을 잡게 했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약간 어지러울 수도 있습니다.”
말과 동시에 순간 이동 마법을 사용했다.
“다들 괜찮으신가요? 앞을 보시죠.”
손을 잡고 이동한 기자들 모두 경악을 금치 못한다.
“마… 말도 안 돼.”
“어떻게 이게….”
“강신혁 헌터님, 설마 여기….”
“네. 보시는 바와 같이 앞에 있는 건 자유의 여신상이죠. 이곳은 뉴욕입니다.”
처음엔 지옥의 문이 있는 그랜드 캐니언으로 데려갈까 했지만, 미국에 왔다는 걸 가장 확실하게 알게 해 주려면 자유의 여신상을 보여 주는 게 더 나을 테니까.
“저 사람들 뭐지?”
“헌터인가?”
“주변이 다 영어….”
“정말… 미국….”
“이만 돌아갈까요? 아, 가시기 전에 다들 휴대폰 가지고 계시죠? 증명을 위해 사진 한 번 찍죠.”
기자들을 불러 모아 사진을 한 방 박고 기자회견이 열리던 호텔 연회장으로 되돌아왔다.
“갑자기 사라져서 많이 놀라셨을 텐데. 잠깐 미국에 다녀왔습니다.”
다들 코웃음을 치며 믿지 않았지만 나와 같이 미국에 다녀온 기자들이 입을 모아 미국에 다녀왔다고 말하고 사진까지 공개했다.
하지만 다녀온 사람보다 안 다녀온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안 믿어 주는 눈치다.
결국 회견장에 있는 기자 대부분을 데리고 몇 번 더 순간 이동으로 일본, 영국 등 여러 나라를 다녀와 증명했다.
“이 정도면 증명은 충분히 한 것 같으니 이쯤 하고 다음 질문을 더 받겠습니다. 맨 뒤에 앉아 계신 검은 셔츠 입으신 기자님?”
“KBA의 황수력 기자입니다. 아까 지옥의 문을 클리어하며 여러 능력을 얻으셨다고 하셨는데 방금 보여 주신 순간 이동 능력 외에도 다른 능력이 있다면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어제 건물을 복구하고 테러범들을 제압할 때 썼던 광범위 수면 마법도 마찬가지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있지만 아무래도 다 이야기하긴 조금 그렇네요. 자, 그럼 이번 질문까지만 받고 이제 질문은 제 이야기가 끝나고 이어서 받겠습니다.”
여전히 손을 드는 사람이 많지만 아까보단 약간 줄었다.
이미 밝힌 사실들만으로도 특종이니 다들 기사를 쓰느라 그런 것 같다.
진짜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거기 맨 오른쪽 하얀 패딩 입으신 기자님?”
“팩트투데이의 홍선호입니다. 강신혁 헌터님의 앞으로 행보에 대해서 여러 가지 추측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학교로 복귀하시는 건지, 아니면 김세진 헌터의 아레스 길드로 가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강신혁 헌터님께서 새로운 길드를 만드실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계획을 좀 알려 주시죠.”
“다행히 그 질문은 제가 지금부터 할 이야기에 답이 있네요. 답변 대신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을 오늘 이 자리에 불러 모은 건 미래에 닥칠 전 세계적 위기에 대해 경고와 대비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미래에 대한 경고?”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미래의 위기라니, 뭔 소리야?”
장내가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숨을 한 번 들이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앞으로 10년 안에 전 세계에 있는 포탈의 안전지대가 사라지며 몬스터가 쏟아져 나올 겁니다.”
“포탈의 안전지대가 전부 사라진다고?”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아까 처음 순간 이동 마법을 알렸을 때처럼 다들 못 믿는 눈치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예상했던 터라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지금까지의 몬스터는 지성이 없었죠. 하지만 지성을 가진 강력한 몬스터들과 그들의 왕이라 불리는 존재까지 지구에 나타나고 그 사태로 인해 세계 인구의 약 30%가 사망하게 될 겁니다.”
원작에 따르면 10년이 아니라 5~6년 정도 뒤지만 이미 나로 인해 미래는 변했으니까.
변화로 인해 더 늦춰지거나 더 빨라질 수도 있다.
그래서 오늘 나는 모든 걸 오픈하기로 결심했다.
얼마만큼 늦춰지고 빨라질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원시천존이 내게 직접 보여 주며 경고까지 했으니 해당 사건이 벌어진다는 사실 만큼은 변하지 않을 테니까….
“아까 말씀드렸던 지옥의 문 클리어 보상으로 얻은 능력 중 하나로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런 사실을 말씀드려야 하는 건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순간이동처럼 여러분께 확실하게 증명해 드릴 순 없으니까요.”
“막을 수는 없는 건가요?”
웅성거리던 기자 무리에서 누군가 내게 질문을 던진다.
“…자연재해와 같기에 막을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습니다.”
내 답변에 분위기가 점점 더 심각해진다.
예상했던 반응 그대로다.
원작 후반부 마왕 강림 파트가 시작되기 전 주인공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내가 하는 것처럼 미래에 닥칠 위기를 경고한다.
하지만 결과는 완전히 별로였지.
안타스를 해치우며 지금의 나 못지않은 명성과 인지도를 쌓았지만 증명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종말론자 취급을 받으며 무시당한다.
다른 나라들이 정신 차리고 주인공들에게 협력하는 건 사건이 터진 이후.
물론 주인공들은 그나마 자신들이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세계헌터협회를 이용해 헌터들을 모아서 결국 승리하고 세계를 구원한다.
하지만, 세계 인구의 30%가 사망했는데 그런 게 정말 승리이고 구원일까?
세계 인구는 대략 80억 명, 30%면 24억이다.
서울 인구의 240배가 넘는 사람이 죽는다는 이야기다.
하물며 원시천존이 보여 준 미래에서는 마왕보다 더 강력한 마신이라는 존재까지 등장했으니, 어쩌면 30%가 아니라 50% 가까이 되는 사람이 죽을지도 모른다.
소설로 읽을 때야 단순한 수치에 불과했지만, 내게 이 세상은 소설이 아니라 현실.
피해자들이 나와 일면식도 없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일지라도 누군가의 부모이며 자식이자 연인인 소중한 사람들일 텐데….
그러니 나는 원작의 주인공들처럼 종말론자 취급당하며 무시당해 줄 생각 같은 건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실을 공개한 이유는 세계 모든 국가와 헌터들이 공조하고 협력한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해당 사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할 생각이고 그 과정에서 협조하지 않거나 방해될 요소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전부 배제할 생각입니다.”
“배제라니?”
“자기 뜻에 따라 주지 않으면 무력행사라도 하겠다는 건가?”
“에이, 설마.”
순식간에 다시 장내가 소란스러워졌다.
“오해가 생기지 않게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조금 전에 말씀했던 배제는 단어의 뜻 그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 개인이든, 단체든, 국가든, 협조하지 않으면 예외는 없습니다.”
배제,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물리쳐 제외함.
가장 베스트는 다들 고분고분 협력해 주는 거지만 솔직히 그럴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한다.
그렇다면 결국 답은 무력시위밖에 없다.
그래서 어제 테러에서도 내 능력을 감추지 않았던 거고 오늘은 순간 이동까지 공개했다.
“국가까지?”
“저거 자기 말 믿어 주지 않으면 진짜 무력행사한다는 거잖아.”
“미친 거 아니야?”
“왜 저래?”
다들 나를 이상한 사람 보듯이 쳐다보며 수군거리지만 나는 묵묵히 말을 이었다.
“배제시킬 첫 번째 대상도 이미 정했습니다.”
“아니, 오늘 발표해 놓고 벌써 배제 대상을 정했다고?”
“진짜 정신이 어떻게 됐나 봐.”
“어딥니까?”
“첫 번째 대상은 국제 범죄 조직 안타고니스트입니다. 그들은 헌터와 일반인의 차별 철폐를 주장하며 어제 테러를 포함해 꾸준히 전 세계에서 테러를 벌여 헌터는 물론 일반인까지 정말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미래를 보고 왔다는 제 말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기 위해서 저는 올해가 가기 전에 그들을 배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