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75)
75화.
사실, 별것 아닌 것처럼. 당연히 데뷔할 수 있을 것처럼 지내긴 했지만.
속은 그렇지 못했다.
불안했고, 또 공허함도 있었다.
1위를 해야 한다.
그런데, 1위를 할 수 있을까? 정말로?
데뷔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미션은, 단순히 데뷔하는 것이 아니다.
[소속사 데뷔 서바이벌 프로그램 ‘메이크 어 뉴 컬러’에서 1위로 데뷔해 줘]참 바라는 것도 많아.
하지만 따를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나한테 선택권이 있었던 적도 없으니까.
백녹하로서의 나에게도, 윤청으로서의 나에게도.
그렇다면 머리를 비우고 무조건 돌진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이 돌진할 순 없다.
내 무기를 가지고 돌진해야 했다.
그렇다면 내 무기는 대체 뭘까.
이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을 이기게 하는 내 무기는.
메뉴컬을 시작할 때부터 계속해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김려유 하나만을 어떻게든 무찌르면 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애초에 엠텐과 컬러즈가 목숨 걸고 데뷔시키려는 애가 김려유 하나뿐이었으니까.
그래서 서사나 분량 같은 특혜를 받은 그 애만 무너뜨린다면.
내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려유 하나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김금, 서백영, 류보라, 연주홍, 이주선… 그리고 또 다섯 명의 연습생이 더 있다.
내 아군이, 동시에 내 미션 실패의 원인이 될 수도 있었다.
정정당당하게 임하는 이 애들을, 부당하게 이길 순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 남은 방법은.
“결국 또 본질로 돌아가는구나.”
무대로 보여 드리는 것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에휴.”
내 팔자야.
***
이제 남은 건, 아이돌로서의 가치를 보여 드리는 것뿐.
엠텐과 컬러즈는 김려유와 윤청이라는 저울추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 두었다.
판이 뒤집힌 지금, 윤청이 훨씬 유리하긴 하지만, 김려유의 코어 팬도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아직 윤청에 대한 찝찝함을 다 덜어 내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다.
머리로는 안다. 윤청이 피해자라는 것을.
그들이 그렇게 추켜세웠던 김려유가 가해자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자신들도 가해자가 되어 버린다.
그래서 김려유의 편을 들었던 사람들 중 일부는, 끝까지 진실을 모르쇠 했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가 싫어서.
그런 사람들의 표까지 끌어와야 한다.
그런 사람들의 눈까지 돌려야 한다.
오로지, 무대로서.
[다음 무대는, 팀 이판사판의 [Blue wave>입니다. 서백영, 윤청, 김금, 류보라, 이주선, 연주홍. 여섯 연습생들의 개성이 하나하나 살아 있는 무대. 지금, 함께 보시죠!]도희영의 간략한 소개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무대가 시작되기 전, 팀 이판사판의 연습 영상이 흘러나왔다.
[백영: 포지션 여섯 개로 나눴어. 센터 겸 서브 보컬 1. 메인 보컬. 래퍼 1. 서브 보컬 2, 서브 보컬 3. 서브 보컬 4. 자기 포지션이다 싶으면 눈치껏 이름 쓰기. 참고로 서브 보컬 2, 3, 4는 분량 똑같이 맞췄어. 각자 어떤 파트가 자기 음색과 매력을 살릴 수 있을지 머리 굴려서 써 넣자.] [보라: 그래도 센터는 상의를 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다들 센터 하고 싶을 텐데.] [백영: 왜. 보라 네가 하게?] [보라: 아니, 뭐 꼭 그런 게 아니라.] [금: 니가 해. 그럼.] [주홍: 저도 찬성! 원래 센터는 얼굴로 일단 압살을 시켜야 하는 거니까!] [주선: 나도 불만 없어. 보라라면 양보해도 안 억울할 것 같아.] [보라: …청 언니 생각은 어떤데요?] [청: 난 메보 할 건데?] [보라: 괜히 물어봤네.]그렇게 화이트보드에 쓰여진 포지션은 이러했다.
센터 겸 서브 보컬 1: 류보라
메인 보컬 : 윤청
래퍼 1: 김금
서브 보컬 2 겸 메인 댄서 : 서백영
서브 보컬 3: 이주선
서브 보컬 4: 연주홍
어떻게 포지션을 정하고, 또 어떻게 컨셉을 정했는지.
[금: 연주홍.] [주홍: 네!?] [금: 굴러라.] [주홍: 같이 굴러 줄 거예요?! 그럼 구르고!] [금: 나 말고 이주선이랑 굴러.] [주선: 너 자꾸 나 팔래?]연습은 또 어떻게 했는지.
처음에는, 계속해서 티격태격하는 모습에 팬들도 긴장했다.
앞선 팀 위너즈는 단 한 번도 언성이 높아진 적 없이, 아주 조용하게 흘러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또한 삭막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보는 재미가 없었다.
잠깐만 모인 팀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팀 이판사판은 어떤가.
근데 애들 좀 귀엽다
찐으로 친한 애들끼리 모여서 그런가 진짜 팀 같네
이대로 데뷔하면 되는 부분?
아ㅠㅠㅠㅠ 뭔가 엠텐 때무네 박살난 멘탈 애들로 치유중임
하 시 이런 애들 데리고 엠발놈들은…
└컬발놈들도 끼워줘
솔까 앞팀이랑 좀 비교되긴 하네…ㅋㅋㅋ
└ㄹㅇ루다가 앞팀은 우리가 다 눈치봤자너~
진짜 서로 친하고 좋아하는 게 보여서 내 맘이 다 따수워…
하 청홍주식 오늘도 떡상^_^ 투애옹조합 츄라이츄라이
금자 주식도 순항 중임^^ 호랑이사슴 케미 얼마나 맛있게요
└금자가 누구???
└└김금 류보라ㅋㅋㅋ보라색 한자가 자紫라서
└└└닥쳐 금주가 찐임
근데 팀 이판사판 애매하긴 하다
투표 다섯 명밖에 안 되잖아…
여섯 명이라 누굴 빼고 투표해야할지 모르겟음ㅠ
나도 유일한 걱정거리가 그거임… 여섯 명 다 뽑고 싶어ㅠㅠㅠ
어차피 김금은 데뷔할 것 같으니까 김금 빼고 투표할까ㅠㅠㅠ
└시발 절대 안돼 안전한 사람은 절대 없어 오디션프로그램 원데이투데이 봄?
★
하 엠텐 존나잔인하다 이렇게 여섯명케미보여주고 뽑기는 다섯명 뽑으래 죽.고.십.습.니.가. 휴.먼? 당장 규칙 바꾸라고
아 6명길 사약길인 걸 알면서도 시발 또 걷고있다…
@:쟤 왜저래??
@@: 냅둬 메뉴컬 6명판대
백청금자홍주 파는 내마음 개같이 멸망중
본의 아니게 팬들에게 큰 근심거리를 안겨 준 여섯 사람.
그들은 그렇게 최애 한 명만 뽑겠다는 마음을, 여섯 명 모두 뽑아서 저대로 데뷔시키겠다는 마음으로 서서히 바꾸고 있었다.
방송에서 억지로 만든 관계성이 아니라, 정말로 서로 동고동락하며 만들어진 케미스트리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관계성도, 무대가 별로라면 물거품이 된다.
기본적으로 컬러즈 팬들은 눈이 높았다.
선배 그룹들의 기본 실력 자체가 높았기 때문이었다.
평균과 최소 기준이 높기 때문에, 그걸 충족하지 못한다면 말짱 꽝이었다.
그렇게 깐깐한 기대 사이에서.
Dive to our blue wave
휩쓸릴 준비가 되어 있다면
센터, 류보라의 도입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뭔가 묘했다.
아까 팀 위너즈는 모두 통일된 컬러로 맞춰 입은 듯한 의상이었다.
그러나 팀 이판사판은, 각각 다른 색의 의상을 입고 있었다.
각자 이름과 어울리는 의상을.
그러나 통일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다 다른 의상임에도, 묘하게 통일성이 있고 보는 재미도 있었다.
각자의 개성이 살아 있지만, 같은 팀이라는 건 확실하게 느껴졌다.
먼저, 류보라는 하늘하늘하고 단순명료한 느낌의 연보랏빛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새파란 물은 차갑고
네 시선 또 또 서늘해
눈 반쯤 감고 뛰어들어
이어지는 이주선의 프리 코러스.
곡의 분위기가 갑자기 확 밝아지면서-
너는 내게 밀려오고
Hoo I’m a stupid mermaid
질식해 버릴 것만 같아
연주홍이 그 밝고 맑은 느낌을 이어받았다.
연주홍은 요즘 유행에 맞춘 키치하고 뉴트로한 코랄색 의상을 입고 있었다.
오늘도 wave, wave, wave
Watch out watch out 이상해
잠깐 나 또 휩쓸리고 있잖아
오늘도 wave, wave, wave
또 너의 파란 장난에
요동치는 마음 구해 줘
Big blue wave, wave, wave
그렇게 곡의 분위기가 이어질 때쯤, 훅 부분으로 연습생들의 목소리가 모였다.
그러나 메인 보컬인 윤청의 목소리가 주였다.
또 한 번 반복되는 훅은, 윤청의 단독 파트였다.
안정적이고도 확실하게 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느낌.
앞선 연습생들이 반짝반짝, 본인의 작은 파도를 보여 줬다면.
윤청은 커다란 파도처럼 밀려오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윤청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곡의 분위기에 맞는 살짝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센터에 섰다.
Again again 해일처럼 밀려오는 너
나는 나는 수영을 할 수 없는 인어
그다음은 서백영의 파트였다.
짧게 지나가는 파트임에도, 특유의 악센트로 쫀득함을 살리는 게 백영의 특기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김금의 랩.
직접 랩 메이킹을 해서인지 김금의 목소리가 유난히 빛을 발했다.
해일처럼 서 있는 김금과, 휩쓸리는 척 쓰러지는 다섯 명의 조합은 무대의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그리고 한 번 더 윤청의 훅이 이어지고, 1절이 서서히 마무리되었다.
아 이판사판 귀여워서 그냥 터트려버리고 싶음(나를)
다 개성 살린 것도 좋아ㅠㅠㅠ 애들 처음으로 안 헷갈리고 분간되네 얼굴인식 처음으로 성공;
편곡 그렇게 많이 한 건 아닌가보네? 앞이랑 똑같네…
그렇게 소소하게 반응을 몰았던 1절.
그리고 본 게임이 시작된 2절.
김금이 편곡하고, 연주홍이 옆에서 돕겠다고 깔짝댄.
류보라가 인정하고 서백영이 허락한.
이주선이 웃어 버리고 윤청이 눈을 번득인 2절이 시작된 순간.
존나좋네
존나천재네… 천재와기6명이네
나 그냥 밤 12시에 좋아서 소리지르는 사람 됨
와 윤청 고음 지금 몇번째냐? 너무 깔끔해서 우리집이 청소가 됐어요
노래 잘하는 건 알았지만 정말;역대급이네
이정도면 현역 아이돌보컬 탑쓰리에는…
조금씩 불이 붙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