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ch the ghost munchkin! RAW novel - Chapter 335
335화
최진학이 고개를 주억이더니 다시 설명을 이었다.
“우리는 보통 일본의 생화학 무기실험이 만주에서만 이루어졌다고 있다고 생각하네. 하지만 그것은 틀린 말이야. 생화학 무기실험의 시작은 바로 이 병원이었네. 처음에는 정신병으로 입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네. 환자들이 하나둘씩 죽어 나가자 피실험자가 더 필요했던 거지.
하여 전국에 있는 걸인들을 끌어모았네. 연고자가 없으니 행방불명이 된다고 하여도 누구하나 찾을 일이 없어 후에 문제가 될 것이 없었던 것이지. 그렇게 5년간 수천 명이 죽어갔네. 죽은 환자들을 화장하여 육탈을 시킨 후에 매장하였네. 당시에는 뼈까지 완전히 태울 수 있는 기술이 없었는지 큰 뼈가 타지 않고 그대로 남게 된 모양이야.
대한 헌터그룹이 이 병원 부지를 사들여 연수원을 짓게 되면서 수천 구의 유골을 발굴했네. 물론 아무도 모르게 은밀하게 진행되었네.“
“일본의 눈치를 본 겁니까? 아니면… 정부 대 정부 간에 합의가 있었던 겁니까?”
“하하.. 날카롭군. 하지만 아닐세.”
“우리가 은밀히 진행한 이유는 이곳이 필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일세.”
“필드를 은밀히 독점할 생각이셨던 거군요.”
“맞네. 헌터 협회의 통제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필드를 가지고 싶었네.”
“그런데 왜 이 꼴이 된 겁니까?”
“글세.. 그 이유를 알지 못해 자네를 부른 것이야.”
진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한헌터 그룹에 사람이 없어 제게 이 일을 맡길 리는 없을 것 같고… 그룹 내에 사람들이 알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겁니까?”
“하하.. 아닐세. 우리는 이미 3일간 이 필드를 소멸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네. 하지만 이 필드는 소멸되지 않았네. 어딘가에 포탈을 여는 장치가 있을 터인데 찾을 수가 없더군. 해서 우리는 이 필드를 포기하기로 했네.”
“그럼 협회에 신고하고 넘겨주면 되겠군요.”
“그렇게 되면 우리 입장이 조금 곤란해지지 않겠나? 그리고… 우리는 누군가가 우리를 침략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네.”
“침략요?”
“그래.. 누군가가 우리를 위협하기 위해 임의로 포탈을 연 것일세.”
“이런 일이 침략이 된다구요?”
“오면서 보지 못했나? 이 건물 안에는 수천의 원혼들이 떠돌고 있네. 그런데 밖을 보게. 해가 중천에 걸려있네. 더 큰 문제는 그 수가 좀처럼 줄지 않는다는 것이네. 만약 이들이 이 병원을 벗어난다면 대한제국은 혼란으로 가득할 것이야.”
“원귀들은 포탈 밖으로 벗어나지 못한다고 알고 있는데 사실이 아닙니까?”
“포탈이 그렇게 제약을 하고 있기에 그런 것이지. 하지만 이 포탈은 그런 제약이 없네. 지금도 A급 헌터들이 헌팅을 하며 악귀들을 건물 안에 잡아두고 있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다면…. 생각하기도 끔찍하군.”
“그럼 다 잡아버리면 되는 것이 아닙니까?”
“… 우리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네. 원귀들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으니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네. 하지만 원귀들이 리젠된다네.”
“리젠? 다시 나타난다구요?”
최진학이 난처한 듯 고개를 주억였다.
“말도 안 됩니다. 악귀도 영혼일 뿐입니다. 소멸된 악귀가 어떻게 다시…. 아…”
“짐작되는 바가 있는 모양이군.”
최진학이 마른 침을 삼켰다.
“이 포탈의 시간대가 어떻게 되나요?”
“글세, 알 수가 없군. 이 병원은 1945년 이후 이 상태로 폐쇄되었다네. 1998년에 우리 그룹에서 이 건물을 매수할 때까지 말이야.”
“그렇군요.”
진우가 주변을 돌아보았다. 쇼파가 있었고, 책상이 있었다. 벽에는 책장과 방금 떼어진 듯한 액자 자리가 있었다. 진우가 몸을 일으켜 벽을 살폈다.
“이 방을 사용하던 사람은 애연가였던 모양이네요. 벽이 니코틴 때문에 누렇게 변색이 되었어요. 하지만 여기! 액자가 걸린 부분만 본래의 색을 띠고 있어요. 다시 말하면….”
“이 방이 비워진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말이군.”
“네.. 그리고 포탈은 시간 혹은 분 단위로 갱신되고 있는 것이라 추측이 되네요.”
“갱신?”
“네. 여기 보세요. 시간이….”
진우가 손가락으로 벽시계를 가리켰다. 시침과 분침이 7시 5분을 가리켰다. 잠시후..
7시 10분이 되었다.
“5분 단위로 갱신이 되고 있는 모양이네요.”
“내 시간으론 1분이 지났네.”
“5:1이라.. 12년쯤 잘 버티시면 모든 원귀를 소탕하실 수 있을 실 것 같네요. 그럼 전 이만..”
“기다리게.”
최진학이 진우를 잡아 세웠다.
“어떻게 안 것인가? 우리 그룹 직원들이 이곳을 샅샅이 수색을 하였음에도 알아 내지 못한 것을…”
“약간의 관찰력과 약간의 추리력! 그리고 뛰어난 직관력!이 있으면 가능하죠. 그럼 이만..”
“기다리게, 진우군.”
최진학이 진우의 팔을 잡았다.
“하실 말씀이라도 남았나요?”
“해결 방법을 찾아 주게.”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이 포탈을 없애지 않는 한…”
“그러니까 이 포탈을 없애주게.”
“이해가 되지 않네요. 저에 대해서 뭘 아신다고…”
최진학이 은수를 슬쩍 바라보았다.
“내가 너에 대해서 아버지께 말씀을 드렸어.”
진우의 눈이 가늘어졌다. 비밀을 유지해 달라는 말은 없었지만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세상에서 입이 가장 무거운 사람과 거래를 한 모양이군. 뭐 나의 실수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고…”
진우가 시선을 돌려 최진학을 바라보았다.
“회장님, 저로서도 이 포탈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포탈에 관한 자료를 주신다면 연구는 해보겠습니다만,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이 곳에 있는 악귀들을 잡아 주겠나? 지난 이틀간 쉼 없이 헌팅을 하느라 그룹 내 헌터들이 초죽음이 되어 있네.”
“이틀 정도는 저희가 막아보죠. 이후에 교대를 하는 것으로 하시고.”
“고맙네. 이 은혜는…”
“돈으로 갚으십시오. 역시 사람은 믿을게 못 되는 것 같으니.”
진우가 은수를 흘겨보곤 원장실을 나갔다.
“후우.. 일단 진우군이 헌팅을 시작하면 모든 헌터를 철수 시키거라.”
“아버지는 안 돌아가세요?”
“솔직히 네 말을 전부 믿을 수는 없단다. 그러니 내가 내 눈으로 직접 보아야겠다. 저 친구의 진짜 가치가 어느 정도 되는지. 회사에 연락해서 이동식 차량 몇 대를 보내달라고 하거라. 나는 이곳에서 숙식을 할 테니.”
최진학이 여유 있는 웃음을 흘렸다.
**
1층 원장실을 나온 진우가 계단을 올라 2층 입원실로 향했다. 1층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신력의 힘이 느껴졌다.
“와우…”
헌터들이 각 입원실에 한명씩 포진되어 원귀들과 싸우고 있었다. 헌터 한 명당 보통 6명의 원귀들을 상대하였다. 원귀들의 힘이 강한 것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끊임없이 리젠되고 있었다. 하나, 하나 상대하며 겨우 원귀들을 다 잡았다고 생각하면 방금 잡았던 원귀들이 팔팔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니 얼마나 힘이 빠지겠나?
지금 이곳에 있는 헌터들은 끝이 없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진우가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이런 포탈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했다. 그럼 누군가가 장난질을 친 거겠지. 누굴까?’
언 듯 생각나는 이들이 있었다. 일단, 대한헌터그룹과 경쟁관계에 있는 한영, 오성정도가 떠올랐다. 헌터 협회도 있다. 그리고… 황실도 있다. 시선을 멀리 돌려보면 대한제국을 엿 먹이기 위한 주변국! 일본이나 중국도 용의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 포탈을 깰 방법은 당장 찾을 순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든 막고 버텨야 했다. 진우가 동원할 수 있는 헌터의 수는 자신을 포함하여 4명뿐이다. 은수가 참전해준다면 5명이 전부다. 그런데.. 2층만 해도 병실이 10개가 넘는다. 중과부적이다.
진우가 3층과 4층을 돌아본 후,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밟으며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
소담정신병원 원장실.
“못한다고?”
“네, 제가 아는 헌터의 수로는 이 병원에 있는 악귀들을 모두 상대할 수 없어요.”
“허어.. 난감하군.”
“하지만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에요. 문제는 스피드죠.”
“말만 하게. 원하는 대로 다 해줄 테니…”
최진학의 승낙에 진우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얼마 전에 저에게 넘겨주신 인계산 필드를 알고 계시죠?”
“알고 있네.”
“그곳에 가면 낡은 오두막이 한 채 있어요. 그 뒤에 괴기하게 생긴 소나무가 한그루 있죠.”
“그런데?”
“그 소나무를 조심히 이곳으로 옮겨 주세요.”
“그리고?”
“그게 끝이에요. 문제는 속도! 얼마나 빠르게 그 소나무를 상하지 않게 이곳으로 옮겨 심느냐가 관건이죠.”
“알겠네.”
최진학이 웃었다. 참 신기한 청년이었다. 저 자신만만해 하는 얼굴에는 분명 확신이라는 것이 자리 잡고 있었다. 대한 헌터그룹 헌터들도 질리게 만든 무한루프를 저 청년은 어떻게 해쳐나갈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최진학이 비서에게 전화를 하여 비상을 걸었다. 한참 통화를 마친 최진학이 진우에게 그 결과를 말해주었다.
“오늘 안으로 옮겨질 것이네.”
“오케이. 그러면! 괴목이 옮겨질 때까지 마저 고생해 주세요. 이삿짐은… 음… 다시 그 집으로 돌려놔 주시구요. 저 앞에 간이 숙소나 몇 개 지어주시면 감사하겠네요.”
**
운동장으로 나온 진우가 전화를 걸고 있었다.
“네, 형! 저 진우요.”
[얌마! 같이 헌팅을 하자더니 나 백수 만들 생각이었냐?]“하하.. 그럴 리가요. 죽이는 헌팅장소를 찾았어요.”
[A급?]“난이도는 F급인데 무한 리젠이에요. 완전 꿀이죠?”
[무한 리젠? 악귀들이 계속 나온다고?]“네..”
[후덜덜 한데? 팀은 다 꾸렸고?]“막강 팀으로 꾸려 놨죠. 형은 오셔서 숟가락만 올리시면 되요.”
[기대 만빵이다. 바로 출발한다!]“네, 형! 주소 보내드릴 테니까 얼른 오세요.”
장춘기와 통화를 마친 진우가 황민식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여보세요? 아.. 아저씨!”
[진우야. 오랜만이다.]“다행이다. 필드에 들어가지 않으신 모양이네요.”
“아저씨 도움이 필요한데… 오셔서 보조자 역할 좀 해주시면 안 돼요?”
[보조자?]“네, 저희 아빠랑 두 분이서 헌터들 쉴드도 걸어주시면서 보조자 역할 좀 해주세요.”
[흐음… 생각해 볼 시간이..]“경환이하고 F급 헌터들도 함께 데려오세요.”
[경환이하고 F급까지? 도대체 몇 급 필드길래?]“악귀 상대로만 보면 F급 정도 되는데 무한 리젠이에요.”
[안전한 거니?]“아저씨라면 전혀 문제가 없죠.”
[나 말고 다른 헌터들이 안전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는 거다.]“안전은 제가 보장해요. 그러니까 부담 없이 놀러 오시면 되요.”
[알았다. 연락해 보마.]전화를 끊은 진우가 씨익 웃었다. 이 필드의 실제 난이도는 D급 정도였다. 하지만 진우가 있다면 F급이다. 이유인 즉, 헌터가 악귀에게 공격을 당해도 절대 상처를 입을 일이 없을 것이기에…
“흐음… 덕팔이를 어떻게 꼬신다?”
진우가 병원을 나서며 덕팔에게 전화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