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66)
66화. 침입
그로부터 며칠이 지났다.
과외 수업을 받는 동안에도 수련을 멈추지 않았다.
물론 백골이도 계속해서 나한테 필요한 정보들을 모으고 모으며, 실비아와 실론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다.
[괜찮은 곳을 발견했다.]그렇게 며칠이 흐른 그날 저녁, 드디어 백골이가 괜찮은 곳을 알아냈다.
“얼마나 괜찮은데?”
[한 30% 확률로……]“들키냐?”
[안 들킨다.]“그럼 그냥 들킨다는 거잖아?”
그러자 백골이가 짜증 난다는 얼굴로 말했다.
[이게 최선이다. 거기 경비가 얼마나 살벌한지 몰라서 하는 말이다. 팔자에도 없는 독도법까지 익히면서 알아낸 길이다! 싫으면 가지 마라! 나도 더 이상 지도 보기 싫으니까!]“하긴, 실비아를 철통 감시 중이라고 했으니까.”
거기에 내부의 인원들 대부분이 외가 쪽에서 데려온 사람들이라고 하니 들어가는 것도 힘들 것이다.
[어떻게 할 거냐?]“뭐가 어떻게 해? 들어가 봐야지.”
[들키면?]“뭐. 죽진 않겠지.”
[확실한가?]“반 정도는?”
솔직히 나도 장담할 순 없었다.
저번 실론이 데리고 온 소드 마스터가 그냥 물러난 이유는 그쪽이 먼저 시비를 걸면서 내 영역으로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내가 시비를 걸러 그쪽 영역으로 가다 보니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가 없었다.
“설마 혈족인데 죽이려 하겠어?”
[근데 넌 서자지 않나? 나를 만났을 때도 당당하게 서자라고 밝힌 녀석이 제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군.]그렇기는 하다.
하지만 내가 믿는 것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아이젠 공작이다.
“노란색 보석임만 밝혀낸다면….. 방법이 있어. 걱정하지 마.”
[만일 노란색 보석임이 맞다고 해도, 거기서 포위를 당하면 공작이 모를 수도 있지 않은가?]“뭐. 공작이라면 내가 포위당한 것쯤은 알겠지만 도우러 오진 않겠지.”
하지만 노란색 보석이라면 방법이 없진 않다.
“새를 이용하면 되잖아.”
[허니 버드라면 힘이 달려서 무언가를 전달하기 힘들 거다. 꽃잎 하나 드는 것도 힘들어하는 녀석들이니까.]“방법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아무튼 간에 얼른 알려줘 봐.”
[지금 갈 거냐?]“어.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그냥 지금 바로 해버리자.”
옷을 주섬주섬 갈아입었다.
그래도 이왕 가는 거니 옷을 갈아입어야겠지.
‘근데 저 검은색 옷이 없는데요?’
내 옷은 전부 테스런이 준비해주는 옷들이 대부분이고, 밝은 색상의 옷이 많다 보니 그냥 그중에서 가장 어두운 옷을 입고 나가기로 했다.
다행히 허락해 주셨다.
***
백골이가 새들을 통해 알아낸 곳은 산길이었다.
[이곳은 사용인들의 왕례가 아예 없는 곳이라고 한다. 가끔 사용인들이 뒤쪽으로 가서 노닥거리기는 하지만 저녁에는 오지 않는다고 하더군.]“그렇겠지. 근데 공작가 더럽게 크네.”
‘작은 동산이지만요.’
공작가 자체가 어느 정도 큰지 모르겠지만, 사냥꾼이 있는 작은 산 또한 공작가에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냥꾼이 있는 산 같은 경우는 공작가 뒤편에 속해 있어 내가 머물고 있는 집하고 그리 멀지 않았다.
실비아가 머물고 있는 거주 구역은 나하고 거리가 상당히 있었고, 거주 구역 옆에 작은 동산 하나가 있었다.
산에 올라가자 영웅왕님의 말대로 거주 구역의 넓은 정원이 보였고, 그 정원 사이에 차를 마시는 듯한 테이블이 보였다.
테이블에 앉아 산에 핀 여러 꽃들과 시선에 따라 다르게 배치되어 있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는 모습이 상상 속에서 그려졌다.
‘감시는….. 없네요.’
무언가 기척에 걸렸다면 「초직감」이 발동되었을 것이다.
작은 동산 위에서 잠시 실비아의 거주지역을 바라보던 나는 이내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안 갈 건가?]“아직 돌아다니는 사용인들이 많아. 일단은 조금 더 기다리도록 하자.”
내 눈은 아무리 멀리 있는 상대라고 해도, 몸 안에 있는 자연의 기운을 파악할 수가 있었다.
거기에 피부로 느껴지는 촉감이나, 사람들의 몸이 움직이는 소리에 반응하는 청각은 이미 자연의 기운에 민감하게 반응하기에 아직 저 저택 안에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람이 줄어들지 않으면?]“그때는 바로 가봐야지. 그보다 실비아가 어느 방에서 머물고 있는지는 알고 있지?”
[3층에서 머물고 있다. 그나저나 아무리 서자라 할지라도 집 차이가….. 많이 심하군.]“…..뭐 인마.”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곳은 평민들이 머무는 집보다 못한 수준인데….. 크흠.]그렇다고 정말 평민들이 머무는 집보다 못한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내 집은 조금 독특한 거주 공간을 가지고 있었다.
집 하나에 외부에 문이 여러 개 있었으며, 주방, 사용인들이 머무는 방, 창고, 내 방 등이 전부 따로 있었기에 집에서 이동한다기보다는, 마당을 통해서 다른 방으로 이동한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잠만 자면 되지 집이 무슨 상관이야?”
[뭐. 그것도 그렇다만…..]“아무튼 간에 저렇게 넓으면 침입하기 힘들긴 하겠네. 거기에 흠.”
눈으로 보이는 자연의 기운을 통해 저택 안에는 전에 봤던 소드 마스터도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소드 마스터 말고도 무시할 수 없는 강자들이 상당히 있었다.
‘아이젠 공작이 데리고 다니는 기사들하고 자연의 기운이 다르네.’
마나를 모으는 방법에 따라서 자연의 기운 색깔과 형태가 달라진다.
아이젠 공작을 몰래 호위하던 기사들과 비교해보면, 하늘색에 가까운 자연의 기운을 가지고 있었다.
‘프라츠 왕국에서 데려온 기사인지, 아니면 고아탄 제국에서 데려온 기사인지…..’
아무튼 간에 지금 있는 동산까지가 저번에 봤던 소드 마스터의 제공권인 것 같았다.
“이 이상으로 들어가면 곧바로 들키겠는데?”
[그럼 소드 마스터가 잠들 때까지 기다릴 건가?]“아니? 아까도 말했잖아? 사용인들이 적어질 때까지 기다린다고.”
소드 마스터의 기척 제공권은 위험하기는 하지만, 그건 마나가 있는 상대나 살기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이나 걸리는 것일 뿐이다.
보통의 사용인들조차 마나를 가지고 있기에, 아무것도 없는 내가 제공권 안으로 들어간다고 한들 사용인들의 마나에 가려져 쉽게 감지하지 못할 것이다.
“그나저나 붉은색 보석은 발견하지 못했어?”
[새들이 놓친 것일 수도 있지. 아무리 많이 풀어놓는다고 한들 이곳을 보는 새는 많지 않으니까.]“하긴, 노란색 보석이라도 발견할 수 있어서 다행이지….. 근데, 노란색 보석 같은 걸 누구한테 쓰려는 거지?”
가장 확신이 드는 건 일단 실비아의 것이다.
실비아의 정신을 봉인한 상태로, 육신에 깃들어 있는 재능을 탐내는 것일 수도 있고 앞으로 각성하게 될 육신을 원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더럽게 복잡하네. 보석을 가진 자들은 공명 같은 거 못 쓰냐?”
[…..너무 많은 걸 바라지 마라. 공명을 썼다면 2142호가 루나를 보자마자 알아봤지 않겠나?]“그것도 그러네. 복잡해가지고 원.”
“안 보이니까 그렇지.”
노란색 보석을 쓰면 그 특유의 검은색 기운이 흐릿하지만 몸에 깃들어 있는 게 보인다.
마치 또 다른 영혼 같은 거라고 말해야 할까?
그런데 지금 시야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저택 안으로 들어가면 보일 수 있겠지.”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저택 안에 있던 사용인들이 줄어들고 정찰하는 기사들만 남았을 때쯤.
“가자.”
-짹짹짹짹-!!!!!
나는 허니 버드들을 이끌고 저택으로 향했다.
***
손가락만 한 허니 버드들을 걸리지 않을 정도로 데려온 나는 새들을 저택 곳곳에 숨어 있게 하여 정찰시켰다.
영웅왕님한테 이 말을 들은 것도 있지만, 과거에 얻었던 「바보의 한숨」에서 보았던 전략 게임에서도 가장 기본적으로 하는 것이 정찰이었기에 허니 버드들한테 특히나 당부했다.
사소한 것이라도 알리라고.
[…..이런 말 말 하기 그렇지만, 들어오자마자 빈부격차가 심하다는 느낌이 드는군.]“……닥쳐.”
저녁 11시 사용인들이 잠드는 시간.
사용인들은 자기 전 저택의 뒤편에 위치한 창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둔다고 한다.
그곳에 들어간 우리는 창고에 들어오자마자 빈부격차가 심하다고 느꼈다.
[그냥 마당을 관리하기 위해서 필요없는 것들만 모아둔 창고인데, 전부 철로 되어 있군….. 우리는 나무로 만든 것도 몇 개 없어서 메이드들이 작은 삽으로 연무장을 정리했는데, 참 슬프군.]“……”
[이런 것도 고용인의 아들이라고 고생해야 하는 메이드들이 불쌍하군. 쯧. 나한테 채소를 주는 착한 암컷들이다 앞으로 잘 좀 챙겨줘라. 돈도 많은 놈이 더럽게 쪼잔하게 구는군.]“……”
조직으로부터 돈을 받고 있었기에,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을 챙겨주긴 해야겠다.
-끼익.
나는 조심스럽게 창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 비싸다는 마력석을 저택 곳곳에 박아놨군. 그것도 가벼운 마법만 새겨놓은 상태로 말이다.]‘저거 하나 뜯어가면…… 아니다.’
돈도 있는데 빈곤한 생각은 하지 말도록 하자.
[이러면 어둠 속에서 보는 능력도 필요 없겠군. 이렇게 밝으니 원.]‘……닥쳐.’
나는 모든 감각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저택을 돌아다녔다.
지나가다 사용인들 때문에 몸을 가리기도 하고, 기사들의 기척에 잡히지 않기 위해 영웅의 능력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어찌저찌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무언가 이상해.’
[뭐가 말이냐?]‘소드 마스터한테 걸리지 않게 계속 신경 쓰지 않고 있었는데….. 아니 오히려 소드 마스터 기운에 눌려서 지금까지 신경 안 쓰고 있었다고 해야 하나?’
‘전부 한곳에 모여 있어.’
저택을 지키는 기사들과는 다르게, 내가 경계했었던 자연의 기운이 압축되어 있는 몸을 가진 자들의 기운은 전부 한곳에 모여 있었다.
‘실비아의 방안에 말이야.’
내가 이걸 느낄 수 있었던 이유는 실비아의 방에 다가갈수록 그 안에 뭉쳐져 있는 강대한 기운을 피부로부터 느꼈기 때문이다.
[…..그럼 위험한 거 아니냐?]“나도 몰라. 하지만 해야 할 건 알고 있지.”
실비아의 방에 이 정도로 다가갔지만, 아무도 반응이 없었다.
그렇다면 그만큼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
“산통을 깨는 것보다 상쾌한 건 없지.”
나는 실비아의 문 앞에 서서 검을 들어 올렸다.
《일 검 – 바위가 굴러간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