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385
384
지크는 B⁻등급의 물리 내성에 고전했다.
‘강화라도 해둘걸! 아니면 가이아의 주먹이라도 좀 늦게 팔걸! 크흑!’
자고로 물리 내성을 가진 적을 상대할 때는 강화된 무기만 한 게 없었다.
강화 수치가 높은 무기일수록 물리 내성에 데미지가 잘 박혔기 때문이다.
그러면 뭐 하겠는가?
는 강화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고, 은 이미 팔아먹은 뒤였다.
그런 지크가 들을 상대로 고전하는 건 당연했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
‘물뎀이 안 먹히면….’
가 시뻘건 불길을 내뿜기 시작했다.
지크는 스킬로 화, 수, 명, 암 네 개의 속성 에너지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능력자.
물리 데미지가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면, 적게나마 마법 데미지라도 입혀야 하지 않겠는가?
지크는 디버프까지 전개해 적들의 속성 저항력을 낮추며 공격에 나섰다.
빠악! 빡!
화속성 에너지를 머금은 가 들을 강타했다.
그랬더니 효과가 있었다.
[혼돈 수호자]•생명력 : ■■■■■■■■■□
의 생명력 10퍼센트가 깎인 것이다.
들은 물리 내성은 갖추었지만 마법 저항력과 속성 저항력은 갖추지 못했기에, 데미지가 박히는 건 당연했다.
‘좋고!’
지크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스으으으-!!!
지크는 스킬을 전개해 방사능 에너지를 내뿜었다.
[혼돈 수호자]•생명력 : ■■■■■■■■□□
혼돈 수호자들의 생명력이 적게나마 깎여 나갔다.
제아무리 독 저항력을 갖추었다고 한들 스킬의 강력한 방사능 에너지를 완벽하게 씹어 버리지는 못한 것이다.
‘붙잡아!’
지크는 그림자들에게 들을 묶어두라고 명령하는 한편 화속성 에너지를 머금은 를 미친 듯이 휘둘렀다.
털썩, 털썩!
그러자 들이 하나둘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게 지크가 진짜로 무서운 이유였다.
지크는 그 어떤 상황에서든 적들을 효율적으로 상대할 수 있는 수단들을 가지고 있었다.
적이 가위를 내면 지크는 주먹을 내고, 적이 바위를 내면 보자기를 내고, 적이 보자기를 내면 가위를 내는 사람이 지크였다.
게다가 지크는 매우 똑똑했다.
쾅!
지크가 를 방패로 변형시킨 후 가장 가까운 를 강하게 밀쳤다.
부웅!
가 저 멀리 날아가기 시작했다.
날아간 것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착지할 바닥이 없었다는 것.
멀리 날아간 는 옥상을 벗어나 그대로 추락하고 말았다.
2,000미터 높이의 에서 떨어져 버린 것이다.
상대하기 힘들다면?
치워버리면 그만!
지크는 전투가 이루어지는 장소가 옥상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그런 지크의 선택은 매우 탁월했다.
[알림 :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알림 :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알림 :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알림 : 경험치가 올랐습니다!]가 추락할 때마다 몇 초 후에 경험치가 올랐다는 알림창이 눈앞에 떠올랐던 것이다.
“미친….”
들의 리더인 울쎄라는 그런 지크의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그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뛰는 애송이인 줄로 알았건만, 저렇듯 영리하게 전투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노련한 놈일 줄이야….
‘내버려 두면 안 되는 놈이다.’
울쎄라는 지크가 더 이상 날뛰게 둘 생각이 없었으므로, 전투에 직접 참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울쎄라가 들을 도와주기 위해 발걸음을 막 떼었을 무렵.
번쩍!
새하얀 섬광이 솟구쳤다.
***
‘뭐지!’
울쎄라는 갑작스레 솟구친 섬광에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고 말았다.
하얀 섬광이 워낙에 강력해서, 울쎄라조차도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울쎄라는 애써 눈을 떠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를 알아보았다.
그 결과.
‘왜 다들 멈춘 거지?’
울쎄라의 눈에 비친 들이 마치 시간이 멈춰 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정지해 있었다.
하던 동작 그대로.
“이 새끼들아! 뭐 하는 거냐! 어서 움직여라! 어ㅅ….”
그 순간.
흠칫!
울쎄라는 들을 향해 소리치던 중 엄습하는 냉기에 본능적으로 발걸음을 멈췄다.
오싹!
엄청난 추위.
마치 저 극지방에 알몸으로 서 있는 기분이었다.
‘설마 얼려버린 건가?’
울쎄라는 불과 1미터 앞 바닥에 깔려있는 새하얀 필드를 발견하고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깨달았다.
“이 무슨 터무니없는….”
“잠깐 기다려? 얘네 좀 부숴버리게.”
그렇게 말한 지크가 시뻘겋게 물든 를 휘둘러 얼어붙은 들을 하나하나 부수기 시작했다.
와르르!
그러자 들이 조각조각 깨져 무너져 내렸다.
마치 석상이 부서지듯이….
그렇게 몇 초가 지났을 때.
“끝!”
남은 는 없었다.
지크는 물리 공격형 폭딜러 주제에 물리 내성을 가진 적들을 모조리 박살 내버린 것이다.
지크는 상대하는 적들의 입장에서는 정말이지 터무니없는 존재였다.
“놀랍군.”
울쎄라는 그런 지크에게 솔직하게 감탄했다.
“이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어.”
“데헷! 칭찬 감사요!”
지크가 울쎄라의 칭찬에 히죽 웃으며 좋아했다.
자고로 칭찬이란 아군에게 받을 때보다 적에게 받을 때가 더 기분 좋은 법 아니겠는가?
“좋은가?”
“아무렴!”
“맘껏 좋아해라. 이게 마지막일 테니.”
울쎄라가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검을 뽑아들었다.
“네놈이 번번이 본 교단의 행사를 방해했다지.”
“인정.”
“네놈에게 본 교단의 진정한 힘을 만끽하게 해주마.”
“컴온!”
지크가 울쎄라를 향해 호기롭게 소리쳤다.
***
지크는 여유를 부리긴 했지만, 속으론 긴장하고 있었다.
– A⁻등급 물리 내성
– C⁻등급 마법 내성
– 독 저항력 매우 높음
– 상태 이상 면역
울쎄라는 물리 내성도 들보다 높았지만, C⁻등급 마법 내성에 상태 이상 면역까지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힘들겠어.’
지크는 어려운 싸움을 예상하며 울쎄라를 향해 걸었다.
꽈악!
를 세게 움켜잡은 채….
“죽음을 선사해주마.”
울쎄라가 지크를 향해 뛰어들었다.
쩌엉!
울쎄라의 검과 가 맞부딪히며 강한 금속성 울림이 울려 퍼졌다.
‘어?’
지크는 순간 울쎄라의 검에 실린 파괴력에 몸이 뒤로 휘청! 하고 넘어가는 걸 느끼고 당황했다.
엄청난 파워.
힘 자체가 여태껏 상대해봤던 이들 중 상위권에 들어갈 정도로 강했다.
지크는 곧장 그 반동을 이용해 절묘한 허리 놀림을 선보이며 울쎄라의 옆통수를 강하게 후려쳤다.
빠악!
정말이지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울쎄라의 고개가 확! 꺾였다.
‘지금!’
지크는 기회를 놓칠세라 울쎄라의 머리통을 향해 화속성 에너지를 머금은 를 휘둘러 스킬을 시전했다.
쾅, 쾅, 쾅, 쾅, 쾅, 쾅… 콰앙-!!!
눈 깜짝할 사이에 수십 번의 망치질이 울쎄라의 머리통을 연신 내리찍었다.
얼마나 있는 힘껏 세게 내리찍었으면, 지크의 호흡이 흐트러질 정도였다.
‘이 정도면 그래도 최소한의 데미지는 박혔겠….’
지크는 그렇게 생각하며 울쎄라의 생명력 게이지를 바라보았다.
[혼돈 집행자 울쎄라]•생명력 : ■■■■■■■■■□
“고작 10프로?!”
지크는 자기도 모르게 머릿속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고 말았다.
“끝났나?”
울쎄라가 꺾였던 고개를 슥- 하고 돌리며 지크에게 물었다.
우득! 우드득!
그러면서 보란 듯 고개를 좌우로 꺾어 틀어진 뼈를 맞추어 보였다.
“뭐야, 이 괴물은?”
지크는 그런 울쎄라를 바라보며 혀를 내둘렀다.
몬스터도 아니고 인간의 몸을 가진 자가 이런 엄청난 맷집을 선보일 줄이야….
정말이지 불가사의할 정도의 맷집이었다.
“죽어라.”
울쎄라가 지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렇게 다시 시작된 싸움은 매우 기묘하게 전개되었다.
저돌적으로 몰아붙이는 쪽은 울쎄라였다.
그러나 계속해서 유효타를 먹이는 건 오히려 지크 쪽이었다.
지크의 피지컬이 워낙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지크가 열 대를 때릴 때 울쎄라는 한 번의 공격을 성공시켰는데, 이게 누적되다 보니 데미지가 쌓였던 것이다.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생명력 : ■■■■■□□□□□
덕분에 지크의 생명력은 순식간에 50퍼센트가 깎여 있었다.
총체적 난국.
울쎄라는 들과는 차원이 다른 강자였다.
‘내가 레벨만 더 높았어도….’
지크는 레벨이 낮은 걸 한탄했다.
왜?
사부는 무적의 존재이자 완벽주의자였으니까.
사부가 물리 내성을 포함해 상태 이상 면역을 지닌 적들을 상대할 방법을 마련해두지 않았을 리 없었다.
단지 지크가 더 상위의 스킬들을 배울 레벨이 안 되었을 뿐….
애초에 243레벨의 지크가 270레벨의 물리 내성을 가진 울쎄라를 손쉽게 상대한다는 건 말이 안 되기도 했다.
나 같은 최강의 스킬이 아니라면 울쎄라를 이기기가 힘든 게 사실이었다.
‘역시 큰 거 한 방을 노려야….’
지크가 승부수를 띄워야겠다고 생각하던 때.
푸욱!
울쎄라의 검이 지크의 등짝에 깊숙이 틀어박혔다.
치명타.
막무가내로 욱여넣은 공격이었지만, 그 효과만은 확실했다.
“커헉!”
지크의 입에서 울컥! 하고 피가 토해졌다.
“본 교단이….”
울쎄라가 그런 지크를 향해 속삭였다.
“네놈 하나를 잡아 죽일 수 없어서 당하고만 있는 줄 아나?”
“크으윽!”
“본 교단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네놈을 처단하고, 네놈의 그 알량한 왕국도 잿더미로 만들 수 있지.”
“쿨럭! 쿨럭쿨럭!”
“언제까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그 순간.
푹, 푸우욱!
울쎄라가 손목을 비틀어 검을 더 깊숙이 쑤셔 박았다.
“으아악!”
“언제까지고 날뛸 수 있을 줄 알았지?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걸 모르나?”
“쿨럭!”
지크의 입에서 또다시 피가 토해졌다.
그런 지크의 눈앞은 알림창이 떠오름과 동시에 서서히 회색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알림 : 상태 이상!] [알림 : 에 걸렸습니다!] [알림 : 당신의 캐릭터가 피를 흘립니다!] [알림 : 생명력이 빠르게 하락합니다!] [알림 : 출혈 효과로 인해 정신을 잃기까지 앞으로 30초!] [알림 : 29초!] [알림 : 28초!]덕분에 시야가 흐릿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방법이… 방법이 있을 거다….’
지크는 눈앞이 회색으로 물드는 와중에도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일단 피부터 채워야….’
지크가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뚝딱뚝딱!
지크의 눈에 를 설치하고 있는 오즈릭 교단의 평신도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뚝딱뚝딱!
오즈릭 교단의 평신도들은 싸움이 벌어지든 말든 그저 열심히 의 설치에 집중하고 있었다.
‘저거다!’
지크는 돌파구를 찾아내자마자 무어라 개소리를 늘어놓고 있던 울쎄라의 안면에 팔꿈치를 꽂아 넣고는, 재빨리 몸을 틀었다.
쑤욱!
그러자 등판에 박혔던 울쎄라의 검이 뽑히고.
푸화아아아아악!
지크의 등판에서 피가 분수처럼 쏟아졌다.
[알림 : 경고, 경고!] [알림 : 의 강도가 세집니다!] [알림 : 출혈 효과로 인해 정신을 잃기까지 앞으로 10초!] [알림 : 9초!] [알림 : 8초!]꽂혀 있던 검이 뽑히면서 막혔던 혈관이 그대로 드러나 출혈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런 빌어먹을 새끼가!”
울쎄라가 죽기 일보 직전인 지크를 향해 으르렁거릴 무렵.
‘움직여야 돼!’
지크가 를 향해 몸을 날렸다.
[다음 편에서 계속]