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swordsmanship instructor at the Fantasy Academy RAW novel - Chapter 55
아카데미의 검술 강사가 되었다 (55)
“2학교도 도착 완료했나요?”
“예. 조금 전에 10반까지 다 올라왔다고 연락 왔습니다.”
우리 학교와 2학교 학생을 다 합치면 400명이나 되다 보니 꽤 넓은 수련원 운동장이 완전히 꽉 들어찼다.
“바로 입소식 진행하죠.”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애국가 제창, 묵념에 이어 교육대장 훈화가 진행됐다.
교직 생활 1년밖에 안 됐다던데 떨지도 않고 이야기하는 게 무척 매끄럽다.
인원이 인원인 만큼 긴장이 될 텐데 전날 따로 연습이라도 했나 보다.
뭐, 그래 봤자 애들은 지루해하는 표정이지만.
훈화에 이어 교관 소개 그리고 마지막으로 1학교와 2학교 학생 대표가 나와 선서하는 것으로 입소식이 끝났다.
내가 담당하게 된 과목은 장애물 코스.
학생들 인솔 및 생활 관리는 업체 측 사람들이 하기로 했고 오전은 PT 체조라 좀 쉴까 했는데 교감에게 호출이 왔다.
왜 불렀냐고 물으니 일단 오라고 하는데 혹시 교육대장을 2학교 선생이 맡아서 기분이 상했나?
교감이 있는 교직원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깜짝 놀랐다.
벌써 이불 깔고 자는 사람도 있고 아직 점심때도 안됐는데 모여서 술을 먹는 사람들과 화투를 치는 무리까지 있다.
완전히 놀자판 그 자첸데, 누구는 교관하고 누구는 놀고…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교감은 없어서 다른 숙소에 있나 나왔다가 복도에서 의외의 인물을 만났다.
“강 선생님은 교관 옷도 잘 어울리시네요.”
“김 선생님? 선생님도 오셨어요?”
뭐지?
보건 선생은 학교에 김 선생 한 명뿐이라 당연히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온다는 이야기도 따로 못 들었던 것 같은데.
“이번 주는 2학년과 3학년 둘 다 실습 기간이라서 학교에 애들이 없거든요.”
“아, 그렇군요.”
“교관 하시는 선생님들은 어제 도착하셨다고 들었어요. 수고가 많으시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누구 아버님 때문에….”
“네? 아, 아버지에게 이야기 들었어요. 원래 안 오실 계획이셨다고.”
“네. 보강 수업도 거의 매일 있고 좀 쉬려 했죠.”
“아버지가 강 선생님을 좋게 보셔서 그런 거예요. 이번에 A 랭크 승급 심사도 볼 수 있게 추천서도 주셨다면서요?”
“그런 보상이 없었으면 절대 안 했죠.”
“그렇게 된 거였구나. 강 선생님은 장애물 교관이셨죠? 일정 보니까 오후에 하던데, 저도 구경 가도 돼요?”
“안 될 건 없지만 오셔도 뭐, 별거 없을 텐데요. 그보다 교감 선생님 숙소는 어딘가요? 숙소로 오라고 해서 왔더니 안 계시네요.”
“아, 2학교 교감 선생님 만나러 간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저기 맨 끝에 있는 방이에요. 따라오세요.”
김 선생님을 따라 맨 끝방에 가서 노크를 하고 들어왔다.
방 중앙에는 교감 그리고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남자 1명이 있는데 아마 2학교 교감인 것 같다.
“이게 누구야, 선화 아니야? 시집 가도 되겠네.”
“봉팔 아저씨,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셨어요?”
“애인도 없는데 시집은 무슨. 어? 강 선생도 왔나?”
분위기도 그렇고 김 선생이 교감 딸이라는 걸 알 정도면 꽤 친한 사이인가 보다.
“이쪽은 2학교 교감 마봉팔. 자네도 이름은 들어 봤지?”
당연히 알고 있다.
마봉팔은 김만동처럼 국내에 딱 10명 밖에 없는 S 랭크 헌터로 원작에도 등장하니까.
김만동과 비교해도 거의 밀리지 않는 체구지만 외형과 달리 실력 있는 마법사로 바람 계열 마법을 주로 쓴다.
주인공과 같은 학교는 아니라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강신혁입니다.”
“이야기 많이 듣고 기사에서 사진도 봤는데, 실물이 훨씬 낫구먼. 마봉팔일세.”
먼저 손을 내밀기에 악수를 하는데… 뭐지, 이 사람?
맞잡은 손을 통해 마나를 흘려보내고 있다.
내공을 살짝 일으켜 마나를 튕겨 냈다.
“뭐 하십니까?”
“이 친구가 하도 칭찬을 하길래 테스트를 해 보려던 건데 불쾌했다면 사과하지.”
“원래 이 영감탱이가 능구렁이 같은 면이 있거든. 자네가 이해하게. 악의는 없었을 거야.”
“괜찮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부르신 겁니까?”
“아, 그건 이따가 둘이서 이야기….”
“무슨 비밀이야기길래 둘이서만 이야기해? 잠깐, 혹시 만동이 너… 우리 2학교 선생이 교육대장 맡은 것 때문에 부른 거야?”
마봉팔 교감이 옆에서 놀리는 투로 이야기하니 김만동 교감의 표정이 안 좋다.
“무슨 말을, 그런 거 아닐세.”
“아니긴 뭐가 아니야. 이번에 우리 학교에서 A 랭크 선생 보낸다니까 용 써 봤자 2학교는 1학교에 안 될 거라며 거들먹거렸잖아.”
아무 말도 못 하고 얼굴이 점점 붉어지는 교감을 보니 마 교감 말이 맞는 것 같다.
설마 했는데 진짜 그 이유였다니.
“딱 보니 여기 강 선생을 믿고 있었던 것 같은데.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B 랭크 헌터는 A 랭크 헌터한테 안 되지.”
너무 거들먹거리는데…. 아무래도 어제 있었던 사정을 못 들은 눈치다.
내가 양보한 걸 들었다면 절대 이런 식으로는 말 못 할 테니까.
“그 말씀은 조금 듣기 거북하네요.”
“뭐?”
“2학교 선생님들에게 이야기 못 들으셨나 보네요. 원래 교육대장 자리를 두고 결투를 해서 제가 이겼지만 2학교 선생님에게 양보한 거거든요.”
“강 선생, 그게 무슨 말인가?”
“어제 서로 교육대장 하겠다고 논쟁하다가 결국 결투로 결정하기로해서 제가 나갔거든요. 2학교에서는 교육대장인 김 선생님이 나오셨고 김 선생님이랑 제가 1:1로 싸우면 그쪽이 너무 불리한 것 같아 전부 덤비라고 했는데 두 분만 더 나오셨어요. 뭐, 어쨌든 제가 이겼는데 양보해서 김 선생이 교육대장을 하게 된 겁니다.”
“우리 김 선생을 자네가 이겼다고?”
“김 선생뿐만 아니라 다른 선생님 두 분까지 해서 동시에 1:3으로 싸웠죠. 그래도 어느 정도 수준을 맞춰 주려고 2학교 선생님들 다 같이 덤비라고 했는데 2학교 선생님들이 그렇게는 못 하시겠다고 해서….”
“1:3으로 싸웠는데 자네가 이겼다고? 거짓말하지 말게.”
마봉팔은 믿지 못하는 표정이다.
“믿기 힘드시면 교관 중에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셔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그럼 자네가 이겼는데 왜 김 선생에게 양보를 한 건가?”
“애초에 전 교육대장 자리에는 관심이 전혀 없었거든요.”
“아니, 그럼 그냥 우리 학교 다른 선생에게 맡기던가 하지. 왜 2학교 선생에게 양보했나?”
내가 3:1로 이겼다니 아까보단 표정이 풀어지긴 했는데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로 교감이 내게 묻는다.
이 양반은 내가 실기 선생들이랑 사이 안 좋은 거 알면서 그러네.
“우리 학교 선생들은 패기가 없었거든요. 상대가 A 랭크 헌터라니까 겁먹어서 결투도 안 나가려고 해서 제가 나간 건데, 그래도 2학교 김 선생님은 실력 차이를 보고도 끝까지 싸우려 했고 패배하고 쿨하게 인정했거든요.”
“크흠, 그랬군.”
김 선생은 약간 놀란 표정이고 김만동과 마봉팔은 내가 양쪽을 다 까서 그런지 뻘쭘한 표정이다.
“그럼 저는 이만 가 봐도 될까요? 저도 준비를 해야 해서….”
“아, 그래. 가 보게.”
더 있어 봤자 귀찮기만 할 것 같아 인사를 하고 방을 빠져나왔다.
장애물 교장으로 가는데 운동장을 보니 PT 체조가 한창 진행 중이다.
수련원 업체 직원들이 다들 군 간부 출신이라더니 유격 훈련이 떠오를 만큼 무척 빡빡하게 시키고 있다.
고생한다 생각하며 지나가려는데 백 선생이 다가왔다.
“강 교관님, 저 아침에 뭘 잘못 먹었는지 속이 좀 안 좋아서 화장실에 다녀오려는데, 잠깐 봐주시면 안 될까요? 여기부터 저쪽까지 훈련 태도가 안 좋은 교육생들이 보이면 따로 열외 시켜서 뒤로 보내시면 됩니다.”
귀찮았지만 백 선생 표정이 너무 안 좋아서 알았으니 얼른 다녀오라고 말했다.
백 선생이 떠나고 애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지켜보는데 익숙한 얼굴들이 보인다.
평소에 구보를 비롯해 체력 훈련을 많이 해서 그런지 우리 검술반 애들은 다들 잘 따라 하는… 잠깐. 진수 이 녀석 보게?
입만 뻥끗하고 소리를 전혀 안 내고 있다.
그래도 제자니 모른 척 넘어가 주려 했지만, 나랑 눈이 마주쳤는데도 실실 웃기만 하고 소리를 안 내니 어쩔 수 없다.
* * *
입소식이 끝나자마자 교관의 지시에 따라 짐을 숙소에 옮겼다.
숙소는 TV에서 봤던 군대 침상 식으로 되어 있다.
다른 학교 애들도 있어서 살짝 어색했지만, 인사를 나눌 시간 같은 건 없었다.
바로 휴대폰을 걷고 교관이 나눠 준 군복으로 갈아입고 다시 운동장에 나가야 했으니까.
그리고 운동장에 도착하자마자 지옥이 시작됐다.
“교관이 마지막 구호 생략하라고 했는데 또 나왔네. 다들 정신 안 차리지?”
“죄송합니다!”
“그래. 오늘 종일 여기서 교관과 함께하고 싶은 여러분의 마음 잘 알았습니다.”
“아닙니다!”
처음에는 할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숫자가 늘어가고 쌓여 가니 점점 힘이 든다.
교관들은 계속 옆에서 목소리 크게 하라고 윽박지르고.
실수할 것 같으면 나처럼 입 모양만 따라 할 것이지, 답답하다고 생각하는데… 어? 선생님이다.
아까는 다른 교관이었던 것 같은데 반가운 마음에 웃었는데 어째 선생님 표정이 안 좋다.
“거기 332번 교육생.”
“쌤?”
“쌤? 332번 교육생, 수련회 기간에 쌤이라고 부르게 되어 있습니까?”
“아… 아닙니다. 332번 교육생, 이진수.”
“수련회 기간에는 선생님이 아니라 교관입니다. 본 교관이 아까부터 지켜봤는데 332번 교육생은 왜 소리를 안 내고 입만 뻥긋합니까? 교육받기 싫습니까?”
“죄송합니다! 너무 힘들어서 그랬습니다!”
“죄송하면 그렇게 해도 되는 겁니까? 지금 교육생만 힘듭니까?”
“아… 아닙니다.”
“아닌데 왜 그럽니까? 뒤쪽으로 열외!”
“쌤! 아니, 교관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변명은 듣지 않겠습니다. 가서 기합받고 정신 차려서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열외!”
그래도 정이 있는데 좀 봐주지, 너무하다고 생각하며 열외 장소로 향했다.
열외 장소에 도착하자 나를 본 열외 교관이 바로 인상을 쓴다.
아까 열외 되면 편해질 줄 알고 일부러 대충해서 열외를 했는데 열외는 더 지옥이었다.
“332번 교육생 또 왔어? 우리 다시 보지 말자고 했던 것 같은데, 아닌가?”
“죄송합니다.”
“말 그만하고 얼른 저쪽에서 푸시업 시작합니다. 하나에 내려가면서 정신을, 둘에 올라오면서 차리자, 복창합니다. 하나!”
“정신을!”
“둘!”
“차리자!”
“자동.”
“정신을! 차리자!”
“332번 교육생, 목소리 그것밖에 안 나옵니까?”
“아닙니다!”
“30회 더 하고 끝나면 자리로 돌아갑니다.”
이게 무슨 수련회야….
분명 학생회 선배들이 수련회에 가면 교관들이 힘들게 하려고 해도 학교에서 하는 수업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냥 놀다 오는 거라고 했는데….
전부 거짓말이었다.
끙끙대며 푸시업을 다 하고 일어서는데 울상으로 걸어오는 민희가 보인다.
“너도 쌤한테 걸렸냐?”
“땅에 머리 닿았다고. 한 번만 봐달라니까 들은 체도 안 하시더라.”
“쯧쯧. 열심히 좀 하지 그랬냐?”
“지는. 자기도 열외당했으면서.”
“난 소리만 안 냈지 동작은 제대로 했거든. 그리고 푸시업도 이미 끝났지. 나 먼저 간다. 고생해라.”
“332번 교육생 지금 뭐 하나?”
“네? 아니 저 다 해서 가려고….”
“끝나면 교관이 자리로 돌아가랬지 떠들랬나? 설마 지금 시간 때우려는 거야?”
“그게 아니라….”
“아니긴 뭐가 아니야. 다른 교육생들은 지금도 열심히 훈련하고 있는데. 마인드가 잘못됐어. 332번 교육생 푸시업 30회 추가.”
그런 거 아닌데… 혼자 떠든 것도 아니고.
억울했지만 민희 녀석은 어느새 엎드려서 푸시업을 하고 있다.
진짜 행동 한번 빠르다.
결국, 다시 엎드려 푸시업을 하면서 옆을 보니 김민희 이 녀석 웃고 있다.
“그러게. 다 했으면 곱게 갈 것이지 왜 사람을 약 올리고 그래?”
아주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구나.
“너 이따 보자.”
“교관님, 옆에 있는 교육생이 자꾸 말 겁니다.”
저… 저 사악한 녀석!
“누구? 아니, 또 332번 교육생이야?”
“여기 교육생이 먼저 웃었습니다.”
“교육생이 교관입니까? 본 교관은 웃지 말라고 한 적 없습니다. 웃는 게 나쁜 것도 아니고 힘들 때 웃는 사람이 일류라는 말도 모릅니까?”
“아니, 얘는 그런 의미로 웃은 게 아니라….”
진짜 억울하다.
“332번 교육생은 진짜 안 되겠네. 푸시업 그만하고 PT 8번 준비합니다.”
피티 8번이라니….
“…차리자! 교관님, 저 30회 다했는데 이만 가도 되겠습니까?”
“112번 교육생은 자리로 복귀합니다.”
으으, 김민희… 넌 내가 어떻게든 복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